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6일

20대 중반시절 저의 감성, 그리고 당시의 글

후배가 자기 블로그에 자신의 아이디에 얽힌 얘기를 하며 제 예전 아이디에 대해 쓴 글을 보았습니다. 제가 유명하다느니 하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기도 하거니와 저 또한 살짝 기분이 별로이니 그냥 스킵하세요. ^^

리퍼러를 통해 후배 블로그를 알게 되었는데, 잘 지내고 있는 거 같네요. (lonelykk, 우리 못 본지 오래 되었지만 네가 하는 일에 항상 행운을~)

저는 과거 하이텔에서는 lonelyme라는 아이디를 사용했었고, 인터넷을 주로 쓰면서는 e메일에 mrlonely라는 아이디를 사용했었죠.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꿀꿀하다고 뭐라고 해서, 한 5년 전 부터는 영문 이름을 따서 bobbyryu라는 건조한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고독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절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lonelyme라는 아이디는 Seven Lonely Days라는 옛날 컨츄리송에서 따온 말인데요. 서글픈 가사의 노래인데 꽤나 경쾌하게 부릅니다. 노래를 들어보시죠. 가사의 앞 부분이 이렇습니다.

Seven lonely days make one lonely week
Seven lonely nights make one lonely me



* * *

후배가 쓴 글을 보니 저도 옛날 생각이 나네요. 방금, 제가 예전에 하이텔에 쓴 글들을 찾아보다가, 1995년 2월 7일 새벽에 “누군가를 좋아하지만 고백을 못하는” 후배를 위해 제가 쓴 글을 보았습니다. 13년 전의 글이네요.

제목: 분별없이 얘기해버려!

망설이고 있니? 안돼, 망설이지마.

상처받는 게 두려워, 진실을 확인하지 않으려 하지마.
그녀에게 말해버려.

그것의 진실이 사랑이든 실연이든, 넌 그것을 알아야만 되는 거야.
만일 그것의 결과가 너의 가슴을 면도날로 베어버려도,
훗날의 믿을 수 없는 아쉬움과 미련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을 알아야 해.

그렇게, 젊은 우리는 그렇게,
스스로의 사랑의 진실을 알아야 될 책임이 있는 거야.

상처받는 게 두려워, 죽어버리면 안 되는 거야.
눈물이 두려워, 눈을 꼭 감아버리면 안 되는 거야.

이 순간만은, 그렇게 분별없이 얘기해버려.

그리고 느끼는 거야.
마음속 무지개의 물결을.
아니면 조각조각 찢어지는 너의 여린 마음을.

by 론리미, 한석 (1995.02.07)

용기와 실행이란, 정말 언제나, 정말 얼마나, 중요한가요? 물론 저도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해서 항상 자책하는 부분이죠.

비록 못 이루더라도 그 진실을 대면하는 것이,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때를 놓쳐버려 평생의 아쉬움으로 남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이는 사랑뿐만 아니라 꿈이든 그 무엇이든 다 해당되는 얘기가 아닐까요?

20대 중반의 나이에 쓴 제 글을 보니까, 풋풋하지만 거친 느낌이 드네요. 좀 민망하지만 그때의 기분을 제 스스로 느끼기 위해 글을 남겨 봅니다. 언제나처럼 세월이 참 빠르네요. 내년이면 40세라니.

댓글 3개:

익명 :

그래서 제 ID를 지적하신거군요! ㅋ

익명 :

아, 리퍼러로 확인이 되는군요.
기분이 살짝 별로셨다니, 죄송합니다.

그럼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익명 :

옛날 글이 남겨두고 계시군요. 전 제가 읽었던 옛날 책들을 보면서 그시절의 나를 돌아보는 정도라 이런 글을 보면 신기하고 부럽고 그렇습니다.
블로그가 그래서 좋은 거 같아요. 제가 기억하지 않아도 글들이 남겨져 있고.. 워낙 기억력이 까마귀라 제가 쓴 글. 사진들 이런 것도 남의 것처럼 낯설게 느껴질때가 있어요. ^^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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