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9일

사라지는 소프트웨어진흥원

관련기사: [디지털타임스] IT진흥기관 10곳 4개로 통합

정통부에 이어 소프트웨어진흥원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자거래진흥원과 합병되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된다고는 하나, 현 정부의 컨셉으로 볼 때 ‘순수 소프트웨어 진흥 업무’는 거의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소프트웨어’는 기업, 개인들에게서 천대를 받고 있었는데 이제 정부까지 합류하였으니, 소프트웨어가 완전 불쌍하게 되었네요.

요즘 유행어로 지못미~

2008년 8월 27일

실체가 궁금한 3D SNS, 누리엔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3D SNS 누리엔을 아시나요?

관련기사: [ZDNET] 한국벤처, 시작부터 글로벌사고로 중무장해야

이 페이지의 데모 영상을 한번 보세요. 세컨드라이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뛰어나죠.

지금까지 공개된 데모 영상만 봐서는 (유사 서비스들 중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거기에다 해외에서 1천5백만 달러의 시드 펀딩을 유치하여 업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곧 서비스를 개시할 거 같은데, 실제로 얼마나 뛰어난 그래픽과 SNS적 기능을 선보일 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누리엔측이 데모 영상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그래픽의 질을 보장하자면 컴퓨터 사양이 상당히 높아야 하므로 사용자 층이 제한될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그래픽의 질을 떨어뜨리면 구라쟁이가 될 테니, 꽤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누리엔이 서비스 오픈하기도 전에 광을 많이 팔아서 사람들의 기대 수준을 엄청 올려 놓았죠. 그러므로 실제 공개되는 서비스가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멋지다면 보라빛소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거품이 바로 꺼질 수도 있습니다.

그 실체적 진실을 확인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PS: 제가 글을 쓴 시점에서 사이트를 가보면 8월 27일부터 다운로드 된다고 나오는데, 오늘이 27일인데 다운로드가 안되네요.

한국적 SaaS, 트윈캠프

다우기술에서 SaaS형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트윈캠프 사이트를 오픈했네요. 이름에서부터 유명한 베이스캠프를 카피한 느낌이고 실제 컨셉도 유사합니다만, 많은 부분을 한국 문화에 맞게 기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한국형 서비스라서 반갑네요.

한국에는 킬링타임 위주의 엔터테이먼트형 서비스가 대부분인데요. 이런 기능 위주의 서비스도 잘 되어서 인터넷서비스의 한 축을 차지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008년 8월 25일

다녀왔습니다

일주일 동안 책 읽느라 정신이 팔려서 블로그 쓰는 것을 잠시 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권 가져 갔는데 18권 읽었네요.

토요일 밤에 집에 와서 하루 쉬고, 오늘 출근하니 정신이 없더군요.

그래서 지금까지 일 하다가 일단 블로그에 흔적이라도 남깁니다. 여행기와 읽은 책 소개는 차차 남기도록 하죠.

이제 밤에는 좀 선선하네요. 아, 2008년도 4개월 남았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남은 시간 충실히 보내자구요~

2008년 8월 17일

자연, 독서, 마음으로의 여행

일상, 그리고 이 삭막한 도시를 떠나기 몇 시간 전입니다.

지난 번 글에 적은 것처럼 휴가를 떠납니다. 혼자서 떠나는 독서 여행. 원래 15일에 떠나려 했는데 할 일이 있어서 일정을 좀 늦추었죠.

책 20권을 갖고 가는데,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시집, 소설, 경영서 등 예전에 사놓았는데 아직 못 본 책들을 가방에 넣었습니다.

일주일간 나름의 전국 일주인데요. 서천 마량방파제,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이번이 처음인 진도 조도군도, 그리고 해남땅끝마을과 대학생 때 마지막으로 갔었던 보길도, 통영항과 울산의 슬도 등대, 영덕 풍력발전단지와 창포말 등대, 마지막으로 강원도 정선의 운탄길을 거쳐서 서울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울산 슬도등대 (사진 출처: 울산 동구청)

방금 계산해보니 총 2,000Km 가까이 되는 거리네요. 전혀 숙소 예약도 안 하고 막 가는 거라서, 주로 민박을 할 거 같은데 방 없으면 차에서 잘 수도 있고요. 그냥 제 마음대로 더 오래 머무르거나 더 빨리 출발 할 수도 있고, 어디를 간다는 정도 외에는 거의 무계획이죠.

