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과거에 초보 프로그래머 시절부터, 어떻게 하면 좀 더 ‘예쁘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이것은 여담입니다만, 제가 예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거든요. 지금의 회사는 클린 데스크가 지침이라서 제 책상에 인형이 없지만, 과거의 제 책상에는 항상 귀여운 인형이 있었습니다.
그런 관계로 (좀 제 자랑입니다만) 윈도우 3.1 시절에 똑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제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래머들의 그것과 비교하여 예쁜 아이콘으로 깔끔하게 치장이 되어 있었고 좀 더 사용이 편했습니다. 그래서 감각이 있다고 칭찬도 많이 들었죠. 정말 저는 버튼 하나를 넣을 때도 “이것이 필요한가? 이것이 예쁜가?”하는 것을 고민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미술, 그래픽, UI, 인지공학 등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에 관심이 지금까지도 여전하여 지속적으로 관련 아티클과 책을 찾아 읽습니다. 특히 인간의 심리에 관심이 많아서 심리학을 1년 정도 공부하고 심리상담사 자격증도 취득했고, 명리학(흔히 사주라고 하죠)도 3개월 정도 공부했고, ‘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히 기계를 다루고, 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간에 대해 관심이 있다 보니, ‘기계를 다루는 인간의 마음’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점은 그러한 것을 체계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한 분들께서 계시다는 점입니다. 그 분들이 저술한 놀라운 통찰력의 저서 몇 권을 소개하고자 말이 길었습니다.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디자인, UI 등에 대해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 또는 초보 디자이너분들께 다음의 서적들을 추천합니다.
디자인과 인간심리 (원서명 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
[원서]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위 서적의 2nd판)
기계의 아름다움 (원서명 Machine Beauty)
[절판] 생각하는 사물 (원서명 Things That Think)
물론 이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으셨거나 특히 외국에서 HCI를 공부하신 분이라면, 워낙 기본적인 사항이라서 다들 잘 아시겠지만, 저 같이 스스로 고민하다가 이러한 분야를 발견한 사람에게는 정말 감동적인 임팩트이지요. 그러한 경험을 저와 같은 HCI 비전문가들과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기교로서의 디자인 기법보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흔히 간과되는 부분입니다만, 점차 관심이 증폭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에 대해 생각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만드는 기계, 자신이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쓰는 ‘사람의 마음’을 느끼고 그것을 배려하는 엔지니어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직업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 세상과 교류하면서 정신적 수양을 해나가는 과정이고, 그러한 철학을 가진 사람만이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엔지니어는 인류를 터치하는 사람입니다.
엔지니어라고 해서 한정된 분야만 추구해서는 곤란합니다. 세상 만물의 조화 안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러한 세상 만물의 이치와 원리를 깨달을 때 진정한 선수가 되는 것이지요. (물론 저 또한 아직 수양의 과정에 있습니다. 수양은 죽을 때까지 영원한 것입니다. ^^)
통찰력(insight)을 갖춘 엔지니어가 되도록 다들 노력해야 하겠지요. 물론 이것은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정진하는 모든 직업인에게 해당되는 얘기일 것입니다.
분발하는 이에게 찐한 행운을 기원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도(道)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댓글 3개:
읽어야할 책이 또 생겼네요.
"읽을거리가 생겼을때의 즐거움"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종종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__)
정말 중요한 부분을 잘 이야기 해주신 것 같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잘 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것에 대한 배려가 제 자신도 가끔 소홀하게 여기곤 합니다.
저는 HCI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첫번째로 권하는 책은 디자인과 인간심리라는 책입니다. 개발자나 디자이너와 같은 만드는 사람인 내가 사용자를 가장 잘 아는 것이 아니고, 더구나 인간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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