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9일

46년 전에 작고하신 할아버지가 지금의 내게 미치는 영향

예전에 제가 할아버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죠.

할아버지가 집필한 <조선문전>의 공적을 인정받아 한글날인 오늘, 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한글날 기념식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미 1962년에 작고하신 관계로, 아버지께서 수상을 하셨고 기념식 후에 정부 관계자 및 유공자들과 함께 오찬을 했습니다. 유공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내일까지 프로그램이 계속 있는데, 저는 오늘 오찬에만 참석을 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는 파주출판도시에서 만찬 중이겠네요.

기념식에서 이미 작고하신 분의 이름이 호명되고 각종 예약도 할아버지 이름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머나먼 이국 땅에서 젊은 나이에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 지 벌써 46년이 되었는데, 열심히 노력하여 만드신 결과물이 결국 고국에서 할아버지의 이름을 다시금 살아있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 말이죠.


사실 이건 제 할아버지가 아니라, 누구한테든 해당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서 무언가 만들어 내는 것은, 자신이 살아 있을 때 비록 그것이 성공을 못하고 빛을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그 결과물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서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자신이 만들어 낸 영구적인 결과물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지속적으로 재창조되면서 또 다른 생명력을 얻는 것이죠.

전 할아버지의 얼굴조차 뵌 적이 없지만(제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돌아가셨으니까요), 제가 어릴 때부터 주변 친인척들로부터 할아버지와 참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빈번하게 들어서, 마음 속에 할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러시아가 개방된 후, 할아버지의 유품과 여러 서적, 글들을 접하면서 제 안에서 할아버지는 재창조되었죠.

제 블로그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만, 저는 예술 특히 문학에 대한 상당한 애정과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산 속에 들어가서 사색의 삶을 살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제 인생 전반부의 주제가 IT였다면 후반부의 주제는 문학이 될 것으로 보는데, 그러한 결정을 확고하게 내리는데 있어 할아버지가 분명히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마도 인생 후반부는 45세 전후에 시작될 거 같습니다.

이 포스트는 비록 개인사에 대한 글입니다만, 자신의 인생을 통해 무언가 남길 것을 찾거나 또는 이미 집중하고 계신 분들께 작은 공감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가치 있는 행동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PS: 표창장의 MB 이름을 본 후, 제 기분이 어땠을까요?

댓글 7개:

sunny :

마니 마니 축하드립니다. ^^

Jinho Yoo :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도 역시 남다른 한석님의 삶에 근원이 무엇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이런 일이 있으셨다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독자 :

1년 전에 받았으면 정말 기분 아주 좋았을텐데 말이죠...

나중에 대통령 표창 다시 회수하는거나 아닌지 모르겠네요...

익명 :

축하드립니다. 가끔 블로그에 들러 소식을 알고 있습니다.
-오석표-

함부르거 :

축하드립니다. 돌아가신 할아버님도 기뻐하시겠네요.

MB사인 부분은 사진 보고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

바비(Bobby) :

To All/ 축하를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꾸벅.

익명 :

"자신의 인생을 통해 무언가 남길 것을 찾거나 또는 이미 집중하고 계신 분들께 작은 공감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가치 있는 행동입니다." 아..ㅜ 술한잔 하고 봐서 그런지 감동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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