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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9일

카이스트 총장의 적절치 못한 비유

관련기사: [연합뉴스] 서남표 총장 "사교육비는 괜찮고 등록금 데모하나"

카이스트의 서남표 총장이 등록금 때문에 데모하는 학생들을 보고, “이해를 못하겠다. 사교육비는 괜찮고 등록금은 데모하나?”라고 했습니다.

현실 인식이 떨어지는 적절치 못한 비유입니다. 현재 대학의 등록금은 (대학 및 단과대에 따라 다릅니다만) 1년에 1천 만원이 넘기도 합니다. 4년이면 4천만 원이 넘죠.

지금 등록금 때문에 못살겠다고 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가난한 학생들입니다. 왜 부자 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데모를 하겠습니까?

서총장님, 생각해보세요. 사교육비는 모든 사람들이 지출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지출한다고 해도 천차만별이고 선택사항입니다. 돈 없으면 지출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교육 못 받고 대학 온 학생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등록금은 못 내면 학교 다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돈 없는 학생들이 1년에 1천만 원이 넘은 등록금 때문에 데모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향해서 그렇게 얘기를 하면 안되지요. 미국의 일부 유명 대학들처럼 부자들은 많이 내고 가난한 사람들은 학비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은 못할 망정,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휴학하고 알바하는 학생들을, 마치 사교육비는 펑펑 썼으면서 등록금은 못 내겠다는 파렴치한으로 몰아서는 곤란하지요.

물론 대학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에는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먼저 대학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고 적재적소에 제대로 투자를 하고 스탠포드 대학처럼 벤처를 육성해서 수익을 얻는 등의 노력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호소를 해야지, 가난한 학생들을 비난해서는 곤란합니다.

서총장님, 연구대학도 좋고 개혁도 좋습니다만 가난해서 학교를 휴학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