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29일

NHN이 '첫눈' 지분을 100% 인수했군요

[머니투데이] NHN, 200%무증..'첫눈'지분 100%인수(종합)
[머니투데이] NHN이 '첫눈'을 품은 이유는?
[ZDNET] 첫눈의 목표「인수당하기」였나?
[아이뉴스24] [일문일답] 최휘영 NHN 사장·장병규 첫눈 사장

미국에서는 최근의 인터넷 업계 상황에 대해 좀 시니컬하게 이런 말들을 하죠.

“최근 창업된 인터넷 기업들은 수익 모델도 없고, 구글이나 야후에 인수되는 것이 회사의 창업 목표이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그러한 창업 모델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국내 실정에서는, 베타 서비스 중이고 수익 모델도 없는 회사를 M&A 해주는 풍토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다른 그러한 상황이 기업가 정신의 발휘를 막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런 이유로 국내 상황에서는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위 Web 2.0 기업들’을 많이 만나볼 수 없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Web 2.0 기업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첫눈(1noon.com)이 NHN(naver.com)에 지분 100%를 350억에 팔았으니, 나름 90년대말의 닷컴시절스러운 일이 다시 벌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분 100%를 넘긴 것일까요? 경영권을 넘기는 수준이라면 51%면 되었을 텐데요.

그래도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인터넷 기술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첫눈의 창업 초심이, M&A 후 창업자가 손 털고 떠나는 그런 창업 모델이 아니었기를 바랍니다. (당분간 장병규 사장이 계속 근무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케이스에서는 대개 얼마 안가서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비록 지분은 100% 넘겼더라도 (M&A가 아닌 기술적 임팩트의) 석세스 스토리를 한번 만들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지분 100%를 넘겼다는 사실은, 이미 그 역할이 NHN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어쨌든 새로운 출발에 건투를 빕니다.

추가: 블루문님에 따르면, 지분 100% 인수가 NHN의 인수 조건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네요. 물론 반드시 NHN에 회사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라면(또는 그럴 의도였다면) NHN의 조건에 협상의 여지가 없었을 테지요.

그렇다면 "협상의 여지없이 회사 지분 100%를 NHN에 넘겨야 하는 상황적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점이 이슈가 되겠네요. 즉 그렇게까지 NHN에 회사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냐는 뜻입니다.

이 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내고 있고 저도 의견을 적었습니다만, 어쨌든 장병규 사장의 결정은 그 자체로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눈은 주식이 공개된 회사도 아니고, 상용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고, 그러므로 고객에 대한 책임도 미약한 상태이고, 사실상 개인 회사에 가까우니까요. (직원들하고는 충분히 협의를 했다고 하는군요)

저는 여전히 "반드시 첫눈을 NHN에 넘겨야 하는 상황인가?"하는 점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단지 개인적 궁금함일 뿐 이번 인수에 대해 전 어떤 특별한 가치 판단을 하지는 않습니다. 제게는 이번 일에 대해 스마트한 판단을 할 근거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는 그것이 사회적 해악이 없고, 이해당사자들이 해피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니까요. 비즈니스에 감상이나 감정이 개입되면 바보됩니다. 제게는 한때 바보였던 시절이 있었기에. ^^

2006년 6월 28일

요구사항 분석, 설계, 프로젝트 관리 등에 대한 간단한 온라인 세미나

[링크] IBM Rational SDP 온라인 세미나

회원 가입을 한 후 무료로 시청이 가능합니다. 해외 컨텐츠이나 전문 성우가 더빙을 하였습니다.

요구사항 및 분석, Application 설계, Application 구축, 소프트웨어 형상 관리,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 프로세스 및 프로젝트 관리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짧게 설명해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보기에는 좋으나, 분량이 적으므로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

몇 년 전부터 IBM에서도 개발자 지원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컨텐츠가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군요.

2006년 6월 26일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에 대한 상념

낙관주의자는 위험에서 기회를 찾고,
비관주의자는 기회에서 위험을 생각한다.


<기회, The Crisis is a chance 서적에서 발췌…>

데드라인, 압박감, 절박감의 기술

별로 대단한 일을 못 해내는, 그저 일상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일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 자체가 싫어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도전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준비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젊은 시절이 지나가면 (젊음에 의존한) 대충의 생존조차 힘들어지고 영원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지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고 압박감이 느껴지는 일정을 수립해 보십시오. 일정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불편하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마치 높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압박감을 통해 스스로를 자극하고 재촉함으로써 결국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그때의 느낌은 정말 상쾌합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큰 상쾌함을 위해 더욱 분발하게 되지요.

그 상쾌한 느낌이 우리를 살게(live) 하지요. 압박감이야말로 게으른 인간을 위해 신이 내린 훌륭한 도구가 아닐까요?

저는 오늘도 그 도구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압박감 없이도 잘 해나가면 더욱 좋겠지만, 저의 천성적인 결함과 게으름은 쉽게 컨트롤되지 않는군요. 아, 그래도 다행입니다. 어떻게든 결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야말로 자기 자신이니까요.

2006년 6월 24일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다룬 흥미로운 영화


[영화] Pirates of Silicon Valley (1999)

PC 시대를 개척한 역사적인 인물들인 빌 게이츠, 폴 앨런, 스티브 발머,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을 실컷 볼 수 있습니다. ^^

그들간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잘 각색되었으며, 영화는 역동적이고 재미있습니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기행과 그의 아트에 대한 강박, 직원들에 대한 압박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잡스가 직원 면접을 보면서 지원자를 깔아뭉개는 장면은 압권이죠. 잡스 역할을 맡은 배우가 아주 연기를 잘 하더군요.

영화가 1999년에 만들어졌고 그 내용이 잡스가 다시 애플에 복귀할 때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이후의 업적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좀 안타깝군요.

