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30일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

누군가가 누군가를 비난합니다. 본인은 비판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비난이라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칼 같은 섬뜩함이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모든 논리를 동원합니다. 물론 그 스스로는 잘못된 것을 지적해서 바꾸어야 한다는 명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명분은 소심함을 극복하는 힘을 주니까요.

대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이 타인에 대해 거품 물고 비난을 합니다. 그것을 나름 정당한 에너지라고 생각하기도 하겠지만, 칼 같은 예리함은 있으되 사실은 절절한 자아 성찰이 부족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싼' 종류의 에너지가 아닐런지요.

그는 사람들의 피드백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짐짓 대범한 채 하기도 합니다.

그는 타인에 대해서는 그렇게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사실 자신 스스로는 제대로 반성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마음 속으로 죄책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이내 잊어 버리기로 합니다. 그래서 타인들 앞에서 제대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반성이 없는 삶.
누군가를 언제나 비난하면서, 자신에 대한 작은 비난에는 발끈하는 사람.

타인을 비난하면서 그것을 통해 에너지를 유지하고, 막상 자신은 똑 같은 오류와 실수를 (성찰하기 전까지) 계속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쉽게 빠지는 ‘삶의 속임수 내지는 함정’인 것입니다. 많은 인생 선배들이 그 함정에 빠져 세상과 타인을 탓하며 스스로는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이 사라져 갔지요.

아, 저도 한때 그런 함정에 빠진 적이 있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이런 말을 이리도 상세히 할 수 있겠습니까?

* * *

만일 무엇엔가 불만이 가득하고 원망스럽고 못마땅하다면, 마땅히 자기 자신부터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 누군가를 재단할 자격이 있는 지, 스스로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의 열등감 또는 성격적 문제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성찰을 하는가 안 하는가에 따라서, 큰 그릇의 사람 그리고 작은 그릇의 사람이 구별되는 것이니까요.

이런 얘기를 하는 제 자신은 아직 큰 그릇의 사람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소인배는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만족스럽게 행동하고 있지는 못합니다만, 그래도 그것을 깨달은 것에 대해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인생의 반면교사들에게 언제나 고맙게 생각합니다.

댓글 2개:

익명 :

이글을 읽으니까 예전에 제가 겪은 황당한 일이 생각납니다.

회사의 타부서 상사가 저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제가 잘못해서 자기가 속한 부서의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는 겁니다

헉. 기가막혔죠. 근데 더 기분이 나쁜건 대표이사 및 부서별 이사 이름을 다 참조에 넣어서 메일을 보냈더라구요.

그래서 그간 제가 그 부서와 주고 받은 메일과 전화내용까지 일일이 적어서 그사람이 참조한 사람들까지 포함해 답메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진실은 밝혀졌고,저와 그사람의 인간관계는 끝났습니다.

섯부르게 타인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면 주위사람들은 금방 적이 됩니다. 말한마디, 행동하나가 무서운 적을 키우는거죠.ㅎㅎ

익명 :

이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 부터 항상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은 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비난이 나쁜 정치를 하는 누군가에게 대한 비난이었다고 생각힙니다.

하지만 그러한 비난만으로 나쁜 정치에 대항하는 게 될 수 있는지 회의가 들 때가 많습니다.

어렵네요.

누군가를 비난하기는 쉬운데 왜 비난 하는지에 대해서 돌이켜 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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