제가 좋아하는 한국의 자연을 가슴으로 느끼고, 자연 속에서 독서를 하고(언제나 원하는 자연과 독서의 결합), 살아온 나날과 앞으로 살 날들을 생각하고 정리하는 여행입니다.

가 본 곳이 괜찮고 시간이 되면 블로그에 글을 쓰죠. 현재로서는 쓸 생각인데, 너무 시간이 뺏길 거 같으면 안 쓸 수도 있어요.

그럼, Let’ Go~

음악은 Surf Rider :

2008년 8월 15일

완전한 사람은 없다 (Nobody is perfect)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
내 자신, 가족, 타인, 사건,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철학의 바탕.


스스로 완전하지 못하면서 다른 이에게는 완전함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죠. 아, 어리석다기 보다는 어쩌면 그것이 불완전한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뻔한 진실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광복절, 그리고 할아버지가 남긴 정신적 유산

이 얘기는 저와 친한 이들도 전혀 알지 못하는 얘기입니다만, 광복절을 맞이하여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블로그에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한겨레] 광복뒤 사할린 조선어교육 실상 ‘햇볕’

위의 기사는 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얘기입니다. 할아버지는 제 아버지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일제징용으로 사할린으로 끌려 가셔서 영영 돌아오지 못하셨죠.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물론 저도 사진으로 밖에는 본 적이 없죠.

다만 어렸을 때 주변 친척들로부터 제가 할아버지와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고, 러시아에서 찾아온 할아버지 유품들 속에서 발견된 일기장의 필체가 저와 상당히 흡사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조선문전’은 할아버지가 육필로 직접 쓴 것으로, 아버지가 소장하고 있습니다. 저도 보았는데 육필로 그 모든 내용을 정성껏 쓰면서 할아버지의 기분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리더군요. 서울대에서 기증을 계속 요청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보면, 정말 조국에 돌아오고 싶어하는 간절한 마음과 자식에 대한 미안함이 절절하게 묻어납니다.

결국, 일제시대는 제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채 고학을 하며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그리움을 갖고서 성장했고, 아버지상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의 확립이 부족한 채로 저를 비롯한 자식을 네 명이나 나았지만, 결국 저의 아버지 또한 제대로 아버지의 역할을 수행하시는 것에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누나와 저, 막내 동생은 아버지와 오랫동안 무척 소원하게 지냈죠. 수 년 동안 말 한마디 안 한적도 있고. 하지만 몇 년 전 제가 주도적으로 관계를 개선해서 이제는 그냥 여느 집처럼 지내고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상처들을 완전 잊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요. (그 상처들을 여기에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저의 가족사에는 질퍽한 내용도 많고 짧은 얘기가 아니라서 여기에 다 쓸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은 나름의 ‘자기치료’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백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죠.

아버지는 그저,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남긴 상처의 영향으로 제대로 아버지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에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컸습니다만, 30세가 넘어서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긴 뒤 생각해보니 그건 아버지 탓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이해와 연민이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된 거 같습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저는 할아버지/아버지 대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죠. 그치만 아직은 자신이 없나 봅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겠죠. 그래도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 같았던 누나가 40세가 넘어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면(겨우 두 달 되었습니다만), 언제나처럼 앞날은 알 수 없는 거 같습니다.

