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1일

숨을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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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의 일관된 메시지 중 하나는, “가장 안전해 보이는 것이 어쩌면 가장 위험한 것이다”입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얼마 동안은 그런 자세로 버틸 수 있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점차 나약해져서 결국은 아무 것도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무언가 하려는 순간, 엄청난 두려움과 불안감에 직면하고 결국 실행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사실은 무력감 때문에 실행하려는 생각조차 거의 들지 않는 상태가 되어 버리죠. 일종의 식물인간(?).

공무원 시험 준비. 그 자체로는 나쁜 것이 아니죠.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서 공부를 하는 것이라면 좋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야죠.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 중 하나이니까요.

그런데 만일 이 치열하고 삭막한 사회를 회피하기 위해서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는 것이라면, 그건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고 또한 엄청난 기회비용을 치르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은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강해져야 할 시기, 성장의 시기입니다. 사실 젊은 시절이야 무엇을 하든 어떻게든 버텨 나갈 수 있죠. 문제는 중년 이후의 시절입니다. 그러므로 젊은 시절은 자신의 남은 반세기를 완성하기 위해 몸을 만드는 시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소중한 시기에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 공부만 하고 있다면, 그것은 경험의 포기, 사회적 관계의 포기, 경쟁력 상실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수반하게 됩니다.

그나마 시험에 합격하면 다행이지만(하지만 점차 공무원의 직업 안정성도 보호받기 힘들 겁니다), 30대 초반이 지나도록 계속 합격하지 못한다면, (배우고 부딪치고 강해지고 성장해야 할) 소중한 젊은 시절을 엿 바꿔 먹는 셈이 되는 겁니다.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더라도 명백한 시한부로! 스스로 정한 데드라인까지 합격하지 못하면 미련을 버리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아야죠. 만일 그러지 못하고 공무원 시험 중독증에 걸려서 그것 밖에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면, 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잡고 자신의 삶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기회를 박탈하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1개:

세티 :

아~ 역시~ 명쾌한 말씀 입니다. 관련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명쾌하게 쓰진 못하겠더라구요. 역시 내공이 느껴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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