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8일

[칼럼] 프로젝트의 폭주, 그리고 병들어가는 팀원들

새로운 ZDNET 칼럼을 게시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1분 1초가 아까운데 무의미한 회의를 하루 종일 진행하고, 불분명하거나 갑자기 변경되는 요구사항으로 인해 팀원들이 재작업을 반복하고, 실무 개발에 어울리지 않는 현학적인 방법론에 따라 무의미한 증거 문서들을 만들고, 그런 비생산적인 업무들을 수행하느라 야근 및 휴일 근무를 지속한 나머지 건강이 상하여 팀원들이 일명 ‘종합병원(온갖 병을 다 갖고 있는 팀원을 칭하는 속어)’으로 변해버린 프로젝트를 종종 목격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나쁜 프로젝트 매니저는 팀원들이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일하지 않는다며 분개한다.

또한 어떤 프로젝트 매니저는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작업 시간을 제시하고, 팀원이 밤을 새워 노력하여 전체 작업이 70% 정도가 완료된 시점이 되면, 다시 20%의 시간을 당기라고 요구한다. 또다시 팀원이 개인적인 삶을 희생하여 그 기한을 달성하면, 그것을 자신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참고로 그러한 프로젝트 매니저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을 계속 잊어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관성이 없다... (하략)

[스마트 모델링] 프로젝트의 폭주, 그리고 병들어가는 팀원들

낭만적인 프로젝트는 없다. 우리는 더 스마트하고 더 강해져야 한다!

2006년 2월 27일

당신이 어렸을 때 SF소설을 즐겨 읽었다면

나는 국민학생 때 사직공원 내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잡지도 보고, 명작 동화도 보고, 이런저런 참 많은 책을 보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셜록 홈즈, 괴도 루팡을 주인공으로 한 추리 소설, 그리고 SF 소설이었다.

특히 SF 소설은 나의 사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20년이 지난 어느 날 생각해보니까, 스토리는 기억이 나는데 제목이나 작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몇 년 전에 알게 된 사실 하나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 SF 소설이 바로 필립 K. 딕이 쓴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그 소설이 바로 'Imposter(국내제목: 사기꾼로봇)'이다. 이 소설은 필립 K. 딕 붐을 타고 국내에 출간되기도 하였으며, 몇 년 전 영화화도 되었는데 국내 개봉은 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필립 K. 딕을 너무 좋아해서 그에 대한 글을 모 영화사이트에 기고했던 적도 있다.

필립 K. 딕이 선사하는 지독한 자기정체성의 혼란

SF 소설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알려 주고픈 유용한 정보가 있다. 혹시 어렸을 때 읽었던 아이디어 회관의 SF 소설을 기억한다면 다음의 사이트를 꼭 방문해 보기 바란다.

'아이디어회관 SF 직지 프로젝트 1999'의 작품 읽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으며, 나도 해당 프로젝트 초기에 방문하여 추억의 책들을 읽어 본 바 있다. 그 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오늘 구글에서 다른 정보를 찾다가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저작권 문제를 떠나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수십 년 전 책들을 일일이 구하여 복원한 용기는 참으로 대단하다.

이것이 모두 유년의 추억에 대한 소중함과 SF 소설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좋은 공익 프로젝트를 수행한 분들께 깊은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2006년 2월 24일

과거 닌텐도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는 소니

[참고] PS3에 확 맘 상한 개발자들 (디스이즈게임닷컴)
[참고] 소니가 한국 개발자들을 화나게 하다 (디스이즈게임닷컴)

소니도 역시 성공의 함정에 빠졌다. 과거 닌텐도가 슈퍼패미컴 시절 승승장구한 나머지, 개발사들을 거만하게 대하고 수익을 독차지 한 적이 있었다. 바로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개발사들을 우대하여 우군으로 만들어서 성공한 것이 바로 소니의 PS1이 아니었던가?

