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TV가 없어서 식당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지막 길을 보았습니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 추기경님의 방 사진을 보았죠. 추기경님이 유난히 아꼈다는 침대 위의 곰인형. 곰인형을 보고서 왠지 울컥 했어요.
누군가 살아있음으로, 또한 죽음으로써,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감동을 줄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까요? 언행의 일치, 한결같이 이타적인 삶을 살다 가신 그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깊은 존경심을 느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존경 받는 원로가 많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큰 획을 긋는 놀라운 일입니다.
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나네요.
“자기 희생이 없이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2009년 2월 21일
2009년 2월 13일
노희경 작가, 아름다운 사람
어떤 통계를 보니, 전세계의 그 수많은 직업들 중에서 직업 만족도 1위가 바로 ‘작가’더군요.
상상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은 실제로도 참 매력적인가 봅니다. 한국 드라마 작가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희경 작가의 인터뷰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참고로 전 일본 작가로는 노지마 신지를 좋아합니다)
관련 글: [예스24] 노희경과 배종옥이 사는 아름다운 세상
2000년 초반, 저는 제 자신과 인간 자체에 대해 한참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는데(나와 같은 불완전한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등), 그때 IT 일을 하면서 저녁시간에 여의도에 있는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드라마 집필에 대해 1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물론 전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그때 공부한 것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됩니다.
인간의 삶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 아니겠어요. 그때 협회에서 종종 언급되는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노희경 작가였습니다. 눈에 띄게 집중하는 수강생이었을 뿐만 아니라 습작도 참 많이 썼다고 합니다. 그때 가르쳤던 분이 SBS의 이종한 PD인데, 나중에 노희경 작가와 주말극 ‘화려한 시절’을 함께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칭찬을 하시더니 결국 스승과 제자가 드라마를 함께 만든 거죠.
저는 주변에서 얘기만 들었지만, 왠지 노희경 작가가 친근하게 생각이 됩니다. 어릴 때 집안 형편 때문에 고생도 참 많이 했다고 하네요. (그런 사람을 비슷한 종족이라고 생각하나봐요)
이종한 PD는 항상 얘기했죠. 드라마 작가의 사명은 “드라마를 통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노희경 작가야 말로 그것을 정말로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자극적인 드라마들에 밀려서) 시청률은 별로 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언제까지나 기억될 그런 작품을 남기고 있죠.
노희경 작가의 책을 주문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그녀의 세계를 느껴보고 싶네요.
상상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은 실제로도 참 매력적인가 봅니다. 한국 드라마 작가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희경 작가의 인터뷰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참고로 전 일본 작가로는 노지마 신지를 좋아합니다)
관련 글: [예스24] 노희경과 배종옥이 사는 아름다운 세상
2000년 초반, 저는 제 자신과 인간 자체에 대해 한참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는데(나와 같은 불완전한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등), 그때 IT 일을 하면서 저녁시간에 여의도에 있는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드라마 집필에 대해 1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물론 전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그때 공부한 것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됩니다.
인간의 삶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 아니겠어요. 그때 협회에서 종종 언급되는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노희경 작가였습니다. 눈에 띄게 집중하는 수강생이었을 뿐만 아니라 습작도 참 많이 썼다고 합니다. 그때 가르쳤던 분이 SBS의 이종한 PD인데, 나중에 노희경 작가와 주말극 ‘화려한 시절’을 함께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칭찬을 하시더니 결국 스승과 제자가 드라마를 함께 만든 거죠.
저는 주변에서 얘기만 들었지만, 왠지 노희경 작가가 친근하게 생각이 됩니다. 어릴 때 집안 형편 때문에 고생도 참 많이 했다고 하네요. (그런 사람을 비슷한 종족이라고 생각하나봐요)
이종한 PD는 항상 얘기했죠. 드라마 작가의 사명은 “드라마를 통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노희경 작가야 말로 그것을 정말로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자극적인 드라마들에 밀려서) 시청률은 별로 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언제까지나 기억될 그런 작품을 남기고 있죠.
노희경 작가의 책을 주문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그녀의 세계를 느껴보고 싶네요.
