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8일

30시간의 쓰러짐

제가 지병인 갑상선 저하증에다가 몸살이 심하고 머리가 아파서, 주말에 약을 좀 먹었습니다. 집에 밥은 없어도 약은 많거든요. 미국 출장 갈 때마다 사서 키핑해둔 약들.

일단 갑상선 약을 먹고, 감기몸살로 몸이 쑤셔서 ALEVE란 몸살 약을 먹었죠. 그리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Advil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어서 급기야 VICKS NyQuil SINUS를 먹었습니다. 초록색 젤 타입의 이 알약은 너무 독해서 밤에 자기 전에만 먹어야 하는 약입니다. 위의 약들을 모두 한두시간 간격으로 다 먹었죠. 그리고 자다가 일어나서 NyQuil을 한번 더 먹었습니다.

급기야 뻗어서 주말에 한 30시간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까지도 머리가 띵하고 공중에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인터넷을 비롯해 아무 것도 안 하고 누워 있었습니다.

비할 바는 못 되겠습니다만, 히스레저가 어떤 상태였는지 조금은 알 거 같습니다.

사실 제가 대학생때부터 혼자 살았는데, 2학년 학기 초에 지병인 편도선염(그때 지병과 지금의 지병이 다름)이 심해서 3일 동안 밥도 못 먹고 약도 못 먹고 누워 있었는데 거의 죽는 줄 알았죠. 약 사먹을 돈도 없었고 너무 아파서 사러 갈 기운도 없었습니다.

아파서 몽롱한 가운데 밥과 약이 필요하다는 생각만 가득했죠. 한 3일이 지난 후 어찌 일어나서 다시금 살 수 있었는데, 그때부터 약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나 봅니다.

약에 좀 집착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글쎄, 약을 모으는 거에요.

그래서 집에 온갖 종류의 약들이 많죠.

굳이 이런 얘기를 쓰는 이유는, 가족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요. 가족이 있어 함께 밥을 먹고, 아플 때 약이라도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요?

제가 내년이면 자취 생활 20주년인데, 저도 언젠가는 약을 모으지 않고 또 덜 먹게 되겠지요.

현세에서 힘들면 후세에서라도...

완벽한 사람은 없죠. 제 글에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은 사실이니 솔직한 기록을 남겨 봅니다.

여러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잘 챙기세요.

댓글 17개:

익명 :

자취...라는 표현은...좀 그렇습니다. 그냥 혼자 사는 거죠. 1인 가족...

joongtae :

류 소장님, 건강하세요.
본인을 위해서나 가족을 위해서. 가족 눈에 눈물 흘리지 않도록 건강을 가장 먼저 챙기세요.

저야,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가족만 안 아프면 아무 걱정 없다는 생각이고, 아이들에게도 공부는 뒤로 미루고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 끼를 제 때 잘 드시기만 해도 건강해집니다. 식사 잘 챙겨드세요.

니스데브 :

항상 사람에 대한 사람다운 생각을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런 시련이 있기에 인간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시는게 아닌가합니다.

건강조심하시고 이제는 장가를 가셔야할 때가 아닌지 심각한 고민을 해보심이.ㅎㅎ

freesms :

건강이 최대의 행복입니다. 항상 몸조리 잘하시길 빕니다..

Channy :

바비님 구제해주실 착한 여성분 정말 안계신가? 제발 나타나 주길...

promise4u :

자취 8년차에 얼마전에 아찔한 경험을 한 저로서는 소장님의 건강이 걱정되고 안타깝네요;;

약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약이 도와주는게 잘 없더라고요 T^T

보양식 좋은거 있나 찾아볼게요 ㅎㄷㄷ

sqstyle :

소장님 밥이 보약이래요.
약 보다 식사를 더 챙기시길..ㅠㅠ

익명 :

왜 연락하지않으셨어요;;;

janghp :

쾌유를 빕니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죠.

독자 :

소장님까지 되셨으나 대신 건강을 좀 잃으셨네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라고 하지만 일에 몰두하다보면 건강을 좀 잃는건 어쩔수 없는거 같습니다...

miriya :

Channy님 코멘트에 미투합니다..

nalm :

빠른 쾌유를 빕니다

용이 :

류소장님의 건강을 빕니다.
소장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시는 분들이 세상의 빛으로 꾸준히 활동하셔야죠...^^

단비 :

정말 가슴 아픈 일이군요...건강조심하셔야겠어요..너무 일에 신경 쓰신건 아닌지...

장비 :

저런... 고생 많으셨군요. 힘든 가운데서도 포스팅 하여주셔서 감사~
그런대, 왜 연락하지않으셨어요;;; 라는 익명님의 글에 왠지 희망이 보이는 것은 저 뿐인가요? ^^;

송인표 :

안녕하세요. 다봇 개발자 송인표입니다.
잘계셨는지 궁굼하네요.
갑상선은 여기 안강에 갑산한의원이라고 잘고칩니다.
하루에 전국으로 100개이상 택배를 부치는 곳이거든요.
저랑 같이 동업하신분도 같은 병이였는데 그곳 약 1년정도 먹고 지금은 약안먹어도 괜찮다네요.
물론 스트레스가 큰 탓이지만... 혹 아시나 해서요. 이글은 그냥 보시고 흘려버리십시요. 승인 안하셔도 되요... 그럼..

mogwai2 :

누군가 병을 표현할 때 갑자기 찾아오는 도둑이 아니라 초대하는 손님이라고 하더군요
결국은 자기가 초래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병이 발병하였을 때는 양동이에 넘치는 물과 같다고 표현하더군요 넘 칠때 까지는 아무이상이 없는 것이죠 모든 병의 근본은 인간의 마음에서 부터 온다고 하더군요 손바닥에 마음을 두면 손이 뜨거워 지는 것 처럼 신경쓸일이 많으면 머리에 열기 때문에 두통이 생기는 것이죠 아프면 아무 소용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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