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96년에 작성했던 글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군요. 쓸쓸한 감상에 종종 사로잡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우리는 모두 One way ticket을 갖고서 인생의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제게 있어 이 편도 여행은 벌써 절반 이상이 지나갔네요. (저는 건강이 좋지 못해서 그리 오래 살 거 같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2/3 이상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네요.)
눈을 감았다 뜨면 또 다시 10년이 흘러 있겠지요.
남은 인생, 보다 덜 쓸쓸하고 보다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싶네요.
이 글을 읽는 이름 모를 분들 또한 좀 더 멋진 여행이 되셨으면 합니다.
1996년 1월 27일 0시 53분.
시간은 언제든지 간다. 때로는 지루하게, 때로는 눈깜짝할 사이에..
얼마 전 만났던 고등학교 1학년 때 친한 친구들은 다들 아저씨가 되어있었다. 나 또한 아저씨가 되어 있음을 그 친구들을 만나고서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난 대학에 들어오면서 방랑 길에 들어선 이후로 친구들과 거의 6년 가까이 연락을 끊고 지냈다. 물론 매몰차게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활고와의 싸움은 나를 그렇게 만들고 말았다.
친구들과 얘기를 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고삐리일 때는 오락실에 가고, 만화책도 보고, 여자 얘기를 했었는데, 이제는 자신의 진로와 결혼관 등 그런 얘기들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세월은 우리를 변하게 한다. 때로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때로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제, 또다시 세월이 흐르면 우리들은 좀 더 늙고 좀 더 성숙해져 있겠지.
못다한 이야기에 하룻밤을 지새고 헤어지던 그날 아침, 처량하게 비가 내렸다. 세월의 무상함, 아쉬움, 미련, 그리고 빗줄기라…
이 쓸쓸한 편도 여행길을 같이 벗하여 걸어가주는 그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 바란단다. 너희들의 꿈과 사랑이 꽃 피우기를.
댓글 3개:
저도 근 몇년 사이에 시간이 아까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밥먹는 시간과 지하철 타는 시간, 잠자는 시간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여유로만 일관하기에는, 세상의 흐름에 너무 깊이 들어온 것 같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가고픈 곳과 도착한 곳이 다를 수 도 있는 그런 여행이겠죠.
상상 속 여행은 끝이 없습니다.
상상은 공상이 아니라 다가올 모습이며,
현재는 아니지만 현재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현재의 유한한 범위가 상상으로 인해 무한해 집니다.
상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살아숨쉬는 시간 이상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 세티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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