2009년 2월 12일
구글에 투자한 창투사, 세콰이어캐피탈의 프레젠테이션
세콰이어캐피탈(Sequoia Capital)은 애플, 시스코, 다큐멘텀, EA, 구글, 엔비디아, 페이팔, 야후, 유투브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투사죠. 얼마 전 언론에서도 기사로 소개되었는데, 세콰이어캐피탈이 이번 금융위기와 관련해서 자사의 포트폴리오 업체들을 모아서 프레젠테이션했다는 바로 그 문서입니다.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뜻의 무덤 표지, 그리고 마지막의 GET REAL or GO HOME 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뜻의 무덤 표지, 그리고 마지막의 GET REAL or GO HOME 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2009년 2월 11일
한국판 군주론의 실제
최근에 흥미로운 역사적 기록이 공개되었습니다. 정조가 우의정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편지 299통이 공개된 것이죠. 왕의 막후(즉, 커튼 뒤) 정치에 대한 기록이 무더기로 발견되어 공개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비밀어찰로 정조실록.승정원일기 타격
어쨌든 이번 사건은 마키아벨리가 주창한 ‘군주론’의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그러한 군주론식의 정치에 통달한 왕이 있었다는 것이 실제로 증명된 것입니다.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죠.
군주론은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것. 그리고 중세의 도덕관과 종교관에서 벗어난 강력한 군주”를 역설하고 있습니다.
정조는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즉위 후 아버지 사도세자의 복수를 꾀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이 있었기에 일찍이 정조는 정치적 기술을 연마하고 강한 왕권을 추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정조는 당쟁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고(사도세자는 당쟁의 희생양이었죠), 규장각을 정비하여 왕을 보좌하는 강력한 정치 기구로 육성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49살의 나이에 병이 악화되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여, 많은 개혁이 무산되었다고 합니다. 독살설이 있지만 증명되지는 않았죠.
조선시대 가장 흥미로운 왕 중의 하나인 정조. 이번에 발견된 비밀 편지를 통해 정조의 재해석이 일어날 거 같은데, 비밀 편지의 핵심 내용이 정리되어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경제가 어려우니까 대기업들이 소위 협력업체들에게 더욱 못할 짓을 많이 하는 거 같습니다. 하긴 자기 직원들도 챙겨주기 힘든데 다른 회사라면 말할 것도 없겠죠.
또한 중소기업이 어렵게 시장을 개척해 놓았더니, 대기업이 비윤리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고요. 가장 흔한 경우는 사업 제안을 받은 후 주요 자료만 취득한 후 팽하는 방식이죠. 어떤 대기업은 공식적인 RFP를 중소기업들에게 발송한 후, 상세한 사업계획서를 받은 다음 그 중에서 제일 잘된 것을 골라서 제휴 없이 혼자 하기도 합니다. 이런 형태는 참 미묘해서 법적으로 따지기도 뭐하죠.
하여튼 한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 내지는 비윤리적인 대기업 행위들이 존재합니다.
KBS에서 그런 사례들을 취재해서 방송을 한다고 합니다. 아마 스케쥴의 변동이 없으면 돌아오는 일요일에 KBS1 TV의 ‘취재파일4321’에서 방송이 된다고 하네요. 제 인터뷰도 나올 겁니다. (최근 저도 관련 스캔들을 겪었는데 해당 벤처의 요청이 있어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젊은이들이 벤처를 하지 않는 이유와 중소기업을 둘러싼 페어하지 않은 산업 환경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어떤 부분이 편집되어 나올지는 PD가 결정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취재기자말로는 취재한 케이스 두 개 모두, 바로 그 모그룹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사업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대기업의 실명은 공개를 안 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내용은 저도 방송을 봐야 알 거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방송이 된다고 해도 세상은 여전하겠지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처럼, 10년 후에도 비슷하겠죠?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저는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물론 계란으로 바위치기), 어쩌면 저도 누군가처럼 현 시스템에 적응하거나, 또는 말살 당해서 사라지거나, 또는 스스로 잠수할 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 처럼...
또한 중소기업이 어렵게 시장을 개척해 놓았더니, 대기업이 비윤리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고요. 가장 흔한 경우는 사업 제안을 받은 후 주요 자료만 취득한 후 팽하는 방식이죠. 어떤 대기업은 공식적인 RFP를 중소기업들에게 발송한 후, 상세한 사업계획서를 받은 다음 그 중에서 제일 잘된 것을 골라서 제휴 없이 혼자 하기도 합니다. 이런 형태는 참 미묘해서 법적으로 따지기도 뭐하죠.
하여튼 한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 내지는 비윤리적인 대기업 행위들이 존재합니다.
