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9일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금융공학의 허상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인터뷰와 관련 기사를 한번 읽어보세요. 그리고 지난 7월 27일에 방송된 KBS스테셜 ‘오일 쇼크의 배후’를 보시면, 월가의 실체를 알 수 있습니다.

[한겨레21] 돈 놓고 돈 먹는 금융의 파산
[한겨레21] 월가에 공짜 점심은 없다
[KBS] 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 - 오일 쇼크의 배후

장하준 교수의 인터뷰 중 인상깊은 구절이 있네요.

금융자본의 중심지에서 그것의 꽃이라고 불리던 투자은행 모델이 붕괴됐는데, 그걸 계속 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국내에서 여전히 그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뭘까. 하나는 상황 파악을 잘 못하는 거고, 또 하나는 나라는 망해도 자기는 이익을 보니까 그러는 거다. (중략)

내가 보기에 ‘투자자 보호 방안’ 운운하는 건 자동차 속도제한을 없애고 교통사고 처벌도 약화시키고는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이 걱정되니 정부에서 싼값에 헬맷을 나눠주는 것과 같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

시장맹신론자들은 오판을 했습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시장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한국에서는 근래에 하단과 같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국내은행들이 판매한 파생상품 중 하나인 키코(KIKO)로 인해 부도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많다고 합니다.

[디지털타임스] 키코는 보약 아닌 독약, 중기 피해 보상 나서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운명은 어떤 거대한 손에 의해 통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은 그것이 올바른 방향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댓글 6개:

익명 :

음..평소에 류한석님의 블로그를 열심히 보고 있지만, 이번 제목은 맘이 좀 불편하네요. 금융공학이 허상이라기 보다, 투자은행들의 투자행태가 잘 못된게 아닐까 싶은데요. 선물이나 옵션거래는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헷징하기 위해 탄생한 거래입니다.
금융자본주의의 폐해이긴 하지만 금융공학 자체는 그렇게 나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IB들의 실패를 보면서 밀어부치는거는 귀얇은 MB씨와 뚝사마 만수씨의 오만 내지는 오판이라고 후대가 평가할겁니다. Maybe..

익명 :

허상이라기 보다는 맹신이 맞는 표현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이론이나 시스템이 있더라도 시장 참가자들과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거겠죠. 아담 스미스가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며, 가격은 자연스럽게 시장에 의해 합리적으로 결정된다고 하면서 적절한 예도 들었죠. 하지만 현실은 그 예와는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이 문제겠죠.

바비(Bobby) :

To 니스데브님/ 미국식 금융공학 내지는 월가식 금융공학이라고 부연하겠습니다. 실상 월가가 얼마나 탐욕스러운 게임에 몰두하였는지 계속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니, 과장된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익명 :

시장경제의 몰락이죠... 근데 그걸 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익명 :

금융자본주의나 자유시장경제의 메카닉스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진짜 "보이지 않는 손"들이 시장경제에 자꾸 정치적인 개입을 하면서 탐욕스러운 Engineering을 배후에서 하고 있다보니 아담스미스의 이상적인 이론이 붕괴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닐까요? Fannie나 Freddie는 겉보기에는 사기업이면서 정부와 정치가들로부터 모종의 압박을 늘상 받았고, 또한 위기때 정부가 구출해줄 것임을 알고(공공연한 비밀) 상식에 벗어나는 risk-taking을 하는 것은 한통속인 정치가들의 무능과 탐욕이 없다면 불가능한 것이겠지요. 몇 년 전에 Michael Lewis의 Liar's Poker를 읽었는데 왜 작금의 사태가 미국에서 벌어지는지 적나라하고 사실감있게 묘사되어 재밋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번역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강추입니다!)

바비(Bobby) :

To appleaday님/ 문제는 그런 인간의 무능과 탐욕이 거의 항상 디폴트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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