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28일

판도라 TV의 좋지 못한 행각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연속 3개의 포스트가 모두 기업의 추문과 관련된 글이네요. 씁쓸,

관련기사: [연합뉴스] 판도라TV UCC플랫폼 PC속도 늦추나(?)
관련글: [jwmx] 판도라 tv를 보시나요?

이 신문 기사를 보면 판도라TV의 김경익 사장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밝히고 있습니다.

판도라TV 김경익 사장은 "장비가격은 다운되는데 반해 네트워크 비용은 가장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판도라TV는 `피어링 포털'이 제공하는 `그리드 딜리버리(Grid Delivery)' 분산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트래픽이 늘어도 비용이 증가하지 않는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말이 좋아 “그리드 컴퓨팅” 기술이지(업체들이 예전에는 P2P 방식이라고 하다가 어감이 안 좋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그리드 컴퓨팅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음),
사실 이것은 사용자의 PC 자원(CPU, 램, 하드)를 점유하면서 동영상 서버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설사 약관 등을 통해 밝혔다고 하더라도,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어쨌든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PC가 해당 서비스에 이용되는 것을 허락하도록 “명백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대충 은근슬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이버도 과거에 소위 그리드 컴퓨팅을 대충 사용해서 꽤 문제가 있었는데 현재는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2004년 당시에 제가 ZDNET 쓴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참고: [ZDNET] 사용자는 좀비가 아니다: 네이버의 소탐대실

이번 판도라TV의 스캔들도 이것과 흡사한 메커니즘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참고로 네이버의 경우, 제가 글을 쓴 이후에도 수개월간 위와 같은 스파이웨어스러운 방식을 유지하다가 결국 고객들의 항의를 많이 받고서는 어쩔 수 없이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판도라TV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군요.

[덧글] 더불어 최근 SKT의 멜론 서비스 추문도 이와 흡사하므로 한번 보시죠. 차이점이 있다면, 약관에 “본 소프트웨어는 이용자 PC의 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를 임의로 사용합니다”는 식의 당당함이 엿보이는군요.

관련기사: [한겨레] SKT ‘멜론’ 음악서비스, 고객장비 ‘얌체’ 사용

댓글 13개:

익명 :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이월드의 백그라운드 뮤직도 p2p 입니다.

익명 :

이 글은 좀 실망인데요 :(

"명백하게 밝히지 않는 것"을 문제시하는 것은 이해를 하는데, 기업이 쪼잔해서 설비투자를 안하고 P2P 기술이나 쓴다는 식으로 P2P 그 자체를 몰아가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판도라 TV의 경우 엔드유저에게는 서비스 사용료를 받지 않는데 이것이 P2P 기술로 이룩한 것!..이라는 식으로 자료를 낼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돈받으면 망하게 되어있는 서비스이니 그렇지만)

아무튼 P2P 기술이 명백한 설명과 사용자 동의를 거치지 않고 사용된다는 점, 그리고 일부 서비스는 깔끔하게 삭제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되긴 해도 P2P 그 자체가 일부 민감하신 :$ 블로거들이 써글놈 취급하는 마냥 아주 못써먹을 기술로 보여지는 것에는 영 동의하기 힘드네요.

바비(Bobby) :

To 익명님/ 아마도 P2P 관련 또는 활용 업체에 종사하시는 분 같군요.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기술 자체에 선악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모든 기술이 마찬가지죠. (생명공학도 긍정/부정의 측면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것을 사용하는 "기업의 태도"입니다. P2P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기업의 태도가 문제인 것입니다.

프로그램 설치 시 대화상자라도 확실하게 띄워서 그리드 컴퓨팅 같은 현학적인 용어 말고, 명확하게 쉬운 말로 설명하고 명백한 승락을 받아야죠.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죠? ^^

익명 :

싸이월드의 bgm도 p2p맞고요, 제가 업무상 들은 얘기에 의하면 싸이월드 뿐 아니라 어지간한 온라인 음악 서비스는 모두 같은 방식을 사용합니다. 솔루션을 거의 한 업체에서 공급을 한 모양이더군요.
p2p방식의 문제점은 바비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비전문가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작은 글씨로 안내를 한다는 점 하고요 (예전 네이버의 터보플레이어 사건 이후로 은근슬쩍 넘어가는건 불가능하지요) p2p방식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서비스를 아얘 쓸 수 없는 점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거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싸이월드에는 배경음악을 무조건 끄는 기능이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익명 :

아뇨, P2P 업계도 아니고 현재 제가 다니는 회사는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비스 업계라는 것만 ^^;)

다만 갈수록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는 인프라 비용을 억제하면서 사용자에게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대안이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즉, 개념이 없긴 해도(?) 멜론의 현재 요금 체계라든지, 엔드 유저에게는 별도의 요금을 받지 않는 (아니, 받을 수 없는 ^^;) 판도라 TV라든지의 서비스는 애초부터 p2p 기술을 사용하여 인프라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전제가 되어있으므로 사용하지 말라 어쩌라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기업이 이것을 사용자에게 상세히 밝히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동의를 못하겠으면 그 서비스를 아예 쓸 수 없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사용에 페널티를 주는 방향으로 간다면 문제가 없을까요? 그때는 그때대로 또 시끄러울 겁니다. 그렇다고 페널티를 안주면? 서비스 기반이 붕괴되는걸요 :(

Channy :

악덕 기업의 조건

판도라 TV의 좋지 못한 행각을 보면서 왜 이런 이야기가 계속 되는지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 이미 불거졌던 네이버의 터보 플레이, 싸이월드의 BGM 사례 이외에도 SKT 멜론, 쥬크온...

