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8일

아이폰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사람들

몇몇 언론들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트위터를 인용해서 이런 기사를 만들었죠.

정용진 부회장, 삼성전자에 `쓴소리'

정용진 부회장의 트위터를 보면, 삼성전자에 다니는 후배가 아이폰이 3년이면 쇠퇴할 것이라고 말하기에 자신이 사용하는 아이폰의 앱들을 보여주었더니 혼란스러워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아마 위의 얘기가 잘 이해 안 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정용진 부회장의 삼성전자 다니는 후배는 아이폰을 한번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 겁니다.

한국에서 아이폰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지인들을 통해 파악한 내용입니다. (제가 해당 기업의 모든 부서를 파악한 건 아니고 또 그럴 수도 없어서, 글의 톤을 좀 낮추었습니다.)

1. 삼성그룹의 일부 직원들

삼성전자에서 애사심(?)이 강한 임원이 관리하는 부서의 직원들은 아이폰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경우에도 그런 분위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열사인 제일기획의 어떤 부서에서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아이폰을 쓸 수가 없다고 하네요. 회의 시 꺼낼 수도 없고요.

회사에서 전화를 못 받는데 어떻게 아이폰을 쓰겠어요? 그래서 아이폰 쓰고 싶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기존 애니콜을 나두고 아이폰을 추가로 사서 회사에서는 애니콜 쓰고 퇴근 후에 몰래 아이폰 쓴다고 합니다.

2. KT 직원들

아이폰을 출시한 KT에서 직원들이 아이폰을 못 쓴다니 좀 아이러니 하죠? 그런데 그 이유가 삼성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KT는 임원들에게는 아이폰을 지급했다고 하고요. 그런데 직원들에게까지 지급하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KT는 원래부터 직원들에게 통신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신규 폰을 살 때 보조금 같은 건 없고요. 그래서 직원들이 아이폰을 쓰려면 제 값 다 내고 사야 한답니다. 그게 부담 되어서 많은 직원들이 선뜻 아이폰을 사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직원들을 위해, 회사 경쟁력 향상을 위해, KT에서 좀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3. SK텔레콤, LG텔레콤, LG전자의 일부 직원들

삼성과 마찬가지로 애사심이 강한 일부 임원이 관리하는 부서의 경우 못 쓰는 분위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럴 경우 굳이 쓰려면 추가로 구입해서 회사 밖에서, 퇴근 후에 써야죠.

하여튼 이와 같습니다.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두 모바일 산업의 기업들입니다.

애플과 직접 경쟁을 하거나 또는 아이폰을 잘 알아야 하는 주요 회사의 직원들이 아이폰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직원들에게 아이폰 못 쓰게 하는 임원 분들, 아이폰 좀 쓰게 해주세요.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잖아요. 아이폰을 모르는데 어찌 아이폰을 이길 수 있겠어요?

PS: 제가 파악하기로는 쓰고 싶어도 못 쓴다는 사람들이 실제로 많았는데요. 마음대로 쓰고 있다는 의견을 주신 분들도 계신 걸 보니 부서 차이가 큰 거 같습니다. 그에 맞게 글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댓글 35개:

익명 :

아이폰을 모르는데 어찌 아이폰을 이길 수 있겠어요?
*****

익명 :

삼성그룹 임직원이 아이폰을 못 쓴다는 것은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모바일데스크를 써야 하는 계열사라면 아마도 윈도우모바일 계열의 스마트폰을 어쩔 수 없이 써야 겠지만, 그 외에는 비교적 자유롭게 쓰고 있습니다. 전자에서도 일반 직원들은 아이폰 스스럼 없이 쓰고 있는 걸로 압니다. 추측성으로 작성하는 것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데... 유명한 블로거이시니... 그 영향력이 더 크겠지요. 사실이 아닌 것 같아 이 부분은 좀더 알아보시고 재작성하시는게 옳은게 아닐까 합니다.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여러 사람들이 크게 오해할 소지가 있습니다.

바비(Bobby) :

To 익명님/ 피드백 감사합니다. 제가 모든 부서를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그런 것처럼 적어서 죄송합니다. 일부 부서에 국한된 내용으로 업데이트했습니다.

Eminency :

차마 약정을 깨지 못한 사람들...-_-;;

바비(Bobby) :

To Eminency님/ ㅎㅎ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는 분들이죠.

익명 :

엘지전자 직원들은 엘지 휴대폰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엘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추가로 다른 제조사의 휴대폰을 사용할 수는 있답니다.

익명 :

자아검열...

