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6일

한국엔 투자할만한 벤처가 없다?

드디어 저도 욕을 먹기 시작하는군요. 한경 신문기사가 발단이 되었습니다. 저도 기사의 제목을 보고는 좀 황당했습니다.

sumanpark’s me2day를 보니 많은 평들이 있습니다.

오만의 극치, 개XX, 완전날강도, 건방짐이 도를 넘었다는 등 여러 가지 평가가 많네요.

해당 신문기사에 대해서는 제가 소프트뱅크미디어랩 블로그에 하단과 같이 부연 설명을 한 바입니다.

참고로, 한경 기사가 좀 과격하게 나왔습니다. 한국에 투자할만한 벤처가 없다는 것은 벤처캐피탈도 아닌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이 결론 내릴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또한 이것이 일본 본사의 결론도 아니고요.

다만 저희는 한국 상황에서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신규 인터넷 서비스들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할만한 인터넷 업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어필했을 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저는 한국엔 투자할만한 벤처가 없다고 얘기한 바 없습니다. 한국 상황에서 사람들이 인터넷기업의 창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인터넷 서비스들이 나오기도 힘들고 성공하기도 힘들다고 얘기했죠. 전반적인 창업 기피 분위기를 언급한 것입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서비스들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벤처 씨앗(seed)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리트머스2 프로그램은 창업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본적으로 창업 전 단계에서 합의하여 서비스 실험을 하는 것뿐입니다. 해외 판권 같은 경우도 저희가 배타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죠. 투자할 기업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벤처기업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환경적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다릅니다. 전 후자의 관점에서 얘기를 했고 그것이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기사의 느낌은 그렇지 않네요.

한국의 전반적인 창업 기피 분위기에 대해, 미디어에서 보다 자극적으로 데코레이션하여 기사화하다 보니까 “한국엔 투자할만한 벤처가 없다”는 제목이 나오게 된 거 같습니다. 저도 제목이 좀 황당했고 이에 대해 저희 측에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미디어의 속성이 그렇다 보니 내부적으로만 해명하고 말았습니다. (이 기사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좀 말들이 많았죠)

어쨌든 제 이름으로 이런 기사가 나서, 한국에서 열심히 벤처를 하고 계신 기업가분들을 열 받게 해드린 점에 대해 몹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좁디 좁은 한국 인터넷 업계에서 자극적인 표현 하나로 이렇게 사이가 갈리는군요. 서글픈 일입니다. 미디어 대응은 언제나 신중해야 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어쨌든 이 논란의 시작은 저로 인한 것이므로 향후에는 오해가 없도록 더 신중하고 자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14개:

김중태 :

흠흠.. 언론에 노출되면 자주 겪는 일이죠. '꼭 콩이라고 써주세요.'라고 신신당부해도 '팥'이라고 쓰기 때문에 이제는 오차범위 감안해서 인터뷰 한답니다. ^^;
그나마 요즘은 이렇게 변명 또는 해명의 공간이라도 가지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CK :

아니요, 왜 잘못하셨다고 생각하세요? 투자할 회사가 별로 없는것 맞지 않나요? 제 블로그 글에서도 썼지만, 한국의 벤처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아마 비판도 안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겁니다.

:

앞도 뒤도 안보고 욕설부터 댓글로 다는
인간들은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엔 투자할 벤처 수도 적지만 있어도 마땅한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해 초기에 언론에 반짝하고 그대로 전전긍긍하거나 개인취미 생활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은 벤처 스스로 돌파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야 투자를 하지 않을까요? 자선사업은 아니니까요.

WONSEOK :

김중태님의 커멘트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지금은 그래도 이렇게 해명할 공간이라도 있으니 정말 다행이지요. ^_^

과거라면 정말 꼼작도 못하고 뒤집어쓰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겠죠. 개인적으로 이런 것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를 견제할 만한 장치가 필요하고, 그것이 작금에 이르러 인터넷, 조금 더 국한시켜 블로그의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 같습니다. ^_^

rainblue :

어쩐지 '좁디좁은' 한국의 인터넷 바닥에서 파벌 비스무레한게 생긴것 같은 느낌입니다. (불쾌했더라도 확인하려고 조금만 노력했다면 확인가능했을 ) 기사만 가지고 저런식으로 미투데이 안에서의 댓글놀이라니..

씁쓸합니다.

그리고 김중태님의 오차범위 감안해서 인터뷰한단말이 참.. 재미있기도 하고 또 안타깝기도 합니다. 미디어란..

Steve :

ck님이나 널님에게 한 마디 하고 싶네여. 이왕이면 이런 이런 벤처를 원한다던가, 우리가 이런 부분이 모자라니 이런 것을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 고민한다고 하는게 나았을 것이라 봅니다. 아니면 소프트뱅크의 입장에서는 이런 회사들이 많아 지기를 바란다고 표현하면 모두 귀담아 들었을 겁니다. 류한석님이 언론에서 그렇게 얘기를 안했다고 해도, 그 반응 (저도 댓글을 단 사람으로)에 대해서는 왜 그랬을까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아는 사람이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야 하고 왜 이해할려고 하지 않았을 까 하는 점입니다.

