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976년에 애플을 창업한 후 Apple I라는 8비트 PC를 선보였고, 이후 대중적인 Apple ][를 출시하며 사실상 개인용 컴퓨터 산업을 만들어낸 장본이라고 할 수 있는 잡스옹이 돌아가셨네요(그는 이처럼 시작과 끝을 IT업계와 함께 하며 임팩트를 준 사람입니다).
암에 걸린 사람이 눈에 띌 정도로 앙상한 몸을 보이면 죽음이 가까웠다는 신호일까요(얼마 전 최동원 투수도 그랬죠).
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탁월한 전략가이자 냉철한 비즈니스맨이자 존 레논의 ‘Imagine’을 좋아했던 몽상가 잡스. Apple ][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스타로 부상하고 나스닥에 입성하면서 크게 성공했지만, 무지 독특한 성격과 그 자신이 기획한 매킨토시 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애플에서 쫓겨나게 되고, 절치부심 끝에 다시 돌아와서 지난 10년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달아 성공시켰다는 건 다들 아는 스토리일 겁니다.
그런 뻔한 얘기보다는 제 개인적 감상과 관점을 얘기하고 싶네요. 현재의 애플을 존재케 한 Apple ][에 대한 감상은 제가 작년에 썼던 글이 있으니 다시 링크해보겠습니다.
관련 글: MSX와 Apple ][의 추억
젊은 사람들이나 IT 업계에서 오래 일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잘 모르겠지만,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입니다. 애플의 초창기 제품인 Apple ][는 정말 엄청나게 매력적인 제품이었고 8비트 PC 시장을 제패하며 10년 이상을 현역에서 활동한 컴퓨터였습니다.
Apple ][가 아니었다면 과연 현재와 같은 개인용 컴퓨터 산업이 생겼을까?라는 의문도 품어볼 만 합니다. 왜냐하면 애플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IBM이 PC를 만들게 됐고,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애플의 소프트웨어 협력업체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는 나중에 맥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면서 얻는 정보로 윈도우를 만들게 되죠.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 산업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고, 빌 게이츠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잡스 이전에도 개인용 컴퓨터가 있었고 빌 게이츠 이전에도 소프트웨어가 있었지만, 두 사람은 제품의 제 값을 받아내 ‘산업화’한 공로가 큽니다.
두 사람 모두 IT에 대한 대단한 통찰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전략가이자 비즈니스맨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봅니다. 그들 아니고서는 해내지 못했을 거 같습니다. 그런 두 거인 중 한 명이 우리 곁을 떠나갔네요.
현재의 잡스가 아닌 과거의 잡스가 어땠는가 하는 건 매킨토시의 탄생 스토리를 주제로 한 ‘미래를 만든 Geeks’라는 책에 상세히 나옵니다.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적은 글이 있으니 잡스를 추억하며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1984년 매킨토시 출시 때의 발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잡스표 프레젠테이션의 시초라고 할 수 있죠(마지막 부분, 청중들의 열광과 잡스의 미소에 새삼 울컥).
관련 글: 매킨토시의 탄생 비화, “미래를 만든 Geeks”
제가 좋아하는 혁명가, 체 게바라의 명언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항상 불가능에 대한 꿈을 가지자.”
이 명언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 바로 잡스가 아닐까 합니다. 냉정한 비즈니스맨이면서도 남들이 다 비웃을 때 미래에 도전한 사람이 그이기 때문입니다. MS의 CEO 스티브 발머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다고 하자 “컴퓨터도 제대로 못 만드는 회사가 이제 휴대폰을 만든다고 합니다. 하하”라며 비웃기도 했죠(당시의 맥에 대한 시장 분위기는 지금과 달랐거든요). 이후의 상황은 여러분이 아는 그대로입니다.
애플의 최근 10년간 새로운 서비스와 디바이스에 대한 도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기존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자료 중 일부입니다(어제 발표된 아이폰4S는 빠져 있으며, 클릭하면 그림이 확대됩니다).
