2009년 9월 2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뉴미디어창업스쿨 경진대회 시상 소식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

요즘에 논문, 서적 집필, 프로젝트 등 때문에 바쁘기도 하거니와 또한 온라인에서의 활동을 좀 줄이려는 생각도 있어 글을 한동안 안 썼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쓰지는 않겠지만, 전하고 싶은 소식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편히 쓰도록 할게요.

제가 참여하고 있는 뉴미디어창업스쿨의 경진대회 시상식이 오늘 방송회관에서 있었습니다. 심재석 기자님이 발 빠르게 기사를 써주셨네요. (관련기사)

제가 과거에 창업을 해보고, 공동창업도 해보고, 지분도 넘겨봐서 알지만.. 벤처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이러한 수상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죠.

제가 이런 일에 참여한지도 소프트뱅크에서 1년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반년, 도합 2년이 흘렀는데요. 내년이면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제가 최근에는 기업호민관실에서 IT전문호민관을 맡아서 뭘 어떻게 도울까 하는 고민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는 일과 열정을 쏟고 있는 일이 따로 있습니다만(구체적인 사항은 당분간 비밀이에요. ^^), 그것과는 별개로 벤처를 지원하는 일도 얼마간은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대단한 도움이 될 리는 절대 없죠. 누가 조금 도와준다고 잘 되는 것이 벤처겠어요.

그저 사업 설계와 애로사항을 함께 고민하고, 제휴할 업체를 함께 찾아보고, 여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매치를 해주고.. 그런 일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누군가 애정과 관심을 갖고서 하소연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것, 그런 것조차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사회 환경이라는 생각에 손을 놓기는 힘듭니다.

제 작은 소망은, "과연 이 사업이 될까? 이 사람이 성공할까? 안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창업자들이 증명하는 걸 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억지로 되는 일은 아니니, 성공을 하면 성공하는 대로 좋고, 실패를 하면 좋은 교훈과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인생만사. 그 과정이 얼마나 즐겁고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결과가 좋으면 조금 더 좋은 것이고요.

저, 그저 미약한 사람의 작은 의지로서 계속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사투를 벌이고 계신 벤처CEO분들이여, 파이팅입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저이니까 축하송을 남길게요. ^^ Flying Pickets의 Only You입니다.

2009년 8월 23일

묵은지 같은 인생 선배님들의 글, 그리고 바보의 벽

저의 직전 포스트에 달린 비난 덧글에 대한 답글에서 제가 언급한 사이트 ‘자유칼럼그룹’에 대해 소개해볼까 합니다.

저는 자유칼럼그룹의 글을 구독하고 있는데, 바쁘면 표시해 놓았다 읽어보건 합니다. 가끔은 평범한 글, 가끔은 너무 보수적인 시각이라서 제 취향이 아닌 글도 있고, 또 가끔은 오랜 삶에서 묻어나는 진솔한 글들도 만납니다.

저는 세상에 못 쓴 글, 평범한 글, 똑똑한 글, 숙성된 글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감동을 주는 글은 논리적이고 똑똑한 글이 아니라 숙성된 글이죠. 정확히 말하면, 숙성된 분들만이 쓸 수 있는 글 말입니다.

제가 자유칼럼그룹의 컨셉과 필진 구성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제가 봐온 글들을 보았을 때 주로 은퇴한 원로 분들, 또는 연세가 꽤 많으신 분들이 글을 쓰고 계십니다.

사실, 자유칼럼그룹의 많은 글들이 제 취향은 아닙니다. 거부감이 느껴지는 글도 있죠. 그렇지만 완전 외면하면 좋은 글도 만나기 힘드니까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서 보고 있습니다. 원로의 생각과 글을 만나기 참 힘든 세상이 아닙니까?

먼저, 제가 언급했던 칼럼을 소개합니다.

김흥숙님의 글 ‘나의 어머니’입니다. 이런 구절이 있죠.

늙고 젊은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인간의 위대함을 재는 척도는 총명이나 영리함보다는 따스함과 너그러움이구나,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김이경님의 “아이가 책을 안 읽을 때 - 『바보의 벽』” 글도 한번 읽어보세요.

필자는 무작정의 독서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 ‘바보의 벽’이라..

저는 이 글을 읽고서 무릎을 딱 쳤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똑똑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왜! 대화는커녕 상대방의 생각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정보가 넘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높은 ‘바보의 벽’을 쌓게 된 것이죠.

제대로 모르고서 표피만 아는데, 그러한 자신의 지식에 안주하여 과거보다 더욱 더 타인을 배려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즉, 세상이 점점 더 삭막해지고 나빠지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저나 이 글을 읽은 분들은 최소한 ‘바보의 벽’은 쌓지 말아요~

그래요. Nobody is perfect. 나도, 남도, 다 완벽하지 않잖아요.

2009년 8월 21일

김 전대통령님은 소울메이트를 만나셨군요

김 전대통령님의 일기 중 일부가 공개 되었습니다.

[일기 PDF]

하단은 2009년 초반의 일기 중 일부입니다.


“오늘은 나의 85회 생일이다.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삶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점심 먹고 아내와 같이 한강변을 드라이브했다.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 둘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매일 매일 하느님께 같이 기도한다.”

“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집에서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솔직한 글이 일기라고 생각합니다.

김 전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의 애정이 깊고 서로 존경하는 동반자적 관계인 것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만, 일기를 보니 그 진심이 더욱 느껴지네요.

김 전대통령님, 권력이니 노벨상이니 그 모든 것을 떠나서 그런 소울메이트를 만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정말 행복하신 분입니다.

2009년 8월 14일

KAIST 영재기업인 프로그램

오늘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의 ‘차세대 영재기업인 프로그램(가칭)’ 자문위원회가 있었습니다. 저녁때 하얏트호텔에서 모였는데, 15명 정도가 모이는 조촐한 모임이었습니다.

차세대 영재기업인 프로그램은 ‘미래는 IP(Intellectual Property: 특허, 저작권)가 중요하다’는 기치아래 초중고 학생들을 선발하여, IP의 중요성과 기업가정신 등을 교육하고 팀을 구성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내년부터 KAIST와 POSTECH이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할 예정인데, 그 전에 준비를 하는 모임이었습니다. IT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산업의 전분야를 다룬다고 하는군요.

메디슨 창업자이며 KAIST 초빙교수이신 이민화님께서 자문위원장이고요. 저는 이민화님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고정식 특허청장님을 비롯하여 한빛소프트 김영만 회장님, 김앤장 백만기 변리사님, KAIST 송락경 교수님, 과학문화연구소 이인식 소장님 등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모임은 그다지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만, 기대 이상으로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개인적으로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재 교육도 교육입니다만, 저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지적 자극을 주고 받고 팀을 이룰 수 있는 친구, 형, 동생들을 만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기업가들을 보면 다 인생의 파트너가 있죠. 그런 말씀 드렸고요.

제가 블로그를 통해 몇 번 소개했던 글이 있는데요. 5년전 칼럼입니다.

8비트 PC의 황금기와 사라진 영재

제게 그 시절이 없었다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거 같습니다. 얼마 전 20년 만에 PC클럽 시절을 함께 했던 동생을 만났습니다. 당시 8비트 애플II팀에서 저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었는데 지금은 경향신문 기자가 되어 있더군요. 착한 동생이었는데 참 반가웠습니다. (재철아, 조만간 다시 보자~)

22년전 당시 학교가 다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개성도 다 달랐지만, 우리는 매주 토요일 합정동의 잡지사 편집실에 모여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주고 받았었죠. 당시 제가 고등학생때 중학생이었던 동생들과 책을 공동집필로 출간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들을 만났기 때문이지 아마도 혼자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대학 진학, 그리고 16비트PC로의 환경 변화, 잡지사의 경영상 어려움 등으로 모임은 계속 이어지지 못했고 저 같은 경우 집안 사정으로 독립을 한 후(아, 올해로 자취생활 20주년) 매년 이사를 다녔기 때문에 연락처도 계속 바뀌었죠. 그래서 어떤 동생은 15년 만에, 어떤 동생은 20년 만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대외 활동을 하다 보니까 하나둘 연락이 오더군요.

저야 능력이 부실하고 성격이 모나고 지구력이 딸려서 이랬든 저랬든 더 잘 되기는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정말 똑똑한 동생들이 더 잘 되지 못한 것을 보면 좀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 동생들을 생각하며, 또한 누군지 모르지만 어딘가 존재할 똑똑한 이들을 생각하며 쓴 글이 이것입니다.

한국의 천재 프로그래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위에서 언급한 것과 똑같은 형태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차세대 영재기업인 프로그램도 그런 시도들 중 하나라고 생각되고요. 그런 시도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어, 실제로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자문위원회 멤버들 중에서 제 나이가 가장 적고, 또한 인터넷을 통해 그리고 실무에 종사하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사람은 제가 유일한 거 같습니다.

우리가 원하든 안원하든, 제가 참여하든 안하든, 프로그램은 진행이 됩니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죠. 그러니 잘 되어야죠. 좋은 Input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블로그를 통해 의견도 여쭙고 그러겠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입시에서 벗어나서, 지적 자극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똑똑한 동료를 만나서, 자신의 꿈을 위해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기쁠 거 같습니다.

이미 중년인 제가 왜 그런 것에 집착하냐고요?

어린 시절에 제가 느꼈던 무언가에 대한 기쁨, 열망했던 꿈, 환경적 좌절, 떠나간 사람들, 제 능력에 대한 실망, 변화에 대한 갈망 등이 어우러져 하나의 집착으로 완성이 된 거 같습니다. ^^

그런데 제 한계는 제가 압니다. 그러니까 저보다 더 나은 분들, 숨어 계시지 말고 얼른 변화에 동참해 주세요. 단지 비판이 아닌 행동, 실행에 관심이 있는 분들 말에요.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힘을 합해야죠.

2009년 8월 11일

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정말 나쁜 특별사면

관련기사: [뉴시스] 생계형범죄 8.15특별사면

생계형인지 아닌지에 대한 검증이 전혀 없었다고 하네요. 이렇게까지 해서 국민의 환심을 사야 하는 건지요. 법을 어긴 사람은 대가를 치러야죠.

특히 음주운전 같은 경우는 단 한차례 걸렸다고 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다 사면해 버리면, “음주운전 하지 말라”는 구호가 무색해집니다. 음주운전을 한번 한 사람은 또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기에다 이번처럼 안일한 사고방식(뭐, 사면 받으면 되네)을 갖게 해주면 더 위험하죠.

법을 안 지키고 불신하는 것은 국민들 탓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인기를 얻기 위해 다 사면해 버리니, 국민들의 마음 속에 법에 대한 불신, 이 정도쯤이야… 하는 생각들이 퍼지는 겁니다.

음주운전, 성범죄, 음식 갖고 장난치는 범죄 등을 저지르면 ‘인생 종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처벌도 솜방망이에 불구하고, 더군다나 이번처럼 음주음전자들을 마구잡이로 사면하니 정말 최악의 결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혜택을 받으신 분들은 기쁘실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번 일은 거시적/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를 점점 더 나쁘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주일 전에 저의 어머니와 여동생 부부, 조카 2명(미취학 유아들)이 음주운전 트럭에 치여서 다쳤습니다. 매제가 운전을 했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대기 중 트럭이 그냥 뒤에서 받아버려서 차는 폐차하고 5명이 모두 병원에 입원했어요. 트럭이 100% 과실이라고 하네요.

