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20일

가족

"가족을 유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내이다."

아주 오래 전에 어떤 책에서 읽은 글인데, 아직까지 마음에 남아있는 글입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인내하기 가장 힘든 대상이 바로 가족이죠.

왜냐하면 가장 사랑 받아야 할, 그리고 가장 사랑 받고 싶은 부모형제로부터 고통을 받았을 때 그것은 타인으로부터 받은 고통과는 비교도 안되니까요. 더군다나 더 슬픈 사실은, 나 자신 또한 부모형제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가장 힘들 때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가족.
그리고 내가 그렇게 느낄 때, 바로 가족은 나와 똑 같은 상태에 있죠.
어쩜 이리도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추어 상처를 주고받는 걸까요?
위안은커녕 마치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깊은 한숨.

성장 과정에서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부모형제간의 신뢰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하긴 문제의 원인이 모두에게 있으니 어느 한 사람이 각성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그렇기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서 언제나 문제와 고통이 모든 가족 구성원 각자에게 돌아오죠.

가족. 이 단어만큼 만감이 교차하고 애증(愛憎)어린 말이 있을까요? 어린 시절 부모형제와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언제나 이 “가족”이라는 단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단어로 마음속 깊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을 경험할수록, 역시 제 자신은 불완전하고, 아직 수양의 길은 멀며, 그때까지 혼자서 가시밭 길을 걸어가야 하는 운명임을 깊이 느낍니다. 태어난 시점부터 그런 삶을 살아 왔으니.

오늘은 그냥 독백이었어요. 들어줄 이 없다하여도, 서글프게 읊조리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댓글 5개:

익명 :

해결점의 시작이 나자신이 되는 슬기로움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되신 모습 간절히 보고싶습니다.. 힘내세요

익명 :

마음아파 하지 마세요.

익명 :

저도 가족과 이슈가 심한 편입니다.

전 집안의 차남입니다만..

아버님의 폭음과 차남/장남의 심한 차별,
무관심, 어린시절 언어폭력...

리스트를 만들자면 끝도없지요.

더욱 힘든건 류한석씨가 지적하신것처럼
지금 제가 매우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데 어린시절 관심한번 안가졌던 저에게 오히려 더 많은걸 바라고 기대려고 하시는 모습에 적응 못하고 있지요.

용서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는 있지만,
어린시절의 상처라는건 참 무서운 것
인것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부모가 되면 절대로 아이들
에겐 이렇겐 않하리라고 다짐하지만
그게 쉽게 되질 않겠지요.

그래서 아이낳기가 무섭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부모도 자격증이 필요하다가 생각합니다.

낳아놓고 밥상에 음식만 올려놓는다고
다가 아니지요.

용서라는 단어를 되뇌어 봅니다.

바비(Bobby) :

To all/ 고맙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이 있지요.

그런 것에 사로잡혀 인생을 허비한다는 것이 바보같은 짓이겠지만, 불행하고 싶어서 불행한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무엇보다 자기자신에 대한 용서가 선행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더디지만 그 길을 가야죠..

익명 :

힘내~! 언제나 변할 수 없는 현실은 그 가족이란 굴래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지. 그래서 더 괴롭지만...그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니까..늘 발전하고자 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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