과거는 중요합니다. 현재의 나는 과거가 만든 것이니까요. 그것을 인정해야 내 자신의 실체에 대해 알 수 있겠지요. 하지만 미래의 나까지, 과거가 지배하게 두어서는 안되겠지요. 적어도 그것을 알고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아요.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만, 변화를 위한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아미고~, 그런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상념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리고 미래의 어느 날에 함께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PS: 시작은 꿀꿀해도 결론은 희망입니다. ^^

2008년 8월 14일

조선일보에 나온 제 인터뷰에 대한 코멘트

관련기사: [조선일보] 인터넷 광고주들 부정클릭에 '부글부글'

기자가 제게 전화로 질문을 해서 몇 가지 답변을 했습니다. 만난 적은 없고요. 그 후 제 이름으로 기사화가 되었는데요. 바로 이 부분입니다.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류한석 소장은 "검색 광고업체들이 검색 결과와 관련한 일체의 정보를 광고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참여•공유•개방을 모토로 하는 '웹 2.0'의 정신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의 내용은 제가 한 말과 다릅니다. 먼저 앞 부분. “검색 결과와 관련된 일체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좀 말이 안 되는 표현이죠. 왠 검색결과? 그리고 일체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니요?

“광고비 집행내역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이 보다 정확한 표현입니다.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은 완전 다르죠. 제가 한 말과 다르게 표현되어 있어서 수정합니다.

그리고 뒷부분의 “이는... 참여•공유•개방을 모토로 하는 '웹 2.0'의 정신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는 말은 전혀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부정클릭과 웹2.0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얘기가 아닙니까?

이는 검색광고업체(오버추어, 구글)와 광고주간의 광고 계약과 관련하여 거래상 당연히 광고주가 알아야 할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는 ‘불공정 거래’의 문제이지, 괜히 웹2.0을 집어넣어 거론할 내용이 아닙니다.

기사의 주제는 옳습니다. 검색광고업체가 과도한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매출 극대화를 위해 부정클릭을 제대로 필터링하지 않아서 광고주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 얼마 전 대한변협의 세미나에서도 제가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주제가 옳다고 하더라도, 기사의 의도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끼워 맞추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여 제 블로그를 통해 정정합니다.

제 블로그의 독자 분들께서는 혹시라도 제가 저렇게 비논리적인 말을 했다고 오해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577 과학기술기본계획?

과거 정통부 시절의 IT839를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엄청난 돈을 써서 유치한 해외 연구소들은 단 하나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슬로건을 앞세운 전시행정의 결과가 항상 그렇듯이, 약만 팔고 성과는 없었죠. 그런데 그렇게 약을 파는 것이 왜 진짜 나쁜 일인가 하면, 진짜 약이 필요할 때는 팔 수 없거든요. 약발이 다했으니.

한달 전 MB정부가 뉴IT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얼핏 보면 마치 IT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동차, 조선, 기계, 섬유 등의 산업과 IT를 융합하는데 치중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융합도 좋습니다만, 기초 체력이 약한데 응용이 제대로 되나요?

업계에서는 다들 걱정하고 있죠. 그러던 중, IT839의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비슷한 이름의 ‘577전략’이 발표되었습니다.

관련기사: [파이낸셜뉴스] ‘577전략’ 인재•기업 양성 핵심..‘7大 강국’으로

그리고 전자정보통신미디어 사업과 SW 사업은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관련기사: [전자신문] 정부, IT분야 R&D예산 대폭 삭감

MB정부는 IT 특히 SW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 지원할 필요 없다는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정부 주도 중심의 한국 상황에서, 업계 종사자들은 빙하기를 대비하는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이네요.

2008년 8월 12일

한국의 IT현황: 정부와 대기업

관련기사: [매일경제] IT정책 컨트롤타워가 없다

먼저 정부에 대한 얘기.

정통부가 있을 때도 그리 잘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정통부가 없어지고 나니 역시 우려한 바대로 매니지먼트가 안 되는 느낌이군요. 최근 여기저기에서 국가IT정책의 리더십 부족을 체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현 정부는 IT를 그저 다른 산업을 도와주는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대기업에 대한 얘기.

대기업들은 IT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있죠. 최근 동부CNI에 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만, 사실 이것은 몇 년 전부터 계속 반복되어온 일입니다. (참고: IT계열사는 후계승계 '디딤돌')

삼성그룹의 삼성SDS, 현대기아차그룹의 오토에버시스템즈, 한화그룹의 한화S&C 등 많은 기업들이 계열사 부당지원, 편법 증여 또는 경영권 승계에의 활용 등으로 인해 논란이 많은 상황이죠.

이는 IT를 잘 모르고 더불어 IT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어서 생기는 필연적인 결과가 아닐까요?

