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25일

"검색철학이 다른 네이버와 구글" 후기

제가 며칠 전 미디어오늘의 의뢰로 네이버와 구글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관련기사: [미디어오늘] 검색철학 다른 네이버와 구글

글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별다른 내용은 없습니다. 네이버와 구글에 대해 관심이 있는 블로거들이라면 모두 뻔하게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만, 매체 독자들을 위해 한번 정리해달라기에 기고를 했습니다.

종이신문에 나오고 그 후 웹에 게시가 되었는데, 인기글에 등록되고 덧글들도 많이 붙었네요.

그런데,

저는 소위 네이버까도 구글빠도 아닙니다. 구글에 대한 비판 글도 종종 써서 비난을 받는 적이 있죠. 구글은 시가로 볼 때 세계 1위 인터넷기업이고, 네이버는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입니다.

대중과 밀접한 모든 산업 분야에서 그렇습니다만, 1위를 차지하면서도 업계 리더십과 대중의 존경심까지 함께 얻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아주 어려운 일이죠.

비즈니스를 잘 하고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희생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생기고, 대중의 말초적 기호에 영합(뜻: 사사로운 이익을 위하여 아첨하며 좇음)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깁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인해 해당 기업은 비판을 받게 되는데, 그러한 비판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닌, 나름 합리적인 비판이라면 말이죠.

돈을 많이 버는 기업, 존경 받는 기업, 위대한 기업은 별개의 개념입니다.

기업도 장사꾼과 똑같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며 일정 규모가 될 때까지는 돈 버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니,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는 것이죠.

그러다보면 좀 더 빨리 돈을 벌기 위해, 약자의 아이디어를 뺏기도 하고 그냥 베끼기도 합니다. 코 묻은 돈을 통해 성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열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하얀거탑 보셨죠? 개인이 그럴진대 기업간의 경쟁은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독기(毒氣)가 있는 기업들이 어떻게든 살아남고 성장을 합니다. (이것을 통해 이 사회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왜 이렇게 독한 기업들이 많은지.. ^^)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돈을 벌게 되면,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기 시작합니다. 돈은 벌었으나 존경을 못 받고 명예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그때가 되면 존경심을 얻기 위해 무슨 행동을 하여도, 속이 뻔히 보이고 정치적 행동으로 치부 당하게 됩니다. 돈과 존경심은 한꺼번에 얻기가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버는 기업, 존경 받는 기업, 위대한 기업의 목표는 한꺼번에 달성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강한 신념의 경영 철학과 그만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저는 네이버를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수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단지 돈 버는 것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였으니 그런 평판은 감수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저는 네이버의 비즈니스적 스마트함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 그리고 타이밍에 맞는 서비스 구현에는 정말 탁월하며 그것은 아주 대단한 강점입니다.

이 업계에는 기술적 리더십도 없고 서비스도 어설픈 채로 명맥을 유지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 * *

존경 받는 기업은 단지 돈을 많이 번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리더십은 1위 기업이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갖추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IT 기업보다는, 보다 오래된 산업의 기업들을 살펴보고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후 포스트에서는 위대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성공한 기업들을 통해 저는 교훈을 발견합니다.

작은 기업이라도 운영하려면 기업 운영에 대해 분명한 경영철학을 갖고서, 돈이 1순위라면 웬만한 비난 정도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독해야 할 것이고, 존경심과 업계 리더십을 얻고 싶다면 성장 초기부터 그에 걸 맞는 투자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 주어진 평판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댓글 6개:

익명 :

기고하신 글 잘 읽었어요. 놀랐습니다.
두가지 점에서..

1) 네이버가 수작업으로 그 방대한 기사,자료를 입력하고 있었다는 점
2)그동안 네이버의 주장이 거짓말이었다는 점
-네이버는 수작업으로 콘텐츠를 입력하면서 여론을 주도해왔으면서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기사콘텐츠는 유통만 하는것이라고 주장해 왔었습니다.

전 그저 인터넷사용자이기때문에 IT업계에서는 모두 알고 계신 사실도 잘 몰랐고 필자님의 기고글은 적지않은 충격이엇습니다.
그 글을 읽고 한가지 궁금해진 것이 하나 있는데 질문해도 될런지요.

-그렇다면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검색기술은 무엇입니까?

바비(Bobby) :

To question님/ 좀, 오해가 있으시군요.

제 글에도 나와있지만 네이버가 기계 검색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많은 자료를 수작업으로 다 처리하고 있다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많은 자료들 중에서 대중에게 인기있는 내용을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표현이 보다 적절할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질문에서, 네이버는 단순 유통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포털을 언론으로 보려는 움직임에 대한 변명일 뿐입니다.

네이버는 검색 엔진을 갖고 있지만 그리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고, 방대한 콘텐츠 그리고 수작업을 통한 인기 콘텐츠에 대한 대응이 네이버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익명 :

위대한 기업..^^

다음 포스트가 무척 기대되네요.

바비(Bobby) :

To lava님/ 네, 조만간 소개해 보겠습니다. 대부분 해외 사례라서 서글픈 측면이 있지만요.

익명 :

"위대한 기업"이 대부분 외국 사례인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 그 이전에 자본주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겠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good을 넘어 great한 기업이 나올 거라고 기대합니다. 고 유일한 님이 창업하고 문국현 사장이 키운 유한킴벌리의 경우라면, "외국 사례"에 뒤지지 않는 케이스라고 보는데요.

바비(Bobby) :

To vincent님/ 네, 그렇습니다. 저도 말씀하신 내용에 동의합니다. 역사도 짧거니와 폭주하듯이 성장하다보니 부작용도 많고 그렇습니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한킴벌리는 거의 유일하게 잘 알려진 국내의 대표적인 존경받는 기업입니다. 기업 문화가 참 득특하죠. 해당 기업을 제일 먼저 소개해 봐야 하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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