KBS에서 그런 사례들을 취재해서 방송을 한다고 합니다. 아마 스케쥴의 변동이 없으면 돌아오는 일요일에 KBS1 TV의 ‘취재파일4321’에서 방송이 된다고 하네요. 제 인터뷰도 나올 겁니다. (최근 저도 관련 스캔들을 겪었는데 해당 벤처의 요청이 있어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젊은이들이 벤처를 하지 않는 이유와 중소기업을 둘러싼 페어하지 않은 산업 환경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어떤 부분이 편집되어 나올지는 PD가 결정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취재기자말로는 취재한 케이스 두 개 모두, 바로 그 모그룹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사업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대기업의 실명은 공개를 안 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내용은 저도 방송을 봐야 알 거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방송이 된다고 해도 세상은 여전하겠지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처럼, 10년 후에도 비슷하겠죠?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저는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물론 계란으로 바위치기), 어쩌면 저도 누군가처럼 현 시스템에 적응하거나, 또는 말살 당해서 사라지거나, 또는 스스로 잠수할 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 처럼...
LP의 추억
관련 글: 레코드판(LP)의 화려한 부활
PC의 MP3가 CD를 대치했지만, LP는 오히려 생명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가끔 신보가 LP로 발매되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들은 주로 오래된 LP에 관심이 많죠.
일반적으로 골동품이라는 것이 원래 그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데, LP는 거기에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담고 있으니, 골동품 + 음악이라는 환상의 결합이 아닐까요?
저도 수년 전에 옛날 가요 LP를 찾아서 회현동과 황학동의 중고 LP판매점을 헤매고 다녔던 시절이 있습니다. 별로 모으지는 못했죠. 대학생 때부터 모은 CD는 3천장이 넘는데, 여전히 LP는 몇 백장 없네요.
저는 CD로 갖고 있는 건 LP로 모으지 않고, 주로 CD 발매가 안된 것을 모으죠. 저는 올드팝, 올드가요를 좋아하는데 옛날 가요 음반은 거의 CD로 나오지 않아서 LP가 아니면 아예 들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에는 라디오에서도 잘 안 나오니.
제가 생각하는 LP의 가치는 다음의 세가지.
1) 디지털(CD, MP3) 음악과는 확실히 음질이 다르다. 디지털 음악이 명료하고 가벼운 느낌이라면, LP는 무겁고 깊숙한 느낌.
2) 음악을 듣는 작업 자체가 하나의 경건한(?) 활동이며, 고로 음악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CD는 데크에 넣은 후 버튼으로 트랙을 선택하면 되고, MP3는 그냥 더블 클릭만 하면 되는 반면, LP는 조심스럽게 꺼내서 판을 잘 닦고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원하는 트랙을 듣기 위해 바늘을 조심스럽게 옮겨야 한다. 확실히 시간을 뺏기지만 그만큼 소중한 음악 감상의 시간이 된다.
3) 소장의 가치가 있다. 예컨대, 국내에서 가수 Bobby Vinton의 'Mr. Lonely'를 (빽판말고) 오리지널 LP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
아, 오랜만에 황학동에 가보고 싶네요.
PC의 MP3가 CD를 대치했지만, LP는 오히려 생명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가끔 신보가 LP로 발매되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들은 주로 오래된 LP에 관심이 많죠.
일반적으로 골동품이라는 것이 원래 그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데, LP는 거기에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담고 있으니, 골동품 + 음악이라는 환상의 결합이 아닐까요?
저도 수년 전에 옛날 가요 LP를 찾아서 회현동과 황학동의 중고 LP판매점을 헤매고 다녔던 시절이 있습니다. 별로 모으지는 못했죠. 대학생 때부터 모은 CD는 3천장이 넘는데, 여전히 LP는 몇 백장 없네요.
저는 CD로 갖고 있는 건 LP로 모으지 않고, 주로 CD 발매가 안된 것을 모으죠. 저는 올드팝, 올드가요를 좋아하는데 옛날 가요 음반은 거의 CD로 나오지 않아서 LP가 아니면 아예 들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에는 라디오에서도 잘 안 나오니.
제가 생각하는 LP의 가치는 다음의 세가지.
1) 디지털(CD, MP3) 음악과는 확실히 음질이 다르다. 디지털 음악이 명료하고 가벼운 느낌이라면, LP는 무겁고 깊숙한 느낌.