투자할 회사가 없다는 건, 회사의 문제와 함께 같이 육성할 토양이 부족하고, 이끌어 주는 VC의 능력이 부족함도 같이 얘기되어야 하는 거라고 봅니다. 저도 한 때 SBVK와 작은 투자를 같이 한 사람으로서 반성입니다. 다 갖추고, 뛰어난 팀이고 시장성도 훌륭하고 하면 구글도 페이스북도 투자를 안 받고 했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부러워하는 기업들 모두 초반에 다 이거 뭐야, 수익성이 없자나, 어떻게 봐야해? 하고 의문시 당했던 기업들입니다. 그걸 훌륭한 회사로 키워내는 것은 경영진과 훌륭한 투자자입니다.

그리고, 댓글을 다는 사람이 앞도 뒤도 안보고 욕 부터 다는 '인간'이 아닌 나름대로 비판할 능력을 가진 '인간'임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 제가 류한석님을 만나서도 똑 같이 얘기했을 겁니다.

Steve Han

J.Hoon :

앞도 뒤도 안보고 욕 부터 다는 '인간'이 아닌 나름대로 비판할 능력을 가진 '인간'인지는 미투데이의 댓글 리스트를 찬찬히 봐보시기 바랍니다. 한줄안에 이런저런 비판을 다 담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앞뒤 다 짤라먹고 욕만 쓰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류한석님의 의견에 대한 언론의 호도도 그런 류 아니겠습니까?

류한석님의 컬럼 및 블로그들을 꾸준히 봐오면서 때로는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적어도 가치를 두거나 우려하고 계시는 부분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공감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써, 적어도 류한석님의 지금까지의 논조를 안다면 그렇게 툭 내뱉어 버릴수는 없을 것입니다.

만박 :

류한석 소장님이 의도하지 않은 보도가 나갔다는 점 수긍하고 받아들이겠습니다. 이렇게 직접 해명글 올려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리구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하는 인터넷 서비스, 그냥 겉으로 보기엔 한두달 뚝딱 만들면 될 거 같지만, 미투데이를 준비한 기간을 빼고, 오픈한 시점으로만 봐도 열달이 되어 갑니다. 계속 사람이 들어가고 돈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고, 당장 사업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거 같습니다. 기사에서 언급한대로 몇 안되는 인터넷 스타트업 서비스들 힘들고 무모한 도전들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투데이는 많은 해프닝들을 겪은 바 있구요.)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된 보도기사의 문장만을 보자면 힘이 빠지는 정도가 아니라 화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 인터넷 이용자가 아니라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하니, 화나는 마음 조금 공감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달린 댓글 표현이 과한 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제게 항상 힘을 주는 친구들이 힘내라고 한 얘기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생이 맞고 들어오면 잘했든 잘못했든 "누구한테 맞은거야!!" 한번 편들어주는 그런 마음 정도로 봐주세요. 불편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제가 진심으로 대신 사과드립니다.

류한석 소장님 블로그의 이 글에서는 류한석 소장님에게 힘이 되는 얘기 많이 전해주시구요.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에서 계획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잘 진행되길 기원하겠습니다.

세이하쿠 :

이래서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는 맘에 든답니다.
거의 해부학교실 수준이죠. 뭐든 해부할수 있고 뭐든 맘대로 해석할수 있죠. 그것이 어떤 것이든 전혀 상관이 없죠.
거기에 2차로 끼어든 서투른 논객들이 합세하면 패싸움으로 확대되기도 하구, 처음에 말하고자 하는 본질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모습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한국적인 웹문화의 반증인 셈입니다. 어쨋건 이러한 에너지는 매력적입니다. 미디어가 한 낚시질로 여러 사람 골치 아프게 생겼네요^^
일단 월척입니다!!!

독자 :

솔직히 손정의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한국엔 당연히 투자할만한 인터넷 업체가 없겠죠...

적어도 야후 재팬이나 보다폰 재팬 정도의 투자할만한 인터넷 업체는 있어야 그런 얘기가 안 나오겠죠...

키젯 :

음.. 기사만 보자면 정말로 '아'다르고 '어'다르게 느껴지네요. 어쨌든 저는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로 되었습니다.^^

5throck :

인터뷰를 하고 나서 본의와 다른 이야기가 나갈 때가 있습니다. 해당 기자가 기자를 송부하게 전에 미리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아무튼 한동안 마음 고생을 하실 것 같지만, 그래도 편히 지내세요... Time Flies !!!

유쪼파 :

전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에는 그다지 호감있는 편은 아니지만.. 소뱅미디어랩을 운영하시는 류한석 소장님이나 VC들보다는 우리나라 벤처, 특히 인터넷 벤처가 고쳐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국내 인터넷 벤처 창업자들은 전반적으로 naive하며(사업을 죽기살기의 전쟁으로 생각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만 생각하는 독불장군 스타일이 많죠.

아래 글을 보고 자신들을 돌이켜봤으면 합니다.

1. [ 경영진의 '숫자감각' ] - http://blog.softbank.co.kr/43
2. [ 투자를 안 하는 이유 ]의 '3.창업자의 태도' - http://blog.softbank.co.kr/32

miriya :

언론이 불내고 지나갔군요..-_-
맨 위 김중태님 말씀처럼 언론 정말 믿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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