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30일

시각장애인 최초로 월가의 애널리스트가 된 신순규씨

관련 기사: [조선일보] 앞 못 보는 애널리스트, 월가 꿰뚫다

시각장애인 최초의 월가 애널리스트,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 CFA.

애널리스트라면 일반 직종보다도 훨씬 많은 정보를 읽어야 하고 차트, 수치 등 한 눈에 비교하여 봐야 할 정보도 무척 많을 텐데 그러한 모든 한계를 극복한 분입니다.

한계 격파의 정신을 증명해 보인 분.
이 분은 정말 대단한 마음의 눈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시각장애인으로 박사까지 대학을 마칠 수 있었고, 지도교수가 애널리스트 직업을 추천했고, CFA 시험을 볼 수 있었고, 또한 그를 채용한 회사들, 거기에다 시각장애인용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있는 곳에서 살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국내의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에 깊은 서글픔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일단 사회적 인프라는 국내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니 논외로 치고, 나머지 모든 난관의 극복은 그가 직접 해낸 것입니다. 그러니 월가 최초의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가 되었겠지요.

이 분을 통해 비록 육체의 눈이 안보여도 마음의 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항상 건강하십시오.

2006년 9월 29일

1000대기업 연봉정보 무료 서비스의 무의미함

취업포탈 사람인(saramin.co.kr)에서 국내 1천 개 기업의 연봉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길래,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까 한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사이트] 사람인 1000대 기업 연봉 공개

제가 웬만하면 “참고라도 하십시오”라고 말씀 드리고 싶었으나, 참고조차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가 아는 기업들의 연봉 정보가 실제와는 상당히 괴리가 있더군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같은 직급이라 할 지라도 인사고과 평가에 따라 연봉에 차이를 두고 있는데(요즘이 어떤 세상입니까? 같은 직급이라도 연봉이 똑같을 수 없지요), 그런 것을 다 무시하고 평균으로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같은 직급이라도 연차에 따라 연봉의 차이가 있고, 신입이라고 할 지라도 직종과 실적 보너스에 따라 연봉에 차이가 생깁니다.

그러한 여러 요소들을 다 무시한 평균값 정보는 거의 효용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해당 사이트에 공개된 연봉 금액이 너무 많게 느껴지고,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적게 느껴질 것입니다. 입사의 기준이 될 수 없는 정보입니다.

다만 업체별 평균값을 비교하는 용도로는 조금 의미가 있겠군요. 하지만 그것도 최근에는 회사마다 직군과 사업부에 따라서 연봉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모두 무시하고 그냥 산술적으로 평균을 한 정보로는 의미가 많이 떨어지지요.

이런 정보가 의미가 있으려면 다음과 같이 공개가 되어야죠.

부서는 상품마케팅부, 직종은 마케팅, 직급은 대리 3년차, 고과는 평균, 보너스(회사 실적에 따라 변동. 월 기본급 기준 100~500% 수준) 올해의 경우 200%일 때: 연봉은 3500만원

하지만 이렇게 상세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모든 회사의 규정상 개개인의 연봉 정보를 외부에 공개할 수도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재미로 한번 보는 것 외에는, 해당 사이트의 정보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마도 해당 사이트는 정보의 무의미성을 알면서도 “홍보 목적”으로 공개를 한 것일 겁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기업체의 항의를 많이 받을 것이므로, 언제까지 유지될 지 한번 두고 보도록 하죠. ^^

PS: 아마도 일부 분들은 제가 왜 이런 것에까지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실 텐데, 사실은 제가 한때 국내 모 리크루팅 회사의 CTO를 했던 적이 있답니다. 그때 고생 많이 했지요.

2006년 9월 27일

사람은 죽어 디지털을 남긴다

김국현의 낭만IT에 최근 게시된 글을 보고 있자니, 저와 관심 주제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파이널 컷은 제가 인상 깊게 본 영화입니다. 아주 말초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많은 생각을 가져다 주는 영화라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2004년 12월에 썼던 글이 생각나네요.

[주간동아] 사람은 죽어 디지털을 남긴다

그렇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죽기전에 디지털 기록들을 잔뜩 남기게 될 것이고 그의 후손들은 그것을 시청하게 될 것입니다.

MyLifeBits 프로젝트의 성과물은 여러 면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MS 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개념의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연구를 통해 산출되는 여러 기술들이 다방면에서 상당히 쓸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멀티미디어 처리 기술, 대용량 미디어 데이터베이스 기술, 멀티미디어 검색 기술, 메타데이터 서비스, 비주얼한 UI 등등.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컨텐츠가 결합된 사례이죠. 통합 기술로서도 의미가 있고 단위 기술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종합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텐데, 음.. 잘 아시다시피 힘든 상황이죠.

MS 연구소 사이트에서 PDF와 PPT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그들의 연구 성과를 한번 살펴보십시오. 천재급 인력들이 아주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는 내용을 비교적 상세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MS 연구소] MyLifeBits Project

혹시 이에 대해 관심이 있고 실력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게 연락을 주십시오. 저도 이와 관련하여 연구하는 부분이 있으니,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공동 논문 또는 특허를 작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권한위임(empowerment). 매니지먼트의 아트

저는 관리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관리라는 말에는 “정해진 지침에 따라 통제를 한다”는 느낌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니지먼트(management)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매니지먼트라는 말에는 미묘한 아트(art)의 느낌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매니지먼트라는 말을 대치할 수 있는, 한국적인 좋은 말이 있으면 추천을 좀 부탁 드립니다. ^^

각설하고.

매니지먼트를 잘하기 위해서는 수만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만, 그 중에서 제가 으뜸으로 꼽는 것은 바로 "권한위임(empowerment)"입니다.

정말 유일한 나의 똑똑한 점은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채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 찰스 월그린, 미국 최대 약국체인인 윌그린의 창업자

저는 위임의 개념을 원래부터 좋아했습니다. 매니저로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커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죠.

위임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위임의 본보기로서 저의 전 보스가 생각이 나는군요. 저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를 믿고 인정해준 분이고, 제가 처음으로 맘껏 존경한 보스였습니다. 그 분은 조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위임(empowerment)의 중요성을 역설했죠.

많은 매니저들이 위임의 힘을 제대로 알 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다지 대단한 성과물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자그마한 일로 부하직원들을 괴롭히고 있죠. 위임의 힘을 깨닫게 되면, 혼자서 하지 못하는 큰 일 그리고 가치있는 일을 스탭의 도움을 받아 해낼 수 있습니다.

제가 언제나 주장하다시피, 매니지먼트의 핵심은 권한위임과 논공행상(論功行賞)입니다.

즉 부하직원이 확실하게 권한과 책임을 갖고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위임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명백하게 공을 논하고 상을 준다면 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는 것입니다.

삼국지의 조조는 그렇게 해서 위나라를 세웠고, 현대의 경영자들 중에서도 그런 철학으로 사업을 성공시킨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러한 컨셉으로 인재를 셋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만일 그것을 해내기만 한다면 지속적으로 성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임은 매니저의 입장에서 가장 에너지가 덜 드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매니저는 위임을 통해 남는 에너지로 매니지먼트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고, 그렇게 일의 규모를 키우면서 점점 더 대단한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끝으로, 위임에 대한 좋은 말이기도 하면서 또한 제가 왜 매니지먼트를 아트라고 생각하는 지를 잘 설명한 명언을 하나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매니지먼트란 가장 창조적인 기술이다. 그것은 재능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기술인 것이다. - 로버트 맥나마라, 미국의 기업가