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8일

다음-라이코스 개발자 컨퍼런스 참석 후기

지난 9/14~15에 제주도에서 개최된 “2006 다음-라이코스 개발자 컨퍼런스”에 초대를 받아서 다녀왔습니다. 좀 늦었지만 후기를 적어보죠.

첫째 날.

제주 공항에 도착 후 바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식당에 모여 김중태님, 이준혁님, 라디오키즈님, 눈이오면님 등의 블로거, 그리고 기자이신 서명덕님, 명승은님, KLDP의 권순선님 등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외 기자분들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그 다음에 행사장인 한화콘도로 이동하였고, 시간 여유가 없어 짐만 풀고 바로 컨퍼런스에 참석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이재웅 대표, 석종훈 대표의 웰컴 인사말이 있었고요. 그 다음에 구글의 개발 매니저인 그레그 스타인 그리고 라이코스 CTO인 돈 코삭의 키노트가 있었는데, 키노트의 경우 좀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물론 참석자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제게 있어서는 평범한 내용들이어서, 강연자의 insight를 느끼기에는 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아쉬웠던 사항 한 가지는, 다음의 CTO가 개발자들의 총괄 리더로서 다음의 기술력과 로드맵 등을 제시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내부 행사인데 외부 인사들만 키노트를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니까요. 물론 라이코스 CTO가 강연을 했고 행사 타이틀이 다음-라이코스 개발자 컨퍼런스였습니다만, 라이코스 개발자들은 참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행사는 다음 및 다음 자회사 개발자들을 위한 것이었고 구글 개발 매니저와 라이코스 CTO가 키노트를 맡았습니다. 추후에는 다음의 CTO 또는 아키텍트, Evangelist 등의 키노트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키노트 후에 진행된 개별 트랙의 경우 제 관심 주제와 다른 것들이 많아서 몇 개 돌아보기만 했는데, 구두 발표 및 포스터로 나누어져 있었고 정보과학회 등의 학술대회 형식과 비슷했습니다. 다들 열심히 발표하시더군요. 토론이나 튜토리알 등이 포함되었으면 좀 더 참여적인 행사가 되었을 것 같네요. 이 행사가 올해로 두 번째이니, 내년에는 훨씬 더 진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녁 행사인 디너 파티는 예상 외로 아주 즐거웠습니다. 쌀쌀한 야외에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특히 팔씨름 대회 이벤트에서 다음 직원인 남녀 해설자들의 개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더군요. 개그콘서트를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

식사도 좋았고 마무리도 잘 된 아주 성의 있고 즐거운 저녁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날 수고하신 다음 직원분들께 깊은 마음의 박수를 전달합니다.

디너파티를 마치고 방에 들어와서는, 같이 간 블로거들과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다 오래된 지인인 김지현님을 만나 급기야 폭탄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음, 이 자리를 빌어 야사를 밝혀보죠. 김지현님과는 2002년 1월에 함께 야간 스키를 탔었는데, 그게 제게는 아주 중요한 사건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겁이 나서 부득불 거부하던 초상급자 코스를 올라가게 한 장본인이 김지현님입니다. ^^

그 결과 운동 신경이 둔한 저는 모글 지역으로 잘못 들어가게 되었고, 갑작스런 점프 및 추락으로 인해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뿌려져서 수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했고 1년 동안 다리에 쇠심 박고 지낸 추억을 갖고 있지요. 아직까지 종종 다리가 아픈데, 지금도 아주 독한 파스를 다리에 붙이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가 올 거 같으면 다리가 바로 압니다.

어쨌든 그런 사건의 기억을 갖고 있는 김지현님을 만나서, 과거에 있었던 이런저런 일 얘기하면서 새벽 3시에 헤어졌고 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바로 자지 않고 3층에서 1층 행사장에 있는 AP를 잡아보겠다며(방에서 인터넷이 안되요) 이준혁님과 생쑈를 한 결과 결국 방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준혁님이 끓여준 사발면을 먹고는 몸이 퉁퉁 불어서 자버렸습니다.

둘째 날.

둘째 날의 초청 인사 강연은 제 취향이 아닌지라 후반부에만 잠깐 보았기에 특별히 할 말이 없네요. ^^

공식 행사가 끝나고 다음 GMC(글로벌 미디어 센터)에 방문을 하였습니다. 시간 관계상 잠깐 동안 여기저기 보았는데 토요일이라서 보안 관계로 외부인은 못 보는 공간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특히 옥상에 마련된 프로젝트룸인 “캐빈”은 회사 차원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공간이고 취사까지 가능한 독립적인 곳이라고 하던데,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다음에서 전달받는 사진을 공개합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에서는 이러한 룸을 “워룸(war room)”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데, 개발 회사라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룸으로 생각하며 제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업 환경 중 하나입니다. 단기적으로 집중하고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죠.

다음 GMC 방문을 마친 후 점심 식사를 하고 제주공항을 거쳐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다음 직원들은 토요일에 아주 즐거운 레저 타임이 있다고 하던데, 블로거들은 해당 사항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감상을 밝히자면, 아주 좋은 행사였습니다. ^^

준비하신 분들의 성의가 가득했고 국내에서는 직원인 개발자를 위해 이렇게까지 배려하는 회사는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에, 다음 개발자들의 동기부여 및 리플레쉬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네오위즈도 이번 다음과 유사한 내부 개발자 컨퍼런스를 할 예정에 있다고 하는군요. 이러한 개발자 축제적인 행사가 많은 업체들로 확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발자들의 사기저하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주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끝으로 행사를 준비하신 윤석찬님, 그리고 블로거 및 기자들을 케어하신 이슬기님, 박현정님, 허지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내년 행사에는 더 많은 분들이 초청되어, 보다 많은 분들이 다음의 또다른 모습을 경험하였으면 합니다.

함께 참여하신 분들 모두 반가웠고, 다음 기회에 다른 곳에서 또 유의미한 만남을 갖도록 하죠. ^^

댓글 6개:

익명 :

:P
'쌩쑈' 사진은 제게 있습니다.
지금 저도 후기 쓰는 중이니 올려드릴게요^^

익명 :

비행기 안에서 많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더 좋은 자리에서 뵐 수 있길 기대해보구요.

그리고 지현님과의 야사는... 글쎄요. 나름 충격적인데요...^^;;;

바비(Bobby) :

To miriya님/ 블로그에 게시된, 쌩쇼 당시의 사진 잘 보았습니다. ^^

To 라디오키즈님/ 네, 저도 반가웠습니다. 혹시 BarCamp 행사 때 오시면 또 대화의 시간 갖죠. 고맙습니다~

익명 :

좋군요.
이러저러한 행사에 참여는 못해서 참 기분이 거시기합니다.

익명 :

쌩쇼가 너무 궁금해서 miriya님 블로그까지 가서 보고 왔습니다. 멋진 건축물(?)이던데요? 하하.

익명 :

저도 간략히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http://blog.cnrocks.net/article-203/daum-lycos-developer-conference

말은 많이 못 나눴지만 어떤 분이신지는 알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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