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9일

추천 다큐와 영화: 시대정신(Zeitgeist), 맨프롬어스(The Man from Earth)

1. 시대정신(Zeitgeist)

한국 사이트에서는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서 IMDB 링크를 걸었습니다. 종교, 911, 금융 파트로 나누어져 있으며 독특한 관점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픈마인드를 갖고서 본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지만, 혹자는 충격을 받거나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이 다큐에서 몇 장면 인용되는 영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시드니 루멧 감독의 ‘네트워크(Network, 1976년작)’입니다. 시드니 루멧 감독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80세가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라는 처절한 영화를 만들었죠.

2. 맨프롬어스(The Man from Earth)

환상특급의 각본가로도 활동했던 Jerome Bixby가 38년에 걸쳐 집필한 SF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수효과 하나 없이 방안에서 얘기만 하는 SF영화인데, 이 영화를 본 어떤 이는 배트맨 다크나이트보다 낫다고 하더군요.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정말 흥미롭게 감상했습니다. (저도 막 대화에 끼여들고 싶을 정도로..)

이 영화의 씬은 오직 집안 거실과 집앞의 트럭 옆에서 진행됩니다. 그냥 등장인물들이 계속 대화만 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스케일은 인류의 역사와 지구 전체를 넘나들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더 이상은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영화 맨프롬어스의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그냥 방안에서 토론하기’ 형식은 바로 시드니 루멧 감독의 놀라운 데뷔작인 ‘12인의 노한 사람들(12 Angry Men, 1957년작)’에서 선보인 형식이라는 점입니다.

시대정신과 맨프롬어스 모두,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영화들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마지막으로 경고사항 하나! 시대정신과 맨프롬어스 모두 신성모독 내지는 반기독교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투철한 기독교 신앙을 가진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고로, 한국에서 수입 개봉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저예산의 영화들이라서 어찌보면 따분할 수도 있고, 그 주장 자체의 파격성으로 인해 사람에 따라서는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사고 지향적이고 다양한 관점에 대한 포용력을 가진 분들께만 감상을 권하겠습니다.

댓글 6개:

익명 :

http://plan9.co.kr/tt2/694
시대정신이 한국에 발매될진 모르겠지만 제 블로그에 자막있는 버젼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바비(Bobby) :

To 주성치님/ 찾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겠네요. 고맙습니다. ^^

익명 :

트랙백을 걸려고 했더니 글 주소로 트랙백은 안걸리나봅니다. 어쨌든 저랑 동명이인이신데 신기하네요. 저도 IT업계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익명 :

저도 근래 재미있게 본 두 작품인데 모아서 잘 이야기해 주셨네요.
교회를 다니지만 나일롱신자라 그런지 두 작품 모두 괴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즐겨본다고 할까요. ^^
국내에서 다루기는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나봅니다. 상영제지... 발매제지 등 여러 수단으로 막을게 눈에 선합니다. 아쉬워요.

익명 :

시대정신을 재미있게 보셨다니 반갑습니다. 제게는 르네 마르그리트의 "보이는 대로 믿지 말라"는 메세지를 떠올리게 만드는 다큐멘터리같은 영화였습니다. 네트워크는 아직 못봤는데 더욱 흥미로울것 같군요.

익명 :

저도 맨프롬어스를 얼마전에 봤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시대정신 같은 경우에 추천은 받았는데 아직 못보고 있네요.
저 역시 나일롱으로 기독교를 믿고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견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종교는 저에게 의미가 없기에 맨프롬어스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절실한 믿음생활하시는 분들도 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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