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일

성격이 팔자를 만든다


사람이란, 타인의 잘못은 쉽게 발견하고 힐책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에는 한없이 관대하다. 그래서 사람은 평생동안, (경우는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실수를 끝없이 겪는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우리가 겪은 모든 고통은 어떤 타인이나 환경 탓이 아니라, 자신의 결함 탓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격이 팔자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무언가 괴로운 일이 있을때면, 내가 언제나 생각하는 말이다.

성격을 바꾸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무엇이 문제인지 안다면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일도 적을 것이고 또한 자신의 미래를 냉정하게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성격의 결함 목록을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다음은 필자의 결함목록.

1. 능력에 비해 욕심이 더 많다.
2. 단기간의 집중력은 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인내심이 부족하다.
3. 사소한 일에 잔신경을 많이 쓰고, 소심하다.
4. 중요한 순간 외에는 대부분 게으르다.
5. 세상 사람들을 똑똑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편가르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적나라하다. 내 스스로도 저런 사람이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내가 나의 인생에 있어 참으로 고맙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그 과정의 고통을 통해 자신의 결함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사회 생활 13년 동안 이런저런 맘 고생을 많이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크게 성공을 하지는 못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그리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를 절절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고, 혹시라도 성공을 하게 된다면 스스로 결함을 극복했다는 것에 대해 커다른 자부심을 느낄 수 있으리라.

자신의 실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

자아성찰(自我省察). 그것이 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가 혹시 우리 인생의 중요한 목적이 아닐까?

우리는 그것을 위해 이 순간의 삶을 왔다가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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