대낮에 음주운전한 트럭 운전자가 신호대기 중인 차를 받아서 애들이 다쳤습니다. 음주운전이란 이렇게 나쁜 겁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를 낼 수 있는 후보자들을 사면했군요.

만일 향후에 누군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다치면, 그 음주운전자가 혹시 이번 광복절특사가 아닌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2009년 8월 5일

당신의 경이로움 (The Wonder Of You)

조금 전에 이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20대 여성 자살 4년새 2배 '남성 첫 추월'

자살률의 1위의 나라에서 또 하나의 특이한 현상이 나왔네요. 씁쓸.

그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하나의 추론은 가능할 거 같습니다. 이런 사회이니 살기가 쉽지 않겠죠. 남성들도 취직이 힘들고 살기가 빡빡한데, 남성 위주의 이 사회에서 여성들은 그보다 몇 배나 더 힘들 거 같습니다.

좀 길지만 딴지일보에 어떤 분이 올린 글도 한번 보세요. 경제 얘기 뒤에 개인의 얘기가 나오는데, 공감하실 만한 내용이 있을 겁니다.

공부하기도 힘들고, 대학 들어가는 것도, 대학 생활도, 취직도, 직장 생활도, 결혼 생활도, 아이를 키우는 것도, 모두 모두 힘든 이 사회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힘든데 진짜 무서운 점은,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점점 더 심화되어 갈 것이고, 삶은 더욱 더 빡빡해져만 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건 ‘세상의 트렌드’이니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 경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전인류의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바뀌지 않겠죠. 빈부의 격차는 계속 심해지고, 기업은 어떻게든 신상품을 만들어서 그것을 사게끔 만들 것이고,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사람들은 점점 더 생산성과 효율성, 경쟁을 강요 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치킨게임에 들어와 있으니까요.

이 무서운 게임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비록 학교에서, 직장에서, “이 사회의 훌륭한 일원”으로서의 삶을 강요 받고 그런 연기를 잘 해내가더라도, 한편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언지 깨닫고 장기적으로 그것을 위해 꾸준히 준비하여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어렵죠. 압니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기도 어렵고,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생각이 될 수도 있죠.

하지만,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조금씩이라도 무언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살면 그렇게 됩니다. 어쩌면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 이 글에서... 처세를 잘하라거나, 어떻게든 출세를 하라거나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런 것이 중요한 분은 그렇게 하셔야죠. 그치만 세속적인 성공은 허무할 수 있어도, 자신을 찾는 여정은 그 결과가 어떻든 허무하지 않을 겁니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는 마음으로의 여행 말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알면 인생의 과제 절반은 해결한 것이죠. 나머지 절반은 그것의 실행에 있는 것이고, 결과는 하늘의 뜻이니, 실행을 했다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운 겁니다. (저도 여전히 시행착오하면서 계속 가고 있어요)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이 The Wonder Of You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Ray Peterson의 1959년도 노래 제목 입니다. 이 노래는 나중에 엘비스가 리바이벌하기도 했죠. 미성의 Ray 목소리가 좋고, 가사도 좋답니다.

초보용 트위터(Twitter) 간단 가이드 10

최근 트위터가 마구마구 뜨고 있지요? 제게 트위터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고, 또한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소개하기 위해 간단히 글을 써봅니다.

일단 먼저, 어르신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박용만 두산이프라코어 회장의 최근 트윗을 소개해 봅니다.


저는 부모님께서 모두 생존해 계시지만, 왠지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대기업 회장도 이렇게 편하게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공간이 바로 트위터입니다. ^^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알고 보면 이용법이 꽤 간단합니다. 하단의 내용을 읽고 실천하시면 당신은 이미 고급유저입니다. ^^ 이미 트위터를 잘 쓰시는 분들은 해당되지 않으니 패스하세요.

1. 가입
트위터(http://twitter.com)에 가입을 합니다. 안타깝게도 트위터는 아직 한글화가 안되어 있어서 다 영어로 나옵니다. 그치만 입력 정보가 무지 단순하므로 30초도 안 걸립니다.

2. 자신만의 페이지
가입을 마치면, 이제부터 “http://twitter.com/자신의아이디”로 접속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해당 주소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저는 http://twitter.com/bobbyryu 입니다.

3. follow 하기
일단 글을 쓰는 것보다는 follow부터 시작해보세요. follow란 일종의 신문 구독처럼 다른 이가 올린 글을 구독하는 겁니다. 누군가의 아이디를 클릭하면, 사진 밑에 follow 버튼이 있으니 그것을 누르시면 됩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follow를 해지할 수도 있습니다. (블로그 하시는 분들은 RSS 구독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제가 following하는 분들은 http://twitter.com/bobbyryu/following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유명인도 있고, 제 지인들도 있고, 모르는 분이지만 트워터 글보고 following한 분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following의 시작점으로 삼으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이제 트위터에 로그인을 하면, follow한 사람들의 글이 시간 순으로 표시됩니다. follow한 이들이 올린 글을 실시간으로 보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4. 글쓰기
“What are you doing?” 밑의 텍스트박스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남기면 됩니다. 내용은 무엇이든 좋습니다. 다만 140자의 글자 수 제한이 있고요. 긴 URL을 적으면 자동으로 짧게 변환됩니다. 트위터의 누군가를 언급하고 싶을 땐 @아이디 형태로 입력을 하면 해당 이용자로 자동 링크가 걸립니다. 한가지 명심할 점은 트위터에 쓰는 글은 모두 공개라는 점입니다. 그러니 누군가를 화나게 할 수 있거나 민감한 글은 자제하시는 것이 좋겠죠?

5. 글쓰기(RT)
트위터를 이용하다 보면 RT라고 쓰여진 글들이 종종 보일 겁니다. 사실 RT는 트위터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이 아닙니다.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약속인데, 펌질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용하는 형식은 보통 “RT 자신의 코멘트 @누군가의 아이디: 그가 쓴 글”로 작성을 합니다. RT는 누군가의 글을 널리 알리고 싶을 때 쓰는 겁니다. 어떤 사람이 글을 쓰고, 그의 follower가 RT를 하고, 그의 follower의 follower가 또 RT를 하고, 그러면 피라이드식으로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되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쓰는 형식을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겁니다.

6. follow 당하기
처음에는 누군가를 follow해서 글을 읽는 것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자신이 쓴 글을 전달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깁니다. 내가 follow를 한 것처럼, 누군가가 나를 follow하게끔 만드시면 됩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과 잘 교류하시고 자신의 트위터 아이디를 널리 알리세요.

7. 다이렉트 메시지 보내고 받기
트위터 메뉴의 Direct Messages를 이용해서 1:1 쪽지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특정인에게만 보낼 메시지가 있을 경우 이용을 하시면 됩니다. 그냥 일반적인 쪽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만, 트위터의 특성상 실시간성이 보다 강화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8. 모바일 기기의 이용
위의 모든 기능을 모바일 기기 또는 트위터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는 아이폰, 아이팟터치가 최고이고요. 참고로, 전 외부에서는 윈도모바일폰으로 트윗을 합니다. 스마트폰이 있으신 분은 본인의 기종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시면 다 있을 겁니다. 기종이 다양하니 직접 찾아보세요. (데이터통신 정액요금제 가입하지 않으신 분은 그냥 패스하세요)

9.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의 이용
맨날 웹에서 트위터로 로그인해서 사용하기가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설치형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들(트위터 앱)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PC에서 웹을 통해 트위터를 하는 사람은 20% 정도 밖에는 안 된다고 하네요. 대부분 모바일 기기나 설치형 앱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래요.

가장 인기 있는 트위터 앱은 TweetDeck입니다. TweetDeck의 설치/사용법은 간단합니다.

http://tweetdeck.com/beta/download/ 에서 다운로드한 후 설치하시고, 계정 설정을 한 다음부터는 프로그램만 실행하면 로그인 없이 편하게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고침을 안 해도 즉각 글을 보여주고, URL 줄이기, RT 등도 아주 편하게 할 수 있으니, TweetDeck을 한번 써보시면 웹으로는 불편해서 트윗을 못 할겁니다. (초기 실행하면 한글이 깨져서 보일 겁니다. 필히 Setting -> Colors/Font에서 International Font로 바꾸어 주세요.)

그 외에도 Seesmic, twhirl 등 수많은 트위터 앱들이 존재합니다. 트위터 생태계의 힘이죠. 맘에 드는 것으로 골라 쓰세요.

10. 실행
이제 트위터 사용을 위한 기본 지식은 모두 습득하신 겁니다. 소개 못한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는데, 필수적인 사항들은 아니고 트위터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알아가시면 됩니다.

그러니 이제 바로 트윗하세요!

(이 글은 제가 가족과 주변의 어르신들을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

PS: 윤석찬님이 번역한 하단의 슬라이드도 한번 보세요.

2009년 7월 30일

한국 휴대전화요금 15개국 중 1위

관련기사: [한겨레] 이동전화 월평균 180분 이상 쓰는 15개국 비교하니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 한국이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사실 놀라울 것이 없는 결과이죠.

해외 시장은 경쟁의 심화 및 음성통화의 감소에 따라 음성통화료가 계속 떨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해외 이통사들은 데이터통신을 활성화시켜 어떻게든 수익을 보존하려고 필사적입니다. 반면에 국내 이통사들은 음성통화료를 비싸게 받아 그것만으로도 수익이 상당하니, 데이터통신 보급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음성통화료, 데이터통신료 모두 비싼 가격을 고수하고 있죠. 아마 데이터통신 이용률을 조사해보면, 3G가 보급된 선진 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봅니다. 도대체 3G를 왜 깔았는지 모를 정도죠.

그러니까 스마트폰 보급률도 1%에 불과하고,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의 종류도 거의 없죠. 제가 얼마 전 본 통계에서는 한국만 음성통화가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휴대폰으로 전화 말고는 할 게 없으니 음성통화가 증가하는 거죠.

기사를 보면 SKT와 KT는 조사가 잘못 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조사 방법에 따라 상세 수치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통신요금이 비싼 건 이미 업계 관계자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랍니다.

한국 소비자들 참 착합니다. 모르면 착하죠. 하지만 알게 되면 또 악착 같은 것은 한국 소비자들입니다. 이번 발표가 대중에 널리 알려져서, 한국 이통사들에 대한 여론의 압력이 증가했으면 좋겠습니다.

SKT와 KT의 엄청난 수익은 사실, 소비자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낸 요금입니다.
물론 수익은 내야죠. 그치만 돈을 벌되, 좀 적절히 벌어주세요.

2009년 7월 21일

개발자의 희생정신이 더 이상 필요한가?

최근 티맥스윈도 논란과 관련해서 ZDNET에 칼럼을 올렸습니다. 제가 게을러서 칼럼을 잘 안 쓰다가도, 필이 오면 또 후딱 써지고 그러네요.

[ZDNET] SW개발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티맥스소프트의 OS 개발 자체는,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승리를 기원하고 싶습니다. 그런 도전을 통해 세상이 계속 변해온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방식에는 동조하지 않습니다.

