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번 악플의 특이할 점은 제 개인적인 신상 정보에 대해 언급하면서 욕설을 했다는 점입니다. 저와 아주 친하거나 제 주변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 외에는 알기 힘든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해당 악플러는 저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냥 악플이라면 무시하면 그 뿐이지만, 친하게 지내는 또는 웃는 얼굴로 대하는 사람 중에 저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기는 힘듭니다. 심적으로 괴로운 일이기도 하거니와, 제가 그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든 그 사실을 왜곡해서 주변에 퍼뜨릴 테니까요.
그 사람이 누구인지 또한 그 이유에 대해 가늠하기는 힘듭니다. 지난 몇 년간은 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저를 적대시할 정도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 앞에서 그런 입장을 취한 사람도 없습니다.
어쨌든 제가 덕이 없어서, 또는 제 존재 자체가 그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겼을 겁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폐가 되는 존재라는 사실이 참 서글프네요.
마치,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주인공 마츠코처럼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악플을 읽고서 슬픈 마음으로 하단과 같은 시(라고 하기에는 창피한)를 썼습니다.
가면의 만남 (Great Pretender)
저를 아주 싫어하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그는 저의 주변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저를 만나서는 절대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누군지 모릅니다.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조만간 그를 만나겠지요.
만나서 상냥하게 잡담을 하거나, 또는 일 얘기를 하겠지요.어쩌면 미래에 대한 고민과 서로의 희망에 대해 얘기할는지도 모릅니다.
다정하게 인사하며 돌아서는 저를 무척 미워하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그가 누군지 모릅니다.그는 여전히 저의 주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