익명 :

그리드컴퓨팅 기술이 트래픽양을 줄여서 기업의 설비 투자를 줄이는데 단연 대단한 기술인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용자들의 동의를 구하고 그 기술을 사용하느냐'에 관한것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아시다시피, 싸이월드의 배경음악도 그리드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한 좋은 예이지요. 미니홈피만 들어가면 리소스가 올라가서 아예 싸이월드 배경음악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그리드 기술을 이용함에 있어서 사용자들의 동의를 끌어내는데는 많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에서 처럼 기업들이 단순히 '설비투자비를 줄이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부담시키겠다는 것'은 많은 잘못된 생각인 듯 합니다

익명 :

모든 트래픽을 회사의 명시적인 자원을 활용하여 감수한다면, 고객에게 환영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그 좋은 방법으로 인해 회사의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해결할려고 하는게 "회사"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이구요.

또 그 문제 해결이 고객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고객의 자원을 활용한 플레이방식"과 "전적으로 회사 회선을 활용한 플레이방식"을 고객이 선택하게 하고 "고객 자원"을 활용한 댓가를 다른 방법으로 고객에게 지불하는 - 예를 들어 서비스 포인트 같은- 방안을 채택하는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익명 :

사용자의 동의가 있었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동의를 구한 후 한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아무말도 없이 몰래 한다면 당연히 기분이 상하고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도 안좋아지겠네요... 떳떳하게 동의를 구하고 했으면 좋겠네요...

Karisma :

솔직히 grid computing에 대해서 너무 이해가 없으셔서 그렇습니다.

우선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피어링 포탈 솔루션은 이뮬이나 프루나 정도에서 쓰는 기술을 가지고 장난 친 것에 불과 합니다.

피어링포탈 솔루션은 아래와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 재생을 위해서 별도의 플레이어나 뷰어가 필요합니다.

당연히 Thread pool에 올라가서 독자적으로 메모리 관리를 하니 사용자 컴을 느리게 합니다.

둘째, 자체 코덱을 사용합니다. 불 필요한 코덱이 올라오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 바로 업로딩 해주는 코넥션이 너무 많다는 점이죠. 동영상 볼때 netstat으로 한번 보세요. 얼마나 물려 드는지를...

결론은 기술이 너무 허접하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해외에서 나오는 솔루션 중에 cuxlden 이라는 솔루션이 있습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프로그램 경우 클라이언트 사이즈가 500Kb 정도이고, 업로드 커넥션은 1개로 제한되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이 별도의 뷰어나 플레이어를 설치하지 않더군요.

그리고 직접 테스트 해 본 결과, 컴퓨터 느려지고 속도 문제 생긴다고 하는 점 없습니다.

www.ufreeus.com 데모 사이트 가서 체험해 보세요.

그리딩 컴퓨팅도 좋은 소프트웨어가 있고 허접한 것들이 있습니다.

joost나 cuxlden 같은 프로그램은 서버의 로딩을 어느 정도 사용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만 부과 시킵니다.

피어링처럼 사용자 컴을 완전 서버로 만들지는 않죠.


http://www.download.com/CUXLDEN-For-Lite-Server/3000-2196_4-10633350.html

이런 프로그램을 써야지, 허접한 것 쓰니깐 그런거죠.

저도 열심히 헤킹해서 비슷한 거 만들려고 하는 개발자입니다만 국내 그리딩 컴퓨팅 기술은 완전 허접 그 자체입니다.

푸르나나 빛토렌 코드 가지고 장난 치는 것들 때문에 제대로 된 그리딩 소프트웨어들이 도매금이 되는것이 현실이죠. ㅎㅎ

바비(Bobby) :

To karisma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런데 알려주신 cuxlden 솔루션의 경우 정말로 업로드 커넥션은 1개로 제한된다면 P2P 솔루션 도입 효과가 꽤 적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번 사안은 컴 자원을 과도하게 쓰는 문제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사용자가 자신의 PC가 그렇게 사용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그리드 소프트웨어라면, 제대로 된 영역에서 쓰여야 할 것입니다.

익명 :

판도라 TV가 문제가 되는건 800M에 해당하는 하드용량을 자기들 맘대로 숨김파일 설정을 해놓았다는겁니다..

이용약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건 분명 사용자의 잘못이지만..이점을 악용한 악덕기업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않는 이상 판도라TV가 이룬 거짓성과를 본받는 회사가 나오는건 불보듯 뻔합니다..

Adonis :

SK측은 멜론뿐만 아니라 싸이월드도 그런걸요.
아무런 공지사항없이 그런 짓을 하다가 발각되니,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하고 컴퓨터 자원을 얼마 먹지 않는다고 하면서 여전히 고객의 피시에서 자원을 빼먹으니 악독한 심보입니다.
통신으로 돈 많이 벌었으면 서버 확충이나 할 것이지, 그것도 아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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