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31일

2006년을 보내며 생각에 잠깁니다: I Understand

현재의 회사를 다닌 지 벌써 3년 8개월이 되었습니다. 첫 직장을 병역특례로 3년 2개월을 다닌 후 일곱 번 직장을 옮겼는데, 14년의 직장 생활 동안 현 직장이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이네요.

그런데 현 직장을 다닐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 직장을 들어오면서 3년 이상을 다니는게 목표였는데 그것을 달성했습니다. ^^

제 블로그에 이에 대해 가끔 얘기를 했습니다만, 저로서는 남다른 감회가 있습니다.

사실 제 아버지는 사업한 15년을 빼고도 직장을 13번 옮기셨는데, 워낙 남 밑에 있는 것을 싫어하셔서 인정을 받고 자리를 잡을만하면 옮기고 또 옮기고 그런 삶을 반복하셨죠. 저도 그런 DNA가 있는 것인지 그런 삶을 살아왔습니다.

직장을 많이 옮긴 것이 문제라기 보다는, "자리를 잡을 만하면, 기회를 잡을 만하면, 때려쳤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마디로 인내심이 부족했던 것이죠.

아버지는 결국 제가 고3때 사업을 완전히 실패하셨고,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족들과 떨어진 채로 20년 가까이 혼자서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왜 그리 힘들었냐면 그리 강한 사람이 못되었기 때문이죠. 원래 게으르고 이상주의적이고 마음이 여리고 울기도 잘했던 사람인데, 삭막한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많이 변한 거 같습니다.

나름 자존심은 있어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분발하고 분발했습니다만, 스스로의 기대만큼 잘해오지는 못한 거 같네요. 저라는 사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는 사람이며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사람이죠.

그것이 저의 유니크한 장점이며 개성이고, 또한 저의 발목을 잡는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바로 트라우마(또는 한)이 있는 사람의 에너지이며 또한 한계가 아닐까 합니다.

사람에게는 세가지 고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일에 대한 고민
2. 사랑에 대한 고민
3. (일과 사랑을 제외한) 여타 삶에 대한 고민

훗, 이 모든 고민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참 많은 거 같습니다.

언젠가 눈을 감을 때 저는 과연 어떤 해답을 얻었을 것이며, 어떤 미소로 잠들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인생의 묘미는 자신의 존재 가치와 영혼에 대한 이해를 조심씩 발견하고 알아가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듯 오늘도 일과 사랑과 삶에 대한 고민을 하며, 2006년 12월의 마지막 날을 흘려 보냅니다.

여러분, 2007년에는 보다 많이 행복하세요.

* * *

추가로, 연말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남겨보죠. 원래 전 우울한 노래를 좋아하니까 감안하고 들으세요. ^^

하단은 Freddie & The Dreamers가 부른 I Understand입니다.



이 노래는 올디스 매니아들에게 상당히 유명한 노래인데, 노래를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특이하게도 메인 멜로디와 Auld Lang Syne이 동시에 흐릅니다. 그래서 이별의 느낌이 보다 애절하게 전달되죠. 저는 중학생 때부터 이 노래를 참 좋아했답니다.

YouTube에 있는 동영상을 삽입했지만, 사실 I Understand는 G. Clefs 노래가 가장 좋습니다. G. Clefs의 노래를 들으시려면 이 링크를 클릭하세요.

다음은 Aretha Franklin과 Billy Preston이 1987년에 함께 부른 Auld Lang Syne입니다. 딱 20년이 되었네요. 리듬&블루스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댓글 8개:

익명 :

잘 지내시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연말 연시 되시길 바랍니다..

익명 :

한 해 동안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셨습니다. 새로운 출발에도 마음속 깊이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익명 :

2006년이 얼마 안 남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비(Bobby) :

To 미친병아리님/ 아, 오랜만이네요.

MVP 활동 좀 하시지 그러세요. 늙은 저도 하는데요. ^^

모임에서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To 이장님/ 제가 그랬나요? ^^ 저도 마음의 응원을 보냅니다.

To 독자님/ 이름을 "독자"라고 남겨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독자가 이 독자인지는 여전히 모르고 있습니다.

어쨌든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익명 :

류한석님의 칼럼을 2006년 후반부에야(ZDNET도 그렇고... 피플웨어 블로그도 그렇고...) 발견했다는게 아쉬운 한 해 였네요... ^^;;

2007년에도 즐거운, 뜻있는 블로깅 하시고 새해 만사 형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익명 :

저도 부모님 사업이 망하신 후 15살부터 지금까지 8년 정도 자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집에 용돈을 보내드릴 정도가 되었지만 지난 8년간의 삶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위에 말씀하신 3가지의 고민 모두 저를 괴롭혔었고, 사람들이 가진 여러가지 이면에 대해서 너무나 체감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

언제한번 술한잔 하며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바비(Bobby) :

To heart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너무 민망하네요. ^^

하시는 일 잘 되기를 바라고요. 2007년에 대박 행운을 기원합니다.

바비(Bobby) :

To promise4u님/ 음,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그간 열심히 사셨을 거 같은데요, 동병상련의 마음입니다.

다음 토론회 모임때 꼭 오세요. 인사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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