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5일

비싸야 잘 팔리는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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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만 그런 것은 아니죠. 아파트도, 커피도, 기타 등등. 자기과시욕망이 무척 강하고 최신 유행에 민감하니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인정받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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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문화적 트렌드가 그런 것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 밖에요. 물질적 욕망이 모든 것을 장악해나가고 있다보니, 이제는 이런 글에 작은 위안을 얻기도 힘든 시절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 * *

윌리엄 서머셋 모옴이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돈은 마치 육감(六感)과 같아서 그것 없이는 나머지 오감(五感)을 완전히 사용할 수 없다.

(오감: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현대인은 오감을 만족 시키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지불합니다. 부유한 사람일수록 오감이 주는 말초적 자극을 잘 알고 있죠. 그래서 더 많이 지불할수록 더 많이 만족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입니다. 앞으로 점점 더 심해져 갈 것이 명백합니다. 상류층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최근에는 서민들까지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너무 시니컬하게 생각하지는 마세요.

부디 강한 사람이 되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어떻게든 자수성가 해야죠.

오감을 만족시킬 만큼 충분히 성공해서 그것을 누리고, 한편으로는 기회조차 못 얻는 사람들을 위해 흔쾌히 장학금이라도 주어야죠. 값싼 동정심 아니냐고요?

글쎄요, 이제 머지않아 그런 동정심조차 아주 희귀한 시절이 올 텐데요. 타인과 떡을 나눠 먹는 것은 바랄 수도 없고, 자신이 떡을 먹으면 타인에게 떡고물이라도 줄줄 아는 사람이 완전 소중한 시절이 올 거에요.

부디 그때가 될 때까지 인류를 위한, 타인을 위한 작은 동정심이라도 남길 수 있도록 제 자신에게 매일매일 기원합니다.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의 달콤함에 빠져 제 스스로가 어떻게 변할 지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사회는 강력하고 무서운 곳이니까요.

결코 냉소적으로 쓰는 글이 아니에요.

자수성가를 꿈꾸는 사람은 그만큼 강해야 하고 신념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높은 위치에 도달하면 모두 다 똑같아지는 그런 마법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댓글 3개:

익명 :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싸야 잘팔리는
현상은 모두 있기 마련이지만,
한국이 특히 심한것은 사실입니다.

아직까지도, 너무 배고파서 악착같
돈벌고, 그 번돈을 남들이 알아줬으
면... 하는 사고 방식이 우리 부모님
세대부터 시작해서 풍요롭게 자랐지만
부모님들이 하는것을 보고 자란 우리
에게 까지 물려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체면과 공동체를 중요시 여기는 문화도 한목하겠죠. 남들이 하는 만큼은
나도 하고 살아야 한다는.

독일의 철학자가 처음 제시한
' 천민 자본주의 ' 라는 컨셉이
있습니다.
수단으로서의 돈이 아니라 맹목적인
목적으로서의 돈벌이를 가리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을
벌고, 번후엔 떵떵 거리며 사는걸
좋아하고 그게 정상적으로 대접받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사회를 의미합니다.

바로 오늘의 한국이 아닌가요.

미국도 전형적인 자본주의 사회지만,
이상하게 한국만큼 돈에 치이고 살진
않습니다. 비싼 옷이나, 고급차
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용적이고
가격대 성능비 좋은 차를 원합니다.

제 주변에도 보면, 서양 친구들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적당한 차를
끌고 다니는데, 이상하게 한국분들은
가랑이를 찢어서라도 고급차를
끌더군요.
문론 Lease 제도가 잘되 있어서
고급차 끄는게 한국보다 쉽긴 하지만,
그래도 비싼건 사실인데 말이죠.

그 차가 가진 성능보다도, 그 차를
끌고 다님으로 해서 자신의 체면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제 친구중에 하나도 한달에 약
70만원을 쏟아부어서 Lexus를 끄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Lexus같은 브랜드에
대한 생각도 한국사람들은 차이를
보입니다.
참고로 Lexus의 차량이 좋긴 하지만,
ES의 모델의 경우 Toyota 캠리의
모체를 두고 약 10% 정도의 부품만
더 고급을 쓴차량입니다. 그리고 나서
렉서스 딱지 붙이고 가격은 40%정도
올려버렸죠,

고급 브랜드들의 이런 가격 정책이
큰 이윤을 남기기 때문에 도요다가
십수년전에 럭셔리 브랜드를 런칭하려고 그렇게 발버둥을 쳤던 것인데..

서구 아이들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렉서스 차 좋긴 하지만, 20-30%는
가격 거품이다 라고 믿는 반면,
한국 분들은, 그 돈주면 역시 100% 제
값을 한다고 굳게 믿는거 같습니다.

현대가 아무리 좋은 리뷰를 얻어도
절대 현대는 사지 않습니다.

비싸지 않으니까요.

저는 이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돈버는거 말고도
다른 가치관과 lifestyle이 뚜렷하게
존재 해야 그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고 봅니다.

한국도 절약하고 사는 분들이 많지만,
절약이 문제가 아닙니다.

life style의 문제입니다.

털털 거리는 차 타면서도, 연말휴가엔
수백만원을 털어넣어서 인생을 즐기는
서구인들을 보면서 한국이민자
분들은 이해를 못합니다.

저도 모아서 저 똥차부터 바꾸지... 라고 생각하지요.


그들에겐 차따윈 중요한게 아닌데
말이죠.

동양인들이 삐까번쩍하게 하고
다니는거 보고 겉으론 좋다고
하지만, 속으론 인생즐길줄 모르고
돈만 모으는 사람들이라고 비웃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문론 이 얘긴 사람 나름이지요.

익명 :

자수성가한다는 것, 그 정신으로 열심히 산다는 것에 가장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는 그 다음이겠죠.

전 명품이 뭔지, 좋은 물건들이 왜 그렇게 많아야 하는지 .. 그런거 잘모르고 관심없이 사니까요. 남이 돈 쓰는걸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데 가끔 남들이 어떤 물건에 대해 대화할 때 잘 못알아 듣는 단점도 있죠.
그래도 뭐.. 사는데 별 지장은 없습니다.^^

익명 :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값싼 동정심 마저 사라질텐데요...라는 문구가 참 가슴아프게 느껴지네요.
부정할수 없는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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