그러한 소니가 얼마 전 국내 중소게임개발사들을 위한 온라인 게임 개발지원 정책이라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함께 발표한 내용은 꽤나 경악스럽다.

-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지만 게임완성도나 상품성이 낮으면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에는 진흥원에서 지원했던 자금을 100% 되돌려줘야 한다.

- 프로토타입 당시에 SCE에서도 개발 툴킷 등을 지원했기 때문에 정식게임으로 출시되지 않더라도 그 게임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SCE가 갖는다. 물론 게임 소스코드도 SCE의 것이다.

- 게임을 상용화하거나 패키지로 판매할 경우 우선적으로 SCE에서 투입한 자금을 먼저 회수하고 이후 수익금을 가지고서 개발사와 나눠 가진다. 개발사와 어떤 비율로 나눌지는 말할 수 없다.. (하략)
(내용 출처: 디스이즈게임닷컴)

발표회에서 있었던 자세한 내용은 글 서두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PS에서 거둔 소니의 성공은 놀라운 것이며 많은 것을 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성공에는 무서운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거만함과 탐욕주의이다.

물론 이번 일은 한국 게임개발사에 국한된 내용이지만, 우리는 온라인게임의 강국이기에 PS3의 온라인게임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보다.

게임기의 성공에 있어, 게임기의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가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사업을 하는 철학이며, 얼마나 흥미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내는가 이다. 그것을 통해 즐거운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한 점에서 PS3의 미래에 실패의 먹구름이 서서히 드리우고 있다.

강한 지적 호기심

우리는 앞으로 계속해서 나가며, 새로운 문을 열고, 새로운 일을 벌인다. 우리에게는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계속해서 새로운 길로 우리를 인도한다.


위의 말은 월트 디즈니가 한 말이며, 얼마 전 출간된 서적의 머리말에 인용한 바 있다.

좋은 말이다. 지금까지 내가 업계에서 일하면서, 스스로 가진 장점 중 가장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은 바로 ‘강한 지적 호기심’이었다. 그것이 없었다면 게으르고 소심한 내가 이만큼이라도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었을까?

강한 지적 호기심에 경배를!

2006년 2월 23일

초보 팀장을 위한 조언 16

[참고 기사] [뇌] 車 잘 사고 싶으면 車 생각 대신 딴생각 하라

지나친 심사숙고는 판단을 그르친다. 신문 기사의 내용은 차를 구매할 때의 실험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일반 업무나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정보와 생각에만 빠져 있게 되면, 오히려 멍청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뇌가 수집한 정보를 처리하고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둘째, 때로는 직관이 생각의 훌륭한 도구이라는 점
셋째,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현명한 판단을 행하기가 힘들다는 점


오랫동안 골몰하여도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경우, 잠시 그러한 생각을 완전히 잊어버려 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해답이 갑자기 솟아나곤 한다. 사실 그것은 뇌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결과를 산출하여 알려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뇌의 과학이 아닌가?

특히 마음이 불안하거나 조급할 때에는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은 악수(惡手)가 되며,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후회를 가져다 줄 뿐이다. 명리학의 관점에서 보아도, 모든 나쁜 일은 한꺼번에 일어나기 마련이다.

아, 그러한 인생의 속임수를 극복하기가 얼마나 힘든 지..

2006년 2월 20일

닷컴 2.0의 시대가 오는가?


닷컴 시절 누구보다도 최전방에 있었던 사람 중의 하나로서, 요즘 웹 2.0에 대한 열기를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사실 기술적으로는 대단치 않은 웹 2.0이기에, 지금의 열기가 과열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대중의 합리성은 과장되어 있다.

그리고 대중은 기술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대중이 기술자인가? 아니다. 그러므로 기술이 얼마나 훌륭하고 대단한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대중들에게 어떤 value를 제공하는가가 중요한 점인데, 현재의 상황을 보면 웹 2.0이 “분명한 value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웹 전반에 대한 인식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참고] 위키백과의 웹 2.0 정의

그에 따라 최근 해외의 동향을 보면 (광고수입 외에는) 특별한 수익 모델 없이 웹 2.0에 기반한 서비스만으로 상당한 투자를 유치하는 신생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직 닷컴 시절의 과열에는 못 미치지만, 이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트렌드이다.