특히, 개발자들이 희생하고(설사 그것이 아무리 자발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경영 방식 말입니다. 그것은 단지 티맥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업계와 다른 회사의 개발자들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니까요. 황우석 박사의 “월화수목금금금”이 미친 영향이 상당하듯이 말입니다. (오늘자 뉴스를 보니 또 이런 변경까지)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논조입니다만, 해당 주제는 제가 수년 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얘기를 해 온 것들입니다. 그것을 이번 이슈에 대입한 것 뿐이죠. 이런 글들 따위로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는 제가 믿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주장할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된 과거 칼럼들을 링크해 봅니다. 좋은 덧글들도 많이 달려 있었는데 최근 ZDNET 사이트가 개편되면서 다 삭제가 되었네요. 그나마 글이 남아 있는게 어디인가 싶습니다. ^^

당신의 조직은 개발자를 올바르게 관리하고 있는가? (2007년 10월)

한국에서 SW 개발자가 성공하지 못하는 세가지 이유 (2007년 6월)

실패하는 프로젝트의 음산한 기운 (2006년 10월)

IT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세 가지 중요 지침 (2006년 5월)

프로젝트의 폭주, 그리고 병들어가는 팀원들 (2006년 2월)

소프트웨어 개발은 생산 공정인가, 창조인가? (2005년 12월)

일중독자들과 나쁜 프로젝트 매니저 (2004년 12월)

「한국 SW기업은 곤란합니다」 (2003년 4월)

2009년 7월 19일

만일 여러분이 체포된다면: 서민을 위한 서바이벌 가이드

이미 많은 분들께서 읽어 보셨겠습니다만, 더욱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록으로 남깁니다.

먼저, 맛보기로 민변 권영국 변호사의 글을 보세요. 그렇군요. 변호사조차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이었군요.

실전 매뉴얼은 이것입니다.

관련기사: [한겨레21] 소환에서 구속•기소까지 수사받는 법 Q&A 완전판

한겨레21이 참 좋은 글을 실어주었네요. 시위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리고 누구라도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 잘 알고 있자구요.

옛날 생각이 나네요. 대학 1학년 때(전 89학번임) 아는 서클누나가 동국대에 ‘피바다’ 보러 가자고 해서 엉겁결에 따라 갔다가(물론 호기심에) 관람 중 갑자기 경찰들이 들이닥쳤는데, 같이 간 여자분들은 모두 안 잡히고 달리기 못하는 저만 잡혔지 뭐에요(창피). 그때 경찰서에서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전 사회과학서적 읽고 독서토론은 했지만 운동권은 아니었거든요. 그때 독서토론 정도는 다 했으니까요. 경찰서에서 좀 억울했죠.

그 후 피의자든 참고인이든 조사를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만, 언제라도 그렇게 될 수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 vs. 미투데이, 미투데이 vs. 트위터

스플에 올린 글을 참고하세요.

1. 정말 오랜만에 국내 서비스와 해외 서비스의 치열한 경쟁을 목격하게 될 조짐이 있어 써본 글입니다.

2. 미투데이도 개설된 지 벌써 2년반이 되었군요. 그래요. 역시 신규 서비스는 3년은 기다려봐야 그 성패의 운명을 알 수 있는 겁니다. 페이스북조차 초기 2년간은 트래픽 증가가 아주 미미했죠.

3. 제 블로그 오른쪽에 트위터 글이 보이도록 했습니다. 당분간 트위터에 더 글을 자주 올릴 거 같네요. 뭔가 느낌이 올 때, 빠르고 짧게. 그게 트위터의 용도이니까요.

2009년 7월 12일

트위터를 개시했습니다

계정은 진작에 만들어 놓고서 사용하지 않았던 트위터를 이제 가끔 써보려고 합니다.

http://twitter.com/Bobbyryu

저 알고 보면 얼리어답터 아니에요. 블로그도 2005년에야 시작한걸요. 사실 귀찮은 거 싫어해서, 계속 모니터링 할 지라도 실행은 필~이 와야 하죠. (주로 비올 때 필을 받죠 ^^)

기본적으로 한글로 쓰고 어투도 기본적으로 반말체로 갑니다. 글자 제한도 있으니. 외국 친구들이 Follower 신청하면 가끔 영어로도 쓰고요.

그럼, 트위터 하시는 분들 Follower 신청하세요. ^^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꿈을 찾아 떠난 사람들

먼저, 좋은 글 하나를 읽어 보세요.

[한겨레]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꿈 / 박범신

작년 블로거컨퍼런스때 직접 섭외하여 강의도 들었던 박범신 작가님. 글도 잘 쓰시고 말씀도 잘하시고 거기에다 인간적으로도 참 멋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글을 읽어보면, 딱히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상념이 묻어나고 더불어 읽는 이가 스스로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만들죠.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글입니다.

자기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참 중요합니다.

이 소비주의 시대에(물건을 소비하기 위해 벌고 살아가고 더불어 자신도 소비하는), 사람들은 회사에 시간을 쓰고 타인을 만나 시간을 쓰는 것만큼 자기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는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눈 앞에 닥친 정신 없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실상은 가장 중요한 자신의 영혼과 마음은 돌보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 시간을 계속 보낸다면, 50세를 맞이하고 60세를 맞이하게 되었을 때 “나란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나는 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과연 즐겁고 뜨거운 삶을 살았는가?”라는 생각을 하며 서글프거나 어쩌면 억울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도 결코 늦은 건 아니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남은 삶에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사람) 또는 소년 시절의 꿈을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요? 실제로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해보죠.

1. 물리학 공부를 하러 유학을 떠나는 강봉수 변호사 (관련기사)

66세의 원로 변호사가 어릴 때의 꿈이었던 물리학도가 되기 위해 유학길에 오른다고 합니다. 나이가 뭐 중요한가요?

2. 마이크로소프트 중역에서 뮤지션이 된 짐 알친 (공식 사이트)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중역으로서 Windows 개발을 총지휘했던 짐 알친(Jim Allchin). Windows Vista의 출시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그만두고 현재는 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죠. 출시한 음반이 한 잡지의 차트에서 TOP 100에도 들었다고 하네요. 하단은 그의 곡 Enigma Machine입니다. 꽤 괜찮은 연주곡입니다.



위의 사례들은 나름 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룬 분들이 인생 이모작을 위해 다시금 분투하는 사례입니다만, 지금까지의 삶이 성공을 했으면 어떻고 또 실패를 했으면 어떻습니까? 용기 있게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죠.

성공한 사람만 꿈을 추구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파이팅~

비록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가 없는, 아쉬움이 없는 삶을 사는 분들이 보다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회가 꿈이 있는 사회이고 희망이 있는 사회가 아닐까요?

2009년 7월 8일

추억의 노래 - All I Have To Do Is Dream

오랜만에 노래 하나 올려요. 아주 유명한 노래죠. 이 노래 안 들어본 분 없을 겁니다.

노래가 무척 순수해서 중학생 때부터 좋아했는데 무척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들어도 전혀 싫증이 나지 않는 노래입니다. 역시 좋은 노래는 싫증이 나지 않아요. 마음을 흥분시키는 노래와 마음을 정화시키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는 후자입니다.

Everly Brothers의 노래로 유명한데 여러 아티스트들에 의해서도 많이 리메이크가 되었죠. 감정을 화음에 실어 멋들어지게 부르는 Everly Brothers의 라이브와 Andy Gibb & Victoria의 노래를 각각 들어보세요.

그리고 순수한 사랑을 하세요~



2009년 6월 29일

근황,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 강의, 스마트폰 패널 토론

1.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좀 먼 곳으로 (잠시보다는 좀 오래) 떠나있기 때문에, 그간의 짐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장기 보관할 짐들을 파주의 창고로 보내고, 그간 모은 책과 CD들을 정리했습니다. 책이 천 권, 음악CD가 3천장이 넘어서 아직도 정리가 덜 되었네요.

옛날에 쓰던 홈씨어터 시스템, PC용 스피커 등 안 쓰는 물품들도 많아서 조만간 블로그를 통해 벼룩시장 이벤트를 해야 할 거 같네요. ^^

2. 현재 진행하던 프로젝트 몇 개를 마무리하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곧 ‘프로젝트 관리’ 강의가 있습니다. [링크]

제가 집필을 거의 마친 PM 서적이 출간되기 전의 마지막 강의가 될 거 같습니다. 이런 종류의 강의는 국내에 유일하고 최근 상황과 사례들을 업데이트하였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상부에 얘기하여 참여해보시기 바랍니다.

3. 7월 8일에 모바일업계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ZDNET의 스마트폰 행사에서 패널 토론이 있습니다. 제일 마지막 세션이네요.

4.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몇몇 분들을 돕고 있으니, 스마트폰 사업을 하시는 분이나 참여하시고 싶은 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세요.

2009년 6월 9일

나의 독서론

제 블로그의 독자이신 고무풍선기린님께서 블로거의 독서론 릴레이에 저를 참여시켜 주셨네요. ^^

그런데 제가 요즘에 블로그 글들을 거의 읽지 않는데다가, 혹시라도 다른 분께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또한 이미 참여하고 계신 분들도 많은 듯해서 저는 제 생각을 소개하는 정도만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독서는…

독서는 [영혼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하지만 그것은 해소할 수 없는 갈증. 먹어도 먹어도 갈증은 더해만 간다. 그 갈증이 멈추는 날이, 바로 생이 다하는 날이 아닐까? 아니 후세에서도 그 갈증은 계속 이어질 지 모른다. 영혼불멸의 지적 갈증.

영혼에는 출생도 죽음도 없다. 한번 생겨난 존재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태어나지도 않고 영원하며, 항상 존재하며 죽지 않는 태고의 존재이다. -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

5개월 만에 초보자에서 전문가로?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시작이군요. 초보자도 5개월이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IT분야. 그래서 전문가가 이리 많나 봅니다.

오늘도 세금은 쓰이고 있습니다.

2009년 6월 7일

약자와 강자

한겨레21의 기사를 읽어보세요.

겉으로 올바른 척하지만 겉과 속이 다르고, 같은 사안에 대해 들이대는 잣대가 다르고. 그럼, 위선이지요.

우리가 삶에서 일관성을 갖고 살려면 철학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건에서 사회적 강자와 약자, 어느 한쪽의 잘못만으로 몰기 어려울 시, 적어도 논란이 있을 시,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1. 나는 약자를 지지하겠다.
2. 나는 강자를 지지하겠다.
3. 모두 공평하게 대하겠다.


그냥 생각만으로 그치지 마시고, 지금까지 사회적 사건들에 대해 본인이 어떤 판단을 해왔는지 생각해보시면 결국 본인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되실 겁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약자를 지지하든가 최소한 공평하게 대하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약자를 지지하는 건 무지 어렵고 강자를 지지하는 건 쉽다는 것입니다. 약자를 지지해서는 얻는 게 없으니까요. 그런데 강자는 안 그래도 똘똘 뭉쳐있고 리소스도 많아서 여러분이 지지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같은 강자라서 지지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그런 경우라 할 지라도, 약자가 보호되는 사회가 좋은 사회인데, 본인이 그런 사회가 오는 걸 막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본 어떤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네요.

"왜 요즘엔 시민단체 활동을 하지 않나?"
"나도 이제 사회적 지위가 있어서 먹고 살만 하거든!"


철학이 분명하면 행동의 일관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2009년 6월 4일

사람을 만나고 토론을 하고 싶은 분들께

제10회 난상토론회 - 주제: 블로그, 블로거, 토론

이제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에는 사회적 약속을 잡기 힘든 세상이 된 거 같습니다. 그런데도 와주신 다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 다음부터는 평일 저녁으로 정해보죠.