서비스와 디바이스를 번갈아 가면서 소비자를 락인(lock-in)하는 전략이 아주 뛰어납니다. 애플의 성공은 행운이 아닙니다. 가히 10년간에 걸친 교묘하면서도 치밀한 전략의 결과가 현재의 애플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스마트 디바이스(또는 N스크린) 생태계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잡스가 타계했다는 점입니다. 하단의 그림을 보시면 이제 아이TV만 남았는데, 아이TV만 출시되면 완전한 스마트 디바이스 생태계의 완성이 이루어지거든요(현재의 애플TV는 단순한 셋톱박스이고, 진정한 스마트TV인 아이TV가 내년이나 후년쯤 출시된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이 그림이 완성되면 소비자들은 완전한 N스크린의 사용자경험을 누리고 애플은 강력한 락인효과를 통해 상당히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결국 난세를 통일하지 못하고 미완성인 채로 잡스는 떠나갔습니다.
어제 애플의 신제품 발표에서 보셨듯이, 잡스의 공백이 생각보다 큰 느낌입니다. 지금이 아이폰4S 발표할 때입니까?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엄청난 스피드로 다양한 제품들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아이폰4 이후 16개월만에 이런 정도의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다니 말이죠. (물론 여전히 잘 팔리고 인기가 있을 것입니다. 애플은 엄청난 수의 지지자들을 갖고 있으니까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은 기술적 격차가 상당히 컸는데 이제는 오히려 애플이 뒤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디바이스에서는 말이죠. 물론 소프트웨어나 UX에서는 여전히 애플이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만.
어제의 발표는 애플로서는 꽤 실망스러운 신제품 발표였습니다(단, Siri 기술은 대단하더군요. Agent UI의 상용화라니!). 앞으로 애플의 미래는 어떨까요? 지난 10년간 애플이 구축한 생태계가 상당히 탄탄한 관계로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애플이 지배하는 시장이 수십수백년 가는 건 아니고, 고객도 언젠가는 등을 돌릴 수 있습니다(노키아와 닌텐도를 보세요).
현재의 모습으로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미래 전략의 수립과 실행력이라는 측면에서 애플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건 사실입니다. 애플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통한 전직원의 아이디어 발산과 잡스의 통찰력을 통한 아이디어의 튜닝 및 집중적인 실행이 가장 큰 장점인데(앞서 링크한 관련 글 참고), 이제 애플에도 모든 대기업이 그런 것처럼 관료주의와 사내정치가 퍼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잡스가 컴백하기 전인 1990년대에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잡스가 끝까지 지키려 한 애플의 조직문화(잡스는 애플이 30년째 벤처 문화를 지키고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했죠)가 다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군요. (참고로, 빌 게이츠가 떠난 MS는 관료주의와 사내정치가 판을 치고 있고 전 그게 MS의 부진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잡스는 애플을 아주 독보적이고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애플의 DNA가 변질되지 않고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잡스는 제게 있어 어릴 시절(중학생때)의 아이돌이었습니다(Geek의 아이돌은 남달라요).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잡스가 그리도 좋아했던 노래, Imagine을 함께 감상해요(뮤직비디오인데 노래는 조금 늦게 나와요).
2011년 10월 6일
2011년 8월 16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사건의 의미와 리스크
8월 15일, 모바일 산업 아니 IT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모토로라는 지난 1월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토로라 모빌리티, 기타 사업을 담당하는 모토로라 솔루션즈로 분리가 된 바 있는데 그 중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구글이 125억 달러에 전격 인수한 것입니다.
관련 뉴스: Google to Acquire Motorola Mobility for $12.5 Billion
국내 뉴스도 쏟아지고 있으니 간단한 소식은 전해 들으셨을 거 같습니다. 제가 제목에 적은 것처럼 이번 인수는 ‘사건’입니다. 특히 세계 수위의 휴대폰 제조사들을 갖고 있는 한국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사건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구글이 플랫폼 경쟁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까지 진출함으로써 애플과의 전면전에 뛰어들었다는 걸 뜻합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지금 모바일 플랫폼 빅2 중 하나인데, 그것으로 만족하기는 힘들었나 봅니다. 구글은 욕심쟁이~
애플은 지금까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를 절묘하게 결합하는 전략으로 타업체들을 압도해왔고,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와 함께 업계 최고의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지난 2분기 휴대폰 시장 전체 수익의 66%를 애플이 독식), 전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3천 372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인수의 함의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1. 구글은 이제 제조사다. 구글 또한 애플처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함으로써 보다 완성도 있는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2. 최근 안드로이드가 특허 공세에 직면해 있는데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써 많은 특허 분쟁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3. 사실상 기존 파트너인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은 이제 경쟁사가 됐다. 그들에겐 꽤 나쁜 소식이다.
