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6일

신속한 ‘실행-실수-수정-진화’의 성장 사이클

이번 여름, 성균관대에서 저명한 경영학 석학들이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강사들 중 한 명인 찰스 햄든 터너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강의 내용을 다룬 기사가 있어 소개합니다.

관련기사: [매일경제] 세계 석학이 말하는 리더십 10대 딜레마

여러 좋은 내용들이 많은데 전반적인 내용은 기사를 참고하시고, 저는 그 중 “실수:수정”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실패를 인내할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능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든가, 또는 시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다칠 거 같으면 바로 발을 빼든가, 또는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완전한 루저의 길로 빠지곤 합니다.

저는 지난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리트머스2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60여 개의 벤처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일부의 벤처들과 가슴절절한 경험을 함께 나누면서 느낀 점이 많은데 그 중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처음에 잘하는 것보다 “실행-실수-수정-진화”의 사이클을 신속하게 반복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도, 계획안도, 실행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찰스 햄든 테너 교수도 얘기한 내용입니다만, (1) 완벽해지려는 세세한 계산보다는 끊임없이 상상하며 (2) 신속하게 실행하고 (3) 실수를 올바르게 수정하면서 (4) 그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누구보다 빨리 최적화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머리 속의 아이디어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으니까요.

유능한 팀은 팀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움직일 뿐만 아니라 성장 속도가 무척 빠릅니다.

신속히 실행하고, 실패를 인내하고, 실행을 통해서 얻은 결과 중 잘한 것은 더 잘하고 실수는 신속하게 수정하고, 그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누구보다 빨리 진화합니다. 결국 시작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고, 과정이 곧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런 점에서 비 내리는 토요일의 새벽, 벤처를 하는(또는 하려는) 분들께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1. 많은 벤처들이 아이디어와 기술에 대해 얘기합니다. 하지만 만일 그런 것은 기본일 뿐이고, 사실은 정말 중요한 성공의 포인트가, 아이디어와 기술을 시장에 제대로 구현하는 능력에 있다면, 올바른 팀을 구성하고 “실행-실수-수정-진화”의 사이클을 신속하게 달성하는 데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 만일 그런 역량을 갖춘 팀이 여러분의 경쟁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 *

여담 하나. 미디어다음을 통해 매일경제 뉴스를 링크거는 것은 이제 이것이 마지막일 거 같네요. 매경도 다음에 기사를 주지 않기로 했다니까요. 매경의 친기업/친정부적 성향으로 보았을 때, 조중동의 결정 이후 어느 정도 예측되던 일이었죠.

상생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미디어 변혁의 시기인데, 한국의 상황은 발전이 아닌 대립, 즉 “기존미디어 vs. 뉴미디어”로 흐르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댓글 4개:

익명 :

좋은 지적이십니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말이 생각이 나네요. (결론은 말?)

그나저나, 위정자들은 요즘 황금알을 낳는 닭의 배를 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는 법인데...

킬러앱스 :

" 한국의 상황은 발전이 아닌 대립, 즉 “기존미디어 vs. 뉴미디어”로 흐르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한번쯤 극한 대립이 일어나는 역사상 순리 아닐런지요? 오히려 그것이 더더욱 변화를 촉발시키는 기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비(Bobby) :

To 절망감, 간절함님/ 의견 감사합니다. 닉에다 마음을 적어주신 거 같네요.

과연 극한대립 후에 발전이 될 것인지, 아니면 마치 전쟁 후의 도시처럼 폐허가 될 것인지?

물론 저로서도 전자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익명 :

류한석님이 던지신 화두가 흥미로워 제 생각을 간결하게 적어보았습니다. 아직 사회물 못먹어본 학생입장이라 허공을 맴도는 공허한 말만 늘어놀듯싶네요^^;

1. 우선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제 스스로 몇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는 있습니다(기술적으론 불충분할지 몰라도요). 문제는 항상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거겠죠. 실행-실수-수정-진화 사이클을 돌리려면 무엇보다 우선 실행단계에 들어서야 죽이되든 뭐가되든 할텐데 아직 그단계도 거치지 못한 상태니까요. 우선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갈 의욕과 실력보다 가능성을 가진 팀을 구성하는데 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에너지를 집중해 끊없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빠른기간안에 실제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약간 미덥고 망설여 지는 면이 있더라도 보다 전문가 입장에서 조언을 받을수 있는 리트머스같은 벤처지원프로그램에 지원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스폰서에게도 지원을 받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면 다시한번 실패에서 배운다는 정신으로 프로세스를 재구성하고 오직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저예산 게릴라성 서비스를 런칭하도록 할것입니다. 우선 부딪쳐보자는 생각으로 말이죠.
박찬욱 감독이 하신 말씀을 되새기면서 말입니다. "영화광들이여. 잊지 말라 당신의 영화가 인생의 모든 것을 가르쳐주지는 못한다. 창 너머로 보기보다는 직접 몸을 담글 때 바다는 더 잘 이해되는 법"

2. 만일 그런 역량을 갖춘 팀이 여러분의 경쟁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될수있는한 많은 교류를 통해 경쟁자의 장점을 배워가도록 하겠습니다. 그쪽에서 저희쪽에서 생각하기에 합당한 도움을 요하면 도와주고요. 서로 짖밟고 올라가야한다기 보다는 윈윈 관계가 되도록 노력할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만들겁니다.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긴 하네요. 뭐 그래도 서로 일정부분 같은 심정을 공유하는 벤처입장이니까ㅎㅎ

ps. 여담에 대해서.. 지금의 몇몇 미디어들의 행태를 보면 서로 자기의 익권에 맞추어 파벌을 지어내고 패권을 다투려하는듯이 보이는 데요.. 탐탁치 않지만 결국은 시장의 논리가 결론을 짓고말겠죠. 앞으로의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석연찮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긴해요. 하지만 왜 한국의 미디어는 류한석님이 말씀하신 상생의 길을 나아가지 못할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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