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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연구진에 의해 조사된 결과가 기사화 되었네요. 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나쁜 상사들이 승진을 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런 사실에 대해, 현실에서는 (디즈니 만화처럼 선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악이 승리한다는 식의 단순한 진단을 하는 것은 곤란하겠죠.
나쁜 상사가 승진을 잘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좋은 상사는 부하직원의 상태를 봐가면서 일을 시키죠. 부하직원이 납득 가능하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부하직원의 성장을 생각하면서 적절한 수준의 일을 시키고, 실수가 있을 때는 조언하고 조치를 하더라도 상처를 남기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나쁜 상사는 그냥 막 일을 시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부하직원의 상태와 상관없이 일을 시킵니다. 무리한 일을 시키고, 몸이 아파도 일을 시키고 야근을 강요하고 희생을 원합니다. 그런 상사에 대해 저는, 부하직원의 에너지를 모두 빨아버린다는 뜻에서 ‘뱀파이어형’ 상사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나쁜 상사는 모질고 얼굴이 두껍고 두려움에 의한 관리를 행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든지 요구하고 또 그것을 얻어 냅니다. 그러니 단기적인 성과가 좋을 수 밖에요.
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밖에 좋을 수 없습니다. 대단한 무엇을 만들어 내기도 힘들고 지속하기도 힘들죠. 그렇지만 그런 그에게도 그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계속하여 높은 위치를 차지함으로써 점점 더 많이 사람들을 학대할 수 있는 권한을 얻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신적으로 사망한 부하직원을 새 부하직원으로 계속 갈아치우면서 일을 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슬픈 일이죠.
그런 그이기에 어느 순간에 권력을 상실하게 되면 주변에 아무도 붙어있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알기에 나쁜 상사는 더욱 더 승진에 집착하고 권력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그를 막은 방법은 그가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사실, 그런 사람이 인정받고 있는 조직이라면 가망이 없는 조직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학대에 의한 생산성 증대 효과를 누릴 수도 있겠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조직 내에 창조적 에너지가 완전히 바닥나 버릴 테니까요. (저는 그런 조직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올바른 조직이라면 그런 나쁜 매니저를 신속하게 발견하여 아웃시켜야 합니다. 그것의 방법이 있습니다. 탁월한 성과를 낸 사람이 있을 경우, 조직의 상부에서 그의 스탭들에게 그 과정을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했는가, 아니면 사술(바르지 못한 수단을 잘 둘러대는 요사스러운 술법)을 사용했는가.
하지만 현실을 보면, 매니저가 사술로 성과를 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그것을 눈감아주는 조직이 참 많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시장경제에서 기업들의 본질적 특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런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선택해야 하겠지요. 그렇지 않은 기업을 어떻게든 찾든가, 아니면 만들든가. (그렇지 않은 조직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자신의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단, 경험과 인내력 검증을 위해 시한부로 참고 있는 것은 예외)
댓글 9개: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자신의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맞는 말씀입니다만, 잘못된길로 가고 있고 자신이 이상한 사람들과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그만두고 입맛에 맞는 직장을 찾아 다닐만큼(물론 그만두는 방법 이외에도 방법이 있겠지만...)자신의 입지?가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을 축내면서도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네요^^
그러니까 마지막에 부연설명 하신 것 처럼 (경험과 인내력 검증을 위해 시한부로 참고 있는 것은 예외), 그런 집단속에서 현실과 타협하고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악한 상사의 길을 갈것인가? 아니면 그러한 악조건속에서도 자신의 실속은 챙겨가면서(자기계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꿈꿀것인가?
통찰력과 행동력이 요구되는 일이 아닐 수 없군요!
정말 또라이 제로 조직을 만들어야 되는데 말이죠.
글을 읽으면서 속이 시원해지네요 ㅎㅎ
전 나쁜 상사보다 더 나쁜 사람이 '그 나쁜 상사밑에 줄을 서는 부하직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줄서면 안되는 사람에게 줄을 서는 사람들.
나쁜줄 알면서 줄서는건 자신도 같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걸까요?
그러다가도 나쁜 상사가 제거됐을땐 바로 돌아서서 그 상사가 나빴던 점을 속속 파헤치고...
어떻게 그렇게 빨리 얼굴을 바꿀수 있는건지...궁금한데.. 물어볼수가 없었어요.
너도 내입장이면 그랬을꺼다.그런 말 듣게 될까봐서요.^^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자신의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단, 경험과 인내력 검증을 위해 시한부로 참고 있는 것은 예외) 인내력을 검증하기 위한 태도가 자신도 모르게 몸에 익어 습관이 되는 경우도 조심해야하지 않을까... 습관이란건 무서우니까요
To 익명님/ 그래서 이 글의 태그가 "나쁜 직장상사가 되어버리는 이유"죠. ^^
나쁜상사가 인정까지는 못받더라도 아웃되지는 않더라고요..다만 계속 머물러 있어 악취를 풍기고 있습니다. 부하직원들에게 계속 정신적인 찰과성을 입히면서요..
낭비한 에너지야 다시 충전하면 된다지만, 흘러가버린 시간 시간, 청춘은 어디서 보상받을까요...ㅠ.ㅠ
글 잘 읽었습니다. 엮은글 안돼 제 블로그에 몇 자 끄적여 봤습니다.
http://blog.naver.com/NBlogMain.nhn?blogId=janghp&Redirect=Dlog&Qs=/janghp/10020425797
To 장호빵님/ 단기적으로만 잘 나갈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순간의 오판으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사람들도 종종 보았습니다. 물론, 사악하면서도 똑똑하면 상당 기간 권력을 유지하기 마련이지만요. ^^
2007년에 작성된 글이네요.
제가 이글을 2007년에 봤다면 좋았을텐데..
나쁜 직장상사와 썩은 조직에 몸담고 있다는걸 이제야 발견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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