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4일

의견 표명의 기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누군가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면, 그 표현과 태도가 중요합니다. 단지 배설이 아닌, 논리적/합리적으로 주장하면서 공감을 획득하고 싶다면 말이죠.

최근에 영화 디워 관련해서 이송희일 감독의 글 때문에 말들이 많은데요. 그 글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다른 관점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표현방식과 태도가 좋지 않군요. 합리적이기 보다는, ‘나만 옳다’는 식의 주장이 대중의 거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글의 말미에 나오는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관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어떤 사람에게는 생업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환타지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의 취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킬링타임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애국심일 수도 있습니다.

대중의 정서를 무시하고 부정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나름 똑똑하지만, 그런 'B급 정서'때문에 일평생 고생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다들 흥분하지 마시고, 이번 일을 보며 반면교사로 삼으세요. 우리에게 있어서도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이런 일들은 항상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내가 주장하고 싶은 바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그런 고민과 인간수양없이 내추럴하게 막 천성대로 하다가는 큰 고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덧글: 어쨌든 이번 이슈 덕분에 디워 관객이 더 늘고 있다니, 세상 돌아가는 메카니즘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게 아니죠. ^^

댓글 5개:

익명 :

저도 어제 이송희일 감독의 글을 읽으면서
감독이 자신의 개인 의견을 밝히는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표현방식에 있어서 조금 거부반응이 있었더랬어요...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마치 자신이 심형래 감독보다 우월하다는걸 강조하고 싶어하는듯 하고 또한 열등감을 애써 감추려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해야하나?

근데 감독이 올린 글 파문으로 디워가 더 이슈가 되어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니...^^
아무쪼록 미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해서 대한민국을 널리 알려줬으면 좋겟네요^^

익명 :

저는 심형래씨를 감독이기보다는 제작자로서 인식합니다. 그의 컨텐츠 비지니스론이 조지루카스를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사실 13년전 저의 첫조카가 보던 둘리비디오를 제아들 녀석이 물려받아 보고있는 사실을 생각하면 영화라는 것이 그 독립영화 감독의 생각처럼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영구와 땡칠이'를 만든 사람의 영화와 그로인한 문화현상을 '프로파겐다'에 빗댄 그 엄청난 자기우월주위와 지식편의주의에 대한 분노는 마치 'Java만이(or something) 제일이다'를 외치는 개발자를 보는 것 같았다...라고나 할까

익명 :

이 감독님의 '의견표명기술'
이 그릇된점이 보인다느점엔
동의하지만, 그 기본적인 내용엔
전 동의합니다.

애국심호소 마케팅은 그닥 좋게
보이지가 않아서요.
영화는 영화의 퀄러티로승부하는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겠지요.
단인민족이란 특성때문에
너무 민족성에만 호소하는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심감독님 고생하셨던건
알겠지만, 따지고 보면
고생안한 사람있나요.
프로그램 나올때 마나 너무
고생했단 이야길 앵무새 처럼하니
이젠 짜증이 날정도입니다.

그리고 저 전문이 처음 어디에
실렸는지는 모르지만,
원래 저런식의 컬럼은,
조금은 non-formal 하게
마치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투정하듯
일부러 그런 '맛' 이 나게 쓰는것
아닌가요?

그런 뉘앙스로 쓰여진 글에
일일히 태클을 걸필욘없다고
봅니다.

전 저글에 동의하면서 아주
시원하게 잘 읽었습니다.

익명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걸 망각하여 의견전달에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너무나도 흔하더군요.

익명 :

B급 영화 감독 아니랄까봐 B급 영화 감독 같은 글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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