OST 형태로 진행할 것이니 부담 없이 오셔서 즐기다 가세요. 사람들을 만나세요. 일 있으면 중간에 가셔도 되고, 아무런 강제사항이 없고 미안해 하실 것도 없습니다.

순수한 악, 어설픈 악

사회지도층, 정치인, 경영자, 매니저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임채진 검찰총장이 물러나면서 “표적수사라고 하는 사람들 천벌 받을 것. 정치적 보복을 하기 위해 수사를 한다는 일은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뉴욕타임즈의 기사 “재벌에게 돈 받았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군요. 과연 산권력과 재벌에게는 검찰이 어떻게 대했는지. (이런 기사를 해외 언론에서 봐야 하는 현실)

그런데 임채진 검찰총장, 정말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을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정말 나쁜 사람은 착한 사람 또는 어설프게 나쁜 사람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갈 가능성이 훨씬 큰데, 그 이유는 부끄러움을 모르고 죄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합니다.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어 냅니다.

그런 속성때문에 약점 또한 많아서 권력을 오래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경우라 할 지라도 비슷한 사람으로 다시 그 자리가 채워 집니다.

예를 들어, 전두환은 여전히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12.12사태를 일으키고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했다고 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믿으니 그런 엄청난 행동을 하고서 누가 뭐라고 해도 여전히 떳떳하게 살 수 있는 것이죠.

‘순수한 악’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죄의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이 보다 거대한 목표에 기반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예컨대,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이 사회를 위해서, 또는 회사를 위해서라고 믿으며 사실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는(나아가서는 엄청난 해악을 끼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행하는 것이죠. 알고 보면 결국 자기자신을 위한 일인데 말이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정치판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회사에도 있습니다. 직원 수만명의 대기업에도 있고, 직원 수십명의 중소기업에도 있습니다.

자신의 욕심과 안위를 위해 나쁜 일을 행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죄의식이 없는 사람을 정말 조심하십시오. 다음은 행동 지침입니다.

1. 이길 수 있으면 이기십시오. 그러면 회사가, 사회가 더 나은 곳이 됩니다. 그런데 ‘순수한 악’보다 훨씬 강해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강합니까?
2. 이길 수 없으면 일단 피하십시오. 너무 가까이 하지 마십시오. 그런 사람들에게 속내를 드러내지 마십시오. 데스노트에 이름이 오릅니다. 섣불리 행동했다가 사망한 보통사람들의 숫자를 셀 수도 없습니다. 회사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목격하신 적이 있겠죠?
3. 이도저도 아니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서 고민하고 행동하십시오. 하지만 우린 뭉치기는 무지 어렵고, 콩가루가 되기는 무지 쉽습니다.

그래요, 다 어렵죠. 그래서 우리는 이런 사회에 살고 있고 그런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게 세상의 이치야~”라는 개그맨의 멘트가 생각나네요.

비록 그게 세상의 이치일지라도, 변화를 갈구하는 신념의 마음과 똑똑한 실천만은 포기하지 맙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 지 생각해 봅시다.

2009년 6월 3일

민주주의 후퇴, 또는 민주주의 죽음

오늘 있었던 서울대 교수들, 중앙대 교수들의 시국 선언과 관련된 하니TV(한겨레 신문) 동영상입니다. 서울대 교수들은 민주주의 후퇴라고 표현을 했고, 중앙대 교수들은 좀더 과격하게 민주주의 죽음이라고 표현을 했군요.



이 분들이 과연 무엇을 얻자고 이런 시국선언을 했겠습니까? 권력에 대들어서 얻을 게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민주주의 후퇴라는 증거들은 너무나도 명백하며, 역사적 인식이 올바른 사람이라면 보수, 진보를 떠나서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아, 저도 제 블로그에 이런 정치/시사관련 글을 그다지 올리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요.

그런데 사람 사는 세상이 되어야 IT도 있고 매니지먼트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민주주의도 후퇴하고 경제도 후퇴하고 사회복지도 후퇴하고 지난 10년간 다진 남북관계도 후퇴하고, 그리고 국론은 분열되고. 잃어버린 것은 분명한데 과연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현 정부가 경제 살리기, IT산업 진흥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집회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도 보장했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6월 1일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1%

드디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휴대폰 시장에서 1%를 넘었다고 합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10%를 넘어 20%를 향해가고 있는데, 한국은 이제야 1%입니다. 선택 가능한 스마트폰도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다 팔지 않으니 윈도 모바일폰 밖에는 없는 형편이죠.

최근 뉴스를 보니, 데이터통신 정액제 이용자가 500만명을 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실상은..

관련기사: [전자신문] 데이터 통화 정액 요금제 가입자 500만시대 열렸다

SKT의 1만원짜리 데이터퍼펙트 요금제는 패킷 기준 10만원어치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겨우 33MB정도입니다. 거의 쓸 수 없는 수준이죠. LGT의 6천원짜리 오즈 요금제가 1GB를 제공하는데 비해 엄청나게 비쌉니다. SKT의 데이터퍼펙트 요금제는 데이터통신 요금제라고 하기에 민망한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그거라도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이용자 수가 무려 233만명입니다.

해당 수치를 빼면 500만 가입자에서 거의 절반이 깎이죠.

말로만 고객을 위하고 모바일 선진국을 지향한다는 SKT입니다. SKT 덕분에 한국은 스마트폰 후진국, 데이터통신 후진국이란 오명을 덮어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데이터통신 활성화를 위해서는 SKT가 무엇보다 각성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스마트폰, 데이터통신 이용해보는 게 소원인 1인입니다.

분노를 유발하는 전략

이것이 2009년의 대한민국입니다. 마치 1970년대 같아요.

[MBC] 주상용 경찰청장 "분향소 철거는 실수"

마주잡이로 철거해서 노 전대통령의 초상화도 땅에 뒹굴었다고 하더군요. 아, 그런데 왜 말단 의경 탓을 하나요? (불쌍..)

관련기사: [한겨레] ‘추모 진압’…분노 키우는 정부

일부러 그런 거죠. 그래서 시민들이 흥분해서 폭력 시위하면 그것을 빌미로 잡아가고, 조중동은 시민들이 폭력 시위했다고 대서특필하고. 그런 보이지 않은 메커니즘이 동작하잖아요.

토요일 저녁, 시청 앞을 지나가는데 경찰과 의경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해도 믿을 정도. 중앙선, 인도에 의경들로 꽉 차있더군요. 그리고 덕수궁 분향소를 완전히 에워싸고 안쪽의 사람들을 계속 사진 찍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미 사건이 터진 이후였네요.

집회의 자유조차 보장하지 않으니 시민들이 흥분하고, 정부는 그것을 빌미로 시민들을 억압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하단의 기사를 보며 우리의 기본권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민주주의를 걱정해야 하는 날이 다시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관련기사: [한겨레21] 집회•시위 ‘글로벌 스탠더드’를 아느냐

2009년 5월 25일

신념으로 살다 희생으로 마감하다. 노 전대통령을 추억하며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충격적인 주말을 보냈습니다. 저는 노무현 전대통령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따지자면 ‘약한 지지자’였다고나 할까요. 고인이 대통령이 될 즈음 그를 지지하기도 했지만, 대통령을 하는 동안 업적에 실망하여 기대를 버린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참 평범하죠)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노무현 전대통령께 나는 그리도 모진 잣대를 들이대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노무현 전대통령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과연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고민의 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습니다.

고인의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을 내리기 힘듭니다.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세상이 평가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고인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합니다.

고인의 공과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고인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또한 한 평생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도 분명하고요.

신념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분투하고, 그것이 좌절하자 스스로 삶을 마감한 노무현 전대통령.

주말 내내 고인을 떠올리면, 깊은 연민에 얼굴이 상기되고 눈물이 나더군요.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Nobody is perfect(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람이란 실수를 하는 존재입니다. 또한 어떻게 해도 주변 환경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가족들이라면 더욱 그렇죠.

검찰은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들을 미리 흘리고 조중동은 그것을 크게 홍보했죠. 정부가, 검찰이, 조중동이 자신들이 그리도 싫어하고 만만하게 생각한 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수많은 비리를 저지른 전직 대통령들이 죄의식조차 못 느끼면서 멀쩡하게 살아있음에도, 고인은 가족과 측근들의 죄(아니,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도 않은 죄)때문에 몹시 괴로워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현 시대는 권력자와 재벌 등 엄청난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시대입니다.

그러한 이 시대에 고인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주변 친지들의 모든 죄를 사하고, 지친 삶을 마감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런 사람이 현존했다니. 이런 격언이 생각납니다.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려면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저는 깊이 슬퍼합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반성의 감동입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는. 제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는.

현 시대에 만나기 힘든 놀라운 신념과 희생을 보여준 노무현 전대통령께 Roy Orbison이 부르는 Danny Boy를 바칩니다.



PS: 오늘 외출을 했다가 일부러 시청 앞에 갔습니다. 덕수궁에 시민단체가 마련한 분향소에 가보려고 했는데 경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경찰이 통로를 막고 있어 조문하는데 4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경찰이 어떻게 조문도 못하게 막습니까?

관련기사: [한겨레] “예우한다며 추모 막나” 경찰버스 벽에 시민들 분노

노무현 전대통령이 권위주의를 타파하는데 5년이 걸렸는데, 현 정권은 1년 만에 70년대로 회귀시키는군요.

하단은 제가 차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덕수궁 앞을 지나며

경찰차에 적힌 공허한 표어

5/30까지 절필합니다.

2009년 5월 11일

유능한 말단 직원, 무능한 보스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고수민님께서 좋은 글을 올려 주셨네요. 항상 진솔한 글을 꼼꼼하게 써주시는 분이죠. 제가 구독하는 몇 안 되는 블로그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최근에 블로그 구독을 많이 줄였어요)

빠른 한국인, 느린 미국인 생산성의 반도 안되는 이유

위 글은 장용성 미 로체스터대 교수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한국의 노동 생산성이 미국의 절반밖에 안 되는 이유’를 바탕으로 쓰인 것인데요.

저도 항상 의아하게 생각했던 사실인데, 장용성 교수의 글을 보고는 바로 공감했습니다. 통찰력 있는 주장입니다.

한국의 보통 사람들이 미국의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아주 훨씬 성실하게 일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능한 보스들이 그것을 다 까먹기 때문인 것이죠.

우리 사회에서 유능한 젊은이가 빨리 발탁되고 승진되는 문화는 과연 언제나 도래할까요? 오히려 똑똑한 젊은이들에게 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것을 보니, 개선이 아니라 개악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유능해도 경력이 적으면 승진이 안 되고, 유능해도 나이가 많으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이상한 연공서열제. (물론 다른 쪽으로 유능한 사람은 승진하고 생존하죠)

여러분의 회사는 어떠신가요?

(그림 출처: http://danvzare.deviantart.com)

2009년 5월 8일

[JIFF 2009] 무언가 실행했다는 좋은 기억

어떤 작은 일 때문에 한없이 소심해지고, 막 신경이 쓰이고,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마음 속으로 주문을 외웁니다.

이건 1년 후에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다.

인생 뭐 있나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죠. 네, Live for Today.

