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8일

개념 상실

제 블로그 주제의 특성상, 정치 뉴스에 대한 의견은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모 단체의 "이번에 쏘아 올린 미사일 중 단 한 발이라도 남쪽을 겨냥한 것이 있었는가. 북한 미사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미국과 일본만을 겨냥했다. 이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치면 우리를 건드릴 자 지구상에 누구도 없다"라는 주장은 참으로 암담하군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치면 우리를 건드릴 자 지구상에 누구도 없다"라니, 남북한이 함께 미사일이라도 발사하자는 말인가요?

아, 그런 식의 오만하고도 호전적인 주장을 이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하는 것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그것은 전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유아적 발상입니다.

백번 양보하여 비록 그것이 전쟁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렇게 변질되는 것은 순간입니다. 독일이나 일본 또한 과거 그러한 잘못된 민족적 자만심으로 충만하여 전쟁을 일으킨 것이지요.

전쟁은 인간의 욕심과 불완전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기에, 어쩔 수 없이 그 존재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인류의 역사는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마치 전쟁이 인류 역사 자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러나 적어도 인류는 그것을 지향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류는 폭주하게 됩니다.

이렇듯 역사적 의식이 부재한 단체에 호응하는 다른 단체와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면, 역시 세상은 제 멋에 사는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절대 권력을 잡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삐뚤어진 민족적 자긍심(?)으로 인해, 열 받아서 버튼 한번 잘못 누르면 세계가 멸망하겠지요. (영화 ‘데드존’이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인데, 다음 글에서 이 영화를 소개하죠)

재미있는 사실은, 해당 단체의 논평에 대한 기사가 오마이뉴스, 한겨례 등의 소위 좌측 신문들에는 게재가 안되었더군요. 물론 모든 일을 다 보도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우측이든 좌측이든 각자에게 유리한 것들만 보도하는 것을 보면 “너와 나의 진실은 다르다”는 니체의 말이 생각납니다. ^^

[검색] 해당 기사가 게재된 신문들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을 말합니다. 그것을 정당화, 합리화시키지만 과연 그것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성숙한 인간이라면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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