또한 얼마전 국내에서 최초로 개최된 웹 2.0 컨퍼런스에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1천명이 넘은 사람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웹 2.0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단한 것이어서, MS도 3월에 라스베가스에서 웹 2.0에 대한 여러 주제를 다루는 MIX06 컨퍼런스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참고로 언급하자면, MIX06에서 어도비(구 매크로미디어)의 플래시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될 Windows Presentation Foundation Everywhere (WPF/E)이 소개될 예정이다. 필자가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 중 하나이다. 그 외 MS 입장에서의 Ajax나 새로운 웹 디자인 도구, 모바일, 새로운 UI 기법, 디지털 홈에서의 비즈니스 기회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이 다루어질 예정이다.

지금은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으로 포장되어 있는 웹 2.0. 이것이 닷컴 시절처럼 투자로 이어져서 (어쩌면 말장난에 불과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닷컴 2.0 시절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닷컴 2.0 기업 : 변변한 수익 모델이 없으나 웹 2.0에 기반한 서비스만으로 투자 자금을 유치한 신생 기업 (웹 2.0에 대한 필자의 패러디)

나는 닷컴 2.0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기존 데스크톱에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들이 서비스 형태로 웹으로 올라가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모바일 디바이스 및 와이브로 등의 새로운 인프라와 결합된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임팩트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업무 스타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MS도 오피스 라이브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닷컴 2.0의 시대가 온다고 믿는다면 준비하라.

닷컴 2.0 기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있어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닷컴 시절에 살아남은 닷컴 1.0 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비록 수익 모델이 없으나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닷컴 2.0 기업을 인수해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닷컴 2.0의 중요한 매력이 아니겠는가?

We're Holding Out for a Hero!

2006년 2월 19일

MS와 구글의 DNA적 유사성

현재 IT 업계의 기업들 중 시가 총액 1위인 MS와 4위인 구글. 재미있는 사실은 MS의 성장기 모습을 가장 많이 닮은 회사가 구글이라는 점이다. 얼마 전 빌게이츠도 인터뷰에서 그러한 부분을 인정한 바 있다.

MS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구글이다. 마치 동일한 DNA를 가진 듯, 구글의 마케팅 방법은 바로 과거 MS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하다. 차이점은 MS가 OS를 기반으로 구글은 검색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고, 유사점은 그것과 연계된 S/W(또는 서비스)를 무료로 뿌리며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있다는 점이다.

MS는 “데스크톱 OS"을 기반으로 하여 연계된 S/W를 무료로 배포하면서 지속적으로 세를 확장하여 세계 제1의 S/W 업체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M&A 및 경쟁업체 죽이기 등으로 인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사실 MS가 택한 방법은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현명한 방법이었다. 인기 있는 제품인 OS를 기반으로 하여 OS와 통합된 S/W를 무료로 제공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능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그것을 마다할 리 만무했다. 그러한 방법은 실패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적었다.

구글은 바로 그러한 MS의 성장기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웹에서의 “검색”을 기반으로 하여 연계된 S/W 및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 내면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M&A를 통해 인수한 회사들의 유료 서비스조차 무료로 전환하면서 계속적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MS의 고전적인 방법이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MS로서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자신이 경쟁적 우위를 가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그것과 연계된 S/W 및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단품 S/W 또는 서비스로 경쟁하는 경쟁자들을 손쉽게 물리칠 수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현재 MS와 구글의 호감도 차이를 내세우며 MS와 구글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성장기의 MS 또한 구글처럼 높은 호감도를 유지했던 시절이 있었다.

