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신의 직장’ 좇는 젊은이들
[조선일보] ‘신의 직장’ 좇는 젊은이들 후일담
이것이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입니다. 3년을 공부해서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놓고도 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의 얘기는 안습이군요.
그 밖에도 시험을 자주 보려고 서울과 경기도로 주소를 수 차례 옮겼다거나, 고교 졸업 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느라 대학을 늦게 들어온 이의 얘기,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 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기업체 가느니 7급 공무원이 낫다는 인식의 확산, 도서관의 책상마다 쌓인 책들이 하나같이 공시 교재라는 얘기, 요즘 가장 떠오르는 별이 대학 교직원이라는 얘기 등..
한 대학생의 다음과 같은 멘트가 인상적이군요.
공무원 하는 데 무슨 계기가 있겠냐!
기사 내용을 보면 작년 10월의 서울시 공무원 시험 대란에 대한 얘기가 나오네요. 나름 충격적인 일이었죠. 해당 내용은 제가 “우리의 현실”이라는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무조건 젊은이들의 패기 부족 탓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애초부터 기업체에 가서 경쟁하고 싶어하는 학과 친구들은 거의 없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해외의 기업과 비교해보아도 특히 국내 기업들이 지식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근무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합니다.
저는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기업체들이 직원들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뽑을 때와 뽑고 난 후가 다릅니다. 야근을 강요하고 정신적인 학대(?)가 난무하죠.
사람들은 그것을 쥐어짠다고 얘기합니다.
단순히 직업적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정말 고달픈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신입사원들이 회사를 그만둡니다. 대기업들의 신입사원 퇴사율을 보면 정말 놀라실 겁니다.
그 이유가 단지 시장경제적 치열한 경쟁 상황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보다 잘사는 나라의 젊은이들이 모두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상 중 하나이죠.
현실을 보면, 국내의 많은 대기업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로 일하는 환경이 너무 다릅니다. 그래서 선배가 후배들에게 자신이 다니는 직장을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모대기업에 입사하려는 조카와 의절하겠다는 어떤 삼촌도 보았습니다. 물론 그 삼촌이라는 분은 그 대기업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지 고잉을 원하는 젊은이들의 사고 방식도 문제입니다만, 그보다 더 큰 문제 그리고 시급히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는 바로 “기업체들의 인적자원 관리 방침”입니다.
기업체들이 지식근로자들을 부품으로 생각하는 그런 근무 문화를 대폭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현상은 계속 심화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선하느냐? 좀 급진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무엇보다 먼저, 직원들을 학대하는 임원진 그리고 직원들을 단지 부품으로 치부하는 경영지원(인사) 인력들을 퇴출시켜야 하겠습니다. 그들은 단기의 실적에 집착한 나머지, 기업체 내의 우수한 인재들을 완전 소진시키거나 또는 몰아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임원진 중에는 그와 같은 악행으로 이미 업계에 소문난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자기가 잘 되기 위해 부하 직원들을 희생시키는 사람들이죠.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일수록 고위층과 밀접하기에 어떤 조치를 취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들이 바로 그런 조치를 결정하고 시행하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니까요.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수한 인재들이 사시, 행시, 공시, 의대/한의대에 몰리는 현재의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젊은이들의 패기 부족을 지적해봐야, 그들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을 것입니다. 먼저 기성세대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소탐대실(小貪大失)하고 있는 기업체들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한번 지켜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