익명 :

LG쪽은 "Unwritten Rule"에 따라
회사망에 등록된 핸드폰번호가
LG텔레콤이어야 되기 때문에 아이폰 쓰기가 어렵습니다.
아이폰은 KT니까요...^^
보통 아이폰과 더불어 회사 등록용으로
LG텔레콤용 폰이 하나 더 있지요...
저도 그렇게 폰 2개 사용하고 있습니다. ^^

김휘준 :

의견 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명 자유롭게 못 쓰는 조직이 있는 것도 사실이겠죠. 제가 들은 얘기 중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부품 들어가는 반도체 쪽 직원들은 자유롭게 쓴다고 하더라구요. 또 SK마케팅&컴퍼니 다니는 직원은 살짝 눈치 보이지만 그래도 쓴다고 하더라구요. 입장의 차이인거 같아요. 우리나라 정서상 대기업 아니더라두 경쟁사 제품을 애용하는 것은 좀 쉽지 않은 일일 수 있겠죠. 더 좋은 건 회사에서 써보고 더 좋은거 개발하라고 사주는건데, 또 그러지는 않더라구요. 아무튼, 우리 사회가 좀더 열린 사회가 되면 좋을꺼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Channy :

경쟁사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가 논란이 되겠지만 확실히 그 제품이나 서비스 쓴다는 게 사내에서 어렵긴 하지요. 저도 Daum와서 한동안(꽤 오래) 네이버 뉴스 보고 지메일 쓰는데 눈치가 보이긴 했으니까요. 지금은 지메일만...

익명 :

LG전자에서 휴대폰 SW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잘 쓰고 있고 LGT로 개통된 폰은 미소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파악하기로는 LGT 보유 여부 체크는 안한지 1년이 넘은 것으로 압니다.

익명 :

저도 LG전자에서 스마트폰 개발하고 있습니다(저는 LG전자 직원은 아닙니다). 제 바로 주위에 아이폰 쓰는 분 2분. 모토로이 1분 이렇게 계시네요.

익명 :

삼성 직원이 아이폰 못쓴다고요? ㅋㅋㅋ
그리고 아이폰 어플을 보고 혼란스워 했다구요?
ㅋㅋㅋㅋㅋ삼성을 조선인민공화국처럼 폄하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실컷 웃고 갑니다.

익명 :

하나가 빠진 듯 합니다.
저 처럼 쓰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쓰는 부류? ^^

익명 :

저도 삼성직원이지만, 주위에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싸서 못사용한다는 저같은 부류가 많아 몇명만 가지고 있다는.. -_-;;

익명 :

저는 LG계열사인데, LGT를 쓰지 않으면 인사과에서 메일 날라오는데요? 전사원 모두 LGT를 써야 합니다. 작년에는 기계까지 Cyon 쓰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만두었죠.

익명 :

저.. 삼성 직원이었습니다. 카메라 만드는 회사죠.. 전 회사에서 DSLR 만드는줄 몰랐습니다. 캐논DSLR 샀습니다. 1년이 지났습니다. 회사에서 이제 막 DSLR 출시 했습니다. 그때즈음에 회사 행사 때문에 캐논 카메라 들고 갔다가 되게 욕 먹었습니다. 그럼 업무용으로라도 사주던가.. 일 더 잘할려고 내꺼 들고 갔다가 욕만 실컷 먹었다는.... 한때 현대차, 대우차가 아니면 거래처 사람들도 공장 출입이 안되었죠. 자동차 공장은 아직도 타사 차량은 길밖에 주차하는지 모르겠네요.

익명 :

삼성전자내 무선사업부(휴대폰부서)는 사실상 타사폰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Unknown :

친구도 삼성전자내 휴대폰 부서에서 근무하는데 애니콜이외의 핸드폰 못쓴다고 그래서 아이폰 못산다고 하소연하던데요.

무선사업부내에서 아이폰 쓸수 있다고 하신분...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무시할 수 있을만큼 직급이 꽤 되시거나 아니면 굉장히 자유로운 부서장님을 모시고 있으신듯합니다.

스튜디오 노마드 :

폰 제조업체는 다 마찬가지 아닌가요.
팬택도 못 쓰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강짜 좋게 쓰시는 분도 있지만요.)

익명 :

아이폰 쓰고 싶어도 못쓰는 kt 직원은 아닌듯 싶습니다
혹시나 회사에서 지원이 있을까 기다렸으나 이제는 보조금 없이도 구매하는 추세입니다
저도 샀고 제 주변에도 아이폰 벌써 20% 정도가 아이폰 사용중입니다

Draco :

따지고 보면 반대로 안드로이드폰이나 다른 스마트폰을 쓰고 싶지만, 아이폰이 워낙 인기라 대세에 따라 아이폰을 쓰거나, 아이폰 관련 일(앱 개발등)을 하느라고 어쩔수 없이 아이폰을 쓰는 분들도 있긴 하겠네요. ^^

익명 :

전에 삼성에 있었는데요. 직접적으로 뭐라 안해도 관리자들은 다 관리를 합니다. 내부 관리 요소에 다 들어갑니다.
그냥 참고 하세요. 삼성이 그냥 관리의 삼성이란 소리 괜히 듣는게 아닙니다.