그런 의미에서 바쁜 와중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다녀온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비록 개막제도 참가하지 못했고 폐막제도 참가하지 못했지만요. 이틀 밖에 참석을 못했죠. 하지만 좋은 경험을 했고, 앞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도 가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가보려고요.

여러분도 마음이 막연히 원하는 그것을 직접 행해 보세요. 망설여지면 이렇게 주문을 외우는 거에요.

안하고 후회하느니, 하고서 후회하자.

전주는 서울과 달리 번잡하지 않은 느낌이 좋았어요. 영화제를 하는 동안에도 영화의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어요. 하단의 사진은 제가 귀차니즘을 참고서 직접 찍은 것들입니다. ^^ 사용한 카메라는 그냥 똑딱이인 니콘 S610입니다.

이것으로 JIFF와 관련된 마지막 글을 마칩니다.

영화의 거리, 낮 풍경

영화의 거리, 밤 풍경

잠시 방문했던 전주한옥마을 전경

마을 내 어떤 찻집과 테디베어샵

마을의 거리에서 만난 테디베어. 넌 왜 여기에 있니?

그냥 찍고 싶었던 식물

인상적이었던 어떤 집의 담벼락

마을을 떠나는 길. 큰 길이 아닌 옆 길..

전주 어느 변두리에서 만난 집의 장독들. 마치 사이 좋은 형제 같아요.

삶의 시간을 더 늘리는 비법

코미디언이자 영화 배우인 그르초 막스(Groucho Marx)가 이런 말을 했죠.

TV는 매우 유익하다. 그래서 누가 TV를 켤 때면 나는 다른 방으로 가서 책을 읽는다.

저는 예전 자취할 때 집에 오면 “습관적으로” TV를 켠 후(아무 소리가 안 나면 왠지 쓸쓸해서요), 잘 때까지 틀어놓고는 했는데, 그렇게 습관적으로 TV를 쳐다보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TV가 고장 났죠. 정말 갑자기 TV가 터져서 위에서 막 연기가 났어요.

아, 이때다 싶어 TV를 버린 후 보지 않은 지 한 6년쯤 되었는데. 그건 정말 제 인생에서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습니다.

앞으로 TV를 살 수도 있겠지만(딱히 계획은 없어요), 가끔 영화를 보거나 모니터로나 쓰려고요. 꼭 보고 싶은 유익한 프로그램이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든 감상할 수 있는 세상이죠.

TV를 안 보는 시간만큼 인생에서 사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시간에 사랑하는 가족과 대화를 하고 책을 읽고 여행을 가고 진지한 사색을 하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그 만큼 늘어나니 이건 거의 “생명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V를 없애고 나면 누구든지 TV 없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어쩌면 인터넷도 그럴 지 몰라요.

2009년 5월 7일

[JIFF 2009] 홍상수 감독, 멋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인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홍상수 감독이 참여했습니다. ‘첩첩산중’이라는 단편을 만들어 선보였는데 정말 그의 영화다웠습니다.

홍상수 감독은 언제나 일상 남녀의 평범한 사건을 통해 통속적인 속내(하지만 너무나 흔해서 주변에 언제나 존재하는..)를 신랄하게 까발리죠. 그는 평범한 현실에서 불편한 진실을 찾아내서는 관객에게 들이대며 “이거, 당신 모습 맞지?”라고 얘기하는 악동입니다.

이번 단편에는 문성근, 정유미, 이선균 등이 출연했는데요. 배우 문성근은 최근 영화 ‘실종’에서 싸이코역을 잘 소화했는데 이번 홍상수 감독의 단편에서도 위선자(하지만 바로 우리 자신)의 연기를 참 적나라하게 잘하더군요. 그리고 선한 인생의 배우 이선균, 독립영화의 히로인 정유미. 캐스팅도 굿이었습니다.


이번 단편과 관련해서 인터뷰한 내용을 잘 정리해 놓은 블로그가 있네요.

첫 단편 [첩첩산중] 발표한 홍상수, "원래 하던 대로 만들었다"

원래 하던 대로 만들었다니, 호홋, 정말 그다운 멘트네요. 정말 딱 그런 영화거든요.

모든 한국의 감독이 홍상수 감독 같을 수는 없고 또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이런 종류의 영화를 한결같이 만드는 감독은 홍상수 감독뿐이죠. 딱 한명이에요. 그래서 참 소중한 한국의 감독입니다.

감상하면 참 좋지만, 쉽게 손이(아니 눈이) 가지는 않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홍상수 감독. 이번 달에 신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개봉하는데, 이번에는 흥행 성적이 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비평가들만 좋아하는 감독이라는 평을 좀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자신의 갈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홍상수 감독을 응원합니다. 원래 하던 대로 계속 해주세요.

[JIFF 2009] 홍기선 감독의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연휴 때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해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흐르기 전에 기록을 남기려고요.

아마도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를 보신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1980년대에 장산곶매를 설립했던 홍기선 감독(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오! 꿈의 나라’의 제작에 참여했죠)이 1992년에 만든 첫 번째 상업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992년 낭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1993년 산레모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죠. 또한 백상예술대상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했고, 주연을 맡은 조재현(여러분이 아는 바로 그 배우죠)은 청룡영화상 신인상과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조재현이 속아서 멍텅구리배(새우잡이배)에 팔리게 되는데, 배에 억류된 여러 인간군상의 모습과 이후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여자는 인신매매 되어 섬의 술집에 팔리고 남자는 새우잡이배에 팔린다는 소문이 유행했죠. 그런 시절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멍텅구리배에 대해 궁금하시면 링크)

이 영화는 1991년 영화진흥공사의 사전 제작 지원작으로 낙점되었다가 번복되어 물의를 빚기도 했고, 국내 개봉 당시에는 감독의 의도와 달리 엄청나게 칼질이 돼 개봉되어(당시는 흔한 일이었죠) 제대로 감상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압니다. 물론 흥행에도 실패해서 곧바로 잊혀진 영화가 되어버린 비운의 영화입니다.

저는 당시에 이 영화를 못 보고 그 후 계속 이 영화가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드디어 이 영화를 본 것입니다! (혹시 DVD라도 나오나 가끔 찾아보곤 했는데 17년 만에 봤습니다. 흑흑)

영화의 화질은 참 안 좋더군요. 중간에 끊기는 부분도 있고. 영화 내용도 솔직히 기대보다는 못했습니다. 제가 너무 기대를 하기는 했죠. 당시 칼질을 엄청나게 당했다기에 자극적인 부분이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더군요. 아마도 리얼한 욕설 등이 주로 잘렸던 거 같아요. 기대보다는 영화가 평범했지만 그래도 소원 하나 풀었습니다.

탤런트이자 연극배우, 영화배우인 조재현은 한 20년 전 TV 단막극(MBC의 특집극이었는데 제목이 ‘누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에서 처음 보았는데, 누명을 쓴 주인공 청년역을 하도 절절하게 해서 그때부터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90년대초반 그가 그리 유명하지 않았을 때 그가 출연한 연극을 관람한 후, 공연 관계자에게 얘기해서 그와 직접 개인적으로 만나 잠시 대화를 하고 싸인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갖고 있죠. 그때 제가 "앞으로도 계속 독립영화 출연해 주세요~"라고 말한 기억이..)


이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악어’에서 엄청난 명연기를 펼쳤고 ‘피아노’, ‘눈사람’ 등의 TV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어서 현재의 위치에 이르고 있죠. 최근에는 대학로의 연극열전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고요.

그는 TV, 영화, 연극 모두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독특한 배우입니다. 저는 지금도 그를 여전히 좋아하기는 하지만 예전만은 못해요. 초기의 거칠고 힘 있는 연기를 이제는 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작품에서 활동하다 보니 그럴 수 밖에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강한 연기력을 생각할 때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쨌든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를 보았고, 조재현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보았으니 만족합니다.

무언가 마음으로 원하는 것이 있고(비록 작은 것일 지라도), 이렇게 하나씩 이루는 맛이 있으니 인생이 즐겁습니다. ^^

승리

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인데 메모해 놓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출처는 미상이네요.

과녁을 겨냥해도 화살은 빗나갈 수 있는 법이다. 겨냥 자체를 승리로 생각하자.

뭔가 실행하기 두려운 이 사회에서, 꿈을 억누르고 살아야 하는 이 사회에서, 망설이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움을 남기기 보다는, 차라리 하고서 후회를 해요.

2009년 5월 6일

[JIFF 2009] 시와 같은 영화 ‘환송대’, 그리고 크리스 마르케

(12 몽키즈를 안보신 분께: 스포일러가 있으니 감안하고 보세요)

여러분은 아마도 테리 길리엄 감독의 ‘12 몽키즈’를 아실 겁니다. 아직 안보신 분은 당장 보세요~

1995년 영화이지만 이런 영화 쉽게 만나기 힘듭니다. (테리 길리엄 강독은 영화 마니아들한테는 일찍이 ‘브라질’이라는 영화로 알려진 감독인데, 저도 20년 전에 ‘브라질’을 보고서는 지금까지도 My Favorite 영화 톱10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12 몽키즈의 스토리는 조금 복잡합니다. 어렸을 때 한 남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그것을 강렬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남자(브루스 윌리스)가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류 대부분이 사라진 지구에서 죄수인 브루스 윌리스는 사명을 띠고서 과거로 보내지게 되는데, 그 과거에서 죽습니다. 바로 그 죽음을 목격하는 소년이 바로 어렸을 때의 브루스 윌리스죠. 시작 장면과 끝 장면이 마치 메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구성이죠.

참 좋아한 영화였는데, 12 몽키즈의 원작이 바로 크리스 마르케 감독의 ‘환송대(La Jetée)’라는 사실을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알았습니다!

이번 JIFF의 마스터 클래스 섹션에서 크리스 마르케 감독의 ‘레벨 5’가 상영되었는데 사전에 영화 해설을 통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 이제야 알다니.. 바보)


그리고 ‘환송대’를 영화제에 참가하기 전에 어렵게 구해서 보았습니다. ‘환송대’는 1962년에 만들어진 30분짜리 단편 흑백영화입니다. 특이하게도 딱 한 씬만 제외하고는 영화 전체가 나레이션, 스틸 사진, 음악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1초에 한번 정도 스틸 사진이 바뀌며, 동영상은 딱 한 장면에서만 나옵니다. 1초에 한번 바뀌는 영상을 영화라고 해야 할 지. 어쨌건 아주 독특합니다.

솔직히 영화는 별로 재미가 있진 않습니다. 그래요, 이런 류의 영화는 재미로 보는 게 아니죠.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상하게도 영화의 스틸과 음악이 계속 생각이 납니다. 환송대는 영화라기 보다는 한 편의 시였던 것입니다.

12 몽키즈는 환송대의 중요한 플롯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큰 뼈대가 동일합니다. 이로서 테리 길리엄 감독에게 제가 가졌던 존경심의 일정 부분이 원작자인 크리스 마르케 감독에게 이전되었습니다. ^^

시간여행, 기억과 암시, 실존에 대한 의문.

킬링타임용 영화도 좋지만, 이런 영화 너무 좋습니다. 좋은 영화는 한 권의 좋은 책과도 같죠. 읽고나서 남는 게 있고 시간이 흘러도 곱씹어볼 뭔가가 있어요. 진지한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싶은 분은 12몽키즈와 환송대를 한꺼번에 보아도 좋을 듯 싶습니다.