모든 기업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며 초심은 퇴색된다. 돈 있겠다, 성공하는 확실한 방법을 알겠다,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또한 성장 과정에서 희생당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루머가 퍼지면서 안 좋은 소문에 휩싸이게 된다.

유사한 DNA를 가진 MS와 구글의 전쟁 결과는 IT 역사의 한 페이지에 흥미로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치열한 전쟁을 기대해 본다. 아, 그렇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06년 2월 17일

90% 완료 신드롬 (90% done syndrome)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팀원들로부터 흔히 “90% 완료되었다”는 보고를 받는다. 그렇다면 정말 10%가 남은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팀원을 믿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만일 그것이 거짓 보고가 아닌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프로젝트에는 소위 ‘90% 완료 신드롬’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것은 해당 업무가 90%까지는 잘 진행되다가 그 이후에는 잘 진도가 나가지 않는 증상을 뜻한다.

프로젝트라는 것이 일상 업무와는 달리 워낙 리스크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용어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유능한 프로젝트 매니저라면 90% 완료된 작업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절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에 문제가 생기며” 그것은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이것은 프로젝트 매니저뿐만 아니라 팀원들에게도 무척 중요한 개념이다. 팀원들 스스로 자신이 하는 작업이 언제나 ‘90% 완료 신드롬’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작업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수는 언제나 자신감을 유지하되, 절대 낙관하지 않는다.

2006년 2월 16일

마이크로소프트 아키텍처 저널

방금 원고를 요청하는 메일을 받았는데, 영어 원고를 써야해서 고민 중이다. -.-

이 곳에서 현재까지 발행된 모든 저널을 조회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까지 아키텍처에 대해 홀대한 MS에서 이런 것을 발행한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쉽게 읽을만한 글이 많지 않고 플랫폼 의존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 갖고 있는 근본적인 갈증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아키텍처와 MS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MS가 얘기하는 아키텍처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2006년 2월 15일

영화: 밤하늘의 브루스 (1966)


개인 블로그이므로 이런 글도 올려본다. 나에게는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이므로.

이 영화는 1966년 작품으로서,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나온 영화인데 비디오나 DVD 등으로도 나온 적이 없어서 보고 싶다고 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우연히 신문 기사를 보다가, 1960년대의 서울 풍경 및 당시의 음악이 많이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꼭 한번 보고 싶었다. 왠지 모를 그런 충동이랄까?

예술의 전당에 있는 고전영화관에서 지난주 토/일요일에 걸쳐 딱 두 번만 상영한다는 것을 알고는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번 아니면 언제 볼 지도 모르는데, 갔다 와서 후회하자"는 심정으로 갔었는데, 영화를 본 후 정말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제목이 '밤하늘의 브루스'라서 혹시 동명의 음악과 상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밤하늘의 브루스'로 알려진 Wonderland By Night이 아니라… Nini Rosso의 연주로 유명한 Il Silenzio(밤하늘의 트럼펫)이 영화의 주제곡이며, 아주 중요한 씬에 사용된다. (아마도 저작권료는 지불하지 않았을 듯싶다. ^^)

이 영화는 노필 감독의 1966년 작품인데 최무룡, 태현실, 서영춘 등 그리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또한 곽규석, 이기동, 남보원 등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유주용이라는 가수가 엘비스의 Kiss me quick 번안곡(빨리키스해주세요)을 멋들어지게 부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위의 영화 스틸이 바로 그 장면!)

영화 내용은 지극히 단선적이며 클래식하다. 가수로 성공한 상수(최무룡)는 안전한 성공의 길을 포기하고 여러 난관 끝에 경희(태현실)와 결혼하게 된다. 경희를 마음에 둔 레코드 사장의 계략으로 두 사람은 신혼 여행길에서 사고를 당하게 되고, 경희는 병을 얻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 경희는 자신의 병을 감추고 상수의 성공을 기원하는데, 상수가 재기한 순간 경희는 시골집에서 쓸쓸히 죽어간다. 경희가 혼신의 힘을 다해 작곡한 마지막 노래가 바로 '밤하늘의 브루스'인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는 70년대 영화인 '라스트 콘서트'가 생각이 났다)

영화를 안 본 사람의 경우, 줄거리만 보면 심히 유치하고 지루하게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으며, 정말 재미있게 영화를 봤다. 나는 그러한 60년대의 순진한 정서를 참으로 좋아한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답고 순수한 시절이기 때문이다.

