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6일

문제를 더 큰 문제로 만들어버린 롯데월드여

[포토] "아저씨 밀지 마세요∼ 숨막혀요" 아수라장 롯데월드

사진을 한번 보시라. 관련 뉴스에 따르면, 무려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몰렸다고 한다.

내 블로그는 주로 IT와 조직 생활에서의 처세에 대해 다루고 있어, 이런 글은 올리고 싶지 않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롯데월드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조직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직접 목격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번 사태는 100% 예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발생한 놀이기구 추락 사망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선착순 3만 5천명 무료 입장이라니, 아무리 양보해도 다음과 같은 결과는 필연적이다.

(1) 선착순 입장객 3만 5천명 외에 일부러 잠실까지 온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돌려보낼 것인가? 그때의 원성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2) 공짜를 좋아하는 대중의 습성으로 미루어볼 때, 만일 몇 배를 초과하는 입장객이 몰려 사람들이 압사하는(특히 이런 일에는 노약자가 다친다) 사태가 생기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위의 두 가지 사항은 리스크가 아니라, 이미 이 일을 결정한 순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운명 지어진 문제점이다. 그것을 몰랐거나 또는 무시하면서 강행한 조직의 무지 내지는 광기가 대단하게 생각된다.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인터뷰가 나온다.

김길종 롯데월드 마케팅이사는 "유관기관과 협조하고 동선에 따라 안전요원 210명을 배치하는 등 충분히 대비했으나 시민들의 문화의식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롯데월드 무료개장 `아수라장'…35명 부상(종합)

문제 해결 능력이 전혀 없는 조직. 하긴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해결책을 못 내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다친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댓글 3개:

익명 :

저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들도 찍었구여..
그런데 님의 말처럼 10만명 정도의 인원이 왔는지는 미지수군여..
그것보다는 많은 사람이 다친 것이 더 문제인것 같습니다.
엄청난 수의 구급대원와 경찰들이 동원이돼었는데도 말이죠...

익명 :

안전 교육 비용이 더 많이 들까요 아니면 선착순 3만 5천면 무료 입장 비용이 더 많이 들까요?

저는 안전 교육 비용이 더 적게 든다고 생각합니다만...

롯데월드 경영자의 생각은 이와는 다른것일까요?

익명 :

이번 여론 무마용 무료 입장 자체를 나쁘게 생각하지만, 굳이 무료입장을 하려면

1. 웹사이트에서 4만명에게 {매일 선착순, N번째 신청순, 매 시간 선착순} 등으로 초대권을 배부하거나,

2. 불우이웃들 1-2만명을 초청하는게 더 좋은 방법이였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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