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일

미국소, MB, 촛불집회에 대한 단상

요즘 오마이뉴스가 집회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으므로, 집회 현장의 생생한 상황은 오마이TV현장중계 기사를 참고하십시오.

한겨레 기사를 보면, 촛불집회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MB가 이 상황을 잘 다루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정말 미국소 때문에 더 이상 대통령직의 수행이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사람들, 한번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면 월드 베스트입니다.

제 생각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MB정부는 국민들의 의견을 전혀 경청하지 않고 밀어붙이기로 미국소 수입을 결정했습니다. 저렴한 미국소를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대다수의 서민, 학생들인데 그들은 완전히 무시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논리와 과학의 문제가 아닙니다. 열 받은 국민들에게 무슨 설명이 통하겠습니까?

2) 국민들의 반발 과정에서 MB정부가 보여준 노력(이랄 것도 없지만)이 너무 미흡했습니다. 정책 결정 전에도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발표 후의 국민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했습니다(아니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완전히 모르거나).

3) 그 결과 MB정부는 이해관계자 관리에 완전히 실패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국정부, 한국국민, 미국정부, 미국축산업자들 모두 불행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안 될 수도 있었는데) 이제는 국민들이 미국소 자체를 완전히 싫어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협상 내용이 30개월 미만만 허용되는 형태였다면 어떻게든 그럭저럭 수용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MB정부가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커다란 실패를 하는 바람에 미국소 자체를 완전히 불신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 이것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정서의 문제입니다.

4) 만일 MB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번 이슈는 꺼지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이슈에는 유효기간이 있지만, 이번 이슈는 사람들이 쇠고기 볼 때마다 먹을 때마다 계속 생각이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5) MB가 대기업의 상명하복식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서 주동자가 없는 이번 촛불집회와 같은 새로운 문화적 현상을 제대로 해석하고 대처할 가능성이 몹시 희박해 보입니다. 어쩌면 진정한 불행은 미국소 수입이 아니라, 바로 이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21세기인데, 우리는 1970년대식 지도자를 갖고 있다는 것. 바로 그것 말입니다.

덧글1: 그리고 5월 31일, 6월 1일 상황을 보건대 이제는 더 이상 미국소 문제가 아니네요. 저를 광화문에서 만나면 아는 척 해주세요.

덧글2: 이 기사에 삽입된 동영상을 한번 보세요.

댓글 4개:

screenager :

공감합니다.

익명 :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정부기구 임의 축소, 공기업 민영화 등등 MB 가 하는일마다 걱정스럽게 만들더니 드디어 대형 사고를 친것 같습니다. 미국소 수입은 차라리 MB 의 무능을 너무나 잘 드러나게 한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peaceOnEarth :

1. MB만 탓을 들어야 할까요?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또 다시 다음 선거에 재선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2. FT는 MB정부에서 단독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때부터 밀어온 것인데,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도 어느 정도 예견된 일 아닐까요? 이 이슈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국민들은 과반수 의석을 한나라당에게 주어서 독주하도록 내버려두었을까요? 유권자들도 너무 메멘토 신드롬에 빠진 듯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3. MB정부의 가장 큰 실수는 Failure of effective communication이라는 점에서는 류한석 님과 100% 공감합니다. PM질을 해 본 사람이라면 뼈절히 느끼는 부분이지요. 지금이라도 MB에서 계획한 소고기 수입,유통,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전반적이고 투명성있는 20~30분 홍보 영상이라도 만들어 공중파에 띄우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FTA의 득과 실에 대한 호소를 해야겠지요.

4. 우리는 이제 prosumer입니다. 누가 우리 입 속에 억지로 고기를 집어넣는 것 아닙니다. 독한 소비자의 힘을 보여 주려면 독한 모습을 보여주고 시장에서 보이콧을 해야합니다. 어찌보면 우리가 정말 감시를 해야할 사람들은 수입업자, 유통업계, 사료업계, 급식업계 등이 아닐까요? 아무리 미국산 소고기가 경쟁력 있어도 대안(alternative)가 없는 것은 아니죠 (예: 호주산). 그리고 건강과 환경을 위해 육류 소비를 좀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아직은 MB정부가 Benefit of the doubt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MB 하는 것 봐서 한 가을 쯤 되서 다시 평가를 하려고 합니다...

리윈군 :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광화문에서 뵙겠습니다.

peaceOnEarth//최소한 이전 정부에서는 소고기 수입은 20개월미만의 살코기였죠^^ 이제 수 많은 국민들이 20개월 미만의 살코기와 전면개방시의 차이를 상당히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쓰기

댓글을 환영합니다.

스팸으로 인해 모든 댓글은 운영자의 승인 후 등록됩니다. 스팸, 욕설은 등록이 거부됩니다. 구글의 블로그 시스템은 트랙백을 지원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