IT(특히 소프트웨어)를 성장시키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용만 하고 있죠.

그런 결과로 산업이 침체되고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으며, 여기저기에서 “개발자 구하기 정말 힘들다!”는 비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개발자뿐만 아니라 시스템엔지니어, 기획자, QA 등 거의 모든 직종이 마찬가지입니다만.

문제는 사람인데,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으니 정말 방법이 없는거죠.

만일 우리가 정부와 대기업을 믿을 수 없다면,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남는 건 중소기업과 개인 밖에 없는데, 중소기업과 개인 모두 힘이 약하고 잘 뭉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계속 이런 방향으로 진행이 될 것인지, 아니면 판세를 뒤집는 어떤 충격 내지는 초인이 나타날 것인지, 과연 어떤 가능성과 시나리오가 있을 것인지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는 새벽입니다.

2008년 8월 10일

타임보칸 시리즈 - 얏타만(이겨라승리호)의 추억

일본에서 1975년 10월에 처음 방영된 타임보칸 시리즈 1탄 ‘날아라 태극호’는 얼마 뒤 국내에서도 방영이 되어서 인기가 대단했었죠. 물론 저를 비롯한 모든 아이들은 그게 일본 애니인줄 전혀 몰랐지만요.

그런데 상당한 인기가 있었던 1탄이 끝난 뒤 방영된 2탄, 얏타만(Yatterman)은 더욱 인기가 있었습니다. 무려 108편까지 제작이 되었죠. 오리지날 일본어 오프닝은 바로 이것.



저는 이 애니를 너무 좋아해서 피규어도 몇 개 갖고 있습니다. 얏타만에 대한 상세한 사항은 ‘세상엔 없는 나라’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이 애니를 기억하시는 분은 해당 글 하단의 동영상도 한번 보시고요.

원작의 인기를 등에 엎고서 최근 리메이크 버전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봤는데 역시 리메이크는 별로인 느낌. 일단 그림부터 생소하니까요)

그리고 최근 영화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캐스팅은 그래도 좀 나아 보이는데, 일본이 워낙 애니의 영화화는 꽝이라서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조인간 캐산, 데빌맨 말아먹은 것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파요. (특히 캐산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애니인데)

어쨌든 얏타만, 아니 이겨라 승리호를 기억하시는 분들과 함께 잠시 추억을 나누고자 글을 남겨 보았습니다.

과거를 추억해 본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사회적 인간이 된 나에게, 조금이나마 순수한 느낌을 되돌려 주니까요.

2008년 8월 8일

대기업에 입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10가지 이점

이 글은 ‘개인의 경력 관리’ 관점에서 쓰는 글입니다. 산업적인 관점의 글이 아닙니다. 그런 관점이라면 이 글은 쓰지 않았을 겁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모바일 분야)에서 이번에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노키아의 전략을 따라가려는 듯, 플랫폼 및 서비스 개발 쪽으로도 많은 인원을 뽑고 있습니다. (구인 정보를 보면 해당 기업이 하고자 하는 일을 예측할 수 있죠)

참고: 삼성전자 Mobile Solution분야 기획/마케팅/개발 분야 경력사원 모집 (8월 11일이 마감입니다)

왜 이런 글을 쓰는가 하면, (제가 본래 친대기업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어떤 분들께는 이 정보가 유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에서 일한 결과로 열정을 상실하고 좀비가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장래성 없는 특정의)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능력 발휘의 기회를 상실하고 적은 월급(아니면 제때 월급도 못 받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더 나쁜 일이 아닐까요? 그것은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무가치한 일이죠.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현재 있는 회사가 단지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정말 장래성까지 없는 회사라면 큰 조직에서 일하는 것도 한번 검토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을 할 경우, 다음과 같은 10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1) 똑똑한 동료들과 일할 수 있다.
2) 똑똑한 동료보다 더 많은 사내정치인들과 일할 수 있다. (사회생활에서 정치도 알아야..)
3) 급여 및 생활이 안정적이다.
4) 권력구조, (다르게 표현하면) 어떻게 해야 큰 조직에서 출세하는 지를 알 수 있다.
5) 예산과 사람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만일 운이 좋으면 간혹 성공하는 이유도 알 수 있음)
6) 큰 조직의 업무 메카니즘을 알 수 있다.
7) 인맥을 넓힐 수 있다.
8) 자신이 상위 몇 %의 인간인지 알 수 있다.
9) 성격이 나쁘거나 싸이코라도 회사를 별 문제없이 다닐 수 있다. (워낙 다양한 인간이 많고 조직이 커서 웬만하면 티가 안 남)
10) 경력세탁을 할 수 있다.