1번은 너무 뻔한 얘기이니 제가 부연할 필요가 없을 거 같고요. 2번 특허 문제에 대해 부연하자면, 모토로라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업체이고 수많은 휴대폰 관련 특허가 있습니다.
이제 어떤 업체가 구글에게 특허로 시비를 걸어오면 모토로라의 특허를 뒤져 상대 업체가 침해한 부분을 찾아 맞고소하면 됩니다. 여전히 소송이 벌어지겠지만 많은 경우 크로스라이선스로 합의할 수 있을 겁니다. 구글이 당면한 가장 큰 리스크로 특허 침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무기를 확보하게 된 것이죠. 이번 인수가 특허만으로도 꽤 값어치를 할 거라고 보여지네요.
그리고 3번. 국내 업체들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봐야 주가, 매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을 게 없으니까요.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이기에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안드로이드의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부각된 상황에서 큰 충격일 겁니다.
물론 구글이 앞으로도 타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쓸 수 있도록 하겠지만, 안드로이드 기기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구글과 긴밀히 협조를 해야 합니다. 구글 서비스 호환성 심사와 안드로이드마켓 탑재도 필요하고요. 그런데 그런 구글이 이제 모토로라와 하나입니다. 함께 하자니 참으로 찜찜한 상황이고 함께 하지 않자니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인수로 안드로이드의 중립성은 훼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삼성에게는 이럴 때를 대비하여 플랜B로 키워온 바다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너무 힘이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윈도폰7를 밀자니 윈도폰은 지난 분기에 바다폰보다도 덜 팔렸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최근 망고 버전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글쎄~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당한 반사 이익을 얻을 거 같습니다. 윈도모바일의 악몽 그리고 잘 나가는 안드로이드 때문에 그 동안 제조사들이 윈도폰을 왠지 꺼리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일을 통해 윈도폰 제조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삼성은 당분간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느라 골머리 앓을 거 같습니다. 그나마 삼성은 바다라도 있죠. LG는 이제 어떡하나요? ㅠㅠ
구글은 모바일의 절대 강자인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3~4년간 오픈 전략으로 반대 세력을 규합하여 세를 키운 다음, 이제 구글 스스로 맹주를 자처하며 제대로 본게임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구글-모토로라의 폰이 진짜 안드로이드폰이고 파트너들의 폰은 호환폰이 되는 거죠. 분명히 그런 전략을 갖고서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에게 있어 이번 모토로라 인수가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는 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리스크가 있죠.
1. 구글은 제조업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넷 기업인 구글과 제조사인 모토로라의 기업 문화가 제대로 융합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인수합병 후 해당 기업의 경영 실적을 유지하는 것만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구글이 침체된 모토로라를 구원해서 다시 재기시킬 수 있을까요? 꽤나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토로라에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플을 보면, 하드웨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하청업체들을 통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설계, 부품 구매, 품질은 애플이 담당하고 생산은 완전히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죠. 구글 또한 애플의 방식을 따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게 또 구글답고요. 모토로라 직원들, 걱정이 많을 거 같습니다.
2. 구글이 모토로라를 다시금 부흥시키고 보다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기기를 출시했다고 하더라도, 애플과의 경쟁에 있어 충분한 건 아닙니다.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결합뿐만 아니라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전세계 1위의 유료 디지털 콘텐츠 마켓플레이스를 갖고 있고 많은 나라에서 음원, 비디오, 전자책 등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반면 구글의 경우 최근 전자책, 음원 사업 등을 개시한 상태이긴 하지만 애플에 비해 콘텐츠 사업이 부실합니다. 과연 구글이 애플과의 경쟁에서 필수 요소인 콘텐츠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미래 IT 산업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사업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과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한데, 구글은 이번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한 단계 나아간 거 같습니다. 물론 리스크가 상당한 인수이기는 합니다만, 구글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존중 받을 만 하다고 봅니다. 또한 인수합병에 엄청나게 인색한 삼성, LG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제 구글은 모토로라를 재기시켜 하드웨어 사업에서 성과를 내야하고, 더불어 애플과의 전면전을 위해 그 동안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사업도 성공시켜야 합니다.