영화에서는 그 유명한 제록스의 GUI와 애플의 리사 및 맥킨토시, MS의 윈도우와 관계가 가장 주요한 소재입니다. PC의 태동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울 것이 없는 얘기들입니다만, 직접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생생하게 본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8비트 PC 키드라면 특히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실화에 바탕을 두었으나 각색된 내용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잡스가 정장을 입고서 애플II를 보기위해 전시장에 몰려드는 소비자를 맞이하는 장면입니다. 저 또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위에 삽입한 스크린샷은 제가 영화를 보면서 직접 캡처한 것입니다. 전시장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직전의 바로 그 장면이죠.

그때까지 기성 세대와 대기업들은 개인이 왜 컴퓨터를 가져야 하는 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개인용 컴퓨터’란 그 자체로서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치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개인이 소장하는 개인용 컴퓨터라는 새로운 하드웨어 분야를 개척했고, 빌 게이츠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개척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그들의 능력이 좀 시니컬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업적이 과소평가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당시의 상황 속에 있지 않았던 그 누가, 그들의 업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의 성공이 단순히 운이나 베끼기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운'이라는 것은 노력하는 자, 갈망하는 자에게 따르는 것이니까요.

아, 애플II는 지금까지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머신 중의 하나랍니다. ^^

2006년 6월 23일

글 쓰기 공부에 좋은 글 (반면교사)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말이 있지요. 이렇게 글을 쓰면 좋지 않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글입니다.

[링크] 좋지 않는 글의 전형을 보여주는 어떤 신문 기사

물론 이런 스타일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시원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자극적인 글은 사람들을 손쉽게 도발하고, 이슈화 시킬 수 있지요. 벌써 천 개 이상의 댓글이 순식간에 달려버렸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러한 글은 사람들을 자극시킬 수 있을 망정, 인간애가 담긴 좋은 글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다음 부분.

그런데 어떻게 다시 떴지? 사람들 성의식이 변해서? 한 일간지 말마따나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 여자 연예인의 몰카 비디오에 이제 우리 사회도 관대해진 방증?

천만에다. 다 웃긴 이야기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무슨 얼어죽을 패러다임이냐? 남자들 성의식이 여자에게 관대해질 때는 같이 자고 싶은 여자를 만났을 때뿐이다. 같이 자려니 여자의 성의식에 관대해야지 별 수 있나?

하지만 그 때뿐이다. 일반 여자 이야기엔 다르다. 얼른 공자 찾고 말세 찾고, 여성의 문란한 성의식을 개탄한다. 한 손으론 '야동'을 내려받고, 다른 손으론 여자들을 손가락질한다. 그게 대한민국 평균 남자다. 그게 아니면? 평균이 아니겠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편협된 자의식을 드러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남자들을 아주 단순하게 일반화하여 재단하는 그러한 식의 표현은, 마찬가지로 여자를 재단하는 것만큼이나 좋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이 글을 쓴다는 것, 특히 기자가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을 좋아지게 만드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고 또 그래야 합니다.

굳이 제 블로그의 주제에 맞지 않는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해당 기사의 아이템이나 주제를 얘기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글 쓰는 이의 마음의 자세”를 언급하고자 함입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노력, 결국 인간애가 담겨있지 않은 글은 좋은 글이라고 볼 수 없고, 또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해당 기사와 같이, 어떤 한 사람을 두둔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깎아 내리는 이러한 글은 인간애를 가장했을 뿐 올바른 인간애는 아니죠.

물론 글을 쓰는 목적이야 다 다를 것이고 또한 그것은 쓰는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저는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이해의 노력이 담겨있지 않은 글은 이 사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 또한 결함이 많은 사람이고 여전히 인격이나 필력이 부족합니다만, 적어도 글쓰는 이의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각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그럴 거라고 믿고 싶고, 또 그랬으면 좋겠군요. ^^

할 말은 하되, 인간애를 갖고서 합시다.

2006년 6월 22일

S/W 개발을 하면서 사람을 생각하는 것


아래의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HCI는 복합적인 여러 주제를 담고 있는 재미있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제가 관심을 가진 또 하나의 주제인 PM 또한 복합적인 여러 주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묘한 일치감이 느껴집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진 주제가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피플웨어 위주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그리고 사람과 기계의 인터페이스를 다루는 HCI에 대해 함께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나이가 먹고 취향이 변함에 따라 코딩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지만(제가 조금은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

이 업계에서 개인적으로 23년 이상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또 다른 차원의 가치 있는 주제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나름 성숙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저의 IT에 대한 애정과 통합적인 지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출하여, 이 업계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 이것은 제가 항상 고민하고 있는 점입니다.

아직 여전히 공부할 것이 많고 그리 대단한 업적을 남긴 것도 없지만, 이런 마음의 상태에 도달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할 일이 중요하겠지요.

HCI, 그리고 Alan Cooper와 Jakob Nielsen

토니님이 블로그에 올린 '한계에 대한 변명' 글을 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개인의 소회를 담은 글처럼 보이나, 사실 디자인에 대한 상당한 문제 의식을 표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Alan Cooper와 Jakob Nielsen에 대한 내용에 공감이 되네요. 저도 Jakob Nielsen에 대해서는 자신의 고집에 너무 침몰되어 치우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고집스러운 분이기는 하지만 Alan Cooper의 통찰과 주장에 대해서는 동감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도 Alan Cooper가 걸어온 길을 뒤따라 가려고 하는 지도 모르겠군요. 아직 거장의 일보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

그리고 블로그 글을 보면 UX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의견을 제시하여 주고 계시네요.

"HCI에 마케팅을 올려놓은 것이 아닌가?"

