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경우 한 5년 전부터 1년에 2~3번 정도 독서여행을 떠납니다. 누나와 간 적도 있고, 후배들과 간 적도 있고, 친구들과 간 적도 있죠. 어떤 방식인가 하면, 서울을 벗어난 곳에(이게 중요) 단지 방만 며칠 예약할 뿐 다른 계획은 전혀 없이 떠나는 것입니다. 무계획이 계획. 하루 종일 오로지 독서만 하는거죠.
밥 먹고, 화장실 가고, 잠시 산책하고, 자는 시간 외에는 독서만 합니다. TV는 절대 안 보고(사실 집에도 TV가 5년 째 없죠), 술도 안 먹고, 얘기도 안 합니다. 즉 모든 시간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오로지 책하고만 상호작용하는 겁니다.
저는 모든 책을 정독할 뿐만 아니라 메모를 하면서 보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독서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집중해서 보면 하루에 최대 4권 정도는 읽을 수 있더군요. 만일 2박 3일로 독서 여행을 떠날 경우 10권 이상은 읽을 수 있죠. 얼마나 뿌듯한데요. 실제로 많은 충전이 되고요.
그런데 제게 있어 중요한 점은, 반드시 서울을 벗어나서 자연 경관이 좋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번은 미리 예약을 못해서 서울에 있는 호텔에서 시도한 적이 있는데, 책이 참 안 읽히더군요. 역시 자연과의 교감이 중요해요.
저한테 있어 가장 좋은 독서 환경은, 집 근처에는 산과 호수(또는 강, 바다)가 있고,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커다란 창문이 있는 거실에서(때로는 창문을 활짝 열고), 편한 의자에 마음대로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겁니다.
자연과 나와 책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 중요해요. 그러면 마치, 단순 독서가 아니라 우주의 기운을 받는 느낌이 들죠. ^^
예전에 오크밸리로 독서여행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3일 동안 서적 15권을 읽었습니다. 오크밸리가 자연 환경이 꽤 좋아서 독서 효율도 좋더군요. 하여튼 저는 자연과 함께 있을 때가 너무 좋아요. (하단은 오크밸리 안에 있는 교회 사진)

제가 가장 싫어하는 곳이, 제가 현재 일하고 있는 테헤란밸리 지역이에요. 자연스러운 곳은 하나도 없고, 독서와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곳이에요.
다음 번 독서여행은 강화도로 가렵니다. 저의 경우, 모르는 사람들과는 간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한번 시도해 볼까요? ^^
이런 곳에서의 독서, 괜찮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