이 어려운 과제를 구글이 풀 수 있을까요? 아마도 다른 기업이라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겠지만, 구글이기 때문에 응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런 기업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는 것. 구글의 보이지 않는 큰 자산입니다.
모토로라는 지난 1월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토로라 모빌리티, 기타 사업을 담당하는 모토로라 솔루션즈로 분리가 된 바 있는데 그 중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구글이 125억 달러에 전격 인수한 것입니다.
관련 뉴스: Google to Acquire Motorola Mobility for $12.5 Billion
국내 뉴스도 쏟아지고 있으니 간단한 소식은 전해 들으셨을 거 같습니다. 제가 제목에 적은 것처럼 이번 인수는 ‘사건’입니다. 특히 세계 수위의 휴대폰 제조사들을 갖고 있는 한국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사건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구글이 플랫폼 경쟁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까지 진출함으로써 애플과의 전면전에 뛰어들었다는 걸 뜻합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지금 모바일 플랫폼 빅2 중 하나인데, 그것으로 만족하기는 힘들었나 봅니다. 구글은 욕심쟁이~
애플은 지금까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를 절묘하게 결합하는 전략으로 타업체들을 압도해왔고,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와 함께 업계 최고의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지난 2분기 휴대폰 시장 전체 수익의 66%를 애플이 독식), 전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3천 372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인수의 함의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1. 구글은 이제 제조사다. 구글 또한 애플처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함으로써 보다 완성도 있는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2. 최근 안드로이드가 특허 공세에 직면해 있는데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써 많은 특허 분쟁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3. 사실상 기존 파트너인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은 이제 경쟁사가 됐다. 그들에겐 꽤 나쁜 소식이다.
1번은 너무 뻔한 얘기이니 제가 부연할 필요가 없을 거 같고요. 2번 특허 문제에 대해 부연하자면, 모토로라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업체이고 수많은 휴대폰 관련 특허가 있습니다.
이제 어떤 업체가 구글에게 특허로 시비를 걸어오면 모토로라의 특허를 뒤져 상대 업체가 침해한 부분을 찾아 맞고소하면 됩니다. 여전히 소송이 벌어지겠지만 많은 경우 크로스라이선스로 합의할 수 있을 겁니다. 구글이 당면한 가장 큰 리스크로 특허 침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무기를 확보하게 된 것이죠. 이번 인수가 특허만으로도 꽤 값어치를 할 거라고 보여지네요.
그리고 3번. 국내 업체들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봐야 주가, 매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을 게 없으니까요.
[추가 글] 실제로 주요 제조사들이 모두 환영의 뜻을 표했네요(링크). 그런데 링크한 삼성, 소니에릭슨, HTC, LG 사장들의 글을 한번 보세요. 하나 같이 주요 문장이 똑같죠? 다들 그렇게 얘기하기로 입을 맞춘 건가요? 특히 삼성과 HTC 사장의 글은 완전히 동일해요! 마치 받아쓰기한 거 같아요. ㅎㅎ 재밌네요. 해외에서도 제조사들의 반응에 대해 논란이 많습니다.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이기에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안드로이드의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부각된 상황에서 큰 충격일 겁니다.