2006년 6월 21일

[온라인 특강] IT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10가지 PM 기술


제가 이번에 TechNet 온라인 세미나를 하게 되었습니다. 6월27일, 28일 각각 1시간씩 온라인 강의를 하고 Q & A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강의의 경우 제가 실시간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미리 녹화해 둔 것을 트는 것입니다. 이번 특강은 커뮤니티를 통해 몇 번 오프라인으로 진행을 했던 내용인데, 아무래도 혼자서 녹음을 한 것이다 보니 직접 청중을 앞에 두고 하는 것에 비해 박진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을 감안해서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눈 앞에 청중이 있는 상황에서 흥분 상태로 말할 때 강의가 훨씬 잘 되니까요. 강의에서는 역시 흥(興)이 가장 중요합니다. ^^

곧 IT PM 주제를 다룬 저의 단행본이 출간될 것입니다. 출판이 되면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나름대로 제 진심을 담아서 잘 썼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의와는 달리 Q & A는 제가 직접 실시간으로 음성 답변을 하는 것이니,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질문을 하십시오. ^^

[세미나 소개 페이지]

디자인, 그리고 인간과 기계에 대한 철학

책을 추천하려고 하는데 먼저 디자인에 대한 제 생각을 좀 밝힐께요.

저는 과거에 초보 프로그래머 시절부터, 어떻게 하면 좀 더 ‘예쁘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이것은 여담입니다만, 제가 예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거든요. 지금의 회사는 클린 데스크가 지침이라서 제 책상에 인형이 없지만, 과거의 제 책상에는 항상 귀여운 인형이 있었습니다.

그런 관계로 (좀 제 자랑입니다만) 윈도우 3.1 시절에 똑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제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래머들의 그것과 비교하여 예쁜 아이콘으로 깔끔하게 치장이 되어 있었고 좀 더 사용이 편했습니다. 그래서 감각이 있다고 칭찬도 많이 들었죠. 정말 저는 버튼 하나를 넣을 때도 “이것이 필요한가? 이것이 예쁜가?”하는 것을 고민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미술, 그래픽, UI, 인지공학 등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에 관심이 지금까지도 여전하여 지속적으로 관련 아티클과 책을 찾아 읽습니다. 특히 인간의 심리에 관심이 많아서 심리학을 1년 정도 공부하고 심리상담사 자격증도 취득했고, 명리학(흔히 사주라고 하죠)도 3개월 정도 공부했고, ‘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히 기계를 다루고, 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간에 대해 관심이 있다 보니, ‘기계를 다루는 인간의 마음’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점은 그러한 것을 체계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한 분들께서 계시다는 점입니다. 그 분들이 저술한 놀라운 통찰력의 저서 몇 권을 소개하고자 말이 길었습니다.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디자인, UI 등에 대해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 또는 초보 디자이너분들께 다음의 서적들을 추천합니다.

디자인과 인간심리 (원서명 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
[원서]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위 서적의 2nd판)
기계의 아름다움 (원서명 Machine Beauty)
[절판] 생각하는 사물 (원서명 Things That Think)

물론 이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으셨거나 특히 외국에서 HCI를 공부하신 분이라면, 워낙 기본적인 사항이라서 다들 잘 아시겠지만, 저 같이 스스로 고민하다가 이러한 분야를 발견한 사람에게는 정말 감동적인 임팩트이지요. 그러한 경험을 저와 같은 HCI 비전문가들과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기교로서의 디자인 기법보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흔히 간과되는 부분입니다만, 점차 관심이 증폭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에 대해 생각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만드는 기계, 자신이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쓰는 ‘사람의 마음’을 느끼고 그것을 배려하는 엔지니어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직업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 세상과 교류하면서 정신적 수양을 해나가는 과정이고, 그러한 철학을 가진 사람만이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엔지니어는 인류를 터치하는 사람입니다.

엔지니어라고 해서 한정된 분야만 추구해서는 곤란합니다. 세상 만물의 조화 안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러한 세상 만물의 이치와 원리를 깨달을 때 진정한 선수가 되는 것이지요. (물론 저 또한 아직 수양의 과정에 있습니다. 수양은 죽을 때까지 영원한 것입니다. ^^)

통찰력(insight)을 갖춘 엔지니어가 되도록 다들 노력해야 하겠지요. 물론 이것은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정진하는 모든 직업인에게 해당되는 얘기일 것입니다.

분발하는 이에게 찐한 행운을 기원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도(道)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MIT 캠퍼스에서 큰 자극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보스톤 출장에서 짬을 내어 MIT 캠퍼스에 가보았습니다. 미디어랩에 가보고 싶었거든요.

맵을 구해 컴퍼스 여기 저기를 돌아다녔는데 게이츠 빌딩에 있는 강의실에 들어가서 놀기도 했지요. 참고로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을 포함하겠습니다. 사진 찍은 것을 싫어해서 사진은 거의 찍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 자신은 한 장도 찍지 않았습니다. ^^

게이츠 빌딩

오픈 캠퍼스라서 ID카드가 없이도 강의실, 연구실, 도서관 등 어디에도 출입이 가능하더군요. 참고로 MIT는 2002년부터 오픈코스웨어라고 해서 자기 대학의 엄청난 교육 컨텐츠를 웹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료’라는 점입니다. MIT는 전세계 교육 혁명을 위해 MIT의 지적 자산을 전 인류와 함께 공유하겠다는 철학을 실천에 옮긴 대학이죠. 정말 대단한 대학이고 제가 존경하는 대학입니다.

[링크] MIT’s OpenCourseWare

게이츠 빌딩의 강의실이 참 깔끔하고 좋더군요. 강의실마다 책상과 의자 색상을 모두 다르게 해놓았는데,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컨셉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그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신선한 자극을 주려는 것이 아닐까요?