2) 음악을 듣는 작업 자체가 하나의 경건한(?) 활동이며, 고로 음악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CD는 데크에 넣은 후 버튼으로 트랙을 선택하면 되고, MP3는 그냥 더블 클릭만 하면 되는 반면, LP는 조심스럽게 꺼내서 판을 잘 닦고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원하는 트랙을 듣기 위해 바늘을 조심스럽게 옮겨야 한다. 확실히 시간을 뺏기지만 그만큼 소중한 음악 감상의 시간이 된다.
3) 소장의 가치가 있다. 예컨대, 국내에서 가수 Bobby Vinton의 'Mr. Lonely'를 (빽판말고) 오리지널 LP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
아, 오랜만에 황학동에 가보고 싶네요.
2009년 2월 10일
허탈한 웃음의 블랙 유머, 명텐도
관련기사: [한겨레] MB “닌텐도 왜 못만드나” 발언에 IT 업계 부글부글
어떤 사람들은 그러죠. 왜 정부보고 난리냐고. 일본은 정부가 게임기, SW 진흥 정책 펴서 닌텐도 같은 회사가 나왔냐고.
미국, 일본처럼 성공적인 SW 산업을 갖고 있는 나라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시장도 있고, 정책도 있고, SW에 미래를 거는 인재도 있죠. (관련 글: ZDNET 칼럼) 그리고 HW 제조사와 SW 개발사가 함께 구축한 상생의 SW 상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한겨레 기사에 나오듯이) 시장도 없고 정책도 없고 SW에 미래를 거는 인재도 없죠.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략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1) 오랜 전통(?)을 가진 입시 위주의 교육(개인의 창조성과 재능을 박탈하죠)
2) 이공계가 천대를 받는 사회 풍토(다들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죠)
3) 무형의 지적 자산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듭니다(이건 한국이 아직 지식사회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언젠가는 도달 하겠죠)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정부라도 육성 정책을 펴야 하는데(시장이 잘 작동하면 굳이 왜 정책이 필요하겠어요?), MB 정부 들어서는 그것도 없으니까,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가난한 SW 업계 사람들은 먼산만 바라볼 뿐.
그런 상황에서 MB가 마치 엄청난 아이템을 발견했다는 듯이 닌텐도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자지러지는 겁니다. 1970년대식의 토건 사회를 역설하다가 갑자기 왠 닌텐도?
다 알고 있거든요. 한국에서는 닌텐도 같은 회사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MB만 몰랐던 거죠. 그렇다고 그 누가 MB한테 “그건요. HW와 SW를 잘 융합해야 하는데, 한국은 HW는 좀 될 지 몰라도 SW는 잘 안되거든요. 그 이유는...”이라고 얘기를 해주겠어요?
그저, 명텐도 프로젝트가 갑작스럽게 만들어질 뿐.
개인의 창조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하지 않고서는, 엔지니어를 우대하는(최소한 천대하지 않는) 풍토가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SW가 유통되는 시장을 만들지 않고서는 아무리 제품 개발에 수 조원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닌텐도를 가질 수는 없죠.
그런 사실을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아는지라, 이런 패러디가 곧바로 등장했답니다.
링크: 명텐도 패러디
“매일매일 MB 삽질 트레이닝”의 희망소비자가격은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MB 패러디에다 은근슬쩍 용산 패러디까지. 이거 보고서 뒤집어 지는 줄 알았어요. 호홋.
MB는 부시와 참 비슷해요. 패러디하기 좋은 캐릭터죠. 남은 임기 동안 얼마나 많은 패러디가 난무할 지..
어떤 사람들은 그러죠. 왜 정부보고 난리냐고. 일본은 정부가 게임기, SW 진흥 정책 펴서 닌텐도 같은 회사가 나왔냐고.
미국, 일본처럼 성공적인 SW 산업을 갖고 있는 나라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시장도 있고, 정책도 있고, SW에 미래를 거는 인재도 있죠. (관련 글: ZDNET 칼럼) 그리고 HW 제조사와 SW 개발사가 함께 구축한 상생의 SW 상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한겨레 기사에 나오듯이) 시장도 없고 정책도 없고 SW에 미래를 거는 인재도 없죠.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략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1) 오랜 전통(?)을 가진 입시 위주의 교육(개인의 창조성과 재능을 박탈하죠)
2) 이공계가 천대를 받는 사회 풍토(다들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죠)
3) 무형의 지적 자산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듭니다(이건 한국이 아직 지식사회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언젠가는 도달 하겠죠)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정부라도 육성 정책을 펴야 하는데(시장이 잘 작동하면 굳이 왜 정책이 필요하겠어요?), MB 정부 들어서는 그것도 없으니까,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가난한 SW 업계 사람들은 먼산만 바라볼 뿐.