주제곡이 흐르는 영화의 시작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멋있으며, 영화의 배경인 60년대의 서울 풍경만으로도 깊은 감상에 빠질 수 있었다. 최무룡씨의 터프한 연기가 괜찮고, 여주인공인 20대의 태현실씨는 정말 예쁘게 나온다. 태현실씨가 젊은 시절에 이렇게 아름다웠던 것을 이 영화를 보고서야 알았다. 서영춘씨의 코믹 감초연기도 잔잔한 웃음을 준다. 정말 그리운 얼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나는 태현실씨가 죽어가는 마지막 씬에서 정말 많이 울었다. 극장에는 거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밖에 없었는데, 눈물을 훔치며 극장을 나서는 나를 상당히 신기하게 보셨다. -.-

DVD로도 TV에서도 볼 수 없는 숨겨진 영화를 보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본인은 상당히 올디스 취향이므로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고, 만일 60년대적 DNA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밤하늘의 브루스. 우연한 기회에 만난 이 영화가 내게는 몹시 소중한 영화가 되었다.

PS1: 이 영화는 주제곡은 (연주한 이는 다르지만) 바람새 사이트의 연주곡 듣기에서 들어볼 수 있다. (Il Silenzio - Nini Rosso/trumpet)

PS2: 참고로 얼마 전 오픈한 KMDB에 있는 이 영화의 줄거리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이 영화는 뮤지컬이 아니며, 거기에 소개된 줄거리도 영화의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

2006년 2월 13일

스카이프(Skype) 임팩트

[기사] 스카이프, 국내 인터넷전화 진출 (디지털타임스)

드디어 스카이프가 국내에 진출한다. 한글판 S/W는 진작부터 제공되었고, 오래 전부터 다음과 제휴하여 S/W를 공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베이가 스카이프를 인수한 후, 역시나 이베이의 자회사 중 하나인 옥션과 사업을 시작한다.

나는 출장가면 스카이프를 애용한다. 스카이프의 높은 음질과 저비용에 반했기 때문이다. 호텔방 전화는 무지 비싸기 때문에 예전에는 공중전화에서 선불카드를 이용했지만, 이제는 호텔방에서 편하게 좋은 음질로 미국이나 한국에 전화를 걸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인터넷전화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스카이프는 기존의 인터넷전화와는 다르다. 세상에 검색 엔진은 많지만 구글이 성능이나 매력도에 있어 독보적이듯이, 스카이프는 인터넷전화 업계의 구글이라고 할 수 있다. 성능이 좋고 비용이 싸고 사용도 편하고 여러 가지로 좋은데, 딱 부러지게 낫다고 할 점이 있다기보다는 교묘하게 매력적이다.

이번 국내 진출에 있어 준비가 미흡한 듯하여 시행착오가 있을 거 같다. 그렇지만 잘 해냈으면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싼 통신 혜택을 얻고, 또한 우수 선수의 등장으로 인해 모든 통신 업계가 빅 임팩트를 받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스카이프와 와이브로가 결합될 그 날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자. ^^

2006년 2월 11일

자유는 나의 종교

자신의 어떤 불행도 환경이나 타인의 탓이 아니다. 만일 우리가 누군가에게 지배를 받는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잘못이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지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면, 초월하든가 쟁취해야 한다.

자유를 얻기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직까지는 쟁취하기 위해 분발하는 중. 쟁취하지 못하면 초월해야지. 비록 수양을 덜 쌓아서 여전히 고통 받을 때가 많지만,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자유를 향한 수양(修養). 수양이란 우리가 죽을 때까지 행해야 할 것이 아니던가?

