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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대기업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사실 피플웨어적 관점에서 가장 나쁜 것이 바로, 연공서열과 상명하복입니다. 그 자체가 나쁘다기 보다는, 불필요한 보고와 승인 절차 등으로 인하여 실무자의 열정과 창의력이 말살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지식근로자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의 고전적 직위체계는 무의미하며 업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SKT에서는 과거의 직위체계를 없애고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하는 직책자(팀장 이상) 외에는 모두 매니저라고 부르기로 했다는군요.
하지만 이 대목에서 좀 실망입니다. 매니저라는 명칭은 실제로 “매니지먼트”를 하는 사람을 위한 명칭입니다. 하지만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을 모두 매니저라고 한다는군요.
도대체 무엇을 매니지먼트 한다는 것일까요?
보도 자료에서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전문지식과 책임을 가진 담당자”라는 의미에서 매니저라고 했다는데, 사실 실제로는 기존 간부들(과장, 차장, 부장)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만든 명칭일 것입니다.
매니저라는 좋은 명칭도 이제 오염되기 시작했군요. 이렇게 맘대로 용어 정의를 해서는 곤란한데 말이죠. 예를 들면, 프로젝트 매니저에서의 매니저와 SKT에서의 매니저는 완전히 다른 뜻이 되어 버립니다.
어쨌든,
매니저라는 용어 선정의 적절치 못함이 보이기는 합니다만, 과거의 연공서열식 직위체계를 없애고 최소 승진 연한도 없앤 것은 업무 생산성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쟁은 보다 치열해 지겠지요.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것이 이 사회의 본질인 것을. 그런 흐름을 막을 수는 없으며 점점 더 심해져 갈 겁니다.
지금은,
대단한 성공을 꿈꾸지 않더라도, 단지 생존을 위해서, 엄청난 분투가 필요한 시절입니다.
댓글 14개:
직위를 없애는 시도는 여러 회사에서 이미 있었습니다. 문제는 다른 회사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회사에서는 쳘폐한 직함을 명함에 적고 다닌 사람들도 있답니다.
To A-Typical님/ 이번 SKT의 시도는 통신업계에서는 최초이고 대기업군에서는 몇 안되는 사례입니다. 벤처기업, 외국계기업에서는 직위를 없앤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직위를 없앤 회사일지라도 대외 업무를 위해 직위를 명함에 표기한 경우를 저도 몇번 보았는데, 주로 영업/마케팅 등 대외 업무가 많은 일부 직종이었습니다.
업계 전반이 이런 시스템에 익숙한 것은 아니라서, 소위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경사 났네요. 안그래도 오늘 회사에서 직급에대해 생각하게된 하루였는데. 마침 그런 포스트도 썼구요. 아주 현실적인 체제같습니다.
어떤 회사는 '수석'이라는 용어를 쓰는 곳도 있죠..
To vicious님/ 직위 파괴는 앞으로의 트렌드가 될 거 같습니다.
To 익명님/ 오래 전부터 대리, 과차장, 부장이라는 명칭 대신에 선임, 책임, 수석이라는 말을 쓰는 회사들이 꽤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인사관리 상 이점이 있어 그렇게 사용한 것인데, 이것도 이제 한계에 도달해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저희회사는 제가 입사시절부터 직급이 철폐되어 있더군요.( 물론 대기업 아닙니다.^^ ) 팀장-팀원 구조입니다. 다만 이렇게 되어있는 경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성장을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전제하에) 개인의 성장에 따른 역할변화를 표현하기가 애매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는 조직구조가 정체됨을 인정해야 하는경우도 있습니다.(팀장->팀원, 팀원->팀장 으로 뒤바뀌는 경우가 쉽지 않기때문에)
지금은,
대단한 성공을 꿈꾸지 않더라도, 단지 생존을 위해서, 엄청난 분투가 필요한 시절입니다.=> 분발해야 겠습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S 회사는 사원급부터 협력업체 관리만하는 업무라서 매니져라고 부르는게 아닐까요 ?
이미 대부분의 대기업은 아웃소싱한 업체
일정관리만 하는게 대부분이니 ..
To rainblue님/ 과거의 직위체계를 없애는 대신, 동기부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기업의 경우 발탁 승진이 일반화 되어 있어, 아이디어가 있고 역량이 있으면 팀장을 맡고 몇 번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면 임원이 되기도 합니다. 완전한 성과보상 시스템이죠.
국내 기업의 경우 당장 그렇게 하기는 힘들더라도, 승진에 준하는 보상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To 익명님/ 나름 일리가 있는 말씀이십니다. ^^
인사제도 개편으로 불필요한 승인/보고 절차가 사라지기 보다는 말씀하신 내용중 "인센티브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전에 Daum 블로그에서 홍보동영상을 통해 사내에서 직위대신 대표이사까지 '님'으로 부르는 제대와 문화를 접하고 신선함을 받았습니다. 생각과 실천은 차원이 다르니깐요.
이런 소식을 접할때면 중소기업들이 더 경직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더 기민하게 움직일수 있을거 같은데 능력의 한계 일까요?
참, 생존을 위해서, 엄청난 분투는 무서운 느낌 입니다. :|
To gitagy님/ 중소기업이 더 심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도 과거 중소기업을 다닌 경험이 있는데, 많은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대기업보다 더 경직되고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삭막한 것을 인정할 때, 그 삭막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동시에 나이든 부장, 차장은 이제 나가야 되는 거지요..뭐든 빛과 그림자가 있지요..부메랑은 상대도 치지만 자기자신도 칩니다. 너무 좋아라 하지 말기를^^;
SKT의 이번 직위 폐지는 인력 구조상 최선의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IMF이후 신입사원의 수가 많이 줄면서 매년 다르지만 연 60명 정도입니다. 그 가운데 직원들의 진급은 누적되어 결국 과장 이상 직급이 과반수를 넘어버린지 오래여서, 과장(Manger)이 Manager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직위 폐지 후, '님'이라는 호칭이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매니저'가 되었군요.
경력 1 달 짜리 매니져?
SKT 는 뭘 바라는가?
친구가 몸담았던 벤처회사에서도 자유로움을 통한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회의를 위해서, 서로 영어 닉네임 (Alice, Max, ...)를 만들어 사용했었어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고 합니다.
(이전) 싸이월드에서도 서로 닉네임을 호칭했었고, 네이버로 옮긴 후에도 그 문화가 남아 계속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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