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했던 업체는 유통업 관련 전문 SI업체였는데, 업계에서는 인지도도 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던 업체였죠. 하지만 지금은 폐업한 상태입니다.
그런 회사가 한 둘이 아니죠. 워낙 수익이 안 나다 보니 회사에 유보된 현찰이 거의 없고 한달한달 그냥 근근이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경영진이 판단 한번 잘못하면, 소위 삽질 한번이면(다양하게 해석하세요) 바로 폐업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영세성 문제가 하루이틀 된 일은 아니죠. 십 수년 동안 계속 성장하며 살아남은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부침이 심한 업종도 많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앞으로 적어도 수년간 이런 상황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개인의 업계 종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1. 해외로 나가든가: 물론 어려움. (취업하기도 어렵고 자리 잡기도 어려움)
2. 아키텍트/CIO/CTO가 되기 위해 착실히 준비를 하든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자기계발을 하고 커리어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음
3. 창업을 하든가: 하지만 악순환의 사이클에 기여하게 될 수도 있음
4. 전직을 하든가: 직업을 바꾸는 것을 뜻함. 이 업계를 떠나간 사람은 많으나 잘 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음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언젠가 사라짐을 당하는 것이죠.
사회 구조적 문제이고 워낙 나쁜 시스템이 견고하니, 이렇게 개인적 선택과 분발로 해결할 수 밖에 없음이 안타깝네요.
다음은 우리 업계를 풍자한 재미있는 딜버트 만화입니다. ^^
PS: buck passer는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 쯤으로 해석이 되겠네요.
댓글 4개:
딜버트 만화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P
버그/문제점이 존재함의 유무는 결국 테스터와 그리고 그/그녀의 역량에 달려 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거기다가 발견된 버그/문제점이 마치 테스터(발견자)의 잘못인 것 처럼 풍자한 것은 폭소가 절로 나오게 하는 군요. :D
"업계를 떠나간 사람은 많으나 잘 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직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거란 착각을 합니다. 일종의 도피이죠. 그리곤 막연히 잘될거란 과대망상으로 빠집니다.
왜 자신이 이런 상황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회피만 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은 무엇을 하든 똑같은 결과를 갖는다. 반대로 잘하는 사람은 지하철 2호선에서 껌을 팔아도 빌딩을 살 수있다"라구요..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짝사랑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직하려 기웃거리는 것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야 합니다.
업종의 차이만 있을뿐. 세상 사는 사람들은 모두 똑같으니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고민하고..지금도 여전히 고민하는 문제를 류한석님이 잘 정리해주셨군요^^. 전 1,2번을 시도해본적이 있고, 실제 노력을 해보면 해볼수록 1,2번도 무척 어렵다는 점을 절실히 느낍니다. 요즘엔 그냥 멍하니 있는 상태입니다. 뭘 해야 될지...결과적으로 보면 같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노력이라도 하는 사람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주위에 걱정만 하는 사람은 정말 널려 있습니다... 암울합니다...
To 효미니님/ 발견자는 일반 지식 근로자 또는 개발자로 보입니다. 발견자 탓을 하는 것도 우습지만,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 우습죠.
To http://www.troot.co.kr님/ 개발자 출신이 SI 회사를 만들어서 결국 후배 개발자들을 착취하는 사례가 많죠. 그것은 정말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To 심의준님/ 개인에게 직업에 대한 사랑을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직업을 사랑하지 않으면 직업에게서 사랑받을 수 없는 것은 명확하다고 봅니다.
To 익명님/ 좁은 문이지만 통과할 수 있는 문입니다. 꼭 달성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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