그런 상황에서 MB가 마치 엄청난 아이템을 발견했다는 듯이 닌텐도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자지러지는 겁니다. 1970년대식의 토건 사회를 역설하다가 갑자기 왠 닌텐도?
다 알고 있거든요. 한국에서는 닌텐도 같은 회사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MB만 몰랐던 거죠. 그렇다고 그 누가 MB한테 “그건요. HW와 SW를 잘 융합해야 하는데, 한국은 HW는 좀 될 지 몰라도 SW는 잘 안되거든요. 그 이유는...”이라고 얘기를 해주겠어요?
그저, 명텐도 프로젝트가 갑작스럽게 만들어질 뿐.
개인의 창조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하지 않고서는, 엔지니어를 우대하는(최소한 천대하지 않는) 풍토가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SW가 유통되는 시장을 만들지 않고서는 아무리 제품 개발에 수 조원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닌텐도를 가질 수는 없죠.
그런 사실을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아는지라, 이런 패러디가 곧바로 등장했답니다.
링크: 명텐도 패러디
“매일매일 MB 삽질 트레이닝”의 희망소비자가격은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MB 패러디에다 은근슬쩍 용산 패러디까지. 이거 보고서 뒤집어 지는 줄 알았어요. 호홋.
MB는 부시와 참 비슷해요. 패러디하기 좋은 캐릭터죠. 남은 임기 동안 얼마나 많은 패러디가 난무할 지..
2009년 2월 7일
대기업과 벤처/중소기업간에 팽배한 불신
간단히 글을 썼다가 업데이트합니다. 먼저, 관련 글을 읽어 보세요.
SK컴즈 싸이월드의 스케치판 복제 사건
이에 대한 블로거 Breeze님의 글
저의 과거 글: 스마트폰과 이통사/제조사의 딜레마
마지막 글은 이번 이슈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습니다만, 대기업의 딜레마를 언급한 글이라서 함께 링크하였습니다.
제 개인 의견을 말씀 드리면, 역시 이번 사건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법적인 문제를 삼기 위해 쓴 글도 아닙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업 윤리의 문제입니다.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벤처도 중소기업이죠)은 국내 대기업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SK그룹의 회사들에 대한 원성이 큰 편인데, 제가 직접 경험하였거나 주변으로부터 들은 얘기만도 수십 건에 이릅니다. 제 개인이 알고 있는 것이 이 정도이니, 다른 이의 경험까지 합치면 엄청난 수에 이를 것입니다. (이런 통계 수치가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
그간 SKT가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입니까?
또한 SK컴즈가 웹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입니까?
왜 굳이 그래야 하냐고요? 그렇지 않으니깐 이런 문제가 생기죠. 영리를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면 공공의 적이 되기 쉽습니다. 돈은 벌어도, 그렇게 해서 이미지가 나빠진 기업들이 많죠.
사업을 잘 못하는 중소기업, 별 것도 아닌 제품 갖고서 권리를 주장하는 중소기업이라고 폄하하기 전에, 과연 현재의 한국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제대로 경쟁을 하거나 또는 협력할 수 있는 지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쟁 좋습니다.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말이죠.
이런 한국의 현실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불신, 나아가서는 피해의식까지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은 그것입니다. 비록 법적인 책임은 없더라도 경각심을 일깨워서, 제대로 협력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차후에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대기업 스스로 자기검열이라도 하기를 바랍니다.
SK컴즈 싸이월드의 스케치판 복제 사건
이에 대한 블로거 Breeze님의 글
저의 과거 글: 스마트폰과 이통사/제조사의 딜레마
마지막 글은 이번 이슈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습니다만, 대기업의 딜레마를 언급한 글이라서 함께 링크하였습니다.
제 개인 의견을 말씀 드리면, 역시 이번 사건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법적인 문제를 삼기 위해 쓴 글도 아닙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업 윤리의 문제입니다.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벤처도 중소기업이죠)은 국내 대기업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SK그룹의 회사들에 대한 원성이 큰 편인데, 제가 직접 경험하였거나 주변으로부터 들은 얘기만도 수십 건에 이릅니다. 제 개인이 알고 있는 것이 이 정도이니, 다른 이의 경험까지 합치면 엄청난 수에 이를 것입니다. (이런 통계 수치가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
그간 SKT가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입니까?