2009년 5월 2일

누나가 보내준 러시아 옛날 노래들

누나가 예전 러시아 유학 시절에 좋아했던 노래인데 YouTube에서 찾았다며 보내준 노래들입니다. 앞의 두 곡은 저도 처음 듣는 곡이네요. 러시아 노래는 그들의 정서상 우울한 느낌의 노래가 많은 거 같습니다.

좀 전형적인 표현입니다만, 춥고 눈이 내리는 도시와 보드카.

‘눈이 흩날리네’


‘희망’


이 곡은 잘 아실 거에요. 그 유명한 ‘백학’.


마지막으로 심수봉의 번안곡으로도 유명한 ‘백만송이 장미’. 그런데 번안곡은 원곡의 슬픈 가사를 잘 살리지 못해서 별로.

자신의 온 재산을 바꾸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백만송이 장미를 선물한 어느 가난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백만송이 장미’의 가사 내용이죠. 예전 포스트에서 가사와 함께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비록 세속적인 우리가 그런 사랑을 하지는 못할 지라도.. (이런 말이 있죠. 영원한 사랑은 유령과 같아서 모든 사람이 얘기하지만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그런 사랑을 지향하는 마음은 언제까지나 잃지 말아야 할 거 같아요.

2009년 4월 29일

[JIFF 2009] 전주국제영화제에 가보세요~

제가 워낙 예술/문화 콘텐츠에 관심이 많잖아요. 영화, 연극, 뮤지컬, 음악, 서적 등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이 많죠.

그래서 예전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에 한번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4월 30일에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JIFF)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거들에게 프레스 ID카드가 몇 개 할당이 되었는데, 그것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휴가 껴있고 그래서 참가하기는 좋네요. 일반 기자와 똑같이 프레스 ID카드를 주고, 모든 영화를 다 볼 수 있고, 개막식과 기자회견에 참여할 수 있고, 개별 인터뷰도 신청할 수 있고, 숙소도 제공한답니다.

업무 일정 때문에 개막식에 가지는 못하고요. 일요일에 가볼 생각입니다.

JIFF는 이번에 10회째인데 30일에 개막하여 9일 동안 무려 20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고 합니다. DVD나 어둠의세계에서도 구해볼 수 없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죠. 절반 이상이 이미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JIFF의 주제는 자유/독립/소통인데, 모두 제가 좋아하는 키워드들이네요. 언제나 우리가 아쉬운 것들.

저는 이번 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이 만든 30분짜리 디지털 작품,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완전 복원판,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의 회고전, 자정부터 세 편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하는 ‘불면의 밤’ 등이 기대가 됩니다.

오래 있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만, 3일 정도는 있으려고 해요. 혹시 전주에 계시거나 또는 이번 영화제에 참가하시는 분은 메일 주세요. 함께 영화를 보고 토론도 하면 좋을 거 같네요.

지루하고 삭막하고 각박한 일상.
예술, 문화, 감동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하이컨셉, 예술과 감성, 스토리텔딩, 하이터치, 우뇌

[조선일보] 세계적 미래학자 3인이 보는 '메가 트렌드'

대형 인터뷰입니다. 안보신 분들은 꼭 보세요. 정치/사회면에 의도적 기사가 많은 조선일보가 아직까지 굳건한 이유는 바로 이런 기사들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건 여담인데, 한겨레에서 이런 기사를 보는 건 정말 힘들겠죠? 돈이 있어야 가능한 기사이니..)

그리고 해외 석학들이 “한국에서 세계의 미래가 싹트고 있다”는 식의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것의 근거로 다들 IT환경을 꼽고 있습니다. 자원도 없고 땅도 좁은 나라에 딱 맞는 산업이죠.

한국에서 IT산업의 중요성은 정말 진지하게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언제든지 압수당할 수 있는 이메일

관련기사: [한겨레] 검찰, ‘주경복 이메일’ 7년치 통째 뒤져

7년치의 모든 이메일 자료를 압수한 검찰, 그리고 달란다고 모두 다 주는 포털.

이메일은 ‘물건’이라서 압수하면 그만이고, 당사자에게 통지할 필요도 없다고 하네요.

검찰과 국정원이 원할 경우 개인의 이메일 내용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는 구글의 지메일을 이용하고 있는데요(제가 사용을 시작했을 땐 한국 지사가 없었죠). 구글코리아 대표의 인터뷰를 보면 아직까지 지메일 계정의 압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검찰에서 압수 수색을 당할만한 사람들이 지메일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유력 정치인이나 사업가들 중에 지메일 이용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향후, 검찰에서 구글에 이메일 자료를 요청할 경우 구글이 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겁니다. 법적으로 응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물론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죠), 이메일이 정부기관에 오픈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써야겠네요.

물론 죄를 짓지 않으면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죄인만 조사 받는 건 아니죠. 그리고 누구든지 억울한 누명을 쓸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2009년 4월 24일

인터넷 동영상 시장의 어려움

관련기사: [Weekly 경향] 인터넷 동영상업계도 ‘경제 한파’

여기저기에서 동영상 업체들이 어렵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엠엠캐스트는 문을 닫았고, 태그스토리는 대표가 바뀌었죠. 현재 동영상 서비스에서 기대하는 수익은 사실상 광고 밖에 없는데, 동영상 광고 시장은 개화하지도 못한 채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사실, 동영상 서비스 + 광고 모델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많이 조회하는 동영상은 대부분 불법 콘텐츠라서 광고를 붙이기가 힘들고, 합법적인 개인 콘텐츠는 대부분 조악해서 올린 사람과 가족, 친구들이나 볼 수준이죠. 실제로 조회 수도 낮고요.

전자의 콘텐츠는 여전히 저작권자들과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고, 후자의 콘텐츠 또한 만만치 않은 골치덩어리입니다. 비즈니스로서 전혀 가치도 없는 그런 동영상을 저장하고 스트리밍하는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는 것이 동영상 서비스 업체의 현실입니다.

기본적으로 고정 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하는 거죠. 기사에서도 나오듯이, 엠엠캐스트의 경우 2개월 동안의 네트워크/스토리지 비용만 7억 원 정도였습니다.

구글의 희망이었던 YouTube마저 점차 애물단지로 전락해가고 있죠. 그 모든 게, 동영상 서비스의 인기가 상승하는 속도보다 비용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언젠가 동영상도 돈을 벌겠지”라는 생각에 차분히 서비스를 지속하고 성장시키기에는 너무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겁니다. 시장 1위 업체도 제대로 광고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일 동영상 서비스 업계가 혁명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수많은 업체들이 사라지게 될 겁니다.

하지만 구글도 못 찾고 현재까지 아무도 못 찾는 그런 수익 모델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그러므로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자금이 넉넉한 대기업에 서비스를 팔거나, 저작권자들과 합의한 합법적인 콘텐츠로 서비스를 함으로써 광고 수익을 올리거나 이용료를 받던가, 사적 콘텐츠의 업로드에 대한 이용료를 받던가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점점 더 목에 칼이 들어오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동영상 서비스 업체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의 생각이 궁금하군요.

예술도 이제 공장

예술(art)도 이제 공정(process)이 중요한 공장(factory)인가요.

비록 이런 추세가 대세이고, 점차 그런 쪽으로 나아간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여전히 삶의 애환을 담고 고뇌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 그 자체를 위한 음악. 음악, 삶 자체를 위한 음악.

가수 김정호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이 노래 아는 사람은 7080 세대. ^^



이런 (아직까지는) 무명가수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노래를 들어보세요. [링크]

2009년 4월 14일

고객에게 개고생한다고 당당히 말하는 KT

전 7년 전쯤 집에서 TV를 없애서 요즘 유행하는 광고를 잘 모릅니다. 어느 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우연히 qook 광고를 보았죠. 나중에 그 광고가 KT의 티저광고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직에 새로운 수장이 부임하면 대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전임 수장의 흔적 지우기죠. 전임이 하던 것이라면 무엇이든 부정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런 일은 많은 조직에서 벌어지는데, 국가 차원에서도 벌어지죠.

KT에 새로운 사장이 부임하면서 10년 넘게 자리잡은 브랜드인 메가패스를 없애고 qook을 쓰기로 했답니다. 엄청난 돈을 써가면서 브랜드를 바꿀 필요가 있었는지 심히 의문이지만, 그것은 기업 내의 의사결정이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고요.

qook 광고의 메인 테마인 ‘개고생’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봅시다. 개고생이란 말은 그 나쁜 어감과 함께 비속어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라고 합니다. KT가 막장 광고로 욕을 먹으니까 이런 지원사격하는 기사도 등장했죠.

관련기사: [조선일보] '개고생'이 광고심의 통과한 배경은?

‘개고생’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당당히 등재된 표준어이며, 본말의 뜻을 다시 알게 되어 널리 사용될 지도 모르겠다는 말로 기사가 끝나네요. 기사의 늬앙스는, 마치 KT가 순수한 우리말의 본뜻을 널리 알리는 좋은 일을 했다고 말하는 느낌입니다.

과연 그런가요? 국어사전에는 개고생뿐만 아니라 개죽음, 개수작, 개나발 등 접사 ‘개-‘로 시작하는 많은 말들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물론 다들 강하고 나쁜 느낌의 단어들이죠.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으면 공중파에서 아무 말이나 다 사용해도 되나요? 모든 단어는 그것이 쓰일 때와 장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한 사회적 합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KT는 그것을 깬 것이죠.

한국의 대표적 기업으로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기여하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막장 광고까지 해서야 되겠습니까?

어린 아이들이 이렇게 말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 개고생 하십니다.”

KT는 이번 광고를 사회적 이슈로 만드는데 성공한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기업 이미지와 제품 및 서비스에 긍정적인 결과로 작용할 지는 심히 의문입니다. 여러분은 qook 광고를 보고서 qook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브랜드에 호감이 느껴지나요? 논란만 만들었을 뿐 브랜드에 대한 호감은 글쎄요..

고객들에게 개고생한다고 당당히 말하는 KT. 이것이 그들의 경영철학을 나타내는 단면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9년 4월 4일

미국에서 다시 증가하는 컴퓨터공학 전공자들

관련기사: [IDG] 다시 주목 받는 컴퓨터 공학 전공

바닥을 치면 상승을 하죠. 그리고 경기침체는 전문능력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좋은 직업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다 힘드니, 미국처럼 나이가 먹어도 SW엔지니어로 일할 수 있는 나라에서는 (어쩌면 탁월한 성공이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가늘고 길게 갈 수 있는 이 분야가 매력적으로 생각될 수 있죠. 물론 한국은 탁월한 성공은 물론이고 가늘고 길게 가기도 힘들기 때문에 이런 트렌드에 동참하기 힘들겠지만요.

모바일과 웹2.0이 기술을 더욱 인간화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청소년들의 흥미를 유발했다는 분석에 고개가 끄떡여 집니다. 산업을 위해서도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청소년들 대상의 정규 컴퓨터 교육이 더욱 강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4월 3일

디즈니는 왜 로이월드를 샀을까?

디즈니와 허스트가 합작한 미디어 회사인 라이프타임에 회사 자산을 매각한 로이월드의 창업자 김기서 대표, NHN에 회사를 매각한 미투데이의 창업자 박수만 대표의 특강이 있습니다. 평일에 진행되어서 참석하기 힘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다시 만나기 힘든 기회라서 개인블로그를 통해서도 알려드리게 되었습니다. 정말 어렵게 마련한 자리입니다.