돈도 좋고 명예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진정한 자유를 가져다 주는 영적인 성장이다. 나의 목표는 그것이다.

명확한 목표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운 것이다.

2006년 2월 9일

Windows Vista에 버금가는 Linux의 새로운 GUI


[동영상] 노벨의 XGL 데스크톱 데모

노벨이 분발하고 있다! 필자는 애플과 썬 외에 노벨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는 줄 몰랐는데, 웹 2.0 관련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차니님의 블로그ZDNET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다. 데모를 보면 알겠지만, 일면 비스타에서 보지 못한 부분도 있다. 또한 이것은 오픈 소스라서 여러 사람들에 의해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것은 참으로 굉장한 점이다.

이러한 형식의 새로운 UI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모양이 예쁘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생산성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또한 매일매일 이러한 UI를 썼을 때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좋아하며 편하게 생각하는지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비스타와 맥OS의 UI 발전이 단일 업체에 의해 주도되어 발전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는 반면에, 만일 리눅스의 UI는 오픈 소스에 의해 보다 신속하게 발전된다면 어떨까? (UI의 한계는 거의 끝이 없다. SF 영화에도 보았듯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그 끝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다)

UI의 변혁기이므로 그러한 가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엔드유저 컴퓨팅의 핵심이 데스크톱 S/W의 사용이 아니라 웹 기반의 S/W의 사용으로 급속히 이전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UI의 변혁과 함께 웹의 변혁, 또한 와이브로와 같은 통신 인프라의 변혁이 합쳐져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찌그러져 있던 노벨이 리눅스에 올인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리드하고 있다. 노벨이 이번에는 제대로 반격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긴장 관계 및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술이 발전한다는 점에서, 노벨의 분발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애널리스트 마이클 체리(Michael Cherry)는 “우리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이야말로, 진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말에 부연하고 싶은 점이 있다. UI에는 예술적인 측면이 있다. 사람들의 미적 감흥을 끌어내는 점 또한 중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윈도우의 바탕 화면을 바꾸고 스킨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의 말은 이렇게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적 감흥을 끌어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이야말로, 진짜 승자가 될 수 있다”

2006년 2월 8일

미국 기술 직종 중 가장 수요가 많은 직종 Top 10은?

[참고] Tech Wages Hit Highest Level in Five Years during Fourth Quarter of 2005

아웃소싱 서비스 업체인 Yoh에 의하면, 2005년 4분기에 가장 수요가 많았던 기술 직종들 중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제일 높은 직종은 SAP 컨설턴트라고 한다. 원문을 보면 알겠지만 Top 10에 데이터베이스 관련 직종이 제일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DB 관련 업무는 IT 직종 중에서 “비교적” 기술 변화가 적은 편이고 업무가 안정적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로는 유일하게 .NET 개발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많은 인력들을 조사한 것이기는 하지만 일개 업체의 통계 자료일 뿐이므로 산업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또한 “시간당 평균” 임금일 뿐이다. 즉 최고 임금이 아니라는 뜻이며, 실제 최고 전문가의 임금은 이것보다 몇 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한 한계는 있지만 서베이, 예측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제 필드에서 아웃소싱한 인력에게 지불된 페이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 임금이라서 그리 큰 금액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최고 임금을 받는 SAP 컨설턴트의 경우 시간당 수십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IT의 경우 저급 인력은 많은 임금을 받지 못하지만, 컨설팅이나 설계 또는 트러블 슈팅을 커버할 수 있는 인력의 경우 상당한 고임금을 받는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실제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일당 1백만 원 이상을 받고 비교적 안정적으로(즉 일거리 끊김이 거의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그리고 하단은 위의 자료를 인용한 국내 뉴스들이다. 한번 읽어보시라. 원문과의 차이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고 기술직은 시간당 얼마씩 벌어들일까? : 댓글 필독
[전자신문] 美 기술직종 임금 인상 작년 4분기 '사상 최고'

기사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부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신문 모두 임금이 가장 높은 기술 직종이라며 소개하고 있는데, 원문을 보면 알겠지만 정확히 말해 2005년 4분기에 수요가 가장 많았던 10개 직종명과 그것의 시간당 평균 임금을 밝힌 것이다.