추천을 한다는 건지, 비추를 한다는 건지 헷갈리죠?

경력세탁 항목은 특히, 회사 경력이 지저분하신 분, 또는 딱히 신뢰감을 주는 경력이 없는 분께 추천합니다. 현재 업계에서 개발자들이 품귀현상이기 때문에, 경력이 좀 안 좋아도 서류심사 통과 후 면접에서 선방하면 생각보다는 쉽게 입사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입사를 한 후 회사를 다녀보면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는 꽤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소기업 시절과는 또 다른 종류의 고통을 느끼죠. 만일 못 느낀다면 그 분은 불감증이니 대기업과 찰떡궁합입니다.

자신이 현 조직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들, 그리고 이직을 해야만 하는 이유들을 곰곰이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정답은 없을 지라도, 그런 고민은 1년에 한 두 번씩 정기적으로 해주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생각이야말로 자기자신과 주변환경을 다시금 각성시키고, 어쩌면 인간 최악의 심리 상태라 할 수 있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비결이 아닐까요?

2008년 8월 7일

고통은 좋은 거야

이 약해빠진 정신이 강해질 수 있으니까.

* * *

8월 15일부터 혼자서 일주일간 전국(서해, 남해, 동해) 섬들을 순회할 계획입니다. 저는 섬을 몹시 좋아하죠. 어쩌면 사진과 일기를 블로그에 남길 지도 모릅니다. (일단, 떠난 다음에 마음이 내킬 경우…)

사진출처: http://www.amateurphotoart.com/pictures/fullsize/08-01-2006/BUTTERFLY_IN_FLIGHT_BRIGHT_BLUE_SKY_PHOTO_1.JPG

노래는 얼마 전에 소개한 바 있는 Butterfly 영어 버전입니다. 위의 위젯을 플레이 해보세요.

Butterfly - by Danyel Gerard

You are bright as a night full of moon
Butterfly you have left much to soon
You have found you have wings and now you wish to fly
Please don't go, oh please don't say good bye.

Butterfly, my Butterfly now I know you must be free
Butterfly, don't flutter by, stay a little while with me.

In your mind there's someone far away
And you'll miss all the fun if you stay
You believe that love is elsewhere to be found
But you're wrong, it's here, just look around.

Butterfly, my Butterfly now I know you must be free
Butterfly, don't flutter by, stay a little while with me.

Look around, look around and you'll see
Better loved then by me you won't be
And if you fly away you break my heart in two
Please don't go -- I'm so in love with you.

Butterfly, my Butterfly now I know you must be free
Butterfly, don't flutter by, stay a little while with me.
Butterfly, my Butterfly now I know you must be free
Butterfly, don't flutter by, stay a little while with me.
Butterfly, my Butterfly now I know you must be free

2008년 8월 6일

갑상선 기능저하증 약을 먹으며

몸이 안 좋아서 건강검진을 한 결과,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라고 판명 받았습니다.

이 병의 원인은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고, 증상은 전신피로, 기억력 감퇴, 몸과 얼굴이 붓고, 체중이 이유 없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팔다리가 저리죠.

6년 전에 골절된 적이 있는 다리 땜에 오른쪽 다리가 기상청(진짜 기상청보다 훨씬 정확함~)이 되었는데, 이제 갑상선 기능저하증 때문에 종종 온 몸이 저리고 쑤시기까지 하네요.

이 병이 심해지면 합병증이 오는데, 심장질환이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증상이 있었는데 그냥 피곤해서 그런 줄 알고만 있었습니다. 검사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병이라서..

