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22일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 내린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하던 시. 시를 아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아주 유명한 시다.

특히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구절은 종종 인용되곤 하는데, 번역자에 따라 많이 다른 느낌으로 번역된다. 여러 번역 중에서 나는 위의 번역을 좋아한다.

생각해보건대.. 삶이란 얼마나 희극적이고, 또 얼마나 비극적인가?

그러한 느낌을 절절히 알고 있는 사람들과 이 시를 나누고 싶다.

다시 한번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하며.

댓글 2개:

익명 :

좋은 시 감사합니다.

저도 그 구절이 참 좋네요.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익명 :

너무나 좋은 시입니다...
좀 퍼 가도 될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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