문맥이 다르다! 물론 가장 인기 있는 직종이 임금 또한 높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수요가 적지만 높은 임금을 받는 직종도 있을 수 있는데, 기사 내용에서는 그것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해당 기사들의 내용은 “시간당 임금이 가장 높은 전세계 기술직 톱 10”이 아니라 “2005년 4분기에 수요가 가장 많았던 미국의 기술직 톱 10과 해당 직종의 임금”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언론이 이런 식이니, 기술직에 대한 오해가 생기가 생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2006년 2월 6일

멋진 무료 음악 방송 사이트! Pandora


Pandora - Find Music You’ll Love

판도라의 캐치프레이즈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것은 국내 네티즌에게 알려진 판도라TV가 아니다. Pandora.com은 일종의 음악 방송 사이트이며, Pandora.tv와는 이름은 같지만 도메인이 다르다.

애플포럼에서 글을 보고 사용해 보았는데, 사용자가 선호하는 가수 또는 노래의 장르에 따라 끊임없이 방송을 한다는 컨셉이 훌륭하다. 무료로 사용자는 높은 음질의 노래를 끝까지 들을 수 있으며, 저작권 문제도 없다!

국내의 Q~라는 이름의 qbox.com 사이트도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의 합법적인 음악을 검색하여 음악을 듣게 해준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인데, 그것과 비교할 수 있을만한 꽤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추고 있다. 물론 두 사이트는 개념이 다르다. Q~가 음악 검색이라면 판도라는 음악 방송이다.

필자의 경우 게으르기 때문에 판도라가 더 좋은 거 같다. 좋아하는 가수만 설정해 놓으면 계속하여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종종 비호감 음악도 나오지만 오랜만에 듣는 정말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기도 하고, 이전에는 몰랐던 좋은 노래를 발견하는 기쁨도 솔솔하기 때문이다. 현재 30만 곡, 1만 명의 아티스트가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가요는 해당 사항이 없다)

기술적으로도 이 사이트는 훌륭하다. RIA(Rich Internet Application) 기술을 이용하여 벡터 기반의 GUI를 통해 페이지 전환 없는 깔끔하면서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또한 웹 2.0 개념을 도입하여, 방송되는 각각의 음악에 대해 사용자가 직접 호감/비호감을 설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좀 거창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웹 2.0의 집단지성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 이것을 위해 2000년부터 Music Genome Project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방송이 컨셉이므로 사용자가 원하는 노래를 들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선호하는 노래를 입력하여 스테이션(판도라에서 사용하는 방송의 단위. 라디오 채널과 흡사)을 생성하더라도, 그 노래는 나오지 않고 유사한 분위기의 다른 노래가 나온다. 원하는 노래를 언제나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은 방송이 아니고 과거의 벅스 사이트와 동일할 것이다. 그러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고, 언제나 원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대개의 사용자들은 굳이 음악을 구매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판도라는 원하는 노래를 직접 선택하여 들을 수 없고, 또한 직전에 방송된 노래를 다시 들을 수도 없다. 사용자 선호 장르의 곡들이 그저 랜덤하게 방송될 뿐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며, 사용자가 듣고 있는 노래의 클릭을 통해 애플의 iTunes에서 음악을 구매하거나 또는 Amazon에서 앨범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판도라 사이트에 유료로 가입할 수도 있는데, 무료일 때와 기능의 차이는 전혀 없고 단지 광고를 출력하지 않을 뿐이다. 사실 광고는 전혀 불편한 수준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판도라는 현재 보유 중인 곡의 수는 많지 않지만 수익 모델의 가능성을 갖추고 있고 (1) 방송의 묘미를 잘 살려 저작권을 보호하고 (2) 사용자에게는 노래를 듣는 재미를 제공하고 (3) RIA 기술과 웹 2.0 개념을 잘 접목하였다는 점에서 투썸업!이다.

