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6일

위클리경향의 “아이폰 한 방에 IT 코리아 휘청” 기사

2주 전에 정용인 기자께서 사무실로 찾아와서 2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었는데 기사화가 되었고, 기사에 덧글이 많이 달렸네요.

[커버스토리] 아이폰 한 방에 ‘IT 코리아’ 휘청

트위터에서도 많은 분들이 기사에 대한 얘기를 했네요(트위터의 관련 글들).

해당 기사에 대해 좀 부언할 게 있는데요. 제 인터뷰 내용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말한 부분 중 편집 과정에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바뀌었거나 불분명하게 표기된 부분에 대해서만 얘기하죠.

1. “’국민이 원하지 않으니 없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써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다.”라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원래 했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민이 원하지 않으니 없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이용해보기 전에는 필요성을 알 수 없다. 맛있는 것도 먹어본 사람이 찾는 것이다.”

2. 기사에 ‘모바일 웹’이라고 쓰여진 부분은 ‘모바일 인터넷’이 보다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래야 모바일 웹/앱이 다 포함되니까요. 저는 모바일 인터넷이라고 말했는데, 다른 분과 용어를 통일하다 보니까 그렇게 표기가 된 거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개발자 출신인데 해당 부분, 지적하고 싶습니다.

3. “잡스는 애플은 애플만이 통제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운영체제는 그래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철학이다."라는 부분에 대해 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잡스는 단일 업체에 의해 플랫폼이 강력히 통제되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잡스는 PC 초창기 시절부터 시행착오를 통해 그것을 배웠다. 잡스는 플랫폼이 그래야만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해야 큰 돈을 벌 수 있다. 빌게이츠가 그랬듯이 말이다.”

당연히 잡스는 돈 벌기 위해 사업하는 겁니다.

4. 제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군요. 저도 읽어보고 놀란 말. ㅎㅎ 제가 미리 준비하고 한 말이 아니라, 질문에 대해 이런 저런 제 생각을 말하다가 나온 얘기죠. 어쨌든, 평소의 생각인 건 사실입니다.

류 소장은 "설령 삼성전자나 네이버가 망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이 망하는 것으로 착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급 인력을 독점하고 있는 포털이 망한다면 그 사람들이 회사를 나와 다양한 벤처로 흩어질 수도 있으니 오히려 한국의 IT는 지금보다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해하지 마시기를. 삼성전자, NHN(네이버) 망하길 바라는 거 아닙니다. 결코 쉽게 망할 수 있는 회사들 아닙니다. 정말 대단한 경쟁력을 갖고 있고, 뛰어난 사람들이 포진한 회사들이 아닙니까?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뛰어난 회사들 망할 거 국민들까지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겁니다. 대기업들에게 불리한 정책을 만들어선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보호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대기업을 보호하면 결국, 소비자들의 혜택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경쟁력까지 약화되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 좋을 게 없다는 뜻입니다.

아이폰이 인기 있으니까, 정말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마구마구 분발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아이폰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만일 언젠가 아이폰이 독점하는 상황이 오면(가정입니다) 또 다른 도전자가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겁니다. 그런 선순환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작금의 상황을 몇몇 기업들간의 경쟁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올바른 경쟁 문화를 조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이제 그럴 때가 되지 않았나요? 이런 기회, 정말 흔치 않잖아요.

댓글 7개:

익명 :

잘 보았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익명 :

부언을 보니 확실히 이해됩니다... 미묘하게 뜻이 다른 글이었다 생각합니다.

익명 :

그렇군요. 다음부터는 기자들과는 가급적 서면으로 답변을 교환하시길...비밀참조란에 지인들도 넣어서 객관적 증거도 마련하시면 오해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기자들한테 크게 덴적이 있어서, 절대 말로는 안합니다. 반드시 서면답변을 합니다. 그래야 기자들이 자의적으로 바꾸어도 증거가 남지요...

익명 :

예~~~전에 기사가 잘못되었을 때 속상해 하시면서 글 쓰셨던 기억이 나요. 이번 글은 뭔가 담담함이 느껴지네요 ㅎㅎ 여러번 겪으면 초월해지나 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오해를 풀 수 있는 블로그가 있어서, 그리고 구독자가 많아서 참 다행입니다^_^

익명 :

류한석님의 "삼성전자, 네이버 망하길 바라는 거 아닙니다. 결코 쉽게 망할 수 있는 회사들 아닙니다. " 문장에서
네이버를 NHN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바비(Bobby) :

To 익명님/ 세심한 지적 감사합니다. 뒤에서 회사라고 했으니 NHN이 맞네요. 네이버가 워낙 입에 익어서요. NHN으로 표기 했습니다.

Weekly경향 :

Weekly경향 정용인 기자입니다.
윤문과정에서 일부 부정확한 인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스티브 잡스 부분은 GNU에 대한 바비님의 언급을 편집과정에서 삭제하면서 진정성을 강조하다보니 상당히 다른 뉘앙스가 된 것 같아요.

정확한 워딩의 인용 부분이 저에겐 숙제로 남습니다.바비님, 쓴소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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