로이월드의 경우 완전한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하게 되었는데 창업과 수익창출, 매각까지의 과정이 참 드라마틱하더군요.

직접 오셔서 벤처 창업과 경영의 살아있는 스토리를 들어보세요.

제9회 Demo Day - 미투데이와 로이월드 사례

2009년 3월 29일

2009 JAL 스칼러십을 선발하네요

예전에 일본항공(JAL)을 이용한 적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메일이 오네요. 보통 스팸으로 보내버리는데, 대학생으로서 참여하면 좋을 만한 기회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17일 동안 일본에서 여러 강좌를 듣고 현장학습도 하고 토론도 하고 홈스테이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모든 비용은 JAL측에서 부담한다고 하네요.

뽑힌다면 젊은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되겠죠? 다만 아시아 지역에서 26명을 뽑는다니 경쟁이 치열할 거 같습니다. 신청일은 4월 5일까지입니다. 대학생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세요!

2009 JAL SCHOLARSHIP PROGRAM
선발안내 문서
지난 행사 사진들

자유로운 영혼

지난 주, 서울에 돌아왔습니다. 지금 확인하니 미국에서 써놓았던 글을 올리지 않았네요. 오자마자 1박 2일의 뉴미디어 창업스쿨 부트캠프 행사가 있었고, 스마트폰 토론회도 있었고, 패밀리 비즈니스인 태양광발전사업 일도 있어서 바빴습니다. 역시 바쁜 건 안 좋아요.

미국에서 써놓았던 글을 올려 봅니다.

* * *

북미의 가장 큰 호수 중의 하나인 Lake Michigan. 막상 보면, 절대 호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엄청난 규모에 놀라게 됩니다. 호수에 해수욕장도 있고, 정말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크기를 자랑하죠.


위의 사진은 미시간 호수의 저 멀리 지평선을 바라보는 제 뒷모습입니다. 푸른 하늘과 푸른 호수, 절대 블루의 느낌,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겨울에는 상당히 추운 시카고이지만, 이런 자연 환경, 대도시의 편리함, suburb(교외) 지역의 여러 attraction들이 도시의 매력을 더해주는 거 같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시카고 근교 도시 중 하나인 Lake Zurich에 있는 완전 미국 서민 대상의 바에 가서 올디스 밴드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아시안은 저희 말고는 없더군요. 밴드가 부르는 Unchained Melody에 맞추어 춤을 추는 백발의 노부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넓고 푸르른 미시간 호수, 춤을 추는 백발의 노부부, 그리고 Unchained Melody. 이번 포스트의 제목처럼.. 잿빛의 빌딩 숲을 벗어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보세요. 어디든 조용한 곳으로요.

2009년 3월 12일

쓸쓸한 이여, Stand By Me

지금은 Windy City 시카고입니다. 여기는 정말 바람이 많이 부네요. 창문을 열어 놓으면 바람이 마치 에어콘 강풍처럼 들어 옵니다.

주말에는 인디 밴드 공연을 보러 가려고 합니다. 시카고가 나름 음악 도시이다 보니까 시카고를 근거로 한 올디스 밴드들이 좀 있네요. 라이브로 옛날 음악들을 들으면 참 좋을 거 같아요.

Playing for Change 프로젝트를 아시나요? 전세계의 거리 음악가들이 참여하여 노래를 부르는 것인데요. 올디스의 명곡인 Stand By Me를 멋드러지게 부른 동영상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전세계 거리 음악가들이 함께 부르는 Stand By Me. 점점 더 경박하고 삭막해져가는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이 노래를 들으며 시름을 잊어보세요.

2009년 3월 3일

비 내리는 시애틀과 아키텍트들


샌프란시스코를 거쳐서 현재 시애틀에 와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어제 오후에 비 내리는 시애틀 다운타운을 찍은 것이고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시애틀은 날씨가 변덕스럽죠. 날씨가 흐리고 비 내리는 날이 많아서 자살률도 높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시애틀에 한 10번 정도 온 거 같네요. 그래서 아주 친근한 도시죠.

오늘하고 내일은 하루 종일 MS본사에서 아키텍트들과 세미나 및 미팅, 파티가 있습니다.

전세계 90여명의 아키텍트들 중에서 한 30여명이 왔네요. 미국에 오니까 공항이 한산한 느낌이었고, MS도 최근 해고 분위기를 반영하듯 비용 절감의 느낌이 모든 부분에서 강하게 듭니다.

MS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라는 용어 대신에 Software + Services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죠. 오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아키텍처 관점에서 인프라, 인프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등의 구분과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봤고요.


그리고 지금은 아키텍트의 역할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방금 전 “아키텍처의 최대의 적은 누구인가?”라는 주제의 얘기가 나왔는데, 발표자가 그 답은 “아키텍처를 이해하지 못하는 엔지니어다”라고 해서 격론 중이네요.

아키텍트의 자질을 얘기하면서는 “지혜가 없는 탁월함은 의미가 없다, 복잡성을 단순성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어떻게’가 아니라 ‘왜’라는 질문이 중요하다, 감동이 액션을 만들고 이성이 결과를 만든다, 팀원들과 MBTI 검사를 해보자(저는 애니어그램 검사를 추천했음)” 등의 얘기도 했고요. 어쨌든 기술, 철학,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다양한 내용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 못해서 그렇겠지만, 유럽 친구들의 발음은 좀 알아듣기 힘드네요. T.T (어제도 호텔방에서 NDS로 영어 공부 했어요.)

시애틀에는 수요일까지 있다가 시카고로 갑니다. 다시 글 남길게요.

2009년 2월 21일

진정한 감동

집에 TV가 없어서 식당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지막 길을 보았습니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 추기경님의 방 사진을 보았죠. 추기경님이 유난히 아꼈다는 침대 위의 곰인형. 곰인형을 보고서 왠지 울컥 했어요.

누군가 살아있음으로, 또한 죽음으로써,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감동을 줄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까요? 언행의 일치, 한결같이 이타적인 삶을 살다 가신 그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깊은 존경심을 느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존경 받는 원로가 많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큰 획을 긋는 놀라운 일입니다.

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나네요.

“자기 희생이 없이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2009년 2월 13일

노희경 작가, 아름다운 사람

어떤 통계를 보니, 전세계의 그 수많은 직업들 중에서 직업 만족도 1위가 바로 ‘작가’더군요.

상상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은 실제로도 참 매력적인가 봅니다. 한국 드라마 작가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희경 작가의 인터뷰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참고로 전 일본 작가로는 노지마 신지를 좋아합니다)

관련 글: [예스24] 노희경과 배종옥이 사는 아름다운 세상

2000년 초반, 저는 제 자신과 인간 자체에 대해 한참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는데(나와 같은 불완전한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등), 그때 IT 일을 하면서 저녁시간에 여의도에 있는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드라마 집필에 대해 1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물론 전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그때 공부한 것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됩니다.

인간의 삶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 아니겠어요. 그때 협회에서 종종 언급되는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노희경 작가였습니다. 눈에 띄게 집중하는 수강생이었을 뿐만 아니라 습작도 참 많이 썼다고 합니다. 그때 가르쳤던 분이 SBS의 이종한 PD인데, 나중에 노희경 작가와 주말극 ‘화려한 시절’을 함께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칭찬을 하시더니 결국 스승과 제자가 드라마를 함께 만든 거죠.

저는 주변에서 얘기만 들었지만, 왠지 노희경 작가가 친근하게 생각이 됩니다. 어릴 때 집안 형편 때문에 고생도 참 많이 했다고 하네요. (그런 사람을 비슷한 종족이라고 생각하나봐요)

이종한 PD는 항상 얘기했죠. 드라마 작가의 사명은 “드라마를 통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노희경 작가야 말로 그것을 정말로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자극적인 드라마들에 밀려서) 시청률은 별로 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언제까지나 기억될 그런 작품을 남기고 있죠.

노희경 작가의 책을 주문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그녀의 세계를 느껴보고 싶네요.

2009년 2월 12일

구글에 투자한 창투사, 세콰이어캐피탈의 프레젠테이션

세콰이어캐피탈(Sequoia Capital)은 애플, 시스코, 다큐멘텀, EA, 구글, 엔비디아, 페이팔, 야후, 유투브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투사죠. 얼마 전 언론에서도 기사로 소개되었는데, 세콰이어캐피탈이 이번 금융위기와 관련해서 자사의 포트폴리오 업체들을 모아서 프레젠테이션했다는 바로 그 문서입니다.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뜻의 무덤 표지, 그리고 마지막의 GET REAL or GO HOME 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폭탄주를 마시네

폭탄주를 마시네/
이 도시인들은/
고독한 마음이여/
융단폭격을 받아라

(일년에 한 두번, 폭탄주가 생각나는 어느 저녁에 씀)

2009년 2월 11일

한국판 군주론의 실제


최근에 흥미로운 역사적 기록이 공개되었습니다. 정조가 우의정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편지 299통이 공개된 것이죠. 왕의 막후(즉, 커튼 뒤) 정치에 대한 기록이 무더기로 발견되어 공개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비밀어찰로 정조실록.승정원일기 타격

어쨌든 이번 사건은 마키아벨리가 주창한 ‘군주론’의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그러한 군주론식의 정치에 통달한 왕이 있었다는 것이 실제로 증명된 것입니다.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죠.

군주론은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것. 그리고 중세의 도덕관과 종교관에서 벗어난 강력한 군주”를 역설하고 있습니다.

정조는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즉위 후 아버지 사도세자의 복수를 꾀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이 있었기에 일찍이 정조는 정치적 기술을 연마하고 강한 왕권을 추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정조는 당쟁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고(사도세자는 당쟁의 희생양이었죠), 규장각을 정비하여 왕을 보좌하는 강력한 정치 기구로 육성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49살의 나이에 병이 악화되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여, 많은 개혁이 무산되었다고 합니다. 독살설이 있지만 증명되지는 않았죠.

조선시대 가장 흥미로운 왕 중의 하나인 정조. 이번에 발견된 비밀 편지를 통해 정조의 재해석이 일어날 거 같은데, 비밀 편지의 핵심 내용이 정리되어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경제가 어려우니까 대기업들이 소위 협력업체들에게 더욱 못할 짓을 많이 하는 거 같습니다. 하긴 자기 직원들도 챙겨주기 힘든데 다른 회사라면 말할 것도 없겠죠.

또한 중소기업이 어렵게 시장을 개척해 놓았더니, 대기업이 비윤리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고요. 가장 흔한 경우는 사업 제안을 받은 후 주요 자료만 취득한 후 팽하는 방식이죠. 어떤 대기업은 공식적인 RFP를 중소기업들에게 발송한 후, 상세한 사업계획서를 받은 다음 그 중에서 제일 잘된 것을 골라서 제휴 없이 혼자 하기도 합니다. 이런 형태는 참 미묘해서 법적으로 따지기도 뭐하죠.

하여튼 한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 내지는 비윤리적인 대기업 행위들이 존재합니다.