물론 구글이 앞으로도 타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쓸 수 있도록 하겠지만, 안드로이드 기기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구글과 긴밀히 협조를 해야 합니다. 구글 서비스 호환성 심사와 안드로이드마켓 탑재도 필요하고요. 그런데 그런 구글이 이제 모토로라와 하나입니다. 함께 하자니 참으로 찜찜한 상황이고 함께 하지 않자니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인수로 안드로이드의 중립성은 훼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추가 글] 물론 그렇지 않을 거라고 현재 구글과 제조사들이 주장하고 있지만 그럼 모토로라는 손만 빨게 할 건가요? 모토로라가 폰 사업을 접으면 모르겠지만 폰 사업을 한다면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삼성에게는 이럴 때를 대비하여 플랜B로 키워온 바다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너무 힘이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윈도폰7를 밀자니 윈도폰은 지난 분기에 바다폰보다도 덜 팔렸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최근 망고 버전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글쎄~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당한 반사 이익을 얻을 거 같습니다. 윈도모바일의 악몽 그리고 잘 나가는 안드로이드 때문에 그 동안 제조사들이 윈도폰을 왠지 꺼리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일을 통해 윈도폰 제조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삼성은 당분간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느라 골머리 앓을 거 같습니다. 그나마 삼성은 바다라도 있죠. LG는 이제 어떡하나요? ㅠㅠ
구글은 모바일의 절대 강자인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3~4년간 오픈 전략으로 반대 세력을 규합하여 세를 키운 다음, 이제 구글 스스로 맹주를 자처하며 제대로 본게임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구글-모토로라의 폰이 진짜 안드로이드폰이고 파트너들의 폰은 호환폰이 되는 거죠. 분명히 그런 전략을 갖고서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제가 작년 1월에 쓴 "구글이 넥서스원을 출시한 진짜 이유는?"이라는 글을 참고로 읽어 보십시오(1년 7개월전 글이니 감안해서 봐 주세요). 구글의 플랫폼 전략을 몇 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한 글입니다. 물론 넥서스원은 시장에서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것이 플랫폼 통제를 향해가는 하나의 시도라고 본다면 구글의 향후 전략을 예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구글에게 있어 이번 모토로라 인수가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는 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리스크가 있죠.
1. 구글은 제조업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넷 기업인 구글과 제조사인 모토로라의 기업 문화가 제대로 융합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인수합병 후 해당 기업의 경영 실적을 유지하는 것만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구글이 침체된 모토로라를 구원해서 다시 재기시킬 수 있을까요? 꽤나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토로라에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플을 보면, 하드웨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하청업체들을 통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설계, 부품 구매, 품질은 애플이 담당하고 생산은 완전히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죠. 구글 또한 애플의 방식을 따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게 또 구글답고요. 모토로라 직원들, 걱정이 많을 거 같습니다.
2. 구글이 모토로라를 다시금 부흥시키고 보다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기기를 출시했다고 하더라도, 애플과의 경쟁에 있어 충분한 건 아닙니다.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결합뿐만 아니라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전세계 1위의 유료 디지털 콘텐츠 마켓플레이스를 갖고 있고 많은 나라에서 음원, 비디오, 전자책 등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반면 구글의 경우 최근 전자책, 음원 사업 등을 개시한 상태이긴 하지만 애플에 비해 콘텐츠 사업이 부실합니다. 과연 구글이 애플과의 경쟁에서 필수 요소인 콘텐츠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미래 IT 산업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사업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과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한데, 구글은 이번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한 단계 나아간 거 같습니다. 물론 리스크가 상당한 인수이기는 합니다만, 구글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존중 받을 만 하다고 봅니다. 또한 인수합병에 엄청나게 인색한 삼성, LG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제 구글은 모토로라를 재기시켜 하드웨어 사업에서 성과를 내야하고, 더불어 애플과의 전면전을 위해 그 동안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사업도 성공시켜야 합니다.
이 어려운 과제를 구글이 풀 수 있을까요? 아마도 다른 기업이라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겠지만, 구글이기 때문에 응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런 기업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는 것. 구글의 보이지 않는 큰 자산입니다.
라벨:
모바일 구글 모토로라
2011년 7월 25일
또다시 프로그래머 탓하는 정부와 삼성SDS
최근 전국 학교의 내신성적 석차를 처리하는 나이스(NEIS) 시스템의 오류로 인한 기사를 보셨을 겁니다. 수많은 학생들의 석차가 잘못 산출되어 혼란을 가져왔고 학부모/학생들의 불만도 대단하다고 하죠.
기사를 보고선 또 개발자들 탓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하단과 같은 기사가 등장했군요.
관련 기사: 나이스, 프로그램에 문제… 쓰레기값 처리 누락
잠시 옛날 일로 돌아가서, 2007년 9월에 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정부의 디지털 회계예산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글을 한번 보시죠.