다른 빌딩의 공학 쪽 교수님들께서 계신 연구실도 층층마다 다녀보았는데, 석학들의 연구실을 지나갈 때 제 마음은 뛰더군요. 그 밑에서 직접 공부하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MIT 미디어랩을 가보았습니다. IT 업계/학계에서는 정말 유명한 곳이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MIT 미디어랩 빌딩 입구에서

MIT 미디어랩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께서는 다음의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연구 분야들을 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컨텐츠, 인간이 결합된 진보적인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Wikipedia] MIT Media Lab

미디어랩도 물론 오픈 되어 있어서(대단하지 않습니까!) 연구실 투어도 하고 그 유명한 네그로폰테의 100달러 노트북의 프로토타입도 직접 보았습니다.

[참고] [ZDNET] 100달러 노트PC로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키다

그리고 MBA 과정으로 유명한 Sloan 스쿨 빌딩도 가보았습니다. 찰스 강을 옆으로 끼고 있는 멋진 풍경에 빌딩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Sloan 스쿨 빌딩

BusinessWeek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MIT Sloan 스쿨은 미국 내 TOP 10 비즈니스 스쿨에 속합니다. 정말 좋은 MBA 스쿨 중 하나이고, 학교 특성상 실리콘밸리 쪽으로 진출하는 졸업생이 많습니다.

[참고] [BusinessWeek] 2004 B-SCHOOL PROFILES AND RANKINGS

MIT의 미디어랩과 Solan 스쿨을 동시에 방문을 하고 보니, 정말 세계 최고의 문과/이과적 명소를 섭렵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저 몇 시간 둘러보았을 뿐인데 말입니다.

MIT 캠퍼스의 그들은 모두 글로발 플레이어가 되겠지요. (한국 말로는 세계 선수 ^^)

저는 아직 국내 선수일 뿐입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분발해야 한다. 분발해야 한다. 분발해야 한다."

그리고 하바드 대학의 캠퍼스도 가보았는데, 하바드에 대해서는 고풍스러운 건물 말고는 특별히 강한 인상을 받은 것이 없어서 그다지 할 말이 없습니다. MIT와는 달리 건물 곳곳에 보안 장치가 되어 있어서 ID카드가 없이는 어디에도 들어갈 수가 없더군요. MIT와 정말 비교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바드 대학의 도서관 사진 한 장 찍었는데 그거라도 남깁니다. 건물들은 정말 고풍스럽고 멋집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MIT가 훨씬 좋습니다. 오픈코스웨어, 100달러 노트북 등 인류를 위해 공헌하려는 학교의 모습이 멋지지 않습니까? ^^

2006년 6월 20일

MS가 공개한, 로봇용 S/W 개발을 위한 도구



MS에 다니는 지인이 소개해 준 정보인데, MS가 로보틱 스튜디오(Microsoft Robotics Studio)를 만들었습니다. 로봇 공학을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도구입니다.

물론 윈도우 기반의 툴킷이고 상업적/개인 개발자들이 제품 개발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관련 기사] [ZDNET] Microsoft enters robotics race

그리고 CMU의 랩에도 펀딩을 하고 있군요. 로봇 분야는 전망이 밝고 실생활에 제품화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해당 산업이 개화되면 MS는 로봇에 들어가는 S/W를 위한 개발 도구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팔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거 같습니다.

하단의 사이트에서 CTP 에디션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관련 파트너의 로봇 제품들도 볼 수 있습니다. 파트너의 링크를 따라 해당 사이트에 가보시면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네요.

아, 슈퍼로봇의 로망이.. ^^

[링크] Microsoft Robotics Studio

Love Hurts

슬픈 음악과 함께, 주인공 개가 점프하기 전에 눈을 감는 장면이 압권이죠.

동영상을 다 보고 나면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 딱 아실 겁니다. 조금 성인(?) 취향이기는 하지만 이런 감상적인 광고가 창의적이고 호소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의 인터뷰 기사를 보다가

기사 전문은 다음의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ZDNET] 게이츠와 발머가 말하는「게이츠, MS의 과거, 그리고 미래」

해당 내용 중 제가 볼 때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이 MS에 매우 많은 업적을 남긴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게이츠 :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두 가지의 기본 모델이 있다. 하나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운용되는 툴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비전, 하드웨어의 표준화를 가능하게 하고 이처럼 거대한 소프트웨어 업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소프트웨어 산업은 거의 없었다.
 
나머지 하나는, 사람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훌륭한 인재를 모으고 있다. 그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또 그들을 힘껏 지지하고 있다. 도스, GUI, 통합된 오피스 등을 개발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탄탄한 기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워드퍼펙트,워드스타 등 MS 워드보다 더 인기있었던 제품들이 아마 4가지 정도는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MS는 잘 견뎌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우리는 태블릿PC 같은 분야에도 도전했으며, 이는 쉽지 않다. 처음에는 하드웨어가 감당하기 힘들었으며,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도 생각만큼 좋지 않다. 그러나 배우고, 또 배운다.

발머 : 이런, 모델 100용의 베이직 인터프리터에 대한 얘기는 왜 하지 않는가.

게이츠 : 그것은 내가 직접 코드를 쓴 마지막 제품이었다.

되돌아볼 때 “아, 했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는가?

게이츠 : 전혀 없다. 나에게는 매우 훌륭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몇 가지 잘못을 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들은 모두 무엇인가를 배우고 더 잘 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MS는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회사이며, 경영과 기술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가 모여 있는 기업이다. 아무런 후회도 없다.

2006년 6월 16일

떠나가는 IT 업계의 신화, 빌 게이츠의 은퇴

[CNN.com] Gates to leave day-to-day Microsoft operations
[BREITBART.COM] Microsoft's Gates to Leave Daily Role

8비트 키드인 저로서는 아쉬움이 크군요. 지금 미국 보스톤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거의 모든 한국 언론들에도 기사화가 되었네요.