익명 :

ex삼성전자 직원입니다.
당시 제 사수가, sky폰을 버젓이 쓰고 있는데

지나가는 옆 부서 부장님 왈 '거 어지간하면 애니콜쓰지?'
사수왈, '그럼 부장님이 래미안 한 채 사주세요' ^^;;

익명 :

bada 개발 파트의 분들은 iPhone많이 사용합니다. 경쟁사 분석도 할 겸... 하지만 iPhone만 사용하시는 분은 별로 없고 iPhone도 사용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ㅋㅋ

익명 :

LG는 연구원들은 자유롭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네요~

miriya :

저도 아는 삼성 직원분이 친구 아이폰 빌려서 숨겨다 사용하는걸 본 적이 있습니다-_-;; 애사심 이전에 타사 제품 분석이 먼저라 생각합니다.

익명 :

위에 KT직원분은 어느 부서인지 부럽네요. 저희 부서에서는 아무도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데요. 진짜 아이폰 가격 반만 지원해줬어도 이번에 바꿨을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KT는 왜 임원들에게만 아이폰을 지급하고, 직원들에게는 지원하지 않았을까요?
결론은 간단하죠. 직원들은 직접 돈내고 사서 하라 이거죠. 어차피 할당 떨어지고, 실적 줄세우면 다 구입하게 될텐데 굳이 회사돈 들여서 지원해줄 필요가 있느냐? 라는 계산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TT 하지만 1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아이폰에 투자하기란 KT직원이라도 쉽지 않은 결정이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웃긴 것은 다들 아이폰, 스마트폰 할 때 KT는 생뚱맞게 직원들에게 에버F110을 무료로 나눠준다네요. 그것도 회사자산이라서 개인이 사용하되, 개인이 함부로 못 쓰는...

대외적으로는 아이폰으로 세상이 바뀐다고 홍보하면서, 정작 직원들을 바꿀 마음은 별로 없어 보여서 안타깝네요.

친구 :

ㅎㅎ 제친구 두명이 삼성전자에 있는데요

하나는 애니콜쪽(무선사업부라하나요?), 하나는 반도체쪽에 있습니다.

둘다 아이폰 쓰고싶어하는데 못씁니다.

카메라가 달린 폰은 보안상 봉인스티커를 붙이고 출입해야하는데

아이폰은 안붙여준다네요-_-;; 결재가 안난다고

무선사업부 친구는 아예 폰 두개 쓸까 고민하던데요.

익명 :

저는 좀 다른이유인데, 제 업무특성상 전화통화 녹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이폰은 미국법 때문에 통화중 녹음을 지원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원하지 않을거라고 알고있습니다.

익명 :

제가아는 사람은 엘지에서 스마트폰 개발 하시는 분인데
엘지텔레콤 이외의 폰은 못쓴다더군요 ㅎㅎㅎ

익명 :

저번 IP 영재교육원에서 강의를 들었던 중등부 학생입니다.. 스마트 폰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놀라울 따름이었지만 국내 유일의 Architect MVP라는 사실에 더 놀라웠습니다~!

xenerdo :

정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인데.. 우리나라도 아이폰과 견줄만큼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익명 :

LGE 외주하는 사람입니다. MC연구소의 경우 최근까지 자사폰을 강요했습니다. 외주업체직원까지요. 그래서 한동안 LG폰이 아닐 경우 입구에 맡기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게 귀찮으면 새로 자기 비용을 들여 LG 폰을 마련해야 하구요. 다행히 현재는 6개월 단위로 재등록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외주관리그룹 자체의 결정인지 아님 더 위에서 내린 결정인지 모르겠지만, 참 웃긴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익명 :

이 부분은... 글쎄, 그런 분위기 - 특히, 중간 관리자들의 속된 말로, 알아서 긴다... 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 예전 경험상으로 – 엘지하니웰(현재는 하니웰)을 통해 당시 삼성에서 사업하지 않았던 분산제어시스템을 도입하고, 시험가동을 할 당시, 사장단이 아침에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곧, 나온 지침이 장비 콘솔 박스에 양각으로 새겨진 엘지하니웰 상표들을 모두 제거하란 조치!

콘솔박스(장비 내부에서 새겨져 있고, 커버로 그 안면 부위가 밀폐되어 있던 구조였으니... 그렇다고 그 시간에 장비를 모두 분해할 수도 없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면서 칼로, 사포로 로고를 이른바 마구 뜯어내다가 완전한 제거가 불가능해서... 커버 색상과 동일한 검정색 테이프로 완전히 밀봉(?)해 버렸던 게 생각이 남.

그런데, 정작 사장단을 잠깐 컨트롤 센터에 들어와서는 직원들과 악수만 하고... 30평 좀 넘는 공간에 채워진 서버장비를 구경했다는... 문제는 이 서버 장비들에는 미쳐 주목하지 않았다는 - 설마 거기에 들어가 보겠냐? 했었는데... 들어가더군. 케비넷에 엘지하니웰 로고가 캐비닛 마다 따닥 따닥 노출되어 있었는데... 분명 사장단들이 그걸 봤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결국, 분위기 - 자기검열, 알아서 기는 잘못 체득한 습성? 탓! 이라고 봐야겠지요. 여전히 이런 분위기, 사고에 사로 잡혀서 사는 사람들 많음! 사실 누구를 탓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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