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1일

개발자의 희생정신이 더 이상 필요한가?

최근 티맥스윈도 논란과 관련해서 ZDNET에 칼럼을 올렸습니다. 제가 게을러서 칼럼을 잘 안 쓰다가도, 필이 오면 또 후딱 써지고 그러네요.

[ZDNET] SW개발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티맥스소프트의 OS 개발 자체는,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승리를 기원하고 싶습니다. 그런 도전을 통해 세상이 계속 변해온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방식에는 동조하지 않습니다.

특히, 개발자들이 희생하고(설사 그것이 아무리 자발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경영 방식 말입니다. 그것은 단지 티맥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업계와 다른 회사의 개발자들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니까요. 황우석 박사의 “월화수목금금금”이 미친 영향이 상당하듯이 말입니다. (오늘자 뉴스를 보니 또 이런 변경까지)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논조입니다만, 해당 주제는 제가 수년 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얘기를 해 온 것들입니다. 그것을 이번 이슈에 대입한 것 뿐이죠. 이런 글들 따위로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는 제가 믿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주장할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된 과거 칼럼들을 링크해 봅니다. 좋은 덧글들도 많이 달려 있었는데 최근 ZDNET 사이트가 개편되면서 다 삭제가 되었네요. 그나마 글이 남아 있는게 어디인가 싶습니다. ^^

당신의 조직은 개발자를 올바르게 관리하고 있는가? (2007년 10월)

한국에서 SW 개발자가 성공하지 못하는 세가지 이유 (2007년 6월)

실패하는 프로젝트의 음산한 기운 (2006년 10월)

IT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세 가지 중요 지침 (2006년 5월)

프로젝트의 폭주, 그리고 병들어가는 팀원들 (2006년 2월)

소프트웨어 개발은 생산 공정인가, 창조인가? (2005년 12월)

일중독자들과 나쁜 프로젝트 매니저 (2004년 12월)

「한국 SW기업은 곤란합니다」 (2003년 4월)

댓글 9개:

janghp :

칼럼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 공감하는 내용이네요.

김기현 :

안녕하세요. 저희도 일본이랑 일하고도있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입니다.
외주에 외주를 하는 현실.
효율과상관없이 머리수만 채우는 현실.
아무렇게나 굴러가도 시간만떼우고 밤만새면 된다고생각하는 현실.
사람들 저세상 보내고 못견디면 이상한놈 취급당하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언제 기업 문화가 발전이 되려는지...
류한석님 같은 분이 윗사람으로 전부교체되는 30년 후나 가능할까요? 업계의 관행때문에 똑같아질까요.

다들 힘든 하루를 보내고있습니다만,
이런 글하나보고 기운이 많이 나고
어이없지만 웃음도 나옵니다.

잘 읽고갑니다.

jiwon :

칼럼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그쪽으로 진로가 갈텐데... 걱정되는군요.

Draco :

저도 잘 읽었습니다.

bonus00 :

ZDNet의 컬럼을 읽고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드는 군요. 7일 이후 10월 출시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그저 그 연구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만 들었었습니다.

10년 넘게 유지되어온 그 기업문화라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너의 권한도 막강할 뿐더러, 이미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영업/컨설팅, 기술지원, SI 프로젝트 등 대부분의 영역에 개발자(혹은 엔지니어)들의 희생이 수반되는 여러 관행들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비단 티맥스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심하다 싶을 정도의 언론플레이로 지금껏 주목을 받아온 만큼 스스로 자초한 것이니, 스스로 감수해야겠지요. '애국심', '사명감' 같은 단어를 써가며 저 멀리있는 그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매년 발표하는 무모한 목표로 모든 것이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발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문화에서 살아온 사람은 부하직원에게 자신이 받은 그대로의 희생을 또한 강요하는 고참이 되게 합니다. 그런 사람이 좀더 높은 곳에 올라가면 결국 그러한 문화를 공고히 하는, 그런 악순환에 빠지게 되더군요. 과거의 무용담에 빠져서 그게 곧 상식이고 진리인 듯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저 스스로 그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쉽지 않네요. 은연중에 저도 그런 보이지 않는 강요를 나이어린 동료들에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한번 돌아보게 됐습니다.

"교수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익명 :

저는 그런 강요에 굴복하여 희생에 동참하는 개발자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자기합리화를 대개들 하지만, 자신 하나 먹고 살기 위해 개발자집단 전체의 시장가치를 떨어 뜨리는 "자기 희생적 개발자"의 인식/태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강요에는 굴복하지 말아야죠~ 강요한다고 하는게 문제입니다. 어느 전문직들이 "강요"한다고 그렇게 희생하면서 합니까? "강요"에 굴복하지 않아야, 인정받는 전문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IS 업계에 8년차 종사하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이쪽 업계 많은 분들은 그런 굴종적이고 폐쇄적인 내재된 인성으로 인해 사실 극복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jw :

[ZDNET] SW개발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이 글을 읽고 200%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의 무식한 개발위주의 문화에 변화가 좀 와야 할 듯 싶습니다. 직원들이 고통스러운 회사가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저도 간절합니다. 회사는 집보다 오랜 시간으 ㄹ보내는 곳이니 만큼 어디보다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익명 :

매우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토종 OS도 좋지만 직원이 쓰러지고 이혼하고 하는걸 자랑스레 말하는 박회장이란 사람이 참 안쓰럽네요. 아마 개발자를 배터리 다되면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는 듯 싶네요...

이병희 :

글을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티맥스 또는 S/W 업계만의 일은 아닌 것 같아 가슴이 아프네요~

기업문화가 잘 만들어 져야 효율도 좋아진다고 믿고 있는데 그게 쉽지많은 않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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