MS의 발표에 따르면, 2년 뒤에 빌 게이츠는 현직에서 물러난다고 합니다. 빌 게이츠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자선 활동(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하는군요. 그나마 2년이라는 유예 시간을 둔 것은 회사와 업계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드네요. 근래 빌 게이츠의 행보로 볼 때 IT 업계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언론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레이 오지한테 현재 빌 게이츠의 공식 직함인 CSA(Chief Software Architect)를 물려주고, 크레이그 먼디는 CRSO(Chief Research and Strategy Officer)를 맡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 TechEd의 키노트에서도 레이 오지가 발표를 했습니다.

레이 오지는 노츠를 개발한 사람인데 이후 그루브라는 S/W를 만들었습니다. 그루브가 MS에 인수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고(협업 제품인 그루브는 차기 MS 오피스 제품의 일부가 되며, 이번에 TechEd에서도 별도 부스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빌 게이츠의 후계자로 지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외부에서 영입한지 얼마 안된 사람이 후계자가 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빌 게이츠가 ‘일상적인 업무’에서 손을 뗀다고 발표를 했지만, 주주의 자격을 유지하고 조언자의 역할을 할 뿐 사실상의 업계 은퇴로 볼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의 은퇴에 따라 MS의 정체성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변화하고 있습니다만.


내년 초에 있을 예정인 MVP Summit에서 빌 게이츠가 키노트를 하기로 되어 있는데, 지난 몇 년간 MVP Summit에서 키노트를 맡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의외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은퇴 발표를 보니 마지막으로 커뮤니티의 개발자들을 만나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8비트 PC에서 베이직 인터프리터를 만들어 MS의 기초를 마련한, 전설적인 프로그래머 빌 게이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엔지니어로 생각하지 않지만 그는 전설적인 프로그래머가 맞습니다. 그가 만들었던 S/W들은 8비트 PC 시절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고 PC 산업이 개화하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그는 기술과 사업, 두 가지 재능을 동시에 갖고 있었고 그것이야말로 그가 받은 진정한 축복이죠.

내년에 Summit에 참석을 하게 되면 좀 더 가까이에서 빌 게이츠의 얼굴을 봐두어야 하겠네요. 이 세상에 많은 논란을 가져온 인물이지만, 8비트 키드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난세의 영웅’이니까요.

2006년 6월 14일

성인 취향의 구글 광고, 그리고 구글 소개 동영상



그리 잘 만든 광고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호러 내지는 성인 취향이며, 네티즌을 지저분하게 표현한 느낌도 있고, 마지막 부분에서 구글만이 ‘구원’이라는 메시지가 좀 진부하군요.

그래서 광고 감상 결과, 메시지가 강렬하다는 느낌보다는 좀 뒤끝이 안 좋은 느낌입니다. 좋은 광고는 소비자에게 상쾌한 느낌을 주고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짓게 하는 광고가 아닐까요?

6/15 업데이이트: 이삼구님께서 알려주신 Weird low-budget fan-ad for Google 글에 따르면 이 광고는 Fan-ad(팬이 만든 광고)로서 구글의 공식 광고는 아닌 듯 합니다. Google Blogoscoped의 Weird Google Ad Video에서도 인정하는 것으로 보아 Fan-ad가 맞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주신 이삼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구글을 다룬 뉴스 동영상을 하나 소개합니다.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직접 등장합니다. 래리 페이지의 목소리 독특하죠. ^^ 인터뷰한 장소를 잘 보시면 구글의 문화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설적인 Windows 1.0 광고 동영상

보스톤의 지금 시각은 아침 6시 30분입니다. 한국 시간은 오후 7시 20분이군요. 시차 적응을 못한 덕분에 이 시간에 노트북 앞에 앉아 있습니다. -.- IT 자료를 보다가 심심해서 블로깅합니다.

이것은 오래 전 Microsoft MVP들간에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동영상입니다. 20년 전의 Windows 1.0 광고인데, 지금은 MS의 CEO가 된 스티브 발머가 직접 출연했으며 그의 타고난 쇼맨십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왜 그를 동반자로 선택했는지 아시겠죠?

지금 미국 보스톤에 있습니다


TechEd 2006 컨퍼런스 참석 관계로 11일에 왔습니다. 토요일에 출국할 예정입니다.

제게 보스톤은 그다지 좋은 느낌의 도시는 아닙니다. 길이 복잡하고(공항에서 빠져나갈 때부터 헤맸음), 정비도 잘 안되어 있고(공사장이 왜 이리 많은지), 운전하는 사람들도 삭막하더군요. (조금 늦게 간다고 막 빵빵거리고 욕함)

이전에 시애틀, 밴쿠버 같은 좋은 도시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보스톤은 정이 안 가는군요. 작년에 TechEd를 했던 올랜도보다 영 못합니다. 그때는 좋은 사람과 함께 지내서 더 비교가 되는 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워낙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서 아직 특별히 가본 데는 없는데 하바드와 MIT는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행사는 보스톤 컨퍼런스 센터에서 하고 있는데, 행사를 위해 12만 5천 병의 생수가 준비되었다는군요.

컨퍼런스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MS가 VirtualTechEd.com 사이트를 통해 TechEd와 관련된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해당 사이트에 한번 방문하여 보십시오.

키노트를 볼 수 있고, AMD의 가상화 데모, Microsoft Certified Architect Program에 대한 소개 동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쓸만한 기술 정보는 차후에 전하죠.

PS: 지금 가장 생각나는 것은 '김치찌게'입니다. ^^

2006년 6월 13일

아키텍트에 대한 참고 자료

몇몇 분들께서 문의 메일을 주셨는데, 일부는 개인적으로 답변을 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답해드리기 보다는 공개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나을 듯 하여 글을 씁니다. IASA(International Association of Software Architects)라는 국제 협회가 있습니다.

IASA 홈페이지

IASA 사이트의 Industry Resources 페이지를 보시면 관련 인증, 사이트, 포럼, 서적 등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발] WinFX가 .NET Framework 3.0이 되었습니다


[링크] .NET Framework 3.0 Home

이번 글은 주로 MS 플랫폼 기반의 개발자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만, 타 플랫폼의 개발자나 IT에 관심 있는 일반 사용자라면 다음의 글을 스킵하지 말고 한번 읽어 보십시오.

