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개인의 경력 관리’ 관점에서 쓰는 글입니다. 산업적인 관점의 글이 아닙니다. 그런 관점이라면 이 글은 쓰지 않았을 겁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모바일 분야)에서 이번에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노키아의 전략을 따라가려는 듯, 플랫폼 및 서비스 개발 쪽으로도 많은 인원을 뽑고 있습니다. (구인 정보를 보면 해당 기업이 하고자 하는 일을 예측할 수 있죠)
참고: 삼성전자 Mobile Solution분야 기획/마케팅/개발 분야 경력사원 모집 (8월 11일이 마감입니다)
왜 이런 글을 쓰는가 하면, (제가 본래 친대기업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어떤 분들께는 이 정보가 유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에서 일한 결과로 열정을 상실하고 좀비가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장래성 없는 특정의)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능력 발휘의 기회를 상실하고 적은 월급(아니면 제때 월급도 못 받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더 나쁜 일이 아닐까요? 그것은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무가치한 일이죠.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현재 있는 회사가 단지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정말 장래성까지 없는 회사라면 큰 조직에서 일하는 것도 한번 검토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을 할 경우, 다음과 같은 10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1) 똑똑한 동료들과 일할 수 있다.
2) 똑똑한 동료보다 더 많은 사내정치인들과 일할 수 있다. (사회생활에서 정치도 알아야..)
3) 급여 및 생활이 안정적이다.
4) 권력구조, (다르게 표현하면) 어떻게 해야 큰 조직에서 출세하는 지를 알 수 있다.
5) 예산과 사람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만일 운이 좋으면 간혹 성공하는 이유도 알 수 있음)
6) 큰 조직의 업무 메카니즘을 알 수 있다.
7) 인맥을 넓힐 수 있다.
8) 자신이 상위 몇 %의 인간인지 알 수 있다.
9) 성격이 나쁘거나 싸이코라도 회사를 별 문제없이 다닐 수 있다. (워낙 다양한 인간이 많고 조직이 커서 웬만하면 티가 안 남)
10) 경력세탁을 할 수 있다.
추천을 한다는 건지, 비추를 한다는 건지 헷갈리죠?
경력세탁 항목은 특히, 회사 경력이 지저분하신 분, 또는 딱히 신뢰감을 주는 경력이 없는 분께 추천합니다. 현재 업계에서 개발자들이 품귀현상이기 때문에, 경력이 좀 안 좋아도 서류심사 통과 후 면접에서 선방하면 생각보다는 쉽게 입사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입사를 한 후 회사를 다녀보면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는 꽤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소기업 시절과는 또 다른 종류의 고통을 느끼죠. 만일 못 느낀다면 그 분은 불감증이니 대기업과 찰떡궁합입니다.
자신이 현 조직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들, 그리고 이직을 해야만 하는 이유들을 곰곰이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정답은 없을 지라도, 그런 고민은 1년에 한 두 번씩 정기적으로 해주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생각이야말로 자기자신과 주변환경을 다시금 각성시키고, 어쩌면 인간 최악의 심리 상태라 할 수 있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비결이 아닐까요?
댓글 8개:
역시 예리하시네요. :-)
맨 아래에 있는 OSP 라는 녀석이
노키아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라는
유력한 증거자료겠지요?
5번 항목에서...
대기업의 프로젝트 인력은 넉넉한지 궁금하네요.
To 가루님/ 벤처나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인력, 예산 등의 리소스가 훨씬~ 널널하죠. 벤처기업의 5명이 할 일을 대기업에서는 종종 20명이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들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고 느껴는데 그것은 부적절한 인원의 배치, 매니저의 무능, 프로세스 오버헤드, 고위층의 변덕 등 업무 외적인 요소가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그렇습니다.
매년 고민만(?)해왔더니 이젠 고민이 하나의 취미가 되어버리는 거 같습니다.^^;
음 어떤때는 고민이 없으면 불안감 같은 것도 들곤 합니다.
그럴땐 가끔 정신병(?)에 걸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100% 공감합니다.
특히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매우 공감가네요. 외부적으로는 성공으로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실패하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 좋은 IT기업이 많이 있다면 삼성은 지금과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됩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일부 공감이 가지 않는 내용도 있네요 ^^
우선, 국내 회사던 국외 회사던, 그리고 대기업이던 중소기업이던 사내정치가 없는 조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겠죠. 외국기업이나 다른 회사를 경험해보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더군요.
그리고 성격이 까칠하거나 모가난 사람들의 경우 처음 한두번은 조직에 묻혀 그냥 넘어갈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성격때문에 주위와 마찰을 만들고, 결국에는 도태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외 나머지 대부분의 이야기에는 공감합니다. ^^
많이 공감되어 제 블로그에 발췌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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