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님은 가급적 타인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 분이고,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존경할만한 어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말을 바꾸는 사람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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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는 제가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분입니다만, 오랜만에 좋은 글을 쓴 거 같습니다. 저는 이런 글을 좋아합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고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죠.
하단은 신영복님의 주장을 요약한 것이며, 위의 글 중 일부입니다.
우리의 삶은 사람과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가장 절실한 아픔과 기쁨은 모두 사람에게서 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관대한 사람과 오만한 사람이라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관대한 사람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관대한 사람입니다. 오만한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오만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들은 자신보다 강한 이들에게는 결코 오만하지 않습니다. 결국 어떤 사람이 관대한 사람인지 오만한 사람인지를 알려면 그 사람보다 약한 이들, 낮은 곳에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강준만 교수는 신영복님이 “오만한 진보는 원초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며, 진보로 출세한 이들에게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눈물이 있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깊이 사색 해볼만한 관점입니다.
왜냐하면 신영복님의 얘기는 단지 정치판이 아니라, 일반인인 우리의 사회 생활, 조직 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성찰의 미덕
오만함, 편 가르기, 적에 대한 증오를 당당하게 내세우며 “나는 옳고 당신은 틀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디에나 참 많습니다. 어느 편에 서있든 간에 바로 그런 오만함과 증오가 이 세상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신영복님이 생각할 문제를 던져주고 관점을 넓혀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참 고맙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배울 때는 그의 단점은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면 아무 것도 배울 수 없으니까요.)
우리가 만일 오만한 자아를 반성하지 못하고 또한 자아를 성장시키지 못한다면 우리가 욕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역사가 걸어온 길이죠.
끝으로, 제 자신이 나쁜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만히 반성해 봅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철학을 지켜온 어른들을 보면 반드시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그래도 이 사회에 이렇게 배울 어른이 있다는 점이 참 고맙습니다.
댓글 2개:
신영복님의 책 '감옥에서의 사색'을 얼마전에 읽었기 때문인지 강준만 교수의 글이 확 와닿네요. 책을 읽으면서는 '운동'하다가 감옥에 가신분이 참으로 온화하다 란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비슷하지만 다른 평가가 나왔군요.
그런데 신영복님의 책을 읽으면서 놀란것은 어떻게 가족들과 편지를 나누면서 그런 철학적인 이야기를 쉽게 담을수 있는지가 의문이었습니다. ^^
류한석님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신영복님의 글에서는 항상 그 안의 인품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듯 합니다. 대학시절, 신영복님이 번역하신 '사람아, 아! 사람아'라는 책을 읽고 번역서도 이리 영혼이 담기고 사람 냄세가 날 수 있구나하고 생각하며 얼마나 감동스럽게 읽었던지... 언제 한번 꼭 시간내서 다시 읽어봐야 하겠습니다. 한석님 덕분에 사람의 향기 하나 더 맡아 봤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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