관련 글: 국가 회계예산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단상
어떻게 된 게 4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요. ㅠㅠ
1차적으로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에 버그를 발생시킨 건 사실이겠죠. 그런데 프로그래밍이란 게 사람이 하는 일이고, 또한 대개의 개발자들이 자신이 짠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입출력만 테스트하고 예외적인 값에 대한 처리나 테스트에 취약한 경향이 있습니다.
극히 소수의 최상급 개발자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자신의 짠 코드의 양에 비례해서 일정 수준의 버그를 발생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복잡한 수식이 많을수록 버그가 발생할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본질적 특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테스터들과 품질 매니저가 프로젝트의 초기에 합류해서 테스트 계획을 작성하고 개발 진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프로세스에 의한 철저한 품질관리를 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나이스 시스템처럼 수식 계산이 중요한 경우에는 아주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야겠죠. 주요 케이스들에 대한 테스트만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게 이런 유형의 버그입니다. 수식 계산이 복잡할 수록 개발할 때 버그가 생기기 쉽지만, 수식 계산이라는 게 입출력이 정직하기에 테스트 하기도 쉽고 그만큼 버그도 잘 잡힙니다.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선진국들에서는 코드 작성 그 자체보다 품질 관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례로 제가 미국의 한 회사와 잠시 일했을 때, 개발자 1명당 테스터 4명을 할당하여 빌드와 테스트를 매일 같이 함께 하는 걸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단순 테스터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위한 코드를 작성하는 테스트 개발자(Test Developer)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자잘한 버그까지 100% 잡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심각한 버그는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주요 기능에 대한 테스트 케이스, 입출력 결과값 등을 모두 프로세스화해서 관리하고 충분한 리소스를 투입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을 잘못 짜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건 사실상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를 뜻합니다.
A. 프로젝트에 적절한 테스트 인원과 품질 매니저가 제대로 배정되지 않았다.
B. 프로젝트에 적절한 테스트 인원과 품질 매니저가 배정되었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A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촉박한 일정에, 부족한 예산에, 제대로 된 인력 배정 없이 개발자들만 쪼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다 일정에 쫓겨 충분한 테스트도 못한 채로 출시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말 당연히 필요한 테스터와 품질 매니저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소프트웨어 선진국들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많습니다. 버그를 만들었다고 손가락질 받으면서요.
4년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없는데요. 이런 식이면 40년이 흘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제대로 된 인력 배정이 있기를 바랍니다.
개발자는 만능선수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는 아키텍트도 있어야 하고 테스터, 품질매니저도 반드시 필요하며, 그들이 함께 협업하며 일할 수 있는 일정과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이번 나이스 스캔들과 같은 기사를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글: SI업계의 갑을병정, 그 죽음의 순환고리
기사를 보고선 또 개발자들 탓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하단과 같은 기사가 등장했군요.
관련 기사: 나이스, 프로그램에 문제… 쓰레기값 처리 누락
잠시 옛날 일로 돌아가서, 2007년 9월에 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정부의 디지털 회계예산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글을 한번 보시죠.
관련 글: 국가 회계예산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단상
어떻게 된 게 4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요. ㅠㅠ
1차적으로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에 버그를 발생시킨 건 사실이겠죠. 그런데 프로그래밍이란 게 사람이 하는 일이고, 또한 대개의 개발자들이 자신이 짠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입출력만 테스트하고 예외적인 값에 대한 처리나 테스트에 취약한 경향이 있습니다.