2006년 2월 5일

인간실격(人間失格)

현대의 도시인들은 지은 죄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자아 및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죄책감, 불안감,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속죄양을 찾는다.

희생자가 결정되면 폭력은 희생자에게 집중되고, 희생자가 마치 이 사회의 죄를 대신 사하기 위한 제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의 희생을 당연시한다.

오늘도 뉴스 사이트의 댓글을 본다. 인터넷의 결과가 집단지성이 아니라, 집단광기에 가까워 보일 때가 있다.

어쩌면 우리는 SF 소설가들이 예지한 우울한 세상에 한층 더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2006년 2월 3일

당신이 춤을 출 때..

당신이 춤을 출 때,
나는 당신이 바다의 파도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언제까지나 춤을 추고, 춤추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염없이, 하염없이 춤을 추기 때문이죠.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 4막 4장, 140>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춤을 추는 모습을 그려본다. 잔잔한 상상, 이런 느낌이 좋다.

2006년 2월 2일

Windows Vista의 UI 임팩트


만일 웹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던 중 사용자가 어떤 동작을 위해 버튼을 클릭하였을 때, 리치 UI를 가진 애플리케이션이 (ActiveX 배포, 설치 등의 번거로운 과정 없이) 곧바로 실행이 된다면 어떨까? 또한 그러한 리치 UI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에게 아주 아름다우면서도(벡터 & 3D 기반) 편하게 느껴지는 UI를 제공한다면?

지금의 UI에 익숙하고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라면 시큰둥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팝업이나 대화상자가 없고 복잡한 화면 전환 없이,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사용해본다면 생각이 많이 바뀔 것이다.

위에 첨부한 스틸로는 잘 감이 오지 않겠지만, 해당 화면이 웹을 사용하던 중 바로 튀어나오고 데이터 변경이 필요할 시 상하좌우로 쿨하게 회전하면서 화면 전환을 한다. 단지 멋있게 보이려는 것만이 아니다. 실제로 사용성(Usability)이 상당히 개선된다.

곧 UI가 완전히 바뀐다. 필자는 그것을 확신하고 있다. 가깝게는 Windows XP, 더 멀게는 Windows 3.0 시절부터 폭넓게 폭넓게 사용되어 오던 2D 비트맵 기반의 GUI는 가고, 새로운 벡터 GUI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 얘기를 처음 언급한 지 벌써 3년이 되어간다.


Windows Vista의 UI는 데스크톱 OS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기반 엔진인 WPF는 웹과 임베디드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곧 우리는 데스크톱 OS뿐만 아니라 웹, TV, 그리고 스크린을 가진 모든 디바이스에서 벡터 GUI의 빅 임팩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D-데이가 점점 가까워 지고 있다. GUI 격변의 시대가 오면 많은 것이 달라지고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개발자들은 미리미리 공부하시라. UI 변화의 초기에 WPF(WinFX)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몸값이 상당히 상승될 것이다. Windows 초기에, 그리고 웹 초기에 그랬듯이.

또한 UI의 변화에 따라 구글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인데, 어떻게 극복할지 기대된다. 현 수준의 구글 UI는 곧 라이프사이클이 다할 것이다. 그리고 애플이 서서히 대중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사실 애플이 상당한 변수이다. UI 격변의 시기가 오면, MS와 애플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있다. 딴지는 Windows Vista 출시 이후에 걸어주시기를..

PS: Windows Vista에 버금가는 Linux의 새로운 GUI(노벨의 XGL 데스크톱)에 대한 글을 추가로 포스트하였습니다. 링크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과거와 미래는 좋게 생각하지만, 현재는 최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