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3일

무능한 관리자와 좀비 직원

요즘 주변의 사회 후배들로부터 직장상사에 대한 불만에 찬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사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죠. 언제나 듣던 얘기들이니.

생각해보면 상당수의 관리자들이 직원 다루는 법을 참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야근을 강요하고, 자기계발은 지원하지 않고, 사소한 일에 권위를 내세우고 중요한 일에는 우유부단하고, 일이 잘 되면 자기가 잘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일이 잘 안되면 부하직원 탓을 하죠.

마치 직원들의 에너지를 모두 고갈시키지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관리자들. 일명, 드라큘라 관리자.

어이, 관리자 여러분 좀 잘 해주세요. 제 주변 사람들이 저한테 하소연하는 거 들어주고 고충상담하느라 꽤나 힘들단 말이에요. 당신들의 무능함이 저한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무능한 관리자 밑에서, 직원들은 자신이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로, 또한 잘 될 수 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그냥 억지로 그 일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죠. 신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업무가 반복되다 보면, 부하직원들의 뇌가 점차 굳어져 갑니다. 그 결과로 좀비 직원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 관리자 밑에 있느니 부서를 옮기거나 조직을 떠나는 게 낫죠. 그런데 그럴 수 없다면, 좀비 직원이 되지 않기 위해 자기 존중감과 내적 에너지 보존에 엄청난 각성 및 그에 걸 맞는 노력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헤엄쳐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정말 행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무능한 관리자는 좀비 직원을 만들고, 좀비 직원은 무능한 관리자가 되는 악순환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잃어 버립니다.

이것이야말로 이 사회의 숨겨진 비극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무능한 관리자가 이 사회에 큰 죄를 짓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직이 그런 사람을 계속 고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해당 조직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유니크하고 창조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사람은 변화를 꿈꾸기 때문에 위험한 느낌을 주니까요. 변화야말로 조직(구성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죠.

덧글: 아마도 이 글을 스크랩하여 회사 그룹웨어 게시판에 게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무능한 관리자가 이 글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자신의 얘기인 줄 알까요? 또는 모를까요? ^^

댓글 15개:

익명 :

공감합니다.
우리 모두의 비극이 아닐까요.

익명 :

저는 처음 제가 회사를 옮겼을때 정말 꿈에 부풀어 이것저것 시키지않은 일도 하고 모든 일에 열심히 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같은 일을하는 제 동료와 사이는 좋고 상사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원칙을 지키는데 왜 상사는 날 인정해주지 않는걸까? 저는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지금은 상사에게 일잘하고 똑똑한사람이 됐지만 가까운 동료들과는 별로 좋은사이를 유지하고 있지못합니다.

아이러니하지요?

도대체 제 문제는 무엇일까요?
지금 비극이 시작되고 있는걸까요?

제가 좀비직원화되어가고 있지 않나 싶네요...

익명 :

공감갑니다.

말단 좀비 직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우울..

익명 :

무능한 관리자 중 자신이 잘 모르면서 관리자라는 이유로 계속 참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사람도 일하는 척 해야 하니까요.^^

저도 예전에 그런 관리자가 제 코앞에 앉아서 저를 들들 볶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누가봐도 그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제가 해버리는 것입니다. 여러번 그런 일이 있고 나면 눈치 빠른 관리자는 저녀석을 매수할 것인가 매도할 것인가를 판단하게 됩니다.

결국 무능한 관리자에게는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되는게 세상을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익명 :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관리자는 아니니 직원 계층에 속하겠군요.
개발자는 개발 프로세스대로 개발 하고 싶어 합니다.
설계할때 확장성 재사용성 등등의 효율을 높이고 싶어하죠.
하지만 관리자들은 (뭐 여기서 pm일수도 아니면 영업일수도 있겠죠)
당장 내일모레까지 뭐가 구현되야 한다라고 합니다.
그러면 개발자는 시간에 쫒겨 겨우 테스터 정도의 데모를 만들게 되죠
뭐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지금 제 상황은 그렇네요.. 이러면서 일에 회의가 들고
점점 좀비화 되는게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익명 :

저도 지금 뇌가 점점 굳어가는 좀비가 되어가고 있는거 같은데요...

그래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조직을 떠날지 말지에 대한 생각을 슬슬 시작하고 있습니다...

익명 :

http://bobbyryu.blogspot.com/2007/02/blog-post_11.html
전에 포스팅한 글과 현재글을 같이 읽으면 아주 착잡해집니다..-_-;;

구루마루 :

무능한 관리자라도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언젠가 내가 저 모습이 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도 하게 되고...

당장은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려야 겠습니다 ㅠ.ㅠ

익명 :

정말 크게 공감하는 글입니다.
제가 사실 며칠 전 3월 말에 전역했던 군인입니다. 몇주 전에만 해도 현역 병사였죠.
전산 보직을 특기로 받아 전산실에서 근무하면서 할줄도 모르는 웹개발을 끄적대면서 나름대로는 지난 24개월간 회사와 비슷한 생활을 지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정말 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
특히 기업과 같은 집단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변화라는 점... 그 부분이 정말 크게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안타까운 점입니다.

arload :

전 제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가지 다른 활동을 합니다.

커뮤니티 활동/ 논문 보기 등등..

아직은 젊기에 꿈을 찾아서. 계속해서 나갈 생각입니다..

꿈을 꺽지 않고 열심히 걸어가다 보면
새로운 길을 만들수 있겠죠?

바비(Bobby) :

To ihwan님/ 아마도 직간접적인 경험이 있는 분이신거 같아요..

To 단비님/ 상사에게 인정을 받으면 동료들과는 차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죠. 단순히 그런 측정보다는, 자신의 생산성으로 측정을 해보시는 것이 좋을거 같네요.

To kwangsub님/ 좀비 직원이 되기 않기를 기원할께요. ^^

To action님/ 후훗, 스스로 깨달은 처세술을 소개해 주셨네요. 음지/양지 이론에 동의합니다.

To 익명님/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만드는 가운데에서 동기부여란 있을 수가 없죠. 방법을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To 독자님/ 적절한 시점을 잘 파악하시기를 바랄께요.

To 익명님/ 죄송합니다.. 때로는 감추고 싶은 진실도 있는 법인데 말이죠.

To 구루마루님/ 빙고!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중요하죠.

To マサキ君님/ 변화.. 정말 필요하면서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

피드백 고맙습니다. ^^

To young su님/ 그뿐만 아니라 팀을 만드세요. 어느 시점이 되면 사람들이 있어야 할 겁니다.

익명 :

변화가 필요해요 ^^

스크랩하여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겠어요.

익명 :

이글을 링크 해놓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익명 :

그렇군요 어디에나 공간을 초월한 그런 드라큘라가 있군요. 쪽쪽 빨아먹는...
정말 비극입니다.

익명 :

이글 제가 퍼갑니다 으히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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