극히 소수의 최상급 개발자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자신의 짠 코드의 양에 비례해서 일정 수준의 버그를 발생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복잡한 수식이 많을수록 버그가 발생할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본질적 특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테스터들과 품질 매니저가 프로젝트의 초기에 합류해서 테스트 계획을 작성하고 개발 진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프로세스에 의한 철저한 품질관리를 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나이스 시스템처럼 수식 계산이 중요한 경우에는 아주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야겠죠. 주요 케이스들에 대한 테스트만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게 이런 유형의 버그입니다. 수식 계산이 복잡할 수록 개발할 때 버그가 생기기 쉽지만, 수식 계산이라는 게 입출력이 정직하기에 테스트 하기도 쉽고 그만큼 버그도 잘 잡힙니다.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선진국들에서는 코드 작성 그 자체보다 품질 관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례로 제가 미국의 한 회사와 잠시 일했을 때, 개발자 1명당 테스터 4명을 할당하여 빌드와 테스트를 매일 같이 함께 하는 걸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단순 테스터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위한 코드를 작성하는 테스트 개발자(Test Developer)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자잘한 버그까지 100% 잡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심각한 버그는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주요 기능에 대한 테스트 케이스, 입출력 결과값 등을 모두 프로세스화해서 관리하고 충분한 리소스를 투입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을 잘못 짜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건 사실상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를 뜻합니다.
A. 프로젝트에 적절한 테스트 인원과 품질 매니저가 제대로 배정되지 않았다.
B. 프로젝트에 적절한 테스트 인원과 품질 매니저가 배정되었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A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촉박한 일정에, 부족한 예산에, 제대로 된 인력 배정 없이 개발자들만 쪼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다 일정에 쫓겨 충분한 테스트도 못한 채로 출시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말 당연히 필요한 테스터와 품질 매니저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소프트웨어 선진국들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많습니다. 버그를 만들었다고 손가락질 받으면서요.
4년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없는데요. 이런 식이면 40년이 흘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제대로 된 인력 배정이 있기를 바랍니다.
개발자는 만능선수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는 아키텍트도 있어야 하고 테스터, 품질매니저도 반드시 필요하며, 그들이 함께 협업하며 일할 수 있는 일정과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이번 나이스 스캔들과 같은 기사를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글: SI업계의 갑을병정, 그 죽음의 순환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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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자 품질관리
2011년 6월 1일
그레이트 헝거 & 리틀 헝거
리틀 헝거(Little Hunger)는 배를 채울 음식을 원하지만,
모든 배고픈 자들의 으뜸인
그레이트 헝거(Great Hunger)는 의미에 굶주려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을 깊고 극심한 고통에 빠뜨리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그들에게 의미 없는 인생을 맡기는 것이다.
의미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자기 일에 의미를 찾는다면 행복해도 불행해도 괜찮다.
그는 만족을 느끼며, 신(神)안에서 외롭지 않다.
위에 소개한 글은 부시맨의 존재를 최초로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가, 로렌스 경의 글입니다. 자기계발 분야의 유명 저자인 웨인 다이어의 최근작 The Shift(번역서: 세상에 마음주지 마라)의 서문에 나오는 글이기도 합니다.
위의 글을 읽고 히딩크 감독의 "I'm still hungry"나 스티브 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를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같은 맥락을 담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볼드체로 표시한 문구에 깊이 동감이 되네요. 행복과 불행을 초월한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인간 삶의 최고 결과물이 아닐까요?
그런 추구야말로 궁극적으로 자신의 본질을 발견하고,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최근에 그런 것을 조금 느끼고 있습니다.
눈을 감아 봅니다. 하루는 지루해도 일년은 화살과 같으니, 눈을 뜨면 50대, 60대가 되어 있겠죠.
우리 눈 앞에는 지금 당장은 정말 급하고 중요해 보이는 일이지만, 일년만 지나도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일들이 즐비합니다. 인생의 속임수란 그런 것이죠.
그런 속임수에 빠지지 않으려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중요한 일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예컨대, 책을 읽으며 정서적으로 성장하고, 노인이 되어서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가족들과 여행을 하며 추억을 쌓는 등의 일들이죠.
어떤 이는 사회적으로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사랑이 충만한 가족을 만들 수도 있겠죠. 둘 다 이루는 행운아도 있겠지만, 하나를 이루면 하나를 못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못 이루는 경우는 더 많고요.
삶에 정답이란 없으니,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전자든 후자든 추구하면 될 것입니다. 어떤 것이든 제대로 추구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주어지지 않겠죠. 인생을 선택하지 않으면 인생에게 선택을 당합니다.
저는 자기 삶에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을 조금씩 추구하면서, 지속가능한 행복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서는 행복과 불행을 초월한 어떤 단계에 이르길 바랍니다. 그런 삶을 추구하는 분들께 동료의식으로서 행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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