또한 SK컴즈가 웹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입니까?
왜 굳이 그래야 하냐고요? 그렇지 않으니깐 이런 문제가 생기죠. 영리를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면 공공의 적이 되기 쉽습니다. 돈은 벌어도, 그렇게 해서 이미지가 나빠진 기업들이 많죠.
사업을 잘 못하는 중소기업, 별 것도 아닌 제품 갖고서 권리를 주장하는 중소기업이라고 폄하하기 전에, 과연 현재의 한국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제대로 경쟁을 하거나 또는 협력할 수 있는 지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쟁 좋습니다.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말이죠.
이런 한국의 현실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불신, 나아가서는 피해의식까지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은 그것입니다. 비록 법적인 책임은 없더라도 경각심을 일깨워서, 제대로 협력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차후에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대기업 스스로 자기검열이라도 하기를 바랍니다.
2009년 2월 4일
개발자를 위한 커리어 로드맵 특강과 리크루팅
근래에 몇몇 벤처기업들로부터 구인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특별 이벤트로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자를 위한 Demo Day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그냥 부담 없이 편하게 오세요. 개발자를 위한 커리어 로드맵 특강, 그리고 요즘 벤처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사업을 하려는 지도 알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개발자들과 요즘 기술, 업계 현황 및 여타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시간 될 겁니다.
한번 와보신 후,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으면 다신 안 오셔도 되요. ^^
개발자를 위한 Demo Day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그냥 부담 없이 편하게 오세요. 개발자를 위한 커리어 로드맵 특강, 그리고 요즘 벤처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사업을 하려는 지도 알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개발자들과 요즘 기술, 업계 현황 및 여타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시간 될 겁니다.
한번 와보신 후,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으면 다신 안 오셔도 되요. ^^
한국의 천재 프로그래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오랜만에 ZDNET에 칼럼을 올렸습니다.
[ZDNET] 한국의 천재 프로그래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미 시행된 지 9년이 된 일본의 ‘미답 IT 인재 발굴/육성 사업’을 통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야 할 길을 살펴본 것입니다.
왜 일본은 많고 많은 산업들 중에서 굳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콕 집어서, 거기에다 ‘슈퍼 크리에이터’라는 명칭까지 써가며 그런 지원을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이미 상당히 발달된 소프트웨어 산업을 갖고 있는데 말이죠. 그 외에도 미국은 민간에서, 그리고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IT 인력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지원이 많은데요.
그런 와중에서 시장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한국은 무슨 배짱으로 이리도 하는 게 없을까요?
저는 미력한 사람이라서 존재감과 영향력이 미미합니다만, 그래도 리트머스 프로그램을(또는 그 정신을 계속 이어서) 성과가 나든 안나든 적어도 3년은 채워 보려고 합니다. 이제 1년 6개월 했으니 아직 반이 남았네요.
여러분도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주세요. 이 업계에 있는 사람 스스로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그 누가 하겠습니까?
각종 장애물과 어려움이 많습니다만, 우리는 동지로서 분투하며 때로는 위로하며 이 길을 계속 갑시다.
[ZDNET] 한국의 천재 프로그래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미 시행된 지 9년이 된 일본의 ‘미답 IT 인재 발굴/육성 사업’을 통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야 할 길을 살펴본 것입니다.
왜 일본은 많고 많은 산업들 중에서 굳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콕 집어서, 거기에다 ‘슈퍼 크리에이터’라는 명칭까지 써가며 그런 지원을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이미 상당히 발달된 소프트웨어 산업을 갖고 있는데 말이죠. 그 외에도 미국은 민간에서, 그리고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IT 인력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지원이 많은데요.
그런 와중에서 시장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한국은 무슨 배짱으로 이리도 하는 게 없을까요?
저는 미력한 사람이라서 존재감과 영향력이 미미합니다만, 그래도 리트머스 프로그램을(또는 그 정신을 계속 이어서) 성과가 나든 안나든 적어도 3년은 채워 보려고 합니다. 이제 1년 6개월 했으니 아직 반이 남았네요.
여러분도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주세요. 이 업계에 있는 사람 스스로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그 누가 하겠습니까?
각종 장애물과 어려움이 많습니다만, 우리는 동지로서 분투하며 때로는 위로하며 이 길을 계속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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