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참고로 한국의 50대라는 관점에서 다른 기사도 함께 보세요)혹시 제가 삼성전자에 있을 때 모시던 분이 아닌가 유심히 보았는데 아니더군요. (하여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다닐 때 삼성전자에 대충 20여명의 부사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변동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삼성전자가 워낙 여러 사업이 합쳐있는 구조라서 사장도 여러 명이고 부사장도 여느 회사보다 많습니다.
기사를 보면 우울증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나와 있는데,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더군요.
- 정말 우울증이었는지? 자살을 할 만큼 심한 우울증을 가진 사람이 그간 어떻게 직장 생활을 했으며, 가족과 회사에서는 그걸 그냥 나두었다는 건지?
- 설사 우울증이었다고 하더라도, 그런 우울증이 생긴 원인은 결국 직장 생활 때문이 아닌지?
제가 삼성전자에 다닐 때 “임원 승진”에 대해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최고 고과점수에 특별상여금, 입상, 발탁 제의 등 여러 혜택을 받고 탄탄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임원들 일하는 거 보니까 전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더군요. 제가 삼성전자를 그만 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임원의 실상에 대한 실망이었습니다.
세븐일레븐. 즉, 7시에 출근해서 11시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나오고.
대기업 임원이라는 명예와 높은 급여라는 장점은 있을 지 모르겠지만, 개인의 삶이 없고 중압감이 상당합니다. 물론 임원 생활을 하면서도 개인의 삶에 시간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재계약 안됩니다. 임원이 되고 나서 오히려 더 경쟁이 치열해서, 회사에 올인하지 않으면 승진은커녕 3년 후 계약 만료되면 아웃입니다.
즉, 일단 조직의 시스템에 동참을 하고 나면 어떻게 살지 개인이 선택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회사가 원하는 방식대로 무조건 열심히 일하고 윗사람에게 충성하고 아랫사람에게 온갖 강요를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제가 본 임원들, 제가 경험해본 임원 생활은 그랬습니다. 물론 안 그런 임원들도 일부 있었지만 다들 오래 못 가더군요.
그렇게 미친 듯이 일해서 회사의 이익이 증대되고 국가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겠습니다만, 개인은 불행합니다.
현재 한국의 사회 구조는 인간 육체를 자원으로 삼아 발전소를 가동하는 구조입니다. 개인은 발전소에서 버닝되어 사라집니다.
그러니 경제는 계속 발전하고 국가 위상은 계속 올라갈 지라도, 개인이 느끼는 총체적 삶의 질은 10년, 20년보다 더 팍팍해지고만 있습니다. 이 상태로는 갈수록 더 나빠만 지겠죠.
해결책은 무엇보다 개인이 각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결코 국가가, 사회가, 회사가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해결해 줄 이유가 없습니다. 현 시스템은 개인이 에너지가 다 빨려서 쓰러질 수록 이익이 창출되는 구조이니까요. 김과장이 에너지가 소진되어 쓰러지면 또다른 김과장이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뭘 해야 내가 행복할까?”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약하게나마 그럭저럭 해나가고 있는데, 과거에 조직의 시스템에 기여하며 살 때보다 100배는 행복합니다.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죠.
두려움을 극복하세요. 회사에 안주하는 게 진짜 두려운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