KBS에서 그런 사례들을 취재해서 방송을 한다고 합니다. 아마 스케쥴의 변동이 없으면 돌아오는 일요일에 KBS1 TV의 ‘취재파일4321’에서 방송이 된다고 하네요. 제 인터뷰도 나올 겁니다. (최근 저도 관련 스캔들을 겪었는데 해당 벤처의 요청이 있어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젊은이들이 벤처를 하지 않는 이유와 중소기업을 둘러싼 페어하지 않은 산업 환경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어떤 부분이 편집되어 나올지는 PD가 결정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취재기자말로는 취재한 케이스 두 개 모두, 바로 그 모그룹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사업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대기업의 실명은 공개를 안 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내용은 저도 방송을 봐야 알 거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방송이 된다고 해도 세상은 여전하겠지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처럼, 10년 후에도 비슷하겠죠?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저는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물론 계란으로 바위치기), 어쩌면 저도 누군가처럼 현 시스템에 적응하거나, 또는 말살 당해서 사라지거나, 또는 스스로 잠수할 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 처럼...

LP의 추억

관련 글: 레코드판(LP)의 화려한 부활

PC의 MP3가 CD를 대치했지만, LP는 오히려 생명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가끔 신보가 LP로 발매되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들은 주로 오래된 LP에 관심이 많죠.

일반적으로 골동품이라는 것이 원래 그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데, LP는 거기에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담고 있으니, 골동품 + 음악이라는 환상의 결합이 아닐까요?

저도 수년 전에 옛날 가요 LP를 찾아서 회현동과 황학동의 중고 LP판매점을 헤매고 다녔던 시절이 있습니다. 별로 모으지는 못했죠. 대학생 때부터 모은 CD는 3천장이 넘는데, 여전히 LP는 몇 백장 없네요.

저는 CD로 갖고 있는 건 LP로 모으지 않고, 주로 CD 발매가 안된 것을 모으죠. 저는 올드팝, 올드가요를 좋아하는데 옛날 가요 음반은 거의 CD로 나오지 않아서 LP가 아니면 아예 들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에는 라디오에서도 잘 안 나오니.

제가 생각하는 LP의 가치는 다음의 세가지.

1) 디지털(CD, MP3) 음악과는 확실히 음질이 다르다. 디지털 음악이 명료하고 가벼운 느낌이라면, LP는 무겁고 깊숙한 느낌.

2) 음악을 듣는 작업 자체가 하나의 경건한(?) 활동이며, 고로 음악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CD는 데크에 넣은 후 버튼으로 트랙을 선택하면 되고, MP3는 그냥 더블 클릭만 하면 되는 반면, LP는 조심스럽게 꺼내서 판을 잘 닦고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원하는 트랙을 듣기 위해 바늘을 조심스럽게 옮겨야 한다. 확실히 시간을 뺏기지만 그만큼 소중한 음악 감상의 시간이 된다.

3) 소장의 가치가 있다. 예컨대, 국내에서 가수 Bobby Vinton의 'Mr. Lonely'를 (빽판말고) 오리지널 LP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

아, 오랜만에 황학동에 가보고 싶네요.

2009년 2월 10일

허탈한 웃음의 블랙 유머, 명텐도

관련기사: [한겨레] MB “닌텐도 왜 못만드나” 발언에 IT 업계 부글부글

어떤 사람들은 그러죠. 왜 정부보고 난리냐고. 일본은 정부가 게임기, SW 진흥 정책 펴서 닌텐도 같은 회사가 나왔냐고.

미국, 일본처럼 성공적인 SW 산업을 갖고 있는 나라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시장도 있고, 정책도 있고, SW에 미래를 거는 인재도 있죠. (관련 글: ZDNET 칼럼) 그리고 HW 제조사와 SW 개발사가 함께 구축한 상생의 SW 상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한겨레 기사에 나오듯이) 시장도 없고 정책도 없고 SW에 미래를 거는 인재도 없죠.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략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1) 오랜 전통(?)을 가진 입시 위주의 교육(개인의 창조성과 재능을 박탈하죠)
2) 이공계가 천대를 받는 사회 풍토(다들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죠)
3) 무형의 지적 자산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듭니다(이건 한국이 아직 지식사회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언젠가는 도달 하겠죠)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정부라도 육성 정책을 펴야 하는데(시장이 잘 작동하면 굳이 왜 정책이 필요하겠어요?), MB 정부 들어서는 그것도 없으니까,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가난한 SW 업계 사람들은 먼산만 바라볼 뿐.

그런 상황에서 MB가 마치 엄청난 아이템을 발견했다는 듯이 닌텐도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자지러지는 겁니다. 1970년대식의 토건 사회를 역설하다가 갑자기 왠 닌텐도?

다 알고 있거든요. 한국에서는 닌텐도 같은 회사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MB만 몰랐던 거죠. 그렇다고 그 누가 MB한테 “그건요. HW와 SW를 잘 융합해야 하는데, 한국은 HW는 좀 될 지 몰라도 SW는 잘 안되거든요. 그 이유는...”이라고 얘기를 해주겠어요?

그저, 명텐도 프로젝트가 갑작스럽게 만들어질 뿐.

개인의 창조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하지 않고서는, 엔지니어를 우대하는(최소한 천대하지 않는) 풍토가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SW가 유통되는 시장을 만들지 않고서는 아무리 제품 개발에 수 조원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닌텐도를 가질 수는 없죠.

그런 사실을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아는지라, 이런 패러디가 곧바로 등장했답니다.

링크: 명텐도 패러디

“매일매일 MB 삽질 트레이닝”의 희망소비자가격은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MB 패러디에다 은근슬쩍 용산 패러디까지. 이거 보고서 뒤집어 지는 줄 알았어요. 호홋.

MB는 부시와 참 비슷해요. 패러디하기 좋은 캐릭터죠. 남은 임기 동안 얼마나 많은 패러디가 난무할 지..

2009년 2월 7일

대기업과 벤처/중소기업간에 팽배한 불신

간단히 글을 썼다가 업데이트합니다. 먼저, 관련 글을 읽어 보세요.

SK컴즈 싸이월드의 스케치판 복제 사건
이에 대한 블로거 Breeze님의 글
저의 과거 글: 스마트폰과 이통사/제조사의 딜레마

마지막 글은 이번 이슈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습니다만, 대기업의 딜레마를 언급한 글이라서 함께 링크하였습니다.

제 개인 의견을 말씀 드리면, 역시 이번 사건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법적인 문제를 삼기 위해 쓴 글도 아닙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업 윤리의 문제입니다.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벤처도 중소기업이죠)은 국내 대기업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SK그룹의 회사들에 대한 원성이 큰 편인데, 제가 직접 경험하였거나 주변으로부터 들은 얘기만도 수십 건에 이릅니다. 제 개인이 알고 있는 것이 이 정도이니, 다른 이의 경험까지 합치면 엄청난 수에 이를 것입니다. (이런 통계 수치가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

그간 SKT가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입니까?
또한 SK컴즈가 웹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입니까?

왜 굳이 그래야 하냐고요? 그렇지 않으니깐 이런 문제가 생기죠. 영리를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면 공공의 적이 되기 쉽습니다. 돈은 벌어도, 그렇게 해서 이미지가 나빠진 기업들이 많죠.

사업을 잘 못하는 중소기업, 별 것도 아닌 제품 갖고서 권리를 주장하는 중소기업이라고 폄하하기 전에, 과연 현재의 한국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제대로 경쟁을 하거나 또는 협력할 수 있는 지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쟁 좋습니다.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말이죠.

이런 한국의 현실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불신, 나아가서는 피해의식까지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은 그것입니다. 비록 법적인 책임은 없더라도 경각심을 일깨워서, 제대로 협력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차후에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대기업 스스로 자기검열이라도 하기를 바랍니다.

2009년 2월 4일

개발자를 위한 커리어 로드맵 특강과 리크루팅

근래에 몇몇 벤처기업들로부터 구인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특별 이벤트로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자를 위한 Demo Day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그냥 부담 없이 편하게 오세요. 개발자를 위한 커리어 로드맵 특강, 그리고 요즘 벤처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사업을 하려는 지도 알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개발자들과 요즘 기술, 업계 현황 및 여타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시간 될 겁니다.

한번 와보신 후,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으면 다신 안 오셔도 되요. ^^

한국의 천재 프로그래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오랜만에 ZDNET에 칼럼을 올렸습니다.

[ZDNET] 한국의 천재 프로그래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미 시행된 지 9년이 된 일본의 ‘미답 IT 인재 발굴/육성 사업’을 통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야 할 길을 살펴본 것입니다.

왜 일본은 많고 많은 산업들 중에서 굳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콕 집어서, 거기에다 ‘슈퍼 크리에이터’라는 명칭까지 써가며 그런 지원을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이미 상당히 발달된 소프트웨어 산업을 갖고 있는데 말이죠. 그 외에도 미국은 민간에서, 그리고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IT 인력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지원이 많은데요.

그런 와중에서 시장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한국은 무슨 배짱으로 이리도 하는 게 없을까요?

저는 미력한 사람이라서 존재감과 영향력이 미미합니다만, 그래도 리트머스 프로그램을(또는 그 정신을 계속 이어서) 성과가 나든 안나든 적어도 3년은 채워 보려고 합니다. 이제 1년 6개월 했으니 아직 반이 남았네요.

여러분도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주세요. 이 업계에 있는 사람 스스로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그 누가 하겠습니까?

각종 장애물과 어려움이 많습니다만, 우리는 동지로서 분투하며 때로는 위로하며 이 길을 계속 갑시다.

2009년 1월 31일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느낌일 때


제가 아끼는 사람이 답답한 환경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더군요. 사실, 도시인들은 삶 속에서 각종 이슈가 많고, 처리할 일도 많고, 항상 쫓기듯이 바쁘고, 마음에 상처받는 일도 많으니까 각종 스트레스가 쌓일 수 밖에 없죠. 도시의 스피드를 사람이 따라가기는 힘드니까요.

모든 사람이 자기자신 돌보기에도 급급하니 만일 부모, 형제, 배우자(또는 사랑하는 이) 등 가족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참 많죠.

우리가 어떤 환경으로 인해 괴로울 때 우리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 중 하나.

환경을 바꾸든가, 아니면 자기자신을 바꾸는 것.

그렇지만 많은 경우 환경은 바꿀 수 없어요. 특히 부모형제는 바꿀 수 없죠.

* * *

J는 삶에서 어떤 애착을 갖고 있는 무엇이 있니?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엇이 있니?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니? 인생을 걸고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니?

만일 그런 것이 없다면, 주변 환경에 휘둘릴 수 밖에 없지.

망망대해에 배가 하나 떠있어. 도착하고자 하는 곳이 없다면 아무리 노를 저어도 표류일 뿐.

그래. 표류자.

하지만 모든 사람이 뚜렷한 인생의 목표를 가질 수는 없지. 그럴 경우의 대안도 있어.

그것은 Live for today. 즉 바로 지금을 즐기고 행복하게 사는 것.

바꿀 수 없는 환경 때문에 고민하지 말고(아님 정말 환경을 바꾸든가!), 난 네가 미래를 위해 헌신을 하든가, 아님 지금의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든가 하면 좋겠어.

행복은 마음 속에 있는 것. (아, 알면서도 실천이 힘든 바로 그 진실 말이야)

Learn from yesterday,
Live for today,
Hope for tomorrow.


PS: 내가 중학생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올디스 Don Gibson의 Sea of Heartbreak. 상심의 바다. 경쾌한 멜로디에 시적인 가사. 언젠가 은퇴를 하면, 바닷가에 Sea of Heartbreak라는 이름의 카페를 열어서 상심한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