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왜 네이버 같은 포탈의 블로그나 태터툴즈와 같은 설치용 블로그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Blogger.com을 이용하냐고.
글쎄, 그 이유를 한번 적어 보겠다.
사실 나는 꽤나 게으른 성격이며 또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리 즐겨 하지 않는다. 오프라인적으로도 그렇지만 온라인적으로도 마찬가지라서, 신변잡기나 개인의 일기 수준의 글을 올리는 싸이월드 같은 것은 할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고, MS 메신저 또한 사용하지 않는다. (업무용 메신저는 사용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목적 없이 사람들과 잡담을 하거나 비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책을 한 자라도 더 읽겠다고 생각하는, 까칠한 스타일이다.
그런 나이기에 웹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언제나 관심을 갖고서 테스트는 해볼 지라도(왜냐하면 지적 호기심은 상당하므로), 그것을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은 항상 신중하게 생각하였다. 잘못하면 엄청난 시간의 낭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로그 서비스 또한 도입 초기부터 계속 모니터링하며 그 내용과 발전 방향을 파악하고 있었으나, 직접 운영은 하지 않았다.
그것의 가장 큰 이유는 워낙 하는 일이 많고 바빠서(사실은 게을러서 ^^) 도저히 지속적으로 글을 올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블로그에서 만들어지는 양질의 글과 그것의 사회적 파급 효과를 보면서, 이것이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동참의 시기는 계속 유보하면서.
그러면 어느 날, 블로그를 직접 운영해보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즉, 드디어 열정의 욕구가 게으름을 능가해 버린 것이다. 그럴 경우 또 바로 해버리는 것이 나이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할까 생각해 보았는데,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는 왠지 싫었다.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탈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의 장점은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린 글이 대중성이 있을 경우 포탈의 담당자가 그것을 포탈의 메인 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해당 블로그는 하루에 수만 번의 조회 수를 달성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지만 국내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는 폐쇄적이라서 진정한 블로그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들의 블로그는 오로지 자신들의 서비스 활성화만을 위해서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서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는 왠지 싫었다. 이런, 나의 반골 정신이여!
위와 같은 이유로 많은 파워 블로거들이 이글루를 이용하고 있었으나 나는 좀 더 다른 서비스를 찾고 있었다.
태터툴즈, 워드프레스 등과 같은 설치형 블로그는 포탈과는 달리 블로그의 철학에도 충실하고 세세한 기능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파워 유저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웹사이트를 수년간 운영해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호스팅 서비스를 받기도 싫고 IDC의 서버에 직접 설치하여 사용하기도 싫고, 어쨌든 시스템 설정과 관리를 내가 직접 하고 싶지 않았다. 글을 올리는 것도 벅찬데 거기다 관리라니!
그러던 중 “그렇다면 제3의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몇몇 검토를 거쳐 구글의 Blogger.com을 선택했다. 당시는 한글로도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라서, 좀 더 부담 없이 이용을 결정할 수 있었다.
Blogger.com은 명백한 장점이 있다.
첫째, 독립적이다. 내게 있어 이 점은 매력적이다. 나의 것이라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포탈에 부속되어있지 않은 느낌이라서 좋다. 내 블로그는 포탈의 소유물이 아니다!
둘째, 단순하다. 구글의 컨셉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물론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는 UI 형태로 인해 초기에 적응 시간이 좀 필요할 수도 있다.
셋째, 시스템이 안정적이며 설정 및 관리가 거의 불필요하다. 이 점에 있어서는 포탈의 블로그 서비스가 가진 장점과 동일하다.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사이트가 템플릿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하면 HTML 수준에서 변경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불만도 있다.
첫째, 속도가 너무 느리다. 페이지가 늦게 뜨고 특히 몇 백 KB 그림 하나 올리는 것도 꽤나 느린데 심지어는 실패할 때도 종종 있다. 일부러 속도 제한을 걸어놓은 느낌인데, 간곡히 개선을 요청하고 싶은 부분이다.
둘째, UI가 불편하다. 단순한 거 까지는 좋은데 너무 단순하여 불편한 부분이 있다. 페이지 이동도 안되고 사용자들이 커멘트를 어디에 올려야 할 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단순한 UI는 좋지만, 조금은 더 사용자를 배려해 주었으면 한다.
셋째, 일부 기능이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트랙백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점이고, 나 또한 꽤 불편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그리고 트래픽 확인 및 방문자 통계와 같은 기능도 없어서, 원하는 개인 스스로가 다른 서비스를 붙여서 번거롭게 작업을 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Blogger.com은 포탈의 블로그와 설치용 블로그의 장단점을 다 가지고 있다.
나는 Blogger.com의 ‘장점’을 보고 선택했으며, 아직까지는 만족하고 있다. 포탈의 힘을 빌어 많은 조회 수를 얻을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를 보면 가끔 부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Blogger.com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나의 첫 블로그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
댓글 6개:
이상하게 전 Blogger.com 이 불편하더라구요. 동작도 느린거 같고; 트랙백도 안되고;
TO 이으뜸님/ 느리고 트랙백이 안되는 것은 저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입니다.
또한 국내 포탈과 다른 생소한 UI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저는 나름대로 적응하여, 그다지 불편함없이 사용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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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ger.com은 트랙백(trackback)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것 같던데, 그래서 불편한 것 같습니다. 운영자 입장이 아니라, 읽는 사람 입장에서두요. 가끔 몇번 좋은 글을 만나서 트랙백을 보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으니 안타깝지요. ?물론 답변으로 간단하게 “이런 글이 올라왔으니, 읽어주세요”라고 하면 되겠지만요. ㅎ
TO 홍민희님/ 역시 트랙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갖고 있군요. 저도 트랙백이 꼭 필요할때면 HaloScan을 이용하곤 합니다.
구글에 건의를 해보겠지만, 구글도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사용자 요청에 대한 피드백이 없더군요.
어쨌든 저라도 사과를 드립니다.
일부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아직까지 블로그를 옮길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블로거에 테스트하는 버려진 블로그가 있는데요. 트랙백은 자체 지원 안하니, holoscan같은 것을 사용하더군요.
그런데 블로거는 기반이 무버블타입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작동 방식도 글을 쓴다음에 리빌드 해줘야 하죠. 이게 엔트리가 적으면 상관없는데 많아질 수록 느려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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