지금까지 WinFX라 불렸던 차세대 API의 공식 명칭이 .NET Framework 3.0이 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요.

- 차세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구현을 위한 Windows Presentation Foundation (WPF)
- 웹서비스 등 다양한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Windows Communication Foundation (WCF)
- 워크플로우를 구현하기 위한 Windows Workflow Foundation (WF)
- 사용자 신원 인증 및 보안과 관련된 Windows CardSpace (WCS): 얼마 전까지 InfoCard라 불렸던 것

위의 내용은 비록 MS 기반의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참고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MS에서 어떤 기능이 나오면 (그 기능이 유용한 것이라면!) 자바에서도 반드시 그 기능이 나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서로 모방하면서 그렇게 발전해가는 것이지요. 현대의 프로그래밍 랭귀지들이 거의 비슷해진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NET Framework의 임팩트는 약했습니다. .NET Framework 3.0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임팩트를 주는군요. 역시 핵심은 WPF라고 생각되며, 제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하단에 제가 포함한 WPF 동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쉽게 말해 게임의 UI에서 느낄 수 있는 직관성과 그래픽적인 피드백이 이제 일반 애플리케이션의 UI에도 도입되는 것입니다. Ajax 수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요. 그리고 이러한 UI가 데스크톱, 웹 S/W뿐만 아니라 임베디드 시스템에도 적용될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UI의 개발이 비교적 적은 코드로 비교적 손쉽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스템 성능, 반응 속도, 실제 사용성의 문제는 여전히 이슈입니다만, 저는 엔드 유저들이 새로운 UI에 ‘깊은 매혹’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혁신을 꿈꾸는 S/W 업체들이 어떻게든 그렇게 만들 것인고, 그에 따라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테니까요.

많은 개발자들이 혁신적인 UI의 개발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이것은 MS뿐만 아니라 애플, 자바, 임베디드 등 모든 개발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이지요.

UI의 변혁이 IT의 변혁을 가져 옵니다.

그것을 직접 확인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함께 기다려 봅시다. ^^




2006년 6월 10일

국내에서도 아키텍트 직종이 확산될 것 같습니다


예전 리크루팅 업체 CTO로 있었던 시절에 관여했던 업체들로부터 계속 메일링을 받고 있어서, IT 업계의 구인 현황은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편입니다. 최근 들어 아키텍트를 구한다는 요청들이 늘어나고 있네요.

[참고] 어떤 헤드헌팅 업체에서 구하는 인재 포지션 (주의: 저는 2006년 6월 10일자로 확인한 내용을 기준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며, 해당 내용은 계속 변경되고 있습니다)

위의 구인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람을 소개한 사람에게는 소개비가 지급되고 있습니다. 헤드헌팅 업계에는 흔한 일이지요. 그런데 헤드헌팅 업체가 받는 금액에 비하면 금액이 너무 적군요. 사실 이런 일은 소개가 80% 이상인데 말이죠.

그리고 구인 내용을 보면 아직은 과거의 ‘고급 엔지니어 구인’에서 명칭만 아키텍트로 바꾼 수준이 태반입니다만, 곧 진짜 아키텍트 대우를 해주는 회사들도 점차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아키텍트 직종은 개발의 성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직종이니까요.

어쨌든 고급 인력들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키텍트이신 분들, 아키텍트를 추구하시는 분들,
앞으로 몸 관리 잘 하셔야 하겠습니다. ^^

집단 지성과 집단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

[조선일보][연합뉴스] 중국 네티즌 '마녀사냥'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과 (세부 내역은 다르지만) 흡사한 일이 중국에서도 발생했습니다. 기사를 보면 수백만 네티즌들의 추적에 의해 실명과 주소, 전화, 소속 대학, 가족 및 친구 명단이 낱낱이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강호추살령(江湖追殺令)이라니요,

사실 그가 진짜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명백하지 않고, 설사 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도대체 대학, 가족, 친구들이 무슨 잘못입니까?

정의라는 명목 하에 벌어지는, 그저 하나의 나쁜 놀이나 게임이라고 생각될 뿐입니다.

누구든지 게임의 희생자가 될 수 있는 그런 게임 말입니다.

오늘부터 제 글은 합쇼체(존대말)로 작성됩니다

안녕하세요. 류한석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해라체(반말)로 글을 썼습니다. 많은 블로그들의 글들이 그러하고, 또한 제가 오래 전부터 미디어 매체의 칼럼이나 기사 등에 기고를 해왔는데, 매체에서 요구하는 기본 형식이 해라체였습니다. 그래서 익숙한 어투이기에 그냥 해라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하대하는 듯한 말투가 저 스스로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제가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어떤 분으로부터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 책은 위대한 작가인 C.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라는 책이었습니다. 그 책의 서문을 처음 보았을 때 합쇼체로 쓰여진 어투와 그 내용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내용의 일부만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쓰는 내내 저 월터 힐튼의 말처럼 “내 말이 주는 참된 인상과 실제 내 모습이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 때문에, 오직 소리를 높여 자비를 구하며 힘껏 그렇게 되기를 갈망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한 가지 비난에서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즉 누구도 저에게 “자기는 아픔을 느낀 적도 없으면서 나의 상처를 가지고 장난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중략…)

고통이라는 적을 과소평가할 위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하략…)

해당 책은 기독교적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기독교인이 아니거나 또는 저 같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책의 내용에 대해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책 자체라기 보다는, 글쓴이의 마음의 자세입니다. 그렇듯 독자를 존중하는 느낌을 팍팍 주는 책을 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칼럼 등 편집 정책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해라체를 써야 하는 경우, 그리고 아무래도 합쇼체가 어울리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제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합쇼체를 쓰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글에서 느껴지는 외관상의 힘은 줄어들 수 있으나, 그것은 감수할 것입니다.

