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6일

떠나가는 IT 업계의 신화, 빌 게이츠의 은퇴

[CNN.com] Gates to leave day-to-day Microsoft operations
[BREITBART.COM] Microsoft's Gates to Leave Daily Role

8비트 키드인 저로서는 아쉬움이 크군요. 지금 미국 보스톤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거의 모든 한국 언론들에도 기사화가 되었네요.

MS의 발표에 따르면, 2년 뒤에 빌 게이츠는 현직에서 물러난다고 합니다. 빌 게이츠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자선 활동(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하는군요. 그나마 2년이라는 유예 시간을 둔 것은 회사와 업계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드네요. 근래 빌 게이츠의 행보로 볼 때 IT 업계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언론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레이 오지한테 현재 빌 게이츠의 공식 직함인 CSA(Chief Software Architect)를 물려주고, 크레이그 먼디는 CRSO(Chief Research and Strategy Officer)를 맡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 TechEd의 키노트에서도 레이 오지가 발표를 했습니다.

레이 오지는 노츠를 개발한 사람인데 이후 그루브라는 S/W를 만들었습니다. 그루브가 MS에 인수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고(협업 제품인 그루브는 차기 MS 오피스 제품의 일부가 되며, 이번에 TechEd에서도 별도 부스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빌 게이츠의 후계자로 지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외부에서 영입한지 얼마 안된 사람이 후계자가 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빌 게이츠가 ‘일상적인 업무’에서 손을 뗀다고 발표를 했지만, 주주의 자격을 유지하고 조언자의 역할을 할 뿐 사실상의 업계 은퇴로 볼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의 은퇴에 따라 MS의 정체성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변화하고 있습니다만.


내년 초에 있을 예정인 MVP Summit에서 빌 게이츠가 키노트를 하기로 되어 있는데, 지난 몇 년간 MVP Summit에서 키노트를 맡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의외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은퇴 발표를 보니 마지막으로 커뮤니티의 개발자들을 만나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8비트 PC에서 베이직 인터프리터를 만들어 MS의 기초를 마련한, 전설적인 프로그래머 빌 게이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엔지니어로 생각하지 않지만 그는 전설적인 프로그래머가 맞습니다. 그가 만들었던 S/W들은 8비트 PC 시절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고 PC 산업이 개화하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그는 기술과 사업, 두 가지 재능을 동시에 갖고 있었고 그것이야말로 그가 받은 진정한 축복이죠.

내년에 Summit에 참석을 하게 되면 좀 더 가까이에서 빌 게이츠의 얼굴을 봐두어야 하겠네요. 이 세상에 많은 논란을 가져온 인물이지만, 8비트 키드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난세의 영웅’이니까요.

댓글 4개:

익명 :

은퇴해도 회사의 방향성과 기술문제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는 참여할 거라네요...

바비(Bobby) :

TO 애(?)독자님/ 그냥 고문 정도로 생각이 됩니다.

IT 업계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감안해야 합니다. 큰 방향성에 대한 통찰력있는 조언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실질적인 플레이어는 아닌 것이지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업계 사람들은 은퇴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archmond :

첫 휴가 나왔습니다..
이런 빅 뉴스가 있었다니!

아쉽기도 하지만 MS에 변화를 몰고 올 것 같아서 기대되기도 합니다.

익명 :

저는 베이직 인터프리터도 부동소수점 처리 루틴의 표절 때문에 썩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계어 코드로 짠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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