이번 달 초부터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고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저는 모든 것을 감수합니다. 놀라거나 속상할 것은 없죠. 이런 인생에 익숙하니까요.

그치만,

속상하지 않은 제 자신이, 이런 삶에 익숙해진 제 자신이, 서글프기는 하죠.

동영상 검색 사이트 Enswer(엔써)의 임팩트

Enswer 사이트

나중에 밝혀질 테니 미리 말씀 드리면, 제가 아는 분이 참여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어쨌든 저는 순수한 제3자가 아닌, 이해관계자임을 미리 밝힙니다.

엔써에서 원하는 음악, UCC, TV씬, 영화 클립 등등을 한번 찾아보세요. 저는 (이해관계자라서가 아니라) 정말 검색 결과에 반해서, 얼마 전부터 텍스트는 구글에서, 동영상은 엔써에서 검색하고 있습니다.

엔써 블로그를 보면, 이 서비스가 얼마나 탁월한지 잘 나와 있습니다. 검색성능이 실제로 그렇습니다. 다른 동영상 검색 서비스와 한번 비교 해보시지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자세한 사항은 다시 다루죠.

한RSS에 대한 기사를 보고

관련기사: RSS는 보다 능동적인 정보 필터링 장치

한RSS는 저도 애용하는 서비스입니다. 그치만 개인이 능동적으로 RSS를 등록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라서, 파워유저가 아닌 일반유저들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죠.

2005년에 시작하였으니 이제 거진 만 3년이 되었는데, 현재 전체 회원수가 4만 5천명이라고 하네요. 현재 ‘한RSS 공지사항 RSS(가입하면 자동 등록됨)’를 등록하고 있는 유저가 3만 6천명이니, 일부러 해당 RSS를 제거한 유저들의 수를 고려한다면 신뢰할만한 수치인 거 같습니다.

참고: 한RSS 인기 RSS (첫 페이지에 저도 나오는데 곧 밀릴듯. ^^)

한국의 소위 웹2.0 현실에서는, 신규 웹서비스가 회원 수 10만 명을 넘기고 30% 이상의 액티브유저를 유지하는 것은 무지하게 어렵습니다. 어쩌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전세계적으로 웹 2.0 붐이 일었던 3년간, 한국 인터넷 산업이 보내온 시간들과 현 상황을 보면 증명이 되죠.

RSS라는 도구가 한국의 유저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만(포탈 중심, 그리고 귀찮아하고 떠먹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네티즌 심리상), 그래도 한RSS가 틈새를 찾아서 살아남고 잘 포지셔닝 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2008년 8월 3일

나쁜 리더십의 놀라운 힘

요즘 미국의 경제위기에 대한 얘기들이 많습니다.

관련기사: [머니투데이] 쌍둥이 적자 '지구촌 거인' 집어삼키나

부시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 클린턴이 이루어낸 흑자 재정을 결국 최대의 적자 재정으로 만들어 놓고 물러나는군요. 이라크 전쟁 비용으로 총 6480억 달러를 지출했다는데, 월남전에 투입된 비용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된다고 합니다.

단지 한 사람의 판단과 결정이, 그 의미 없는 전쟁에 엄청난 비용을 낭비하고 미국인들(을 넘어선 전세계인들)에게 이렇듯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회사와 같은 조직도 마찬가지이죠. 사원 1백 명이 잘해도 사장 하나 뻘짓하면 그냥 사업 망하죠. 직원들이 일 열심히 안 해서 망했다는 회사 얘기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반면교사들이 많습니다. 저는 오너로서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비슷한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반성하고 분발해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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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들을 전하고 싶은데 이 세상에서 좋은 뉴스를 찾기는 힘들고, 나쁜 뉴스를 찾기는 그것보다 수천 배 더 쉽군요. 언젠가는 정말 가슴을 울리는 굿뉴스를 전하고 싶고, 또 만들어 내고 싶어요.

저는 이 세상을 싫어하면서도 사랑하고, 사랑하면서도 싫어하죠. 비논리적이고 말이 안 된다고요? 왜요, 이 세상 자체가 그런데요. 어쩌면 애증(애정과 증오)이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에너지와 예술과 철학의 근원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