더욱 편한 마음, 존중하는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2006년 6월 6일

빨간 장미를 좋아하게 만드는 시


사아디의 장미 (Les roses de Saadi) - 마르슬린느 데보르드 발모르

오늘 아침 난
너에게 장미를 전해 주고 싶었어
하지만 꼭 낀 나의 허리띠에
그 꽃을 많이 꽂아서
너무 조인 매듭이 나의 허리띠에 꼭 끼어서
그 꽃들을 지닐 수 없었어

매듭은 터져 버리고
장미들은 바람 속으로 날리고
바다 쪽으로 모두 가버렸어

그 장미꽃들은 물을 따라 흘러가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장미꽃으로 붉게 얼룩진 듯 물결은
불타는 것처럼 출렁거렸고
오늘 저녁 내 옷은 아직 장미향기로 그윽해

그 향기를 들여마셔 보렴
나에게서 향기로운 그 추억을

2006년 6월 5일

[칼럼] IT 업계에서 기회를 얻기 위한 세가지 지침

ZDNET에 칼럼을 게재하였습니다.

우리는 가장 위대한 기술은 미래에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생각으로 편견과 타성(매너리즘)을 극복해야 한다. IT 업계에 퍼져있는 가장 저주받을 생각이야말로, 옛날에는 정말 기회가 많은 시대였다는 생각이다. 빌게이츠가 도스를 만들 수 있었고, 인텔이 CPU를 만들 수 있었고, 델이 통신판매 PC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시대야말로 정말 기회의 땅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R.H. 슐러의 말을 인용하여 얘기하자면, 틀림없이 6천년 전의 이집트에도 이렇게 말하는 젊은이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너무 늦게 태어났다. 저 피라미드를 보라.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은 누군가 다 해버렸다." (하략)...

[스마트 모델링] IT 업계에서 기회를 얻기 위한 세가지 지침

Sea of Heartbreak



그리 유명하지 않은 로커빌리(Rockabilly) 밴드인 Slapbacks의 공연 중 "Sea of Heartbreak" 라이브를 찾아냈다.

Sea of Heartbreak는 원래 Don Gibson의 노래가 오리지널이다. 내가 중학교 1학년때부터 LP로 들으며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 애창곡이다.

국내에서는 Poco의 리메이크로 잘 알려져 있고 가장 인기가 있지만, 나는 Don Gibson의 노래를 더 좋아한다. 경쾌한 멜로디에 실린 우울한 가사가 마치 삐에로의 미소처럼 언밸런스한 서글픈 감상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Sea Of Heartbreak - Don Gibson

The lights in the harbor,
Don't shine for me.
I'm like a lost ship,
Adrift on the sea.

Sea of heartbreak, lost love an' loneliness;
Memories of your caress, so divine.
I wish you were mine again, my dear.
I am on this sea of tears:
Sea of heartbreak.

How did I lose you?
Oh, where did I fail?
Why did you leave me,
Always to sail?

This sea of heartbreak, lost love an' loneliness;
Memories of your caress, so divine.
How I wish you were mine again, my dear.
I am on this sea of tears:
Sea of heartbreak.

Oh, what I'd give to sail back to shore;
Back to your arms once more.

Oh, come to my rescue;
Come here to me .
Take me and keep me,
Away from the sea.

Yes, this sea of heartbreak, lost love an' loneliness;
Memories of your caress, so divine.
How I wish you were mine again, my dear.
I'm on this sea of tears:
Sea of heartbreak.

It's a sea of heartbreak.

2006년 6월 4일

자기경영에 대한 원칙 한 가지


인간은 그가 훌륭하게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비판을 그가 형편없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비판보다 잘 참는다.

위의 말은 독일의 문예학자인 볼프 시르마허가 한 말이다. 위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왜냐하면 10년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말이므로.

아, 어린 시절에는 남들의 비판에 발끈하지 않았던가?

내가 정말 훌륭하게 일을 하고 있다면 남들의 비판에 그리 개의치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에는 소인배들이 순간의 경솔한 판단으로 파악할 수 없는, 보다 고귀한 가치가 내재되어 있을 것이므로.

하지만 스스로 형편없이 일을 하고 있다면, 그러한 사실이 타인에게 들킬까 불안해하고 혹시라도 누군가 나를 비판한다면 얼굴을 붉히며 변명을 하거나 싸우게 된다. 일종의 죄의식과 열등감의 절묘한 조화에 의한 불쌍한 행동인 것이다.

과거의 내가 그랬기에 잘 이해하고 있다. 이제는 그러한 모습에서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많이 자유로워진 거 같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강하다.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기성세대의 나쁜 모습을 빼다 박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세계일보]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 ''독특한 이력''은 거짓?
[오마이뉴스] 황라열씨 '고대 의예과 정시 합격'도 거짓인가?


해당 기사 아래에 관련 기사들이 있으니 함께 읽어보기 바란다.

이미 탈퇴 상태인 한총련을 탈퇴한다고 언론 플레이를 했을 때 느낌이 왔다. ^^

고려대 의대 입학 경력 및 한겨례21 수습기자 경력 등을 속여 학생회장에 당선되고, 선거 공약이었던 기부금은 자신이 일하는 ‘바다이야기’ 빠찡코 업체에서 받아내려고 한 것이었다.

그리고 사실이 드러나자,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성은 커녕 사실을 폭로한 학보사 기사에게 소송을 한다며 협박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모두의 일은 아무의 일도 아니다"는 말이 있다.

학생들이 뭉쳐야 학생 회장의 탄핵도 가능한 것이 아니던가? 하지만 학생 회장이 이러니, 누가 주체가 되어 뭉칠 것인가? 곧 기말 고사 기간이 끝나고 나면, 바로 여름 방학이다. 한두 달이면 이 일은 잊혀질 것이다. 언제나처럼.

그리고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이 학생의 51번째 경력이 되겠지. 언젠가 국회 의원이라도 나온다면, 우리는 이 학생을 기억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이런 스타일이 많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잘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장하고 부풀리고, 사람들을 엮고, 무엇인가 있는 것처럼 보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고, 점점 더 힘이 세지고, 언론에 나고, 기회가 만들어지고, 더 큰 과장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유명 인사들도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의 모임에 강연자로 초청하고, 사진도 같이 찍고, 그것을 이용하여 더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더 큰 권력을 향해 간다. 권력이 있으면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인다.

그것이 똑똑한 처세라고 생각하는 종족들이 있다. 물론 어느 선까지는 빨리 상승할 수 있다. 기성세대에는 그러한 모델들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그 결말은 어떨까? 궁금하다면 삼국지, 초한지 등의 고전을 읽어보기 바란다. ^^

세상이 많이 달라졌으나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Blogger.com을 사용하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왜 네이버 같은 포탈의 블로그나 태터툴즈와 같은 설치용 블로그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Blogger.com을 이용하냐고.

글쎄, 그 이유를 한번 적어 보겠다.

사실 나는 꽤나 게으른 성격이며 또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리 즐겨 하지 않는다. 오프라인적으로도 그렇지만 온라인적으로도 마찬가지라서, 신변잡기나 개인의 일기 수준의 글을 올리는 싸이월드 같은 것은 할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고, MS 메신저 또한 사용하지 않는다. (업무용 메신저는 사용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목적 없이 사람들과 잡담을 하거나 비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책을 한 자라도 더 읽겠다고 생각하는, 까칠한 스타일이다.

그런 나이기에 웹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언제나 관심을 갖고서 테스트는 해볼 지라도(왜냐하면 지적 호기심은 상당하므로), 그것을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은 항상 신중하게 생각하였다. 잘못하면 엄청난 시간의 낭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로그 서비스 또한 도입 초기부터 계속 모니터링하며 그 내용과 발전 방향을 파악하고 있었으나, 직접 운영은 하지 않았다.

그것의 가장 큰 이유는 워낙 하는 일이 많고 바빠서(사실은 게을러서 ^^) 도저히 지속적으로 글을 올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블로그에서 만들어지는 양질의 글과 그것의 사회적 파급 효과를 보면서, 이것이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동참의 시기는 계속 유보하면서.

그러면 어느 날, 블로그를 직접 운영해보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즉, 드디어 열정의 욕구가 게으름을 능가해 버린 것이다. 그럴 경우 또 바로 해버리는 것이 나이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할까 생각해 보았는데,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는 왠지 싫었다.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탈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의 장점은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린 글이 대중성이 있을 경우 포탈의 담당자가 그것을 포탈의 메인 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해당 블로그는 하루에 수만 번의 조회 수를 달성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지만 국내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는 폐쇄적이라서 진정한 블로그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들의 블로그는 오로지 자신들의 서비스 활성화만을 위해서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서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는 왠지 싫었다. 이런, 나의 반골 정신이여!

위와 같은 이유로 많은 파워 블로거들이 이글루를 이용하고 있었으나 나는 좀 더 다른 서비스를 찾고 있었다.

태터툴즈, 워드프레스 등과 같은 설치형 블로그는 포탈과는 달리 블로그의 철학에도 충실하고 세세한 기능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파워 유저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웹사이트를 수년간 운영해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호스팅 서비스를 받기도 싫고 IDC의 서버에 직접 설치하여 사용하기도 싫고, 어쨌든 시스템 설정과 관리를 내가 직접 하고 싶지 않았다. 글을 올리는 것도 벅찬데 거기다 관리라니!

그러던 중 “그렇다면 제3의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몇몇 검토를 거쳐 구글의 Blogger.com을 선택했다. 당시는 한글로도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라서, 좀 더 부담 없이 이용을 결정할 수 있었다.

Blogger.com은 명백한 장점이 있다.

첫째, 독립적이다. 내게 있어 이 점은 매력적이다. 나의 것이라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포탈에 부속되어있지 않은 느낌이라서 좋다. 내 블로그는 포탈의 소유물이 아니다!

둘째, 단순하다. 구글의 컨셉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물론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는 UI 형태로 인해 초기에 적응 시간이 좀 필요할 수도 있다.

셋째, 시스템이 안정적이며 설정 및 관리가 거의 불필요하다. 이 점에 있어서는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가 가진 장점과 동일하다.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사이트가 템플릿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하면 HTML 수준에서 변경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불만도 있다.

첫째, 속도가 너무 느리다. 페이지가 늦게 뜨고 특히 몇 백 KB 그림 하나 올리는 것도 꽤나 느린데 심지어는 실패할 때도 종종 있다. 일부러 속도 제한을 걸어놓은 느낌인데, 간곡히 개선을 요청하고 싶은 부분이다.

둘째, UI가 불편하다. 단순한 거 까지는 좋은데 너무 단순하여 불편한 부분이 있다. 페이지 이동도 안되고 사용자들이 커멘트를 어디에 올려야 할 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단순한 UI는 좋지만, 조금은 더 사용자를 배려해 주었으면 한다.

셋째, 일부 기능이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트랙백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점이고, 나 또한 꽤 불편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그리고 트래픽 확인 및 방문자 통계와 같은 기능도 없어서, 원하는 개인 스스로가 다른 서비스를 붙여서 번거롭게 작업을 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Blogger.com은 포탈의 블로그와 설치용 블로그의 장단점을 다 가지고 있다.

나는 Blogger.com의 ‘장점’을 보고 선택했으며, 아직까지는 만족하고 있다. 포탈의 힘을 빌어 많은 조회 수를 얻을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를 보면 